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가족 만나 보는 설램으로 도봉산을

 

2004.12.05(일, 맑음)

호돌이광장(10:40)→매표소→다락능선(12:00)→포대능선(12:30)→헬기장(13:00~13:40)→신선대(14:10)→주봉(15:00)→칼바위→관음암→마당바위(15:30)→전망대→매표소(16:10)→산정가든(16:20)→이수역(19:10)

 

오늘은 한국의 산하가족들이 모처럼 얼굴을 볼 수 있는 날.

지난번 구봉산 모임도 있었지만 이번이야말로 나도 얼굴을 내밀고 평소 산행감정을 공유하신 분들을 만날 수 있으니 그곳에 가 보고 싶다.

  

호돌이 광장에 가보니 사진으로 뵈었던 미남의 산초스님이 보이고 여러분들이 모여 계신데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산초스님 소개로 권경선 총무님과 지긋하시고 자상하신 모습의 운영자님도 뵙고 인사를 나눈다.

  

연말이라서인지 여타 단체소속 산님들도 구름 때처럼 올라 가신다.

처음에는 이분들이 모두 산하가족인줄 알았는데.........

 

우리도 출발 예정시간이 돼서 매표소를 통과 다락능선 방향 오름길로 가다가 운영자님과 권경선 총무님 이하 오늘 모임을 주선하신 청파 윤도균 산님의 간단한 상견례와 산행일정 확인후 여타 산님들과 석여 오르기 시작한다.

<동두천 산님께서는 아직도 특공대원처럼 앞장서 바위를 오르시고...>

 

비온 뒷날이라 쾌적하고 하늘도 맑아 기분이 상쾌하다.

배낭 뒤에 매달린 “한국의 산하” 패찰만이 우리 가족임을 알려주는데 누가 누구인지는 패찰을 살펴봐야 하는데 산행기로 익숙한 이름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다락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오늘도 역시 한가할 틈 없이 수많은 산객들의 대열로 늘어서 있다.

모두가 비슷비슷하여 누가 우리가족인지 알아야 말을 걸어 볼 텐데.....

패찰도 찾아보기 힘들고.... 오름길에 간간이 만나 보는 산하가족들.....

 

<다락능선 오름길에서 산하가족 소개에 열중하셨던 산초스님의 모습>

 

산행 스타일이 제각각이기 마련이지만 대부분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시는 모양이다.

나처럼 이곳저곳 호기심으로 둘러보기를 좋아하는 자는 뒤쳐질 수 밖에....

  

헌데 값비싼 대형 디카를 매신 산님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라파에르 산님이시란다.

얼굴피부가 천사처럼 해맑으신데 아마 이분이 한국의 산하를 대표해서 우리가족들의 이모저모를 담아 내시려는 모양이다.

  

다락능선 끝에 올라 한눈에 들어오는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을 바라보며 산하가족 기념사진 남겼으면 하는데 둘러봐도 모두가 모르는 산님뿐이다.


나홀로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 바로 맞은 편에 보이는 암봉들의 빼어난 자태를 담아보려고 이곳저곳 올라가 보는데 양지바른 널따란 바위마다 산님들이 둘러앉아 오찬을 즐기시고.....

 



 

포대능선 오르는 길도 역시 정체가 심하다.

조금 오르다가 우회 길로 빠져나와 바위전망대에 올라보니 아래로 펼쳐진 망월사 계곡과 주변의 암봉들 역시 절경이다.

  

  

오늘 산하가족 점심은 헬기장이라는데 포대능선 끝부분에는 없을 것 같은데 있다면 사패산 방향일 것이다. 동두천 산님께 재확인한 후 그쪽으로 이동해보니 산하가족 깃발이 보이고 이미 한창 식사중이다.

  

산초스님께서 안내해 주신 곳에 앉아 평소와 같이 곡주부터 한잔 하려는데 모두 식사하는 분위기인지라 우리도 조용히 식사를...

  

이미 끝내신 분들은 저마다의 산행욕구를 채우시려고 일어서신다.

뒤풀이 장소에서 만날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떠나셔야 하는 모양이다.

