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의 느낌으로 덕유산을...


☞산행일시 : 2004년 11월 14일(일) 10:55분-16:58 (6시간 03분-휴식포함)

☞산행코스 : 안성매표소-동업령-백암봉-중봉-향적봉-백련사-삼공리

☞산행인원 : 똘배혼자 (안내산악 이용)



▲동업령에서 바라본 동쪽 파노라마<좌측 속리산에서 우측 가야산까지 조망>


▲중봉으로 오르는 중의 풍경(반짝이는 부분은 산죽이 햇빛에 반사 - 앞의 두분은 종주중)

 

덕유산은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다.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을 향해 장장 30여㎞에 뻗쳐있다. 북덕유에서 무룡산(1,491)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1,507m)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를 넘는 거대한 산이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계류는 북쪽의 무주로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에 유입된다. 설천까지의 28㎞ 계곡이 바로 「무주구천동」이다. 구천동계곡은 폭포, 담, 소, 기암절벽, 여울 등이 곳곳에 숨어 "구천동 33경"을 이룬다.
 

청량하기 그지없는 계곡과 장쾌한 능선, 전형적인 육산의 아름다움, 그리고 넓은 산자락과 만만치 않은 높이를 갖고 있어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산 정상에는 주목과 철쭉, 원추리 군락지가 있어 봄, 가을 산행이 운치를 더한다.
 

덕유산은 철쭉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능선 일대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봄철 덕유산은 철쭉 꽃밭에서 해가 떠 철쭉 꽃밭에서 해가 진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산 전체가 철쭉밭이라 할 만큼 군락이 넓게 퍼져 있다. 북덕유정상 향적봉에서 남덕유 육십령까지 20㎞가 넘는 등산로에 철쭉군락이 이어진다. 가장 화려한 곳은 덕유평전. 평평한 능선에 철쭉밭이 화원을 이루고 있다. 보통 6월25일 전후 6월  5일경이 절정이다.
 

덕유산은 무주구천동을 끼고 있어 여름철에 각광받는 곳이지만 가을단풍으로도 유명하다. 매우 다양하고 아름다운 단풍경승을 자아내는데 산속으로 안길수록 더욱 깊고 그윽한 맛을 풍긴다. 대표적인 코스는 구천동 33경을 보면서 북덕유산 정상을 오르는 코스. 하지만이 코스는 단풍 절정기에 너무 많은 인파로 붐비는 게 흠이다.
 

조용하고 깊이있게 단풍을 즐기려면 덕유산 제2의 고봉인 남덕유산이 좋다. 남덕유산 정상에 오르면 푸른빛의 구상나무와 어우러진 단풍이 한껏 멋을 풍긴다. 삿갓재에서 왼쪽 골짜기로 내려서면 원통골. 원시림지대여서 단풍이 더욱 찬란하다. 하류쪽에 조성된 잣나무 단지의 푸른빛과 참나무들의 갖가지 단풍빛이 썩 잘 어울린다.
 

겨울의 덕유산은 마치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연상케 한다. 첩첩산중으로 장쾌하게 이어진 크고 작은 연봉들이 눈가루를 흩날리며 선경을 연출한다. 덕유산은 남부지방에 있으면서도 서해의 습한 대기가 이 산을 넘으면서 뿌리는 많은 눈 때문에 겨울산행 코스로 최고의 인기를 모으는 곳이다.
 

구천동계곡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다른 계절에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눈 쌓인 능선길을 올라 정상인 향적봉에 닿으면 눈옷을 입고 있는 철쭉군락과 주목, 구상나무숲이 보여주는 설화가 감탄을 자아낸다. 향적봉-중봉 구간에 있는 구상나무군락의 설화는 한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한국의 산하 퍼옴>

              


 

◆ 산행전예기 

항상 그랬듯이 미리 산행코스를 잡지 못한다. 친구와의 일정 맞추기도 그렇고

또한 초보다 보니 가보고 싶은 곳은 많고 몸은 하나니 말이다.

친구와는 일정을 맞추지 못해 조계산. 내장산. 청량산을 놓고 저울질 하다가 덕유산이 눈에 띈다.

단풍구경이야 설악산과 지리산 뱀사골에서 많이 했는 데 굳이 단풍산행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올 2월 폭설내린 덕유산을 걷던 생각이 불현듯 나서 전화를 하니 자리가 있다고 한다.

덕유산의 탁트인 조망을 보고 싶다.


마눌은 경기도 안 좋은 데 일요일 마다 산에 가는 남편이 곱지 않은 듯 시쿤둥하다.

그렇다고 다들 아시겠지만 산 좋아하는 사람이 일요일 집에서 무얼하고 지낸단 말인가?

그래도 눈치(?)본다고 2주간은 지방산행을 자제 했었던 터이라 눈치고 뭐고 강행키로 한다.

