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얻은 영남알프스3차산행
(배내골-사자평-재약산-천황산-능동산-배내고개-간월산-신불산-배내골)
일자 : 2004. 4. 11(일)
날씨 : 14 ~ 24 °C(추정) , 맑음
주요경로 : 배내골 산행 들머리(신불산자연휴양림 입구 북측1km지점, 지도상 죽전마을, 06:30) – 855봉북측능선 사자평(07:25) – 재약산 수미봉(08:36) – 천황산(재약산 사자봉, 09:27) – 얼음골 갈림길(10:00) – 능동산(11:02) – 배내고개(11:40) – 능선 갈림길(12:10) – 966봉(12:18) – 간월산(13:23) – 간월재(13:45) – 신불산(14:35) – 신불산 남측안부 갈림길(14:55) – 계곡갈림길(15:55) – 신불자연휴양림(16:13) – 신불휴양림입구 도로(16:40) – 산행들머리 이동(16:50)
거리 : 약 20 Km (?)
산행시간 : 10시간
참가자 : 나
지난 3월 초에 처음 영남알프스를 찾은 후 오늘이 세 번째 입산이다.
처음 찾은 3월 7일은 혹한의 매서운 날씨였다. 언 뺨에 고통스러워하고 눈길을 헤치며 영남알프스와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었다. 석남사에서 출발하여 가지산을 거쳐 운문산을 넘어 8시간 걸려 석굴사로 내려왔었다. 영남알프스의 북쪽 언저리를 대충 맛 본 셈이었다.
그 두 주일 후에는 남쪽 통도사입구에서 출발하였다. 새벽 어스름을 뚫고 급경사를 타올라 영취산에 오른 후 신불산 그 너른 억새평원을 가로지르며 호쾌한 영남알프스의 신비경에 온 몸과 마음을 담구었다. 간월산을 지나 배내고개로 내려선 후 다시 능동산으로 올라 능선을 따라 석남고개를 건너 가지산 정상을 다시 밟고 쌀바위를 거쳐 운문령까지 이어갔었다. 11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으니 내 체력을 넘어선, 다소 무리한 산행이었다. 무리한 만큼, 영남알프스의 심장부를 관통하며 느낀 충격과 희열이 온 몸에 오래오래 남았다. 영남알프스에 대한 그리움을 키우며 드디어 짝사랑의 열병이 돋기 시작하는….
오늘은 사자평을 오른다.
며칠 전부터 산행 코스에 대한 도상 답사를 한다. 사자평으로 유명한 재약산을 오르려면 밀양 표충사에서 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는 시간, 거리 등의 이유로 승용차를 가져가야만 하는데, 재약산 하나만 달랑 오르내려오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배내골 안쪽으로 차로 이동하여 서쪽으로 능선을 올라 사자평을 거쳐 재약산, 천황산을 오르고, 이어서 능동산을 거쳐 배내고개로 내려오는 1차 코스를 정하였다. 시간과 체력이 남는다면 배내고개를 건너 동쪽 능선으로 올라 간월산, 신불산을 마져 넘어내려오는 2차 코스를 염두에 두었다. 즉 반원형을 그리느냐, 원형을 완성하느냐의 선택을 남겨놓고, 출발지는 배내골로 정한 것이다.
04:10 숙소 출발. 오늘도 긴 여정을 고려 중이라 이른 시간에 나선다. 밤에 잠을 설치고 일찍 일어나 권차장 깰 세라 조용조용 컵라면으로 떼우고 아파트를 나선다. 권 차장은 며칠 전 해안도로 15km 달리기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요즘은 쉬는 중이다. 영남알프스를 첫 날 같이 오른 동지인데, 혼자 가는 내 맘도 안타깝고 집에 홀로 남아 일요일을 무료히 보낼 그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일 게다. 속히 쾌유되기를….
