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풍산-매봉산 산행기

  

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05년 1월 1(토요일)

● 산행구간 : 솔고개(31번 국도)-송전탑→1072m봉→1150m봉→단풍산 정상(1180m)→섬지골 안부→매봉산 안부→서봉→매봉산 정상(1267.6m)→멧뎅이골 안부→멧뎅이골→아시내(31번 국도)

● 참가인원 : 단독산행

● 산행지도 : 1:50,000(NJ52-10-25 예미, NJ52-10-26 태백)


 

● 산행 거리(도상거리 기준으로 실제 거리는 15km 이상임) 및 산행 시간

주요기점

종주거리

소요시간

도착시간

비고

솔고개

-

-

09:40


솔고개-1072m봉

1.6km

1시간 13분

10:53


1072m봉-단풍산 정상

1.3km

50분

11:43

휴식 7분

단풍산 정상-매봉산 안부

3.0km

1시간 11분

13:01


매봉산 안부-서봉

0.2km

8분

13:09


서봉-매봉산 정상

0.4km

13분

13:30

휴식 8분

매봉산 정상-멧뎅이골 안부

0.6km

13분

13:43


멧뎅이골 안부-아시내 마을

2.7km

47분

14:30


9.8km

4시간 35분

-

휴식 15분


● 날씨 및 조망 : 구름이 없는 맑은 날씨로 기온은 -5℃ ∼ -4℃ 정도였으나 바람이 불어 다소 추웠음. 조망이 트여 있는 바위지대나 매봉산의 서봉 등에서 함백산, 금대봉, 장산, 태백산, 구룡산, 선달산, 소백산, 목우산, 어래산, 마대산, 곰봉, 운교산, 망경대산, 예미산, 질운산, 두위봉, 백운산, 등이 조망됨.


 

교통편

* 영월-녹전 : 서울에서 영월을 거쳐 상동과 태백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가 수시로 있고, 영월읍내에서 녹전으로 운행하는 군내버스가 있음(08:00-22:15까지 1일 22회 직행버스 운행)

* 녹전에서 솔고개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수월함(시내버스 하루 2회밖에 없다고 함)

* 아시내에서는 내덕리까지 걸어가서 시외버스를 타거나 상동읍까지 택시(요금 4000원)를 타고 갔다가 시외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것이 수월함.

*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을 했을 경우에는 아시내에서 솔고개까지 대중교통이 없으므로 택시(요금 15,000원)를 타고 가야 함.

 

● 단풍산과 매봉산이란...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던 백두대간이 함백산(1572.9m)의 만항재에서 서쪽으로 가치를 쳐 백운산(1426.2m)과 두위봉(1465.9m), 질운산(1171.8m)과 예미산(989.2m), 망경대산(1087.9m)과 응봉산(1013m), 계족산(889.6m) 등을 일구고 그 맥을 남한강에 넘기는데, 이 산줄기가 백운산을 지나다가 다시 남서쪽으로 가지를 쳐 솟구쳐 올린 바위산이 1267.6m의 매봉산이다. 단풍산은 매봉산에서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튼 산줄기가 한번 더 솟구쳐 올려 빗어 놓은 바위산으로 정상부의 바위지대와 주변을 흐르는 옥동천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단풍산과 매봉산의 북쪽은 함백산에서 계족산으로 이어지는 함백기맥이 울타리를 이루고있고, 동쪽에는 함백산에서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남쪽에는 태백산에서 구룡산과 선달산을 거쳐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울타리를 이루고 있으며 서쪽에는 녹전리의 운교산이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또한, 단풍산과 매봉산의 북쪽에는 오지중의 오지인 직동리가 함백기맥 사이에 있고, 동쪽에는 또 다른 바위산인 가메봉과 장산이 있으며, 남쪽에는 옥동천이 흐르고 있다.