6시에 알람소리에 일어나 보온병에 물과 컵라면과 양갱이. 소주반병짜리 팻트병을 넣고 수내역으로 향한다.


제법 쌀쌀한게 겨울 맛이 난다.

김밥 두줄을 사고 복정역에서 7시45분에 버스는 출발한다.

코스 때문인 지 경기가 좋지 않은지 2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산악회회장님에겐 좀 미안한 마음이지만 널널한 자리가 편안함을 준다.^^


 

◆ 산행기    

올 2월에 다녀온 곳이라 코스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 혼자 널널히 즐기기로 한다.

오후 5시까지 삼공리 버스로 집결하라고 한다. 다행이 날씨는 쌀쌀하지만 하늘은 푸르고 맑다.

단풍철이 지난 안성매표소는 한산하다.

  

                                            

◀안성 매표소

 

10시 55분에 출발한다. 관광객 몇 명이 빠진 단출한

15명이 출발한다.

11:09분에 삼갈래 길이 나온다.

우측은 칠현폭포 방향이고 좌측의 나무다리를 건넌다.

수량이 제법 있는 우측의 계곡을 끼고 경사길을 오른다.

  

  

  

  

  

  

칠연폭포와 향적본 갈림길                                                    목교를 넘어야 동업령으로
 

간간히 산죽길로 이어져있는 등로는 낙엽으로 쌓여 있고 이미 단풍의 붉은색은 어느 한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한 40여분 오르자 올겨울에 백련사 부근에서 특히 많았던 겨우살이 군락이 눈에 띈다.

열이 많은 체질이라 등산 조끼와 이윽고 남방까지 벗고 혼자만 땀이 흥건한 반팔 차림으로 오른다.

  

   

 

                           

계속 이어지는 산죽길 

겨우살이 군락

  

  

  

계속 이어진 산죽길을 오르다 어! 물기가 얼은 것인 지 눈의 흔적이 보인다.

내리는 눈은 아니지만 올해 첫눈을 본다.

매년 보는 눈이지만 첫 번째 눈을 보고 신기해하는

나를 보며 아직도 어린 감흥이 있구나 생각하며

혼자 웃어본다.

  

                                            

 ◀어제 눈의 흔적

 

 

 

푸근한 능선과 파란 하늘


 

흐르는 계곡물에 땀을 씻어 내고 산죽길을 계속 오르니 하늘과 맞닿은 능선이 보이고 멀리 동업령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12시 6분에 나무계단이 나오고 앞서가는 30대 여성 몇이서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끙끙대며 다시

내려가자고 한다. 복장으로 보아 등산객은 아닌 것 같다.

“저기 보이는 곳까지 가면 좋은 경치가 보입니다.” 하니

“내려가는 길은 어느 곳이 제일 빨라요?” 하고 묻는다. “올라온 길이 제일 빠르지요.“^^

                                           

◀앞에 보이는 동업령 표지판
 

다시 벗은 옷을 역순으로 입고 출발한지 1시간 24분

만인 12시 19분에 동업령에 이른다.

순간 아! 하는 감탄사가 내입에서 튀어 나온다.

일망무제로 사방이 트이고 모든 산이 발아래에 있는

기분이다.

워키토키라도 있었으면 더이상 오를곳이 없다!!

라고 할 이기분!!^^

행복한 순간이다.

여태껏 산에 다니면서 이런 조망은 처음인 것 같다.

  

  

  

 

중간 뾰족힌 부분이 마이산

  

<나중에 전망대에서 안내판을 보고 알았음>

동쪽으로 속리산과 가야산이 남쪽으로는 멀리 구름에 솟아있는 지리산이 아득히

보이고 서쪽으론 아마 모악산 줄기로 보이는 능선과 특이한 마이산까지 눈에

들어오니 제일 먼저 올라와 10여분을 넋을 잃고 쳐다보다가 제일 후미로 쫒아간다.  

동엽령에서 본 서쪽 파노라마(모악산 줄기로 추정) 

좌측 솟아 오른 부분이 속리산 

올라온 곳 

동쪽 조망  

             

 백암봉을 향해                                           

 

  

  

  

  

등로는 눈이 녹아 질퍽이고 바짓가랭이는 흙탕물이

튀지만 오길 잘했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향적봉을

향해 마음만은 덕유종주길을 홀로 즐기고 있다.

<올해 덕유종주를 꿈궜지만 설악산과 지리산을 몇 번

다니느라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잔설의 흔적으로 질펀한 등로 
 

10여분을 가다가 보니 앞에 두 분의 여자분 같은 데

당일 산행 배낭이 아니다.

“일박을 하시고 가시는 겁니까? 할실 겁니까?” 하고

말을 건네니 돌아보는 데 한 오십여세 되신 두분의 여성분이다.

되돌아 오는 답변은 “삿갓재에서 일박을 하고 향적봉에서 일박을 더할 예정입니다.”

