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2005년 1월 16일

어디로        남덕유산

누구랑        명일산악회 따라서

 

차량이동로   마산역(07:55)-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산청휴게소-남덕유IC-서상-

                   남령재(10:10)

산행로         남령재(10:10)-영각재-남덕유산(12:50)-정상아래 안부(13:00)-월성재(13:57)

                  -삿갓봉(14:55)-삿갓재대피소(15:10)-황점(16:10)

 

남덕유산(1508m)은

북상면 월성리,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전북 장수군 계북면과 경계하며 솟아있는산으로 덕유산과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 덕유산의 제2의 고봉인데, 향적봉이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 반면 남덕유산은 백두 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므로 백두대간 종주팀들에게는 오히려 향적봉보다 더 의미있는 산이 된다.
남덕유산 정상에는 맑은 참샘이 있어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는 찬물이 솟아 오르는데 천지 자연의 신비한 이치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어렵고 그저 그렇게 되려니하고 인정하기란 너무 오묘한 자연의 신비감이 있다.

등산길에 놓인 봉우리는 하봉, 중봉, 상봉으로 나뉘며 상봉이 되는 봉우리는 동봉(東峰)과 서봉(西峰) 두 봉우리가 된다. 그 중 동봉이 정상이 되는 봉우리이며 서봉은 장수 덕유산으로 불리운다.
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장쾌한 산사나이 기상으로 솟은 바위 뼈대로 솟은 개골산이다. 산 경치가 묘향(妙香)과 금강(金剛)을 닮아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등산길은 가파르고 험준하여 7백여 철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남덕유에서 장수덕유로 불리는 서봉은 동봉과 사이 황새 늦은목이라는 능선을 갖고 남쪽으로 육십령의 대령을 안고 자수정 산지로 유명하다. 또한 장수 아름다운 토옥동(土沃洞)계곡을 거느리며 그 아래로 장수 온천이 분출되고 있다. 반면에 동봉은 삿갓봉을 거느리고 한 말 거창의병사의 빛난 한쪽을 기록하고 있다.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錦江)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南江)의 첫물길이 되며 북쪽 바른 골과 삿갓골샘은 낙동강(洛東江)의 지류 황강(黃江)의 첫물길이다.
명소로서 함양쪽에 서상 영각사와 1984년 완공된 덕유교육원이 있으며 거창에는 사선대, 분설담 들을 거느린 월성계곡이 자리한다. 월성계곡 상류에 위치한 황점마을은 옛 이름이 삼천동(三川洞)이다. 조선조때 쇠가 난 곳이며 지금은 청소년 여름 휴양지와 민박촌으로 개발되어 있다.
산행은 황점에서 폭포골로 들어 영각재를 거쳐 오르는데 3㎞에 3시간 걸린다.
그밖의 코스로 덕유교육원에서 참샘을 거쳐 정상에 오르기도 하고 황점에서 바른골이나 삿갓골재를 거쳐 오르기도 한다.
영각사는 신라 헌강왕 2년(876) 심광대사(審光大師)가 창건하였으며 조선 세조 31년(1449) 원경(圓境)대사가 중건하였으며 중종 18년(1523) 성묵(性默)대사가 중창한 절로 6.25때 설파(雪坡)대사가 감수하여 만든 화엄경판까지 불타
버려 1959년 다시 지었다 (퍼온글)

 

산행기

강원도에 눈이 온다는 소식에 태백산과 덕유산을 두고 많이 갈등했지만

지난주에 올라온 두타행님의 동엽령과 향적봉 사이의 눈꽃사진에 매료되어

겨울 덕유를 밟아 보리라 남덕유산으로 선택했다.

이번주 마산 출발 산악회중 세곳이 남덕유산 코스였다.

그 중에서 재약산 산행시 동참한적이 있는 명일산악회로 선택했다.

7시 50분 출발이라 아침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따끈한 떡국으로 아침식사 후 마산역까지 걸어서 간다.

 

두어 자리만 비었을뿐 거의 만차에 가깝다.

산청휴게소에 내리니 추위와 바람이 장난이 아니네.

함양을 지나자 가는 눈발이 매화꽃잎마냥 너울 너울 휘날리며 춤추며

아스팔트 위에선 드라이아이스로 내는 안개효과 같은게 피어 오른다.

남령재 고갯마루에 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서 내린다.

 

깎아 지른 왼쪽 절개지위로 치고 오른다.

언제나 출발은 선두에서 하지만 조금씩 쳐져 겨우 겨우 중간을 유지한다

눈발은 그쳤지만 능선위엔 눈꽃이 만발하여 온통 은세계를 이루고 있다.

내 생애 이런 눈꽃은 처음이다.

마산의 눈은 땅에 닿자 마자 녹아버리는데

이곳 남덕유엔 온산 나목위에 은빛으로 달라 붙은 엷은 눈,

산죽위엔 푹신한 눈,

군데 군데 수리취의 고슴도치같은 꽃진 자리위에도 흰눈으로 치장하여

솜방망이를 사정없이 흔들며 겨울 정취를 뿜어 낸다.

오름길 곳곳엔 비비추의 보랏빛 종들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사위어진 잎들만 잠자리 날개마냥 널부러져 있네

?

