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 가을이 지나갈줄 어찌 알았을까?... 금오산산행기

- 일 자 : 2004. 11월 18(목요일)
- 날 씨 : 흐린날
- 인 원 : 저니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매표소-구미산성-해운사-도선굴-대혜폭포-정상-약사암-매표소
[산행시간 4시간40분 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이젠 겨울로 접어드는 시간... 전국의 산하를 곱게 치장했던 가을이 옷을 벗는 11월 중순.. 평일 하루 느긋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할까? 아주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며 기차여행을 하고싶었다. 2시간 정도 기차여행을 하고 산행 할수있는 곳을 알아보던 중 대구의 팔공산과 구미의 금오산을 놓고 고민을 하다 결국 역과 거리가 가까운 금오산으로 정하고 설레이는 맘으로 산행날짜를 기다린다.





구포역(07:48)∼구미역(09:35)∼채미정매표소(10:00)



☞ 주중이라 한산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


아침 7시정각에 사무실을 출발.. 구포역뒤에 주차를 하고 2층 대합실로 올라가니 아침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서둘러 개표를 하고 플롯폼으로 내러서자.. 길게 늘어서있는 철로가 만남과 헤어짐을 생각하게 한다. 주중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KTX에 밀려서 때문인지 대부분 삼랑진과 밀양가는 승객들이고 대구역을 지나자 빈자리만 덩거러니 놓여있다.




산행시작(10:00)∼금오산성(12:23)~해운사(10:33)-도선굴(10:52)



☞ 구미 금오산 도립공원 매표소


산행지로 이동할때면 늘 가이드산악회의 관광버스나 아님 승용차로 갔었는데... 기차역과 산행지가 거리만 가까우면 가끔씩 이렇게 기차여행도 하면서 가는것도 괜찮을듯 싶다. 두시간만에 구미역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금오산 매표소(2,700원)까지 가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내릴적에 돌아갈때를 대비해서 콜 명함을 받고 곧바로 산행을 시작...




☞ 가을경방기간동안 폐쇄되는 등산로 안내표지


지금껏 산행하면서 금오산이 입장료(400원)가 제일 싼것 같다. 다른곳 같아서면 입장료와 문화재 관람료를 명목으로 2,000원 훌쩍 넘을텐데... 어째던 기분은 좋다.. 매표소를 지나 5분정도 올라가자 해운사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가 탑승장이 보인다.

산행로 곳곳에는 산행로 폐쇄라는 안내시그널을 걸어놓았는데... 조금아쉽다면 폐쇄를 하는 이유(가을산불경방기간)와 기간을 적어놓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 대혜문 금오산성


경방기간이라 제1등산로만 개방되어있고 다른 등산로는 전부 폐쇄되어있다. 제1등산로는 길바닥을 돌로 깔아 만든 산행길로 마치 포장도로를 걷는 기분이다.

돌탑을 지나서 5분쯤 올라가면 암벽에 "금오동학"이라는 희미한 글씨가 새겨져있는 바위가 보인다. 이 글씨는 금오산의 산수가 이토록 아름답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듯하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금오산성의 성문인 대혜문이 나온다.




☞ 해운사 부근에는 아직 빨간 단풍잎이..



금정산 북문같은 느낌의 대혜문을 지나면 영운정이라는 약수터가 나오는데 168미터의 암반에서 파서 끌어올린다고 설명이 되어있다. 물맛은 글쎄... 마셔보니 그리 시원하다는 느낌은 오지 않는다. 약수터 바로옆에는 아직 가을의 끝을 잡고있는 빨간 단풍나무가 눈길을 끈다. 홀로 저물어가는 가을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쓸쓸하게 보인다.



대혜폭포(11:00)∼할딱고개1지점(11:11)-성안대피소갈림길(12:05)~정상(12:28)



☞ 도선굴에서 바라본 해운사



약수터 바로위에 자리잡은 해운사는 그리크지않은 절집으로 뒤에는 도국선사가 득도했다는 도선굴이 보인다. 절벽 중간쯤에 자리잡은 도선굴은 외길이라 일욜이면 지체가 심할듯싶다. 도선굴에서 바라본 해운사는 가을이가고 겨울이 오고있음을 확연히 느낄수있다.




☞ 대혜폭포에는 소풍을 온듯한 어린이들로 붐비고


대혜폭포에는 소풍을 온듯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물찾기를 한다고 분주하다. 수량이 적어서 그런지 멋지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꽤 높게보인다. 이 폭포는 물 떨어지는 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 하여 명금폭포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 끝없이 어이지는 계단길


대혜폭포를 뒤로하면 이제부터 나들이온 사람들과 정상으로 가는 사람들로 나뉘어 지는데 정상가는 길은 할딱고개 이름답게 경사가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20여분 가쁜숨을 몰아쉬고 올라서자 전망좋은 바위에 도착하는데 여기가 할딱고개 1지점이란다.

잠깐 숨을 고른후 정상으로 오르는데 어휴~ 무슨 돌계단을 이렇게 많이 만들었는지.. 올라가도 끝없이 어이지는 계단길이다. 성안대피소갈림길인 능선안부에 올라서도 돌계단길은 어김없이 이어지는데 흙을 밟으려 산에 오르는 산행객들에게는 오히려 더 숨을 가쁘게 하고 딱딱한 돌길은 무릎에도 큰 무리가 될듯싶다.




☞ 여기가 금오산 정상인 현월봉



정상밑에는 축구장만한 헬기장이 있고, 정상에는 무인 방송국 중계탑과 이동통신회사들의 안테나가 정상을 모조리 차지하고 현월봉 정상석은 겨우 몇평 세들어 사는 느낌이다. 아무리 도심의 산이라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생달이 걸려있는 듯한 모습이다 해서 현월봉이라고 했다는데 내가 생각에는 그런 운치는 오래전에 사라진 옛날 이야기인듯싶다.



약사암(12:38)∼케이블카(14:22)~매표소(14:40)~구미역(15:45)~구포역(17:35)



☞ 약사암 범종루


더 이상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정상을 서둘러 내려오니 약사암으로 내려가는 벼랑길이 보인다. 이곳 약사임은 양쪽으로 가파른 암봉밑에 자리를 잡고있어 아찔하다는 생각이든다. 약사암 앞에는 사진으로 많이 보았던 구름다리가 범종루까지 설치되어 있는데 오늘은 문이 꼭 잠겨있어 건너갈수 없는것이 넘 아쉽다.




☞ 매표소입구의 나무거리


예정은.... 약사암 아래로 내려가 법성사쪽으로 하산을 할려고 했었는데 이곳 역시 산행로가 폐쇄되어 할는수없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갈는수 밖에 없는듯하다. 올라올적에 보았던 수많은 계단을 생각하니 은근히 겁(?)이 난다. 무사히 해운사까지 내려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매표소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덕분에 약간의 시간이 남아 야은 길재선생의 자취가 남아있는 채미정을 둘러볼려고 했었는데... 이곳도 겨울나기 공사가 한창이라 입구다리까지만 갔다가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 산행을 끝마치고 이제 다시 부산으로...


예약한 차표시간에 맞추어서 구미역을 출발... 부산으로 내려오는데 산행후 밀려오는 적당한 피로감때문인지 기분좋은 졸음이 찾아온다.. 내 마음속에는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않은듯 아직 가을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렇게 빨리 가을이 지나갈줄 어찌 알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