06:30 배내골 사자평 산행들머리 도착.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이 지점은 배내고개 남쪽 8km지점이다. 쉽게 오려면 언양으로 와서 밀양가는 24번 국도를 타고 석남사를 조금 지나 배내고개가는 좌측 69번 도로를 타고 배내고개를 넘어 내려오면 된다. 오늘은 부산 하단에서 북상하다가 양산 호포역 바로 못미쳐 물금으로 가는 좌측 소로로 접어든 후, 물금읍을 지나(06:10) 원동, 밀양가는 1022번 군도를 타고 꼬불꼬불 고개를 넘어 원동까지 와서 배내골로 들어가는 우측 69번 도로를 타고 20여 km를 북상하여 무슨 고개 하나를 또 넘어 온 것이다. 도중에 비포장 길이나 차 한대 간신히 지나갈 길도 있고 시간도 상당히 걸리는 길이다. 협곡 사이로 길게 도로가 이어지고 좌우측에는 민박, 까페, 식당, 호텔, 전원주택들이 마구 들어서는 모습이다. 아마도 수년 전만해도 매우 한적하고 조용한 산골마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불산 자연휴양림 입구를 1km정도 지나, 좌측에 마을이 있고 우측 계곡 건너에 영남알프스라는 거창한 레스토랑 비슷한 숙박시설이 있는 곳 근처에서 차를 세운다. 길 좌측에 화장실 건물이 있는데 그 바로 앞에 등산 안내판이 서있고, 산 비탈에 표지기가 다수 매달려있다. 사자평 4km, 표충사 6km, 재약산 8km. 바로 산행 초입이다.
07:25/30 능선 안부. 지도상 855봉 북측 안부이다. 급경사를 한 시간 가까이 치고 올라와 드디어 능선에 진입한다. 눈 앞에 우뚝한 재약산과 발 아래 펼쳐진 억새지대. 바로 그 유명한 사자평이다.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했는데 이제야 그 모습을 알현(?)한다. 재약산 동남측에서 북쪽으로 넓게 펼쳐진 고산 분지이고 신불산 억새평원과 마찬가지로 나무가 별로 없이 억새들만 자라는 독특한 광경이다. 생각만큼 평평한 것만은 아니다. 북측 멀리 천황산 일명 재약산 사자봉이 보이고 그 오른쪽 기슭에는 빨간 건물이 보인다. 이 높은 곳에 웬 건물이…
07:40 사자평 너른 터 한복판에 나 혼자이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산새소리만 들릴 뿐. 시내물이 흐른다. 이 높은 곳에도 졸졸졸 시냇물이… 집터를 지난다. 야~ 이런 데 오두막이나 짓고 혼자 살아볼까? 내 취향에 딱 맞는데… 어린 소나무 묘목을 줄지어 심어 놓은 곳을 지난다. 풀 숲에서 후다닥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작은 동물이 날쌔게 달아난다. 노루다. 산 중에서 야생 노루를 만나는 건 정말 처음이다. 아직 어린 놈이다. 반갑다. 인간이 간섭을 하지 않으면 자연은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잃지않고 그 생명을 이어가는 법이니, 부디 우리 어리석은 인간들이 자연에 대고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이래저래 손질, 칼질을 삼가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아마도 이런 산행 조차도 제한할 필요가 있을테고…
07:55/08:00 갈림길. 이런 저런 건물터 흔적이 보인다. 지도상 고사리분교터가 이 근처가 아닐까 하는데, 확실한 안내판이 없어 모르겠다. 길 가에 좌 재약산 1.2km, 좌 층층폭포 0.5km, 후 전술도로라는 표지목이있다.. 산으로 오르는 길목에도 안내표지목이 보인다.