(네이버에서 퍼온 사진)? (아래 사진도 빌려 왔음)

                 비비추에 관한 연상

                                                    문무학 詩

만약 네가 풀이 아니고 새라면

네 가는 울음 소리는 비비추 비비추

그렇게 울고 말거다

 

그러나 너는 울 수 없어서 울 수가 없어서

꽃대궁 길게 뽑아 연보랏빛 종을 달고

비비추 그 소리로 한 번 떨고 싶은 게다 비비추

 

그래 네가 비비추 비비추 그렇게 떨면서

눈물 나게 연한 보랏빛 그 종을 흔들면

잊었던 얼굴 하나가 눈 비비며 다가 선다

 

헬리포트를 두개쯤 지나고 몇개의 봉우리를 헥헥거리며 넘는다

좀 춥긴했지만 지난주에 팔공산에서 워낙 식겁 먹은 덕에 오늘은 견딜만 하다.

한번쯤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일행들 쫓아 가느라 물 마실 여유도 없다.

삼거리길인 영각재에 도착하니 영각사 쪽에서 오른 산객들과 합쳐져

진행방향에서 90도쯤 우측으로 꺾어 돌너덜 내리막길을 걷는다.

드디어 등로가 밀리기 시작한다.

한참의 내림짓 후에 안부에 도착하니 남강의 발원지인 참샘 앞이다.

모두들 아이젠 착용하느라 분주하다.

나도 아이젠을 착용한다.

 

돌너덜길과 철계단에서 아이젠은 정말 힘들다.

얼어 붙은 너덜길 오르막도 힘들지만 휘몰아치는 칼바람의 위력에 온 몸이 휘청인다.

아이젠 착용하느라 잠시의 휴식에 손발이 얼어 붙어 철계단을 오르는

손이 시려웠지만 급경사의 좁은 철계단이라 잠시의 방심도 허락치 않는다.

좁은 계단에서 마냥 기다릴수 없어 교행하자니 배낭끼리 부딪혀서 몸이 휘청거린다.

철계단을 몇개 지나고 바윗길 오르 내림을 반복한 뒤에야

남덕유는 모습을 드러 낸다.

 

남덕유산 정상엔 의외로 눈도 없고 바람도 잔잔한 채로

황토빛 속살위로 자연석 정상석이 서 있다.

많은 산객들이 눈사람이 된 채로 기념 촬영에 여념이 없다.

나도 남덕유를 한번 안아 주고서 일행을 찾아 내려 간다.

 

조금 아래쪽 안부에 우리팀들이 식사중이다.

오늘도 나의 점심은 찰떡과 코코아를 잔뜩 넣은 커피다.

한아주머니께서 춥고 꺼내기 귀찮아서 식사를 안하시겠다네.

커피와 찰떡을 드렸더니 맛있게 드신다.

겨울 눈산에선 간편한게 최고다.

옆에서 진수성찬 드시는 분들을 보니 추워서 저걸 어떻게 먹나는 생각밖엔 들지 않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귤을 먹어 보니 얼음이 사그락 거린다.

재빨리 식사를 마치고 진행을 한다.

 

바람도 잔잔한 눈쌓인 내리막길을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내며

눈꽃이 만발한 사이로 눈사람이 되어 걷는다.

산죽위에도, 나목에도, 산객들의 머리위에도 온통 눈,눈,눈이다.

모두들 은세계에 취해서 발걸음도 가볍다.

조금 걸으니 손발이 따뜻해져 오면서 철계단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2,30분 내려 오니 월성재에 도착한다.

우리 일행들은 여기서 황점으로 내려 간다네...

지난봄에 향적봉에서 삿갓재 대피소까지 와서

삿갓봉을 넘지 못한적이 있어 오늘은 삿갓봉을 꼭 넘고 싶었다.

대장님께 말씀드리고 혼자서 삿갓봉을 오른다.

 

눈꽃에 취해서 혼자만의 상념에 빠져 푹신한 눈길을

신선이 된양 백설 천국을 걷고 또 걸었다.

가끔씩 마주 오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적막한 눈꽃의 천국이었다.

아!! 그러나 신선의 체면이 말이 아니구나.

왠 콧물은 이리도 사정없이 나온단 말이냐....

몇개의 봉우리를 넘고 돌고 난 뒤에 봉갓삿 가는 길을 지나 삿갓봉에 오른다.

텅 빈 정상엔 자그마한 자연석 정상석이 외로이 서 있다.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삿갓재를 향해 내려 간다.

이 곳 덕유의 봉들엔 하나 같이 자연석 정상석이 서 있다.

이정표 또한 수더분한 나무에 소박한 글씨가 참 정겹다.

삿갓봉에서 삿갓재까지의 얼마 안되는 내림길엔

남성용 개방식 화장실이 어림잡아 네개나 설치 되어 있었다.

남자들의 편리한 기능성에 혼자서 실소를 하면서 내려 온다.

삿갓재 대피소에 들러 물도 마시고 행장을 추스려 오른쪽 황점으로 내딛는다.

나무계단은 견딜만 하지만 돌너덜길에서의 아이젠은 발바닥을 괴롭힌다.

그러나 군데 군데 빙판이 도사리고 있어 그대로 진행한다.

고도를 내릴수록 백설천국은 인간세계로 바뀌고 있었다.

눈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빙폭과 빙벽이 계곡을 차지하고 있구나

마지막 빙폭을 건너는 철계단에서 아이젠을 벗으니 두발이 날아갈듯하다.

긴 계곡을 빠져 나와 황점에 다다르니

길 양쪽에 산객을 태우고 갈 버스가 끝이 안보일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다.

 

대장님께 도착보고를 드린후 뒷풀이 장소에 가니 펄펄끓는 찌개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팀의 찌개 보다 옆팀의 시락국이 맛나 보여

베낭을 멘 채로 두 그릇이나 얻어 먹는다.

버스에 오르니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다.

차량소통도 수월하여 평일 수준으로 달려

일찍 마산에 도착하여 7시 저녁 모임에 늦지 않게 참석하니

저녁맛이 꿀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