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사천 와룡산행기

 

1. 언   제 : 2004년 11월 30(화요일)
2. 어디를 : 경남 사천 와룡산 (798.6m)


3. 누구와 : 관우 혼자서(대자연산악회에 어울러)
4. 코스는 : 백천사(11:00)-(4.5km)-와룡산/민재봉(12:15)-(1.6km)-새섬바위(13:10)-(1.0km)-도암재(14:00)-(0.5km)-천왕봉/상사바위(14:20)-(?km)-와룡동(15:10)

 

모처럼의 홀가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1995년 사천시와 통합한 삼천포시를 상징하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이 누워 있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와룡산은 해발 800m를 채 미치지 못하지만 산세는 아주 당차고 멋스럽다.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산등성이의 암릉은 기세높은 어느산에 못지않고, 산 아래로 펼쳐지는 남해 바다의 조망은 황홀감까지 전해준다.

 

남대전IC를 지나 2시간 30여분을 내달리니 사천시에 다다르고, 덕곡과 백천저수지를 지나 백운마을 백천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모두들 바쁜 산행길에 나선다. 군장을 메고 포장된 도로를 20여분 오르니 심한 돌길에 가파름이 상당하다. 왼쪽 발목이 불안하다. 뻑시게 잠깐의 오름질끝에 백천재를 지나고 얼었다 녹은 진흙길을 조금 더 올라차니 남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썩 좋은 민재봉삼거리, 곧바로 와룡산/민재봉 정상이다.(백천골 4.5km/새섬바위 1.6km)

 

조금을 내려가니 넓은 헬리포터가 보이고 여러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기에 간단히 요기를 하고는 웅장한 자태로 나를 향해 손짓하는 세섬바위로 향한다. 이제는 주변조망이 걸음을 지체하게한다. 수정굴 갈림길을 지나(12:50) 세섬바위 바로밑에 서 올려다보니 그 웅장함이 대단하다. 환상적인 세섬바위 능선길이 자꾸 지체하게 한다. 

 

옛날 천지개벽이 일어나 삼천포 일대가 물에 잠겼을 때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을 정도의 터로 남아 있었다는 새섬바위는 짤막한 암릉을 이루어 스릴 넘치고 조망 또한 뛰어나다. 시원스러운 남해바다쪽 조망과 한눈에 들어오는 와룡마을의 조망이 예사스럽지 않다. 서해바다를 조망했던 홍성 오서산과는 사뭇다르다. 시계가 별로 좋진 않았으나 한순간 가슴이 열림을 느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도암재 삼거리에 내려선다. 도암재 삼거리에서 죽림동으로 바로 하산을 하라했지만 상사바위를 보지 않으면 후회한다는 말에 선두이기도 하고 집결시간인 15:30까지는 시간도 있고하여 상사바위 오름길로 치고 올라간다

 

상사바위는 남해쪽 산악인들에게 암벽등반의 메카로 알려진 곳으로 부모의 반대에 절망한 젊은 남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애틋한 사랑얘기가 전하는 상사바위는 천왕봉(625m) 북동사면을 이루는 절벽이지만, 천왕봉보다는 상사바위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하고, 누가 세웠는지 故 이수호 등반대장의 추모비가 이채롭다.

 

환상뒤 절망이라 했던가, 상사바위를 지나 단조롭고 가파른 하산길을 언제나 그렇듯이 아무 생각없이 30여분을 내려오니 시멘트 포장길이다. 범림사를 지나 임내소류지를 지나니 타고온 버스가 기다린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후미를 기다려 태우고는 예정보다 10여분 늦게 버스는 삼천포 어시장으로 향한다. 안면이 있는 몇몇과 거출하여 지는 해를 바라보며 소주한잔으로 하루여정의 피로를 풀고는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