08:36/45 재약산 정상 1108m. 정상부는 울퉁불퉁 바위산이다. 사방 수십여 km에 이르도록 거칠 것이 없는, 글자 그대로 일망무제. 북으로 천황산, 멀리 가지산, 우측으로 능동산, 배내고개, 그 멀리는 고헌산? … 동으로 간월산, 신불산, 영취산… 발 아래 사자평… 아마도 평생 다시 올 기회가 있을른지… 두 눈에 꼭꼭 눌러 담는다. 디카에도 담고…
09:27/35 천황산 정상. 밀양시에서 세운 천황산 정상석이 있다. 그런데 왜 이 산 이름들을 놓고 천황산이니 재약산 사자봉이니 이리저리 부르는 지 모르겠다. 영취산, 취서산, 영축산으로도 불리는 그 봉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영남알프스는 다 좋은데 산 이름이 골치아프다. 산행기 정리하는데도 애로가 많다. 흐흐흐… 산은 항상 그 자리에 묵묵히 있건만 사람들이 욕심이나 필요에 의해 또는 이런 저런 명분을 내걸어 이래 저래 이름을 부르려 한다. 아무튼 사리에 어긋나지 않는 방향으로 매듭이 지어지길 기대한다.
동쪽 사면 아래에 빨간 지붕이 보인다. 능동산에서부터 이어진 임도를 따라 작은 트럭이 빨간 지붕쪽으로 접근한다. 오늘 두 개의 봉우리를 올랐으니 일단 기본은 한 셈이라 마음이 가뿐하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혼자 걷노라니 노래가 터져 나온다. 실로 오랫만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목청껏 멱따는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곡이 “가을 바람이 산들 불어…” 웬 가을 타령이냐? 아마도 억새밭을 보아서 가을 노래가 절로 나오나…
능선을 걷다보니 좌측으로 까마득히 아래에 오목한 지형이 펼쳐진다. 산내면이다. 산으로 빙 둘러싸인 평화로워보이는 고을이다. 24번 국도가 관통한다.
09:52 표지목 통과. 좌 신명마을, 직 얼음골 샘물상회, 후 사자봉
09:53 표지목 통과. 좌 신명마을, 직 얼음골, 우 샘물상회, 후 사자봉
10:00 갈림길. 좌 얼음골 3.55km. 직 능동산 배내골 6km, 후 천황산 1.4km.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그 유명한 밀양 얼음골이란다. 한 여름에도 얼음이… 으~ 씨원하겠다… 직진하여 가다보니 샘물상회인 듯한 가건물 가게를 통과한다. 염소 한 마리가 나를 따라온다. 이 녀석이 정신이 나갔나…
10:52 어쩌다 보니 능선을 놓치고 임도를 따라 편하게 온다. 배내고개에서 출발한 산행객들이 꽤 많다. 혼자, 가족, 단체 등. 능동산 오르는 마지막 능선에 붙는다. 작은 샘에서 목을 추기고 페트병에 담는다.
11:02/05 능동산 정상. 지난 번의 기억이 선명하다. 사람들이 많다. 서울보다 시끄럽다. 특히 여자들의 목소리는 확실히 뚜렷하게 들린다. … 이 곳부부터는 지난 번 2차 산행 길을 되밟아 가는 셈이다.
11:08:20 내리막 갈림길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이래야 찹쌀떡 5 개이다. 3개를 먹으니 너무 달아 더 이상 먹지를 못하겠다. 집사람이 싸주던 고추장 듬뿍 넣은 주먹밥 생각이 간절하다. 참기름소금 넣은 주먹밥도 짱인데… 바라보이는 가지산과 그 오름길 산자락이 참 부드러워 보인다. 풍만한 느낌.… 그 우측으로 쌀바위가 보이고 운문령쪽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선명하다. 지난 번에 저 임도 따라 지친 걸음으로 힘들어하며 겨우 운문령까지 갔었는데…. 이제 눈 앞에 배내고개를 내려가 다시 건너 편 능선으로 오를 일이 까마득하다. 이제 한 5시간 정도 왔는데, 가야 할 간월산, 신불산도 만만치 않을텐데… 쩝.
11:40 배내고개.
12:10 능선 도착. 헉헉. 표지목 좌 오두산 송곳산, 우 간월산 장군메기
12:18 966봉. 간월산으로 가는 능선이 마치 작은 공룡능처럼 날카로워 보인다. 좌측(동)으로는 급경사이고 우측으로는 완만한 지세이다. 간월산 산 허리에 임도가 구비구비 이어진다.
