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보두산~낙화산~중산~꾀꼬리봉~평전산

1:25,000지형도=유천

2005년 1월 7일 금요일 맑음(-3.9~7.9도)   일출몰07:35~17:27

코스: 엄광리 2소류지11:00<1.5km>보두산11:40<0.8km>낙화산12:00<2.0km>중산13:30<2.2km>543.9m봉14:30<1.3km>꾀꼬리봉14:50<1.7km>평전산15:10<1.3km>금곡리 본촌마을 도착15:30

[도상10.8km/ 4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남 밀양시 상동면과 산내면의 접경지역에 솟은 보두산(562.4m)과 낙화산(610m), 중산(643.3m)은 산높이는 얼마 안되도 해발 100m대에서 치오르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후반부의 산외면 엄광리와 금곡리를 가르는 꾀꼬리봉(538.2m)과 평전산(208.3m)도 비록 육산이긴 하나 굴곡이 심해서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코스 전반부의 낙화산과 보두산    이번 코스 전반부의 낙화산과 보두산
 

겉으로 보기엔 전형적인 육산 모습을 하면서도 보두산 오름길과 낙화산에서 중산가는 길엔 아기자기한 암릉코스가 있어 산행의 재미를 높여주기도 한다.

또한, 산행길 내내 경상남.북도를 가르는 능선상의 영남 알프스를 비롯한 유명산들을 조망하기에 좋고, 야산이 주는 충격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산색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꾀꼬리봉이 있는 후반부 능선    꾀꼬리봉이 있는 후반부 능선
 

산행길 북쪽의 고정천은 청도쪽에서 흘러내려온 동창천에 흡수되어 밀양강으로 빠져들고, 산행길 남쪽의 엄남천과 금곡계곡물은 밀양땜에서 빠져나온 단장천에 흡수되어 이 역시 밀양강으로 스며든다.

밀양강은 밀양 영남루 앞에서 수태극을 한번 그리고는 삼랑진에서 낙동강으로 합류해서 태백산에서 내려온 물들과 뒤섞이며 김해 앞바다로 흘러간다.

밀양강이 휘감아도는 비학산    밀양강이 휘감아도는 비학산
 

가는길: 경부고속국도 언양나들목에서 24번 국도따라 가거나 남해고속국도 진영휴게소 옆의 동창원 나들목에서 25번국도로 북상하여 밀양 긴늪유원지를 지나 엄광2소류지에 내려선다.

비학산(317.9m)에서 시작하여 보두산으로 향해도 좋다. 그 구간은 옛날에 산불이 난 가시밭길과 올망졸망한 봉우리에 체력안배를 잘 해야한다.

출발점 소류지 뒤로 비학산   출발점 소류지 뒤로 비학산 
 

소류지에서 비암고개로 향하는 길은 잘 나 있다. 그러나 곧장 치고 오르는 보두산 남릉길은 아기자기한 암릉코스의 연속이어서 바위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해발 500m지점의 커다란 절벽지대는 우회로가 잘 나 있어 수월하게 진행할 수가 있는데 그 위로 서면 엄광리를 빙 둘러 싼 이번 코스의 전모가 뚜렷하다. 보두산 정상의 작은 헬기장은 잡초만이 무성하다.

초반 오름길의 암릉지대    초반 오름길의 암릉지대
 

급하게 한번 떨어졌다가 치오르는 낙화산 오름길엔 낙락장송이 빽빽하고 절벽 뒷편으로 살짝 돌아 작은 케언의 낙화산에 오르면 수십길 절벽이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선 나아갈 중산은 물론 꾀꼬리봉까지 일목요연하고 그 뒤편으론 가지산을 필두로 한 영남알프스의 장쾌한 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낙화산 절벽지대  낙화산 절벽지대 
 

낙화산에서 내려서면 중산 가는길은 암릉의 연속이다. U자 안부엔 로프가 달려있고, 암봉들은 어느 한 곳 없이 모두가 훌륭한 조망터여서 사방으로 전망이 터진다.

북쪽의 소천봉과 오례산성이 뚜렷하고 남쪽 안당골엔 작은 암자와 커다란 봉분 한 기 양지바른 곳에 누워있는 모습이 한가롭다.

중산가는길의 암릉코스   중산가는길의 암릉코스
 

여러개의 암봉을 오르내리는 중산 가는 날등길엔 소나무들이 꽉 들어찼고, 줄딸기 넝쿨과 부처손 밀생지역, 빼곡한 진달래밭을 통과하게 된다.

정상에 서면 북쪽 용암봉으로 살아나가는 날등길이 육화산, 구만산, 억산, 운문산으로 이어져서 가지산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적나라하고, 단장천 건너로 사자봉 대평원의 억새가 정상부분을 하얗게 물들이고 있다.

중산서 본 영남알프스의 사자봉    중산서 본 영남알프스의 사자봉
 

발길을 남쪽으로 돌려 이십여분 진행한 작은 헬기장엔 남동쪽 용암산(421.5m)방면으로 많은 리번이 내걸렸지만 남서쪽으로의 지능선길을 따라야 꾀꼬리봉을 향할 수 있다.

지형도상의 석이바위(640m)에 서면 지나온 코스가 뚜렷하고 낙화. 보두산이 압축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발밑에는 이번 코스 유일의[동곡333]삼각점이 박혀있다.

가면서 본 진행방향의 543.9m봉    가면서 본 진행방향의 543.9m봉
 

석이바위를 내려선 안부에는 골안마을로의 하산길이 뚜렷하고 리번도 많이 매달렸다.

