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12일 월요일...

무척이나 견디기 힘든 지난몇일...
무척이나 고통스러워 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그런데두 위로해줄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여태껏 좌절을 모른채 살아왔던 딸아이가 대입이라는 첫 관문에서 좌절한것 것이다.

딸아이는 낙방의 슬픔보다 아빠에게 미안하다구 아빠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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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 찬미야 !
하늘이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을 주시려고 이런 아픔을 주신거야 그 큰 기쁨
을 감당시키려고 . . .

말문을 닫아버리 딸애의 손을잡고 지리산을 향해 길을 나선다.

대원사시외뻐스 정류장...
하늘은 무겁게 내려앉았고 솔잎향 그윽한 오름길로 ...
대원사 풍경소리 마음을 다스리고 굳게닫힌 딸애의 마음문에 살짜기 말을 건내본다.

찬미야 ? 참 좋제 그지..? ?

응 ...

돌뿌리 이리저리 피해가며 가랑잎초등학교(지금은 폐교)에 도착된다.

여태 말이없던 딸아이의 눈이 빛나더니
아빠 눈이야 !

그래 눈이오는거야 울찬미 마음달래주려고 지리산 산신령님이 선물을 주신거야....
산죽으로 이어지는 오름길에 함박눈이 펑펑내린다...

세상의 모든 근심걱정 상념을 이곳 지리산에 덮어두라고...
작은 지능선에 올라섰다.

찬미야 조금만 가면 무지개가 걸리는 무제치기폭포가 있어 무지개는 볼수없지만 얼어
붙은 폭포는 참 이쁠거야...

이젠 거의20m전방이 흐릴정도로 눈덩이가 통째로 떨어지는 것 같다.

아빠 무서워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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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망설였다.(100m만 내려가면 폭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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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집에가자 ....
(바로 저긴데 찬미야 쪼매만 가자하고 싶었지만 할수없었다... 기다림과 물러섬의 용기를 지리산은 나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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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초등학교 입구에서 올라왔던 길을 버리고 무제치기 아래 삼거리길목 새재로 내
려선다. 아무도 걷지않았던 그길을 딸아이 조금은 발걸음이 가벼워보임을...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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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재산장에 도착된다.

찬미야 뭐 묵을꼬 ?

할매한테 저나해서 백숙해달라 카자 맛있것제...(외가집이 유평면 밤밭골)
할매가 억수로 반갑다 하끼다.

응... 그래 아빠 참좋다.. 그라고 산이 이래 이쁜줄 몰랐다.

조금씩 피어나는 딸애의 미소.
지리에 함박눈 어둠되어 하얀겨울을 맞는다 .

딸애의 바라는 소망과 기다림
물러섬의 용기 보재기에 담아 타박타박 길을떠난다.

가야할곳 진주로...

갔던길.

대원사시외뻐스정류장 / 대원사 / 가랑잎초등학교자리.밤밭골 / 용수동에서 길옆 등산로 / 삼거리 / 새재에서 올라오는 길 / 무재치기폭포상단.안전망설치된곳 Back / 삼거리 / 새재 /밤밭골 / 진주....


▣ 반달곰 - 더 큰 기쁨이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부모의 가슴은 지리산 만큼이나 넓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알았으리라 생각되며 행복하시길..
▣ 권경선 - 먼 훗날 따님이 시집가면 지리산은 또 다른 친정 아버지가 될 줄도 모르겠군요. 자식의 아픔을 같이한 지리산행 아프지만 행복하게 잘 읽었습니다.
▣ 산그림자 - 안녕하세요.^^ 산그림자 입니다. 한없는 자식 사랑에 깊은 정을 쏟아가시며 따님과 두런두런 이야기하시며 오르는 지리산은,. 그렇게 용기와 희망을 품어 주겠지요.. 늘 건강하시고 기쁨이 가득찬 행복한날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김정길 - 지금 그런 과정이 잘되고 잘 사는데 10~20%의 숫자에는 영향은 주지만 나머지 80~90%는 내 3남매와 내 주변의 무수한 경험을 통하여 보면 아니올시다. 그때 그때 합격의 기분일 뿐이고, 26:1의 경쟁을 이겨냈던 전공분야는 지금 침통한 사향길이더군요. 인생의 판도는 역전의 연속입니다. 스타트가 늦는게 빠르게 성장하며 그길이 아닌 다른길이 성공을 지름길인 경우가 훨씬 많으오니, 상심할 필요 없다고 봅니다. 긍정적인 사고와 강한 의지가 중요하다고봅니다. 이찬미 화이팅!!
▣ 山용호 - 부녀지간에 거닌 산길풍경이 살갑게 그려지네요. 아름답게 읽고 갑니다. 삼천포/山용호/
▣ 신경수 - 안녕하세요 신경수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따님과의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하기 위해 조용히 길을 떠나 지리 한자락에 살포시 안기운 님의 걸음걸이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울러 무심으로 세월을 흘려보내버린 나 자신을 슬픔으로 뒤돌아보게 하는군요 좋은 아빠를 둔 찬미양에게 큰기쁨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온 가족 건강하시고 유유자적하시는 산행 계속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신경수 올림
▣ 산가이 - 정말 정겹습니다. 눈물나도록 감동적인 글 잘 보았네요..
▣ 산사랑방 - 늘 말없이 걸으시는 님의 마음속에 눈속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따님이 있었군요. 저도 수능끝난 아들놈 지리산에서 지리산의 넉넉한 마음을 가슴속에 심어주려다가 이놈이 펑크내는 바람에 불발로 끝난 것이 지금도 아스라이 마음 한구석 아프게 하는데 님께서는 그 일을 성취하셨군요..아마도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도 따님은 잘 이겨래리라 믿습니다.
▣ 김현호 - 김정길님의 말씀대로 긍정적사고와 강한 의지가 내삶의 질을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두루 행복하시길..
▣ 물안개 - 따님을 사랑하는 님의 마음이 짠하게 다가오네요. 내년에는 꼭 좋은결과 있으리라 믿어요.따님 화이팅
▣ 곽연기 - 안녕하세요? 부정이 듬뿍담긴 지리산 산행 딸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하고 내년에는 큰기쁨을 가져주리라 생각합니다. 딸의 쾌거와 코리아님의 건투를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