12:56 간월산 못미쳐 안부. 뚜렷한 안부는 아니고 이제 경사 오름길이 시작된다.
13:23/28 간월산 1083m정상. 에고 힘들다. 내가 지닌 지도에는 배내고개 위 능선 갈림길에서 여기까지 1시간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건 너무 짜다. 쉬지도 않고 내쳐 걸었는데… 저 번에 역으로 쉬이 내려 올 적에도 1시간이 넘었는데, 더욱 이건 오르막인데 1시간은 너무 해.… 어쩌튼 조망은 환상이다. 남쪽으로 신불산이 우뚝하고 그 너머 영취산, 서쪽으로는 재약, 천황산과 사자평이 아스라하다. 오늘 멀리 돌기는 돌았군… 하루 종일 해는 내 오른 편에서만 따라다닌다. 오른쪽 목덜미가 화끈거린다. 일본군들이 남양전쟁 때 쓰던 덮개천 달린 모자라도 있어야겠다.
13:45 간월재. 좌 홍류폭포 2.8km, 직 신불산 정상 1.5km, 후 간월산 정상 0.8km. 참 인상적인 광경이다. 좌측은 급경사로 되어있고 너른 안부에 아마도 수 백명은 수용이 가능한 넓은 곳이다. 우측에서 오른 임도에는 많은 차들이 서있다. 여기까지도 차량통행을 하게 하나보다. 신불산 공비토벌 격전지안내판이 서 있다. “6.25, 공비, 남부군, 제5지대장 김원팔, 점령, 양민, 공비토벌, 군경, 의용대, 원혼들, 메아리… ”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비극의 현장이다. 이념, 갈등, 피, 동족…
14:35/45 신불산 정상 1209m. 헥헥… 정말 힘들다. 지친 다리로 고도 300여 m정도를 오르니 신불산 정상 못미쳐 또다른 봉우리이다. 드디어 남쪽 영취산이 눈에 들어온다. 신불산에서 영취산에 이르는 억새평원지대가 펼쳐진다. 역시 간월재 광경과 더불어 이 근처에서 제일 멋진 광경이다. 영남알프스 최상의 조망이다. 신불산 정상까지 평이한 길을 따라가서 다시 한번 신불산 정상석을 배경에 넣어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남쪽 양지바른 바위를 찾아 숨을 돌린다. 하산에 두어 시간 걸릴 터이므로 찹쌀떡 하나를 억지로 먹어보는데, 너무 달다. 억지로 삼킨다.
14:55 안부 갈림길. 우측으로 싯누런 억새밭을 가로질러 내려간다.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거의 자연림 상태이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음악삼아 혼자 숲을 헤치며 나아간다. 끝없는 숲길이다. 군데 군데 급한 내리막에서는 오른 무릎에 통증이 나타난다. 아! 한동안 괞챦아서 자만에 빠졌었는데, 대여섯시간 지나 내리막에서는 어쩔 수가 없구나… 대간은 포기해야하나 보다.
15:55/16:08 갈림길. 우측은 파래소폭포로 올라가는 길이다. 계곡 합류하는 곳에서 드디어 신발을 풀고 탁족을 한다. 으~ 시려… 3초도 못 버틴다. 주인 잘 못 만나 고생한 내 두 발과 시원함을 나눈다. 이제 이 길로 내려가면 오늘 산행도 마무리되니 모처럼 망중한을 즐긴다.
16:13 신불산 자연휴양림 통나무집 통과. 뒤돌아보니 자연휴양림 통나무집의 뒤 산 배경이 그럴 듯하다. 계곡도 좋고 좌우 산 능선 마루금이 썩 시원스럽다.
16:40 휴양림 입구 69번 도로 도착. 휴양림 통나무집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 여러 대형 민박집들이 즐비하다. 배내골 계곡 다리를 건너니 드디어 69번 도로이다.
16:50 죽전마을(?). 북으로 1km를 걸어 산행들머리에 돌아오다. 우측 계곡 건너에 영남알프스라는 위락시설이 있다. 이름을 아예 전세를 냈네… 언양에서 석남사를 거쳐 배내골까지 들어오는 328번 버스를 만난다. 하루 두 번인가 다닌다던데… 신불산 휴양림입구에서 회차하여 돌아간다.