거리는 짧아도 543.9m봉 오름길은 된비알의 연속이어서 무척 힘들다. 그러나 고스락에 서면, 지나온 전 코스가 포물선을 그리고 있고 진행방향의 꾀꼬리봉도 손에 잡힐 듯 무척 가깝다.

 꾀꼬리봉 끄트머리엔 평전산이...    꾀꼬리봉 끄트머리엔 평전산이...
 

하산길엔 억새가 많아 시야가 좋다. 안부로 내려서는길은 급작스레 급사면을 이루어 돌부리잡고 내려서기에도 미끄러울정도인데 안부에는 골안마을 하산길이 열려있다.

어차피 본촌마을까지 갈려면 버겁더라도 꾀꼬리봉에 올라야 산탈 맛이 나겠지만 지친분들은 이 지점에서 하산하는 것이 현명하다. 꾀꼬리봉에는 묵은 헬기장과 작은 돌탑만이 정상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꾀꼬리봉 정상    꾀꼬리봉 정상
 

꾀꼬리봉에서의 하산길은 평전산 방면으로 잘 나 있고 지능선길은 묵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평전산 가기전의 330m봉에서 본촌마을쪽으로의 지능선에도 산길은 없다.

평전산에서 계속 날등을 타면 24번국도상의 죽남마을쪽으로 떨어지게 되므로 동쪽 잡목숲을 헤쳐나와 과수원을 통과하여 본촌마을로 내려서야 한다.

평전산 가는길    평전산 가는길
 

산행후기:1998년 9월 20일에 모 신문사의 답사팀과 함께 했던 그 길을 실로 오랜만에 다시 찾아들었다.

학이 날개를 편 형상의 산이라는 비학산을 생략하고 이번에는 곧장 보두산으로 향했다. 현지인들은 보두산을 번개산이라 하여 공포의 대상으로 삼았으리만치 기암절벽으로 형성된 산이다.

보두산 전망바위   보두산 전망바위 
 

초반 쎄미클라이밍을 즐기며 전망바위를 우회해서 보두산엘 오르니 서편으론 밀양강이 유장하게 흐르건만 울창한 송림보다는 내 키가 훨씬 작아 촬영은 포기하고 낙화산을 향했다.

낙화산은 임진왜란 당시 붉은 옷을 입은 민씨부인이 왜군의 추적을 피해 정상 아래 절벽으로 몸을 던졌는데, 한 송이 붉은꽃이 떨어지는 모습과 같다하여 전해온 지명이기도 하다.

낙화산서 본 중산 왼쪽으로 용암봉(686m)   낙화산서 본 중산 왼쪽으로 용암봉(686m) 
 

낙화산에서의 조망은 거침이 없어 서북쪽으론 청도쪽의 철마산자락이 선명하고 동북쪽으론 소천봉, 용암봉, 가지산, 운문산에서 갈레쳐 나간 영남알프스가 뚜렷하다.

남쪽으론 오늘의 종착점 꾀꼬리봉 저 뒤편으로 만어산, 천태산이 희미하고 김해평야가 희색으로 하늘과 맞닿아 그 끝을 구분할 수가 없다.

암릉지역의 부처손 암릉지역의 부처손  
 

엄광리를 줌심 축으로 부챗살처럼 한 바퀴 휘어도는 이번 산행길엔  앞으로 나아갈 주능선들을 조망하면서 진행할 수가 있고, 후반부엔 지나온 코스들을 뒤돌아 보면서 재음미 할 수 있어 좋다.

게다가 코스 전체가 울창한 송림숲길로 뒤덮혀 발길은 편안하고 산색은 푸르기만 해서 속세에 찌든 몸과 마음을 정화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소나무 그 푸르름 속으로    소나무, 그 푸르름 속으로
 

재미는 그 뿐이 아니다. 초반 보두산 오름길과 후반 평전산 내림길은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 길엔 청미래열매가 있었다.

없는길 만들어 가고 전망좋은 암봉들을 오르내리는가 하면 가는길엔 억새밭과 관목지대가 번갈아 나타나서, 보는즐거움과 걷는 기쁨을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없는 길 만들어 가고...    없는 길 만들어 가고...
 

하산길의 정글지역에서 앞선이의 핸드폰을 줏어드렸더니 연신 고맙다고 한다. 산속에서는 고마울 일이 자주 발생한다. 목마를 때의 물 한 잔이 그렇고, 다쳤을 때의 처방과 보호가 그렇다.

은혜를 입었으면 그 고마움이 다른사람에게로 전달되는 과정을 우리는 부지기수로 보아왔다. 오늘따라 선답자가 설치해준 저 슬링들도 예사롭질 않다.

생명줄엔 선답자의 고마움이...   생명줄엔 선답자의 고마움이... 
 

꾀꼬리봉 직전 안부에서 일행 모두가 골안마을로 내려가면서 날더러 어쩌겠냐고 한다. 지도를 펼쳐보니 본촌마을까지의 도상거리는 엇비슷해 보인다.

그들과 헤어져 꽁지 빠지게 해달린다. 그러나 꾀꼬리봉 이후의 하산길은 24번국도를 향하여 끝도없이 이어지고 있어, 평전산에서 탈출을 결심한다.

 이끼     이끼
 

무덤이 가끔씩 나타나는 가시밭길 숲속에서 한참을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과수원으로 내려섰더니 촌로 한 분이 가는길을 상세하게 가리켜 준다.

기다리고 있을 일행을 생각해서 얼마나 달렸던지, 꾀꼬리봉에서 본촌마을까지의 3키로를 40분만에 도착했다. 꽃피는 봄이오면 웅크러 든 우리들의 산심에도, 좀 더 여유로운 꽃은 피어나리라.

꽃피는 봄이오면    꽃피는 봄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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