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양평 백운봉
산행일자 : 2004년 1월 1일 (목요일)
산행자 : 평택 목요산악회* 남편* 허경숙
날씨 : 심술보 가득







송년예배를 드리고 새해 새벽에 집으로 돌아와 잠시 눈 붙이고
잠이 덜 깬 해님을 재촉하며 길 떠난다

남편과 함께 발 맞추기 위해 떠나는 길  
뻥 뚫린 도로를 사정없이 달리는 버스 속에서 기쁨이 겹쳐진다

산행할 수 있는 건강주심과 모처럼 남편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9시 50분 산님들을 산행기점에 쏟아 놓고 정기사님은 홀로 무슨
시를 쓰고 계실지? (우리의 기사님의 칼럼니스트이시다)

눈으로 배웅을 하며 대일학원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오르는데
조금 오르니 사방 철조망을 해놓았다. 사유재산이라 그런가
하는 수 없이 다시 내려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다시 되돌아 나오며 별로 유쾌하지 않다
      조금 더 다리 품을 팔면 되지만 많은 산객들이
     
그렇게 돌아나올 것을 생각해보니...어쩐지




          용문산 약수사라는 조그만 사찰이 있었다
      잠시 사진을 찍고 볼일을 잠시 보았더니 남편은 바람같이 사라졌다

     
 
         
         멋진 풍경이 나타나고 바람처럼 달아난
     남편을 뒤쫓아 나도 바람이 된다

     무거운 바람들은 뒤에 처지고 가느다란 바람 한줄기 내처 달아난다 
     열심히 달린 바람은 이내 등짐 처진 남편을 발견하고
     남편은 내가 먼저 가 버렸나 싶어 땀 닦을 새도 없이
     올라가는 중이었단다.
     
     잠시 쉬어 간다고 먼저 가라고 해서 순서가 바뀌고  


        
        


         약수 한모금으로 목 적시고 기다리는데 춥다 "이그 추워"
     20분을 기다리니 등짐 무거운 남편 나타났다



자꾸 뒤처지는 남편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끌며 올라간다
눈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니 남편이 위로를 얻고 힘을 내어 한걸음씩
오름질하는데 한컷 부탁하길래 몇장 그려 드리고...



이런 풍경 난생 처음 본다며 좋아하는 남편이 소년 같아 귀엽다
화이팅을 외치며 다시 오름짓
남편의 머리 수건에 묻어나는 땀은 수도꼭지 열어 놓은듯
한줌의 물기를 쏟아내고


 



남편이 이런 그림을 보고 좋아하니 입가엔 웃음이 매달리고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말라버린 단풍잎에 매달린 하얀 장식



산비탈엔 서서히 상고대가 길이를 키우기 시작한다



금강산에서 가져와 세운 통일암 앞에서 몇몇의 사람들이 통일을 기원하는
묵념을 올린다 양평 어느 산악회에서 오신 분들이었는데
조금 후엔 산신제까지 올리고 술을 한배씩 돌리고
바람도 불고 싸락눈이 흩날리며 날씨가 나빠진다.



잘 생긴 정상석을 그림에 담고 사나사를 겨냥하지 못하고 연수리 쪽으로
내려가라는 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급경사를 따라 내려가는데
남편의 다쳐서 힘 없는 다리가 말썽이다
쥐가 난다고 주저 않는다.

이 큰 어른을 작은 바람이 업고 갈 수도 없고...
낭패다.
조금 후 괜찮다며 다시 꼬꾸라지는 연습을 한참을 해대니
거짓말 같이 아늑한 안부가 나타난다.

먼저 오신 님들이 식사를 하고 계시길래 묻혀서 점심을 먹고
후미 챙기시는 회장님을 뒤로하고 다시 내림 길에 들어 섰는데...



너덜이 나타나더니 희미해지는 길에 조명탄이 나뒹굴고
아무데나 낚아채는 다래넝쿨이 사방 천지에 널려있다
우리는 헤매기 시작한다

위에서는 길 잘못든 우리를 올라 오라 부르는데
그 분들이 잘못 갔나 싶어 이쪽으로 내려오라고 신호를 보내고
엇갈리는 싸인에 우리는 힘들었지만 재미있고 신나는(?) 계곡 산행을 했다


간간 보이는 *송도병원 서울시니어스타워*라는 이름의 리본이 길을 안내 했고
남편의 시원찮은 무릎이 걱정 되었지만 다행히 별 일 없이 즐기며 간다
사실 말은 안했지만 내 속내는 "너무 재밋네" 연발하며@@@@@@@@@@@



힘든 내림길 위로하느라 계곡에서 손이나 씻고 가자며 등짐 풀어 놓고
들여다보는 계곡은
어디서 많이 본 얼굴같은 낯익은 모습이다

"이상하다? 이쪽이 사나사 계곡 일리가 없는데 어쩐지 사나사계곡같다" 며 운을 띄우자 "뭐 먼 계곡?"
2002년 11월 사나사 계곡을 다녀 갔었기에...



