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달궁능선~세걸산

1:25,000지형도=운봉. 덕동

2005년 1월 16일 일요일 맑음(-7.5~2.4도)   일출몰07:37~17:40

코스: 달궁마을11:30<1.0km>821m봉12:00<2.5km>1250m봉14:00<1.5km>세걸산15:00<1.3km>1000m봉15:30<2.0km>학천마을16:30<1.2km>반선도착17:00

[도상9.5km/ 5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에 자리잡은 지리산 서북부 능선상의 고리봉(1304.5m)은 남진해온 백두 대간의 지리산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고리봉에서 동북진하는 세걸산(1207m), 바래봉(1165m), 덕두산(1149.9m)까지의  1,000m대 서북부능선과 주능선상의 삼각고지에서 뻗어내린 삼정산능선(북부능선)은, 성삼재에서 발원한 달궁계곡을 감싸고 있다.

세걸산 아래서 본 고리봉쪽 서북부능선   세걸산 아래서 본 고리봉쪽 서북부능선
 

20여km를 유장하게 흘러내리는 달궁계곡 이쪽 저쪽으론 수많은 지능지곡이 뻗어내려 호사가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데, 정령치휴게소에서 달궁계곡으로 흘러드는 언양골 초입에서 1250m봉으로 올라선다.

도상 3.5km의 이 능선은 아직은 뚜렷한 이름을 갖고 있질 못한데 편의상 달궁능선으로 부르기로 한다.

세걸산 가는길에 돌아본 달궁능선   세걸산 가는길에 돌아본 달궁능선
 

서북부능선상의 세걸산에선 남동쪽의 지능선을 타고 1000m봉까지 진입하여 반선마을 혹은 학천마을로 내려서는 이번구간은 반야봉, 만복대, 삼정산 바라보기 산행으론 최적의 코스다.

이번코스 남쪽의 언양골, 오얏골, 학천골물은 달궁계곡으로 흘러들고 북쪽 골 물이 몰려든 광천은 실상사앞에서 달궁계곡물과 만나 만수천~임천강~진양호~낙동강이 되어 남해로 흘러간다.

학천교에서 본 달궁계곡   학천교에서 본 달궁계곡
 

가는길: 88고속국도 지리산 나들목에서 달궁계곡의 달궁교에 내려서면 마을회관뒤로 난 산길을 따라 오얏골을 횡단하면 달궁능선 오름길이 희미하게 열려있다.

설사 초입을 놓치더라도 능선개념으로 무작정 치오르면 되고 아니면 계곡따라 쭈욱 올라간 합수지점에서 오얏골로 넘어가는 안부로 올라서도 된다.

돌아본 달궁마을과 반야봉   돌아본 달궁마을과 구름에 가린 반야봉
 

능선 옛길은 희미해도 비교적 뚜렷하고 이따금씩 사유지표시 경고판이 보이기도 한다. 821m봉은 별다른 표식이 없다.

그러나 벅차게 치오르는 날등길에선 남쪽 달궁계곡 건너편의 반야봉(1732m)이 고압적인 자세로 계속 내려다보고 있고 서쪽 언양골 건너편으론 만복대동릉이 건너다 보이는가 하면 동쪽 오얏골의 작은 마을을 계속 조망하면서 진행할 수가 있다.  

대치하고 있는 달궁능선과 심마니능선    대치하고 있는 달궁능선과 심마니능선
 

821m봉을 넘어선 안부에는 언양골에서 올라오는 길이 바로 윗 지점의 무덤까진 뚜렷하다가 날등임에도 불구하고 등산로는 사라진다.

키작은 산죽이 깔려있는 가족묘지 한 곳 더 지나치면 짙은 송림아래의 날등은 더욱 가팔라지며 암릉길이 이어진다.

진행이 어려운 900m대 암릉길   진행이 어려운 900m대 암릉길
 

간혹 오름짓이 불가능한 지역은 우회를 하면되고 저 뒤엔 혹시 절벽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지형도 막상 올라서고 보면 별 무리없이 나아갈 수 있다.

1000m대를 넘어서면 산죽이 나타나지만 그리 높질 못하고 빼곡한 관목지대가 나타나도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지만 전인 미답로여서 진행을 빨리 할 수는 없다.

1100m대서 내려다 본 달궁능선    1100m대서 내려다 본 달궁능선
 

서북부능선상의 1250m으로 올라서면 바로 곁 세걸산 방향엔 [지북19-07]구조목이 있고 세걸산 날등길은 뚜렷하다. 봄철이면 세걸산서 부터 바래봉까진 철쭉꽃으로 천상화원을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악천후일 경우 이 지점에서 서쪽1.7km거리의 고리봉으로 향하면 최근에 가설한 무인 대피소가 있어 쉬어가기에 좋다.   

1250m봉의 구조목   1250m봉의 구조목
 

세걸산을 향하면서 가끔씩 나타나는 전망바위에 오르면 오얏골을 좌우로 한 달궁능선과 오얏골능선이 뚜렷한데 오얏골 능선 하산 초입에 들면 날등길이 잘 나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세걸산 가는길엔 구조목[19-08]하나 더 있고 산색은 싸리나무, 신갈나무. 소나무, 억새들로 해서 자주 바뀐다.

서북능선서 내려다 본 오얏골   서북능선서 내려다 본 오얏골
 

사방으로 시야가 확 틔는 억새초원지대의 세걸산 정상엔[←정령치3.8km/바래봉5.8km→]이정목이 있지만 하산은 세걸산 남동릉으로 한다.