내 차의 주행계를 보니 92.4km이다. 이제 아침에 오던 남쪽 길로 되돌아간다. 69번 도로따라 남하하다가 4거리 갈림길에서 좌 양산, 어곡농공단지 방향의 새로 뚤린 길로 접어든다. 우측으로는 밀양으로 새로 뚤린 길이 있나보다. 지도를 보니 1077번 군도인 듯 한데… 길은 많은 공사비를 들여 잘 만들기는 하엿는데, 산 꼭대기까지 길이 올라간다. 거의 산 능선 최상단 높이 정도까지 길이 이어진다.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길이다. 이 길을 만드느라 이 산하는 얼마나 많이 상처를 입었을까? 또 이 길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산하를 어지럽히고 훼손하러 드나들게 될까? 나부터도 휘발류 없애며 이 산길을 기어오르니 자원낭비도 극심하거니와, “도로 개통 즉, 생태계 보전 끝, 환경오염 시작”인 것을 어찌하랴… 그 동안 도로가 부족하여 신설도로에서 얻을 주민들의 편익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만, 한 번 파괴된 자연은 그 복구에 너무도 많은 시간과 돈을 요구할 것이기에, 이 첩첩산중에 버젓이 뚫어놓은 도로에 황당함을 감출 길이 없다. 새로 뚫린 멋진 산복도로를, 씁쓸함을 머금으며 타 넘어 양산으로 내려온다.
19:10 용원 숙소 도착.
서울에서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을 접했을 때, 그저 그런 지방의 산이려니 했었다. 가지산이니 운문산이니 신불산이니 하는 이름을 들었을 때도 그저 그런 높이의 산들이 모여있나 보다 생각하였다. 그러나 인터넷서핑 중에 우연히 입수한 영남알프스 등산지도 한 장은 내 무심함에 짱돌을 던진 셈이었다. 그 지도에는 가지산, 운문산, 취서산, 신불산, 간월산, 재약산, 천황산, 사자평 등 영남알프스의 거의 전 지역을 망라하여 광범위하고도 자세하게 산행을 안내하고 있었다.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영하 8도 언저리의 혹한을 뚫고 가지산, 운문산을 오르고, 두 번째는 남쪽 통도사에서 영취산을 올라 신불산 드넓은 억새평원을 관통하고 간월산을 거쳐 또 다시 가지산을 올라 운문령까지 걸었다. 내 체력을 넘는 장시간 산행의 고통은 고통의 무게보다 훨씬 더한 희열과 함께, 내 몸에 영남알프스에의 그리움을 더욱 깊게 각인시켰다. 난 눈 멀고 귀 멀고 맹목적인 사랑에 빠진 것이다.
오늘, 드디어 그 세 번째 사랑놀음에 들었다. 사자평 너른 들, 끝 간데 없는 알프스 연봉, 탁 트인 시야, 그리고 시원한 바람에 온 몸을 맡겼다.
이제 나는 자유다!
002 배내골 산행들머리... 산비탈에 표지기 다수...
012 능선에서조망4 사자평zoom
015 재약산 사자평
037 재약산 정상석
039 재약산정상에서조망2 표충사계곡zoom
040 재약산정상에서조망3 천황산
054 재약산정상에서조망17
062 갈림길 안내표지판
064 천황산오름길
065 뒤돌아본 재약산수미봉
070
082 능선상에서본 산내면
093 샘물상회, 나를 따라오려는 염소 한 마리...
098
102 능동산에서조망 천황산에서온길
106 갈림길중식시 조망1 가지산
109 배내고개
111 배내고개위의 배내골 (이천리) 안내도
112 배내고개상의 간월산-신불산 등산안내도
119 간월산허리 임도
131 간월재
132 간월재2
152 신불산정상에서조망 남측 영취산
153 신불산남측 내리막길
181 신불산 자연휴양림 안내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