  

우리들도 식사를 끝내고 뒤따라 나서는데 신선대로 향하는 비탈길 가에는 어제 내린 비로 가지마다 영롱한 투명 보석이 주렁주렁 달렸다.

  

가파른 길은 군데군데 얼어 있고 훼손상태가 매우 심각한데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방치되어 있어 매우 안타깝다. 이런 곳에 계단하나쯤 설치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쇠밧줄을 잡고 올라가보니 역시 신선대로 넘어가시려는 산님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계신다.

이런 상황에선 통과하는데 한 30분 정도 소요될 듯하다.

포기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서 우회하는 길로 편하고 빠르게 신선대 앞에 왔는데 북쪽 사면 일부가 환상적인 상고대로 만발한 벚꽃처럼 화사하다.

자운봉도 신선대도 상고대로 그야말로 환상적인 모습이다.


 



 

 

신선대 우회길로 내려 주봉을 향하는 도중에도 아쉬운 마음에 자주 되돌아 본다.

이런 경치를 두고 어찌 앞만 보고 달려 갈 수 있으랴



 

 


 

 

뒤풀이 시간에 다소 늦는 한이 있더라도 칼바위 능선까지 열심히 살피며 달려간다.

우이암과 오봉 갈림길에서 관음암 방향으로 내려가다 또 다시 쳐다보고 마당바위 지나 전망대 바위에 올라 뾰죽히 솟구친 선인봉의 빼어난 암봉 모습을 담는다.


 

 

 

 

약속시간보다 10여분 지체될 것 같다.

이제부턴 산하 가족분들 모여 있을 장소를 향하여 오로지 앞만 보고 내달린다.

매표소를 빠져 나가는데 장소 이름이 뭐였지 생각이 안난다.

동두천 산님에게 확인하니 삼정가든이라고 하신다.

  

내려가면서 좌측을 확인하니 산청가든 앞에 왔는데 많은 산님이 모여 계신다.

이곳인 모양이다 내가 잘 못 알아들었나보지 하며 신발 벗고 들어가는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일하시는 분께 한국의 산하냐고 물어보니 아니란다.

삼정가든 있느냐고 물으니 조금 더 내려가야 한단다.

  

아니 이름이 비슷하군 귀가 벌써 먹었는지 아니면 맛이 갔는지 영....

지난번 예봉산에 갔을 때도 예빈산인데 예봉산 정상인줄 알고 그쪽으로 가다가 방향을 돌리지 않았는가 이러니 내 주제에 무슨 사업을 꿈꾸겠는가

그저 가만히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알아야지....

자신을 모르고 욕심부리며 설치다가는 덧에 걸리기 쉽상이다.

  

벌써 90% 넘게 다들 도착하셨다.

동두천 산님이 반갑게 맞아 주면서 가까이 앉으라고 하신다.

이내 오늘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산님 소개 시간이란다. 나도 반갑다는 인사를 드리고.....

  

여기저기 소주잔을 돌리며 산님들간의 얼굴 익히기가 본격적인데

맏 형님처럼 지긋하신 운영자님 그리고 수덤분하고 풍만한 체구의 권경선 총무님, 환갑을 넘기셨다는 청파 윤도균 산님, 날렵하신 운해님, 분당에서 오신 똘배님과 미시령님, 정중채 산님, 극공명 산님, 주왕 산님,산하 산님, 멀리 평택에서 오셨다는 특이한 닉네임의 빵과 버터님과도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양주병을 들고 순회중이신 분이 저 앞에도 다가와 그 유명한 초이스 산님이시란다.

  

오늘도 이렇게 한국의 산하 가족분들의 얼굴을 뵙게 되고 나역시 여러 산님에게 신고됐으니 가상공간에서의 대화가 보다 자연스러워질 것이고 오고 가는 산행 중에 보다 반가운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에게 이런 마당을 베풀어 주신 운영자님과 뒤에서 애쓰시는 권경선 총무님 이하 여러 산님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가상공간에서 시작된 우리의 만남이 우리들 각자의 산행추억과 함께 영원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