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24구간(국사봉,삼계봉,가지산,용두산)

오늘구간은 우측으로 화순군 청풍면, 좌측으로 장흥군의 경계선을 걷다가 땅끝기맥 분기점인 노적봉에서 화순군을 뒤로하고 장흥군지역을 걷게 된다. 거리 17km에 7시간의 시간을 부여했으나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걷는 시간에서도 20여분 줄이는 우리 등반대장의 특이한 소요시간 계산법이다.

산의 높이는 해발 600m이하의 산들로 정맥 마루금 자체가 오르,내림이 심하여 속도가 나지 않으며, 에너지 소비가 심하고, 헤아릴 수 없는 봉우리가 많은 구간이였다.

★일자:2005년 1월 16일(일요일)
★구간:제24구간(곰치재-1H-백토재-14분-국사봉-33분-노적봉 (땅끝기맥분기점)-25분-삼계봉-22분-장고목재-47분-가지산안부-1H25분(점심시간20분포함)-피재-1H12분-513,7봉-47분-금장재-20분-용두산-44분-상방이고개-3분-상방이마을(종점)
★날씨:흐림.강풍.
★소요시간:7시간(나의소요시간:7시간52분)
★거리:17km.
★인원:34명.

오늘의 들머리인 곰치재는 장흥군 장평면과 화순군 청풍면의 경계로839번 지방도로가 지난다. 장흥군 장평면에서 '호남정맥 등산로 입구'라고 간판이 세워저 있어 정맥팀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어제 내린 눈으로 아직 녹지를 않아서 음지는 재법 미끄럽다. 임도를 몇보 가면 바로 우측으로 경사도가 심한 마루금을 찾아 오른다.


                                 곰치재 들머리

처음은 잡목이 심하더니 조금 올라 내려서면 임도와 만나고 다시 급 오름길을 올라 우측으로 내려서다 다시 좌측으로 꺾어 가면 안부에 도착하고, 다시 급경사 오름길을 올라 봉우리에 도착, 5분여 가다가 내림길이다. 봉우리 하나를 다시 극복한 다음 내려가면 임도와 만난다. 백토재이다. 들머리를 출발한지 1시간이 소요되었다. 주어진 시간보다 14분 정도 지연 되어 오늘 주어진 시간내에 목적지에 도착 여부가 의심스럽다.


                                   백 토 재

백토재를 출발하면 급 오름 길이다. 오름길이 끝나면 산죽밭이 이어지는대 산죽이 어찌나 키가 큰지 길을 놓칠 뻔 하였다. 어제 내린 눈으로 인하여 앞서간 꾼들이 산죽잎에 쌓인 눈을 털었기에 눈이 없는 산죽을 보면서 갈수가 있었다. 산죽을 헤치며 간지 3분여만에 커다란 헬기장을 만난다.


                                    헬기장(1)


헬기장에서 특징없는 길을 조금 오르면 국사봉 정상이다. 우리 길잡이 이정수 부회장은 여지없이 표지판을 즉석에서 만들어 나무에 걸어 놓았다. 이곳에서는 삼계봉도 건너다 보인다.


                                    국  사  봉

산죽길을 조금 더 가면 좋은 길이 이어지고, 운곡마을로 이어지는 삼거리를 대하고, 다시 오르면 깃대봉이다. 내림길을 조금 가면 또다시 운곡마을로 이어지는 삼거리를 대하고, 조금가면 오늘 두번째 헬기장을 만난다. 헬기장에도 잔설이 있어 겨울임을 실감케 한다.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어 귀가 시려옴을 느끼며 모자를 깊게 눌러 쓴다.


                               헬  기  장(2)

헬기장을 출발하여 오르면 또다시 산죽이 앞을 막고, 앞서간 꾼들의 발자국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상을 오르지 않고 우회를 한것이다. 오늘 가장 중요한 땅끝 분기점을 보지 않고 가버린 것이다. 희미한 산죽길을 찾아 봉우리에 올랐다. 바로 노적봉이라 하는 이곳은 전남 해남군에 있는 땅끝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117km의 기맥의 출발지다. 이곳 역시 넓은 헬기장이 위치하고 있다.