 

● 단풍산과 매봉산 등산로

  

단풍산과 매봉산은 두 산을 연계하여 산행을 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산을 분리하여 주로 산행을 하고 있다. 따라서 등산로도 단풍산과 매봉산이 제각각 발달하여 왔으며, 두 산을 이어주는 등로는 없다. 특히, 두 산이 맞닿아 있는 섬지골 주변에는 잡목과 바위가 많아 연계하여 산행을 할 경우에는 약간의 고생을 각오를 해야 한다.

1) 단풍산 등산로

. 1코스 : 솔고개-좌측 남릉-1072m봉-1150m봉-우측 남릉-솔고개

. 2코스 : 솔고개-좌측 남릉-1072m봉-1150m봉-534m봉으로 이어지는 남릉-섬지골-쌍용주유소

. 3코스 : 솔고개-좌측 남릉-1072m봉-1150m봉-정상-섬지골 안부-섬지골-쌍용주유소


 

2) 매봉산 등산로 

. 1코스 : 아시내-멧뎅이골-정상-서봉-정상-멧뎅이골-아시내

. 2코스 : 아시내-멧뎅이골-정상-서봉-금뎅이골-원천

. 3코스 : 아시내-멧뎅이골-정상-서봉-남릉-원천골-31번 국도

. 4코스 : 아시내-멧뎅이골-정상-서봉-남릉-미수골-주채

 


 
   

<제약회사의 상징인 소나무>

 


 
 

<매봉산과 백두대간>

 


 

<장산과 태백산>

 

● 단풍산-매봉산 산행기

  

새해의 첫날에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싶다. 그래서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에는 늘 혼자가 되어 산에 들어간다. 무언가를 얻고 싶고, 무언가를 하고 싶어 산에 들어간다는 것이 쑥스럽지만 그래도 오래된 습관이고 보니 버리기가 어렵다.

  

몽롱한 눈동자에 물 몇 방울을 적시고는 애마를 몰고 38국도로 들어섰다. 산에서 같으면 해가 중천에 떠 있을 시간인데 38국도의 아침은 아직도 어둠이다. 그런 길을 따라 얼마쯤 갔을까.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더니 일출이 시작된다.

숱한 세월, 새벽의 산길을 달리며 바라보았던 그 일출이 남한강의 다리 위에서 솟아오른다. 엄청나다고 해야 할까. 장관이라고 해야 할까. 안개 위에 지등산이 서있고, 지등산 7부 능선에 을유년의 새해가 걸려있다. 타오른다는 표현이 딱 알맞을 새해의 첫 일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솔고개를 지나자 녹전 2리의 양지말이 나타났다. 이곳에는 수령이 300년이 넘는 노송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데, 이 노송은 조선무약의 심볼 마크를 닮아 이 제약 회사에서 매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보리밥집의 공터에 차를 주차해 두고 노송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자 양지말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도로에 '단풍산 등산로'라고 적혀 있는 안내판이 보이고, 바로 옆에는 솔고개의 유래를 적어 놓은 비석이 보인다.

  

  

『 이곳은 중동면 녹전 2리 시루리에서 상동읍 구래리를 지나 태백산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조선국 단종 임금이 승하한 후 태백산 산신령이 되어 쉬어가던 영혼을 노송이 배웅했다는 설이 있고, 고개 위에 정2품 송을 닮은 노송이 있어 지명을 솔고개라고 정했다는 설이 있다.』


솔고개의 유래를 확인하고는 노송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자 차가운 겨울 바람이 콧잔등을 스쳐간다. 단풍산과 옥동천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고는 다시 콘크리트 도로로 내려가자 조용하던 마을이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견공들이 결국에는 텃새를 부린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심했다. 사진을 찍는답시고 허락도 없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렸으니 녀석들이 화를 낼만도 하다. 이럴 때는 나 역시 묵묵히 사라져 주어야 한다. 그것이 도리다.

견공들의 텃새를 뒤로하고 기와집을 지나고 조림지대를 지나가자 능선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여기서 안부로 올라간 다음에는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제법 뚜렷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힘겹게 올라가면 송전탑(NO 79와 N0 43 송전탑) 2개가 연이어 나타난다.