마치 청와대처럼 뒷산을 머리에 이고 선 사나사 대웅전
결국은 바램하던대로 사나사계곡 쪽으로 내려오게 되어 아리송한 가운데에도
시작부터 좋은예감으로 마감하는 산행이었다.



오래 된 석종이 있다



단순하면서도 진한 정감어린 돌탑이 있고(안내문을 새겨 왔지만 생략하고)



오랫만에 보는 계곡수에 마음까지 맑게 닦으며 들여다보니
내 마음도 저처럼...하는 욕심이 인다



함왕혈에 대한 이해를 잘 몰라 기록을 못함을 용서하소서



마지막 그림을 디카에 담으며 새해 첫날 부터 좋은 산행을 하게 되어
감사를 마음 깊은 곳에 채워 압축을 해두고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램하며

모든 산님들에게도 넘치는 기쁨이 맑디 맑은 계곡수 처럼 흘러 넘치기를
...


산님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김용진 - 부부가 함께한 새해 첫 산행을 축하드리며... 1년 내내 좋은 산행하시길....
♣ 김용진님 반갑습니다. 축하 해주셨으니 님께서도 더 큰 복 누리시고 아름다운 산행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님께서 쓰고 계신 산행기 애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수리산 - 좋은산행부럽습니다....새해에많은글부탁드림니다.오늘저녁저도짝꿍과덕유산종주를하려고석수님과떠남니...........
♣ 반갑습니다. 저는 부부산행이 부럽습니다. 더군다나 종주라니 푸근하신 고석수님과 함께 하신다니 더욱 부럽구요 늘 건강하셔서 아름다운 산행 많이 하시길...

▣ 산초스 - 한국의 마터호른이라는 백운봉을 다녀오셨군요. 아마 새수골로 오르셨다가 성두봉으로 하산하시다 사나사로 나오신것 같습니다. 용문산 정상쪽으로 종주하시면 함왕봉,장군봉지나 왼쪽의 함왕골을 따라 내려와도 사나사로 나오지요. 새해 첫날 멋진 산행 축하드립니다.
♣ 산초스님! 받아쓰기를 잘못해 님의 답안을 힐끗 곁눈질하다 들킨 것 같아 부끄럽군요. 말씀대로 용문산 정상 쪽으로 가려했더니 이래저래 못가고 결국은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결국은 사나사로 탈출했지요. 답 가르쳐 주셔서 많이 많이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세요
.

▣ 불암산 - 님께서 찾으시는 "최을용"이라는 사람 혹시 전산업계에 있던 집은 아마도 충북 음성에 있는 농가에 살고있는 최을용씨 아닌가요? 나이는 40후반줄에 미인이시지요.
♣ 제가 찾는 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심이 기쁨니다. 멋진 불암산보다 더욱 멋지실 것 같은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며 좋은 날 많이 만드세요. 감사합니다 


▣ 최병국 - 심술보가득한 날씨에 의미있는 산행을... 날씨는 심술보지만 마음은 하회탈이네요.신년산행 축하드립니다.
♣ 병국님! 제가 아는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넉넉한 마음을 가지셨을 것 같아 보이는 듯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곤히 잠든 아내를 깨워 새해 일출산행을 하심도 이쁘구요.
지금처럼 몸도 마음도 늘 건강하셔서 아름다운 부부애 간직하시며 즐거운 나날 만들어 가시길...

▣ 정영동 - 저도 2년전엔가 올라가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 제 기억에는 저 백운봉 표시석이 없던걸로...수고많으셨습니다. 형님 뵙게되여서 영광이고요..^^
♣  앵초님! 제가 바쁜 대신 조금은 여유로워진 것같아 내심 기쁨니다. 나날이 아름답게 여물어가시는 열매를 많이 맺으시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시는 기쁨 올해엔 더욱 더 많이 뿌리시기를...

안치환 떠남이 아름다운 사람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