                  노적봉(땅끝기맥 분기점),헬기장

우리보다 앞서 한 두 사람이 이곳을 오른것 같다. 정맥길은 좌측으로 내림길이고, 얼마 가지 않아서 좌측에서 오는길과 만난다. 노적봉으로 오르지 않고 우회했던 길과 만나는 것이다. 완만한 길을 가다가 다시 오름길이다. 정상에 올라 이곳이 삼계봉인가 했더니 아니다. 묘지를 지나서 다시 조금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정상이다. 역시 우리 길잡이가 정상표지판을 나무에 메달아 놓았다.


                삼계봉(서인식님,장삼능님,이충무님)


정상에서 나도 한판 부탁하고...친구와함께......


                                  삼  계   봉


시간에 쫓기다 보니 베낭을 벗어 놓고 쉼을 할 시간이 없다. 목이 마르면 물만 마시고 다시 걷는다. 삼계봉에서 급내림길을 내려서면 또 다시 오름길이다. 10여분 후에 한 봉우리에 올라 다시 내림길로 내려서면 묘 2기가 있고 바로 아래 임도가 장고목재이다. 장고목에는 이정표가 있으며 직진은 가지산으로, 좌측은 장평병동, 우측은 유치대천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가야할 마루금은 가지산 등산로로서 길이 잘 정리되어 있어 등산객이 많이 오르는 산인가 싶다. 바람은 여전히 세차게 불어서 소리가 너무나 요란 스럽다. "바람아 멈추어 다오"대중가요를 흥얼거려 본다.


                                    장  고  목  재

장고목재를 뒤로하면 다시 오름길이다. 2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면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할 지점이다. 별로 위험 할 것 같지는 않으나 잔설로 인하여 미끄러워 로프를 의지하고 올라간다. 다시 봉우리에 이르고.......완만한 길을 가다 보면 정면에 가지산의 암봉들이 눈에 들어 온다. 나무 가지를 피해 찰칵하고.....


                            가지산암봉(1) 

조금가니 가지산의 안부에 도착한다. 먼저온 우리 일행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를 완료한 꾼들은 베낭을 벗어 놓고 가지산을 다녀 온단다. 나는 가지산은 마루금이 아니기에 식사후에 바로 좌측으로 내림길로 들어선다. '나는 호남정맥을 하지 가지산을 온게 아니다'라는 핑게를 대면서 여유를 피우며........마루금은 장평쪽으로 이어진다. 
  
              
                       가지산안부(점심식사)

얼마 가지 않아서 전화가 온다. 오늘 처음 온 꾼이 가지산을 넘어 보림사쪽으로 내려가며 마루금을 놓친것 같다. 우리 부회장은 다시 되돌아 와서 마루금을 밟도록 이야기하고, 구조대장과 등반대장이 기다려서 같이 오도록 조치하고 길을 재촉한다. 가면서 뒤돌아 보고 가지산의 암봉을 디카에 다시 담아본다.


                           가지산암봉(2)

가지산 안부를 출발하여 가는 길은 편안한 길을 한참을 간다. 조그만 봉우리를 넘고, 다시 오르고, 390봉을 넘어 20여분 가면 시야가 탁트인 바위가 나타나고, 그곳에 서서 용문리 지역인듯 한 탐진강 상류지역을 디카에 담고....


                  조망바위에서 본 용문리지역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고 다시 내려서서 묘비까지 세워진 청주 한씨 묘를 지나 넓은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좌측으로 음료수병과 쓰레기가 엄청 쌓여 있어 산 나그네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들고,
용이 보림사 절터인 연못에서 쫓겨나 피를 흐리며 넘었다는 피재에 도착하는대, 피재 역시 벌목된 나무들이 엄청 쌓여 있었다.


                                   피   재

이제 피재를 뒤로하고 완만한 오름길을 간다. 피재는 오늘 B코스 종점이기에 나도 그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작년 여름 하도 더워서  천치재에서 오정자재까지 가지 못했던 아픈 기억을 되세기며 묵묵히 올라간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가운데가 페인 정상이고, 10여분 내려가서 다시 오름길이다. 아마도 선답자들이 말한 410봉인가 싶다. 대평마을로 연결되는 안부에 이르고, 가파른 오름길을 20여분 오르면 삼각점이 뚜렷한 513.7봉에 이른다. 넓은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다.
이제부터 좌측은 계속 장흥군 장평면이지만, 우측은 유치면에서 부산면으로 접어들게 되는가 싶다.


