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11월 14일

산행인원 : 10명

산행구간 : 월악산 덕주골~영봉, 원점회귀 산행

산행시간 : 총 6시간


 

회사 입사동기들과 일년에 두 번 정도 정기적으로 만나는데

이번 가을에는 수안보에서 모여 월악산에 산행했다.

전국에 퍼져있는 11명 중에 10명이 참석했으니 출석률이 양호하다.

 

입사동기는 한솥밥을 먹고 같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에

서로 익숙하면서 다들 고만고만하여 마음이 편하다.

고교 친구나 대학 동창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토요일 저녁에 만나 술 마시며 떠들고 놀다가

새벽 무렵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는데

술이 과하게 마셔 산에 못 올라가려는 친구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산 정상에서 증명사진을 안 찍은 사람은 특별 찬조금을 듬뿍 내라는

총무의 외유내강한 한 마디가 효험 있었는지 전원 정상까지 올라갔다.

 

한잔 하면서 회포를 푸는 것도 좋지만

땀 흘리며 산에 오르는 것을 더하면 더욱 추억에 남을 것 같아

이번 모임부터는 산에 가자고 제안했다.

 

늦가을의 산길을 걸어 올라가는 정취가 좋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하늘이 푸르고 공기가 상쾌할 정도로 맑다.

낙엽이 쌓인 돌계단을 밟으며 가는 마음이 가볍다.

 

마애불을 지나고 가파른 길이 나타나더니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무수한 계단들이 이어진다.

치악산의 사다리 병창이 떠오른다.

평소에 운동 안하던 친구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일 듯.

그래도 땀 흘리며 모두 잘 올라간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0.1톤의 거구와 같이 맨 뒤에서 올라갔지만

전날 밤에 많이 마신 듯 올라가는 길이 힘들었다.

285개 계단이라고 말하는 정상 직전의 계단에 올라서서야 비로소 몸이 풀렸다.

 

봉우리를 빙글 돌아서 올라가는 영봉 가는 길이 묘하다.

힘들게 올라온 정상에서 흐뭇한 기분이 절로 난다.

사방을 둘러보니 저기에 충주호도 보인다.

기념촬영하고 정상주도 마시고 하산할 때

마음의 부담도 없고 해서 앞장서서 신나게 걸어봤다.

 

사랑의 절정으로 치닫는 그 순간의(?) 심장 박동수를 유지한 채

헉헉거리며 산을 내려가니 올라오는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걸으면

도시의 공해에 시달리는 답답한 가슴과 보이지 않는 그물에 갇혀있는 마음이

땀으로, 가쁜 숨으로 깨끗이 씻기어 홀가분해짐을 느낀다.

 

전원 아무 탈 없이 산을 내려와 점심을 먹고 동동주를 한잔한다.

다음번에는 덕유산에서 만나기를 약속하며 아쉬움속에 1박 2일의 일정을 마쳤다.

 

월악산,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은 맑디맑고 눈이 시리도록 푸르더라.


 

마애불

 

영봉

 

영봉 가는 길

 

영봉 정상

 

가을 산길을 내려가는 연인

 

월악산 덕주사, 지붕이 날아갈 듯하다.

 

덕주사 남근석

 

송계계곡 맑은 물의 낙엽

 

늦가을의 단풍나무

 

단풍주, 청향(淸香)은 마음에 지고 낙홍(落紅)은 잔에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