절벽지대를 내려서는 그 길은 하산로가 전혀 없을 것처럼 보여도 안부로 내려선 날등길 산죽속으론 산길이 잘 열려 있다.

세걸산 정상   세걸산 정상
 

울퉁불퉁한 암릉길 연속의 세걸산 남동릉 역시 태고의 원시성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오지산행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날등따라 쭈욱 내려가면 부운치 초입의 하부운마을로 내려설 수가 있지만 반선마을이나 학천마을로 내려갈려면 지능선을 잘 골라타야하는데 이럴 경우 독도에 세심한 주의를 해야한다.

하산길 세걸산 남동릉   하산길 세걸산 남동릉
 

어느코스로 하산하던간에 달궁계곡 건너편의 반야봉에서 반선마을로 뻗어내린 심마니능선과 그 뒤편으로 하늘금을 그은 삼정산능선이 보기에 좋다.

덕동초교가 있었던 학천마을로 내려서면 지금은 별장같은 산장들이 들어찼고 반선마을로 내려가면 식당가가 즐비하다.

학천마을 위에서 본 삼정산   학천마을 위에서 본 삼정산
 

산행후기: 작년 여름에 언양골을 타면서 고리봉 저쪽에서 달궁계곡으로 장대하게 내리뻗은 요철 심한 달궁능선을 꼭 한 번 타봐야겠다는 욕심이 들었었다.

오늘 우리팀은 언양골 합수지점에서 고리봉 직등길로 올라 세걸산 동릉을 끝까지 타고 몰안내로 하산할 계획이었다.

철쭉   철쭉
 

일행들을 먼저 고리봉으로 향하게 하고 나 홀로 달궁능선 오름길로 접어들었으나 단체를 생각해서 걸음을 좀 바삐 하고 싶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산돼지들이 무덤을 파헤친 산길이 전혀없는 날등길에서 눈위로 난 짐승발자국만을 따라가야했기 때문이다.

산죽   산죽
 

눈이 쌓여서 미끄럽기 한량없는 암릉길에선 웬만하면 우회를 해야만 했지만 위험지역을 통과해서 돌아보면 괜한 짓을 했구나 하는 장면이 여러군데 있었다.

그러나 눈발 날리는 지리산의 오지를 홀로 해맨다는 것은 여간 조심스럽질 않았다. 그럴 줄 알았다면 한사람 더 데려갔을텐데...!

 가는길    가는길
 

두시간 반만에 1250m봉에 도착하여 산행대장께 진행상황을 물어보니 선두팀은 이제 막 고리봉 무인대피소에 도착하여 중식중이란다.

건각들이 왜 그리 늦었을까? 궁금해 하다가 귀로의 차내에서 물어보니 어휴, 말도 마란다. 토끼길도 없는 빼곡한 산죽정글이 거의 수직에 가까운 직등길로 계속되서 죽을 고생 했단다.

신갈나무   신갈나무
 

세걸산 가는길엔 깊은 심설 속으로 누군가 한 사람 나와는 반대방향으로 진행해 갔다. 러쎌 걱정없이 천천히 가는데 인월서 시작했다는 서울양반 만나고 그 뒤를  따르는 또 한 분, 오늘 사람을 만나기는 처음이란다.

매서운 능선 칼바람의 가면모 속으로 눈인사와 함께 서로 조심하세요 한다.

싸리나무   싸리나무
 

세걸산 정상에서 지금껏 진행해온 주능선을 촬영하고자 서북풍을 타고 넘어온 저 눈구름들이 빨리 흩어지기를 기다린다.

남원시 운봉읍쪽에서 올라온 그 구름들은 재빠르게 반야봉쪽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그 뒤를 이은 또다른 구름떼는 계속해서 넘어와 주능선을 짙은 장막으로 가리고 있다.

소나무   소나무
 

정상에서의 촬영은 포기를 하고 남동릉 초입지점의 그럴 듯한 촬영포인트에서 또다시 구름이 걷히기를, 선발팀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본다.

이윽고 나타난 그들을 앞세우고 하산길로 접어들면서 놓쳐 버린 주능선 대신에 애꿎은 설화들만 찍어댄다.  그러다가 중간팀을 만나, 시간상으로 봐서 종주는 어려우니 나와 함께 학천마을로 내려가자니까 쉽게 동의를 해준다.

설화-1  설화-1 
 

저 아래 학천계곡을 바라보면서 제일 잘생기고 굵은 능선을 하나 골라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길이라곤 없던 그 능선은 희안하게도 내려갈수록 자꾸만 작은 지능선을 치고 있다.

계곡에 당도하자 버섯. 산채를 채취하면 안된다고, 신고하면 후사하겠다는 산주인의 출입금지 안내문이 내걸렸다.

 설화-2     설화-2
 

산악회버스는 ㅈ식당앞에서 기다리기로 했었다. 학천교를 건너와 덕동이려니 하고 올라가는데 지나치던 차량한 대가 어디로 향하느냐고 묻는다.

ㅈ식당이라고 하자 그 식당은 반선에 있다면서 자기차에 타라고 한다. 심원에서 ㄱ산장을 운영한다는 그분 덕택에 수월하게 식당앞에서 내렸더니 후미팀이 땀 뻘뻘 흘리며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끼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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