                                     513.7봉


                             513.7봉헬기장


좌측 마루금을 따라 가면 잔설이 녹지않고 얼어서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오르고.....


                          바위지대의 잔설

바위지대를 오르고 나면 또다시 헬기장이 설치된 봉우리이다.


                                     헬 기 장 봉

6분후 다시 헬기장을 만나고.......


                                     헬기장(3)


7분후에 자갈이 깔려 있는 비포장 도로를 만나게 된다. 오늘 구간도 상당히 지난것 같다. 이제는 체력이 많이 소진된 기분이다.


                                비 포 장 도 로

가파른 오름길이다. 찬 바람과 함께 가는 길이지만 땀이 흘러 내린다. 지금까지 시종일관 나와함께 했던 친구를 먼저 보낸다. 마르금을 잘못 밟아 가지산을 넘어 보림사쪽으로 갔던 꾼도 나를 추월해가고....봉우리를 넘어서 우측으로 급내림길을 내려서면 금장재에 도착한다. 금장재는 우측은 금자리로, 좌측은 길이 없는 잡목으로 막혀 있다.


                             금    장    재

금장재에서 넓은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넓은 길은 우측으로 이어지고 마루금은 좁은 길로 들어선다. 20분만에 해발 551m인 용두산에 올라선다. 넓은 공터로 멀리 제암산도 보인다. 나홀로 물을 마시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주어진 시간이 다 되어 가는대 갈길은 아직도 한 시간쯤 남은 것 같다.


                                   용    두   산  


우리의 길잡이는 좌측으로 내려가는 마루금에 표지기가 많이 걸려있는곳에 정상 표지판을 걸어 놓았다. 좌측은 이제부터 장흥군 장동면이다.


                              용   두  산 (2)

용두산을 뒤로하고 3분 간격으로 헬기장이 2번 나타나고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면 좌측으로 마루금은 이어진다. 이곳 부터는 우측도 장동면이다. 좌 우측이 장동면이 되는 것이다. 20여분후 안부에 이르고 다시 경주 이씨묘를 지나니 또다시 전화다. 가지산에서 보림사쪽으로 갔던 꾼이 시멘트 포장도로에서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좌측으로 길을 따라 하방이 마을로 가라' 이르고 가는대 상방이 안부에 이르니 우리 길잡이는 좌측으로 오라는 표시기를 설치해 놓았다. 바로 아래에서 버스 클랙션이 울린다. 지나간 우리팀에게 상방이 마을로 내려 오라는 신호다. 다시 꾼에게 전화를 하니 이미 버스에 도착했단다.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이다. 좌측으로 좋은 길을 따라 3분 가니 상방이 마을 넓은 포장된 공터에 우리의 버스가 기다리고, 먼저온 꾼들은 벌써 마을 어르신 집에서 지하수로 몸을 씻고 있다. 7시간 52분이 소요되어 주어진 시간보다 52분이 지연된 것이다. 그로부터 30분후에 후미 구룹이 도착한다.


                               상방이마을(종점)

겨울 바람이 강하게 부는 엄동설안에 상위를 벗고 지하수로 목물을 하는 기분도 대단하다. 그러나 이후는 턱 떨리는 추위를 느끼며 총무부부가 끓여 놓은 따끈한 국물에 쐐주 한잔으로 피로와 추위를 쫓는다. 아래 그림중에 서 계시는 분이 순천에 거주하신 허종 어르신으로 금년 72세이며 백두대간 시절부터 우리와 함께한 분이다. 자기 생애에 지리산 천왕봉을 300회 목표로 현제 200여회 올랐고, 지금도 항상 선두를 놓치지 않은 타고난 강체질이신 분이시다. 그분은 버스로 귀경길에서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천왕봉은 아무나 가나'로 가사를 바꿔 반주 없는 노래를 불러 박수를 받는다. 젊은 사람과 어울린 생활도 젊게 사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따끈한 돼지고기 김치 찌게로 추위를 쫓는다.



                        귀  경  길 (버스안에서)

날은 어두워 지고 있다. 항상 조용한 음악으로 오고가는 우리 산꾼들 다음 만날때까지 건강을 당부하며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