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리 산 ( 1915.4 m ) - 지도에도 없는 雲 海 를 항해하며

경남 함양. 산청. 하동.  전남 구례. 전북 남원.
산행구간 : 중산리-칼바위-법계사(로타리산장)-개선문-천왕봉-제석봉-장터목산장-
                법천폭포-홈바위-주차장
산행시간 : 약 9 시간 ( 산행거리 : 약 12.4 Km )

 

가을 산불 발생으로 인한 입산통제(04.11.15.-04.12.15)가 실시되기 전 다시 찿은 중산리

의 새벽은 환하게 밝혀놓은 가게마다 문을 열어 손님을 맞이하려는 듯 분주하고 한두

방울씩 내리던 빗물이 부슬비가 되어 땅을 적시는 가을비에 모두가 비옷을 걸치며 우중

산행을 준비하면서 일출을 기대하던 마음들이 조금은 실망스러움으로 바뀌어 가는 듯

 

랜턴 불빛에 줄지어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숲길로 들어서며 잠시 후 비가 멈춰 주기를
바라는 모두의 마음이지만 어두움을 타고 흐르듯 계곡 물소리가 귓가를 스치면서 지나
가는 길목마다 고여있는 빗물을 피하여 오르는 동안 어두움의 숲에 멈추어 흠뻑 젖어
있는 칼바위를 지나치며 오르고 있다.

 

가랑잎에 질 퍽 이는 가파른 길을 따라 크고 작은 바위를 딛고 오르고 피해가며    
오르면서 출렁 다리를 건너 급경사를 올라 어두움 속에 늘어선 조릿대 나무의 사열을
받는 숲길을 지나 오르는 동안 어두움이 벗겨지며 감추어져 있던 지리 산세가 서서히
밝아오며  맑은 공기 울창한 나무사이로 새 아침을 알리는

 

바위 너덜 지대를 지나 망 바위에 올라서니 온산을 휘돌아 감싸며 피어오르는 운해 가
그려대는 아름다움에 감탄 그리고 또 감탄. 일출을 볼수 없어 아쉬웠던 마음을 바꾸어
주려고 한폭의 그림을 그려대고 있는 듯 멀리 남해 바다까지도 온 세상이 구름 속에   
묻혀가며 또 다른 세상이 잉태하는 듯 펼쳐지고 있는

 

로타리 산장을 지나 법계사 입구의 넘쳐나는 약수를 마시고 돌아 오르면서 연신 뒤를

돌아보며 시선을 떼어 놓을수 없는 여인네의 춤사위처럼 휘감아 도는 운무를 즐기면서
가파른 길을 오르는 발길은 쌀쌀하게 느껴지는 차거움 마져도 녹아 내리게 하듯 줄지어

오르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고 있다.

 

지난달 일출을 보았던 개선문을 오르는 마지막 계단 위에 올라 자연의 신비를 느끼며
펼쳐지는 구름바다 위에 떠다니는 조각배인양 봉우리만 내밀고있는 수많은 봉우리중
하나인 조그마한 배의 선장이 되어 지도에도 없는 운해 를 항해하며 하얀 물살을 가르는

항해사가 되어 보았으면 싶은 공상 속에 나래를 펴고

 

개선문을 벗어나며 오르는 동안 갑자기 빗방울이 진눈 개비가 되어 훗 날리는 첫 눈발

을 맞으며 마지막 계단을 올라 늘 푸르른 구상나무 군락을 지나 정상을 올려 보니 가까이

다가선 정상은 안개 속에 감추어져 보이지 않는 제 1 영봉의 위엄을 지키려는 듯 싶어

암석이 흘러내릴 듯 싶은 가파른 길을 바삐 오르고 있다.

 

정상은 항상 그곳에 있는데 흐미하게 안개 속에 비쳐지는 정상을 바라보며 따라 오르니
빗방울이 멈춰버린 천왕봉 정상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운해 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정상

표지석 앞에 머무는 동안 흐렷던 날씨와 달리 하늘이 열리고 햇볕이 비추이는 천왕봉에

내가 서있다는 이순간 은 어떻게 표현 할수 있을까 ?

 

흥분되었다 싶었던 마음을 정상에서의 흔적으로 남기고 조심스럽게 하늘로 오르는 문 -

통천문을 내려서며 제석봉을 지나 장터목산장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들로 인하여 말

그대로 장터를 이루는 한적한 곳을 찿어 때늦은 아침식사를 따끈한 라면국물로 곁들이며

식후에 마시는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이고

 

중산리로 내려서는 돌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서니 나뭇가지 사이로 계곡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깊은 골을 이룬 계곡에 그동안 내린 비로 인하여 넘쳐나는 유암 폭포를 지나

계곡을 따라 내려서니 커다란 소를 이루며 청경류수와 같은 쪽빛 색깔 맑은 물이 넘쳐나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발길이 멈추어 지고
 
다시 또 내려서니 칼바위와 함께 전설을 지닌 길게 홈이 패어있는 홈 바위를 지나
물소리조차 시원하게 뿜어내는 법천 폭포와 계곡을 이어주는 흔들거리는 출렁다리를
건너 오르내리며  삼거리 안부에 도착하고 다시 또 출렁 다리를 건너서 내려서니
어두움 속에 가려져 있던 칼바위의 모습을 지나치면서

 

낙엽송 깔려 있는 숲길을 벗어나 큰길로 나서보니 어두움 속에 가려져 있던 중산리 의

모습은 많은 등산객들로 인하여 활기찬 또 다른 계절의 색으로 물들어 가고  아직은

아름답게 물들어있는 주위산세와 어울려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수 있는 마음을 간직한체

돌아가기 위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주차장 으로 내려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