속리산(1058M) 산행기

   

     1. 일시 : 2004.12.5(일요일)

    2. 어디로 : 상주속리산  장암리 매표소(09:57) →문장대(10:43)→(신선대-입석대-경업대)

            -천황봉(13:10분 도착 휴식후  13:43분 출발) →문장대(15:20)→장암리 매표소(16:40)

    3.산행 거리 : 왕복 14KM정도(누구랑 : 짝지랑)


   토요일! 오랫만에 와야할 눈은 어데로 가고 겨울 비가 내린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영 겨울맛이 나지 않는  따뜻한 날씨가 겨울 산행에 대한 기대를

    조금은 무디게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겨울에 도시에서 내리는 비는 또다른 산행의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데 이런 기회를

    놓친다는건 좀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소백산 눈구경을 갈까?  아니면

    산행의 묘미를 몰랐던 20여년전  법주사에서 문장대까지 올라 겉으로만  살짝

    밟아 보았던 속리산의 진수를 보러 갈 것인가.

    경부고속도로 구미를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나들목을 빠져 나올때까지 

    소백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데 ......

    결국 오랜 추억을 찾아 가기로 결정하고 속리산 낙점 - 마침 친정에 볼일이 있어 산행을 망설이던 

    짝지를 꼬득여 눈구경 시켜준다던 약속은 제대로 지켜 줄수는 있을런지?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면서 지도책을 펼쳐 놓고 열심히 길안내를  해주는 영원한 산동무의 표정은

   그렇게 밝은 표정은 아니네.

   애시당초 계획대로 간다면 법주사쪽 세심정에서 신선대-비로봉-천황봉을 경유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잡았었다.

   낯설고 외진 길을 돌고 돌아 찾아 가는데 낯익은 글귀가 눈에 들어 온다.

  문장대에 대한 안내 표시에 그만 보은으로 향하던 마음은 사라지고 만다.

   법주사 쪽은 예전에 갔던 길이라 이참에 상주쪽에서 올라보는 것도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

  결국 입구 매표소까지 도착해서 보은까지 가는 길을 물으니 여기서는 되돌아 가는데 32 KM나

  된다고 하니 만만치도 않는 거리다.

    하늘엔 먹구름이 짙게 깔려 금방 눈이라도 쏟아 질것 같다.

  운이 좋으면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지는 산행의 행운이 따라줄 꺼나.

  희망 사항이겠지.

  산행시작후 정말 금쪽같은 싸락눈이 쬐끔씩 내린다.

  그리고 30여분 지났을까?  역시 기대했던 눈꽃이 저 산 봉우리엔 피어 있었다.

  어제 내린비가 밤새 얼어 붙어 오름길이 미끄럽다.

  문장대가 가까와지고 다소 완만한 길 옆에 산죽이 하얀 솜이불을 반쯤 덮어 쓴 모습이다.

  문장대 휴게소를 지나 쉴새도 없이 천황봉을 향해 서두른다.

  곧이어  상고대 향연은 시작된다.

  세찬 바람, 안개, 눈꽃의 묘한 조화속에 자연의 신비와 조화로움 -

  여기 저기서 탄성소리가 들려온다.

  신선대,입석대를 지나 천황석문을 지날때까지는 호령하듯 웅장한 바위의 모습이

  하얀 상고대를 배경으로 더욱 위풍당당 압권이다.

  여느 산과는 달리 키가 크고 싱싱한 푸른 산죽의 모습도 이채롭다.

  신선대,입석대,비로봉을 지나 정상이 가까와질수록 큰 바위는 보기 힘들지만 천황봉주변의

  상고대는 과히 언어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3시간정도 걸려 도착한 정상에서 바람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정상석부근에는 세찬 바람으로 제법 쌀쌀하다.

  어디서 오신 산님들인지 다소 소란스럽던 단체 산행객이 떠나고 잠시 은세계속에   

  빠져든다.

  문장대에서 천황봉 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속리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진

  12월의 첫 산행은 원점회귀하는 아쉬움은 남아있지만 정말 멋진  하루였다.

  종주경험이 없는 우리 부부로서는 다소 우려했던 시간의 제약때문에 다소 서두른 감은

  있었으나 환상적인 설경구경 하였으니 이보다 더 귀한 자연의 선물이 어딨을까? 

  오를때 소란스러움과는 달리  어둠이 깔리는 하산길이 고요하기만 하다. 


                ▼   사진으로 보는 속리산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