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20일 목요일 맑음 (태백산 1566m)

 

 코스=화방재-산신각-유일사삼거리-장군봉-천제단-부쇠봉-문수봉- 소문수봉-석탄박물관 -당골주차장

 

 함께한님=꽃사슴부부 신갈부부 봄소녀부부 참빛부부 단비 물안개 온누리님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찾는 태백산(여덟번째)

 이번 산행은 또다른 의미를 가지고 집을 비울수 없음에도 가족의 도움으로 태백으로 향한다.

 새벽 5시에 엄마 조반을 드리고 나올려니 꼭 가야 되냐고 한마디 하신다.

  

 남편은 어떻하지 하면서도 가지말라고 말리지는 않는다.

 어제 세번이나 저혈당으로 쇼크가 와서 마지막에는 응급처치를 해도 당이 오르지를 않아 남편이

 엄마를 업고 동네 병원으로 가지 않았는가?

 포도당주사 맞으니 올때는 걸어서 오시고, 난리가 났었다.(당조절이 안되니)

또 그럴까봐 걱정인 남편을 안심시키고.....

 응급조치 요령까지 일러주고 새벽6시 온누리버스에 오른다.

 이번산행은 가족의 안녕도 중요하지만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엄마와 암투병중인 동생을 위해서

 천제단에 기도를 드리면 좀 좋아질까 ? 하는 바램으로 ......

태백으로 향하면서도 마음은 집에 가 있다.

 두시간 간격으로 집에 전화를 해서 처방을 해주니 옆에서 한마디한다. 차에서 다 한다고.....

20년전 돌아가신 시어머님도 결혼초 10년간을 간병하며 친정엄마한테 늘 송구했었는데....

  

이런저런 상념속에 잠겨있는사이 화방재 주차장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10시30분)

눈이 많이와서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 얼마만인가? 스패츠와 아이젠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산을 오르는데

 남편한테서 손폰이온다.

 가슴이 덜컹해서 받으니 태백산에 바람이 많이불고 체감온도가 낮으니 단단히 준비하고 가란다.

 계속되는 오름길 산신각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서 정상을 바라보니 눈꽃이 피어 어서오라 손짓한다.

 유일사 삼거리를 지나 계속되는 오름길은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때문에 얼굴을 들수가 없을 정도로 차갑다.

 완전무장을 했는데도 무릅과 발이 시리다.

나무사이에 몸을 의지하고 숨을 고를때마다 바람을 피해보지만 빨리 걷는것이 추위를 이기는것 같다.

 어느정도 오르니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산다는 주목군락 ,

 대자연의 조화가 일구워낸 기묘한형상의 고사목들이 눈옷에 붉은몸을 감추고 한시도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나뭇가지 풀잎마다 새하얀 눈꽃송이 ,추운데도 디카에 담으려니 손끝이 아려온다.

 전부 머리까지 덮어쓰고 다른팀들과 섞이니 누가누군지 알수가 없어 우리님들을 찾을수가 없다.

  

 아름다운 눈꽃에 현혹되어 발길을 옴기다보니 천제단에 도착 정성을 드리며 간절히 빌어본다 .

바람이 어찌나 매섭던지 오랫동안 머물수가 없다.

 천제단에서 조금내려와 바람이 안부는곳에서 점심을 먹고 부쇠봉으로향한다.

 부쇠봉에서 문수봉 가는 등로는 환상적인 눈꽃세상이 펼처지고..

그 순간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셧터를 눌러데며...떼론 비닐썰매도 즐기며..

문수봉을 지나 소문수봉 가는 등로는 인적이 드믈어 무릅까지 눈이 쌓여 고관절에 통증이 온다.

 

 한무리의 다른팀들은 문수봉에서 바로 당골로 하산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소문수봉을 안가면 서운해서 혼자 발길을 재촉한다.

어찌나 눈이 많은지 허리까지 오는곳도 있다 .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아는길이라, 발자욱을 따라 썰매도타며 뒹굴며 혼자만의 눈산행을 즐긴다.

 어쩜 문수봉에서 내려오는 갈림길을 만날때까지 아무도 없는지....

 당골광장에 도착하니 한창 눈축제 준비로 조각품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이곳에는 눈축제를 즐기러온 많은 인파로 넘처난다.

눈으로 시작해서 눈으로 끝난산행 일년치 눈을 한꺼번에 다 본 느낌이다.

  

 당분간은 장거리산행은 접고 서울 근교 산행으로 만족하리라.

서울에 도착하니 오후 8시반, 엄마가 좋아하는 해장국을 사서 저녁을 차려드리니 잘드신다.

 하루종일 수고한 남편한테 꼭 안아주며 수고했다는 말과함께 고마움을 전한다.

 매주 정맥타러 토요무박 떠나는 남편도시락에 정성을 다할것이다.

우리부부 산이 있어 행복하고, 그 속에서 인생을 배우고 이세상 살아볼만한 가치를 느끼는지 모르겠다.

 

산행을 시작하며.... 천제단을 향하며... 천제단과 태백산정상석 문수봉이 저멀리 보이고.... 문수봉 오름길에 뒤 돌아본 천제단 주목

 

문수봉 오름길의 환상적인 눈꽃터널 문수봉 소문수봉 소문수봉에서 바라본 풍광

눈축제 준비가 한창인 당골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