“헐!! 대단하십니다.” 하고 먼저 앞서 나간다.

오십세전후의 두 여성이 2박의 덕유종주라...

참 멋진 것 같다.

  

    

          

두분의 여성 종주 산님(삿갓재에서 1박 향적봉에서 1박예정)  

앞에 보이는 백암봉

 

  

  

  

  

  

  

저 앞에 백암봉이 보이고 이정목에 향적봉이

3.3km 남았다.

트인 곳에서 다시 사방을 조망한다.

다시 봐도 멋진 풍경이다.

13:06분에 또 커다란 배낭의 두분을 만난다.

오십대의 남성분들인 데 역시 삿갓재에서 1박을

하고 삼공리로 하산 예정이시란다.

이분들과는 백암봉에서 다시 만나고 잠시의 대화를

나눈다.

  

  

  

  

  

  

  

  

  

  


강아지 얼굴? 

남덕유 방향

아득히 왼쪽의 지리산 천왕봉과 오른쪽의 노고단

덕유종주 산님(삿갓재 1박) 

덕유 능선

 

13:20분에 백암봉에 도착해 우리 일행에게 귤 하나를 받아 먹고 종주하는

두분과 예기를 나눈다. 지리산 종주보다 아기자기하고 더 좋다는 말씀!!

어제 눈이 와서 상당히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이분들과는 향적봉에서 다시 만난다.

백두대간 능선을 쳐다보고 다시 중봉을 향해 오른다.

  

중봉 오름길


산을 왜? 오르는지 딱히 답을 모르겠다. 건강? 스트레스 해소? 성취욕?

저분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아마 그냥 좋아서라는 말이 제일 가까운 대답일 것 같다.

  

중봉 부근의 주목과 고사목군락

앞에 보이는 향적봉


중봉에는 향적봉까지 곤도라를 타고 온 분들인 지 많은 인파로 인해 사진도 포기하고 바로 출발한다.

이곳서부터 많은 인파로 인해 혼자 호젓이 덕유능선을 종주한다는 착각은 깨어지고 만다.


이곳 중봉에서 우측으로 가면 오수자굴을 경유해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고 한다.

향적봉을 통하는 길보다는 약간 까다로운 데 경치가 좋다고 한다.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은 고사목과 주목이 어울어진 경치가 좋은 길이다.

지난번에 보아 익숙해서인 지 인파가 많아 나무 사진도 마다하고 지나친다.

 

고사목과 아득한 능선의 풍경


14:10분에 향적대피소에 도착한다.

역시 많은 인파가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겨울 2월에 왔을 때 흰눈 쌓인 위에 커다란 뮬라무트종 두마리의 개가

멋지게 보였는 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향적봉 대피소(12월 15일까지 한달간 휴식)

 

14:20분에 덕유산 최고봉 향적봉(덕유상봉 1614m)에 오른다.

많은 인파사이에 일행과 눈인사를 하고 삼공리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컵라면에 물을

붓고 김밥과 소주한잔을 하고 있으니 아까 종주 하던 두분이 옆에 자리를 잡는다.

약간 젊은 일행이 한명 더 있었다.

  

향적봉(덕유상봉)사람들

곤도라가 있는 설천봉

향적봉에서 본 중봉

 

술 생각이 나는지 다른 산악회 일행들을 보고 커피와 술을 바꾸자고 서로 대화를 한다.

나도 경험을 해본터라 그 기분이 이해가 된다.

술 생각도 별로 없던 차라 시에라 컵에 그득히 한잔을 채워준다.

찬커피를 주는 데 더운 것 먹는다고 사양을 하고 식사를 마치고 15시에야 일어선다.

 


 

약간 가파른 하산로를 내려와 백련사에 도착하니 15:47분이다.

  

백련사

백련사 일주문

  

이곳에서 삼공리 까지도 5.6km나 된다.

이름도 많은 지리한 계곡길...

흙길과 포장길이 간간히 섞여있는 데 이런 길은 탐탁치 않다.

예전 백담사 가는 지리한 길이 생각난다.

삼공리 매표소 통과를 16:58분.......

  

 

통신탑인 데 나무 모습을 함^^

 구천동 수호비                                                                  삼공리 매표소

 

산악회에서 마련한 자리에서 부자간이 보인다.

몇 학년인가? 했더니 고1이란다. 산행 재미있니? 했더니 묵묵부답!!

그래도 기회 있을 때 마다 아빠하고 산에 다니면 재미가 좋아질 거야. 하니 예! ^^

지난번 아들하고 지리산 종주 때 생각이 났다.

소주 대포한잔을 먹고 집으로 향하는 길 버스에서 잠을 청한다. 

  

덕유산에 와서 탁트인 조망과 눈까지 보고 왔으니 이정도면 멋진 산행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