  

송전탑을 지나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자 경사가 서서히 가팔라지더니 바위지대가 나타났다. 여기서 밧줄을 따라 바위지대의 상단부로 올라가자 시야가 트이면서 양지말과 옥동천 그리고 목우산이 다가왔다.

 

  

나무와 바위 밖에 없는 오르막길을 따라 답답한 발걸음을 하다가 조망이 트이자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뿐, 땀이 식자 한기가 몰려왔다. 옥동천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매섭다. 햇살이 강하기는 하지만 여기까지 미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잠깐 동안의 휴식을 끝내고 조금 더 올라가자 정상부의 거대한 바위지대가 나오고, 바위지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자 바위와 바위 사이의 협곡지대가 나타났다. 협곡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상당히 미끄럽다.


협곡을 지나자 옥동천에서 단풍산과 매봉산을 거쳐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나타났다. 여기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잠시 더 올라가자 1072m봉의 정상이 나오고, 정상을 지난 다음에는 굴곡 능선이 이어졌다.

  

굴곡 능선을 따라가자 수라지재에서 예미산과 질운산, 두위봉과 백운산을 거쳐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함백기맥이 유혹의 손짓을 한다. 마치 소의 등뼈처럼 뻗어 있다. 우측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바위벼랑이 버티고 있다. 능선의 굴곡도 제법 힘차다.

  

이런 길을 따라 잠시 더 올라가자 1150m봉 정상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이곳을 단풍산 정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양지말로 하산을 하려고 하면 여기서 우측에 보이는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면 무덤을 지나 양지말이 나온다.

  

1150m봉을 지나자 철쭉 등 잡목이 있는 굴곡 능선이 이어지다가 1170m봉의 정상이 나오고, 살짝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자 표지판(영주기관차 산악회, 단풍산 정상)이 있는 단풍산 정상이 나타났다.

  

이곳을 지나 내려갔다가 작은 봉우리 하나를 더 지나자 암봉(암봉을 타고 넘어가도 되고, 암봉을 우측으로 우회하여 진행을 해도 됨)이 나오고, 지나가자 흐릿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다가 굴곡 능선이 나타났다. 좌측 산 아래에는 직동리의 절골이 오지의 깊이를 더해 준다.

 

  

이 굴곡 능선을 따라가자 등로가 서서히 흐릿해지면서 키 작은 산죽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가끔씩은 철쭉과 바위지대가 진행을 방해한다. 그리고는 섬지골 갈림길이 다가왔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43분이 지난 시각이다. 그래서 섬지골로 내려가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하지만 언제 또 다시 이 능선을 밟을까 싶어 철쭉이 있는 능선을 따라 올라갔다. 그런데 섬지골 갈림길을 지난 다음부터는 아예 등로가 사라져 버린다. 빼곡하게 들어 찬 잡목이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하고 암릉지대가 서서히 지치게 한다.

  

그런 길을 따라 얼마나 올라갔을까? 시눗대 군락지가 왔다가는 사라지고 매봉산의 북사면이 흰눈을 이고 있다. 산아래 장수골에는 누군가 일구어 놓은 채소밭이 휑한 모습을 드러내고, 함백기맥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한편에도 제법 넓은 채소밭이 바람을 맞고 있다.

  

그리고는 매봉산 안부, 드문드문 보이는 너덜지대를 따라 힘겹게 올라간 그곳에 매봉산 서봉과 정상이 갈라지는 안부가 나타났다. 여기서 잠시 갈등을 하다가 서봉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그렇게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너무나 장쾌하다. 함백산을 기준으로 금대봉과 태백산이 보이고, 태백산 우측에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따라 구룡산과 선달산이, 선달산을 따라 잠시 오른쪽으로 가면 소백산이 솟아있다.

  

그리고 옥동천 바로 위에는 삼동산과 목우산, 어래산과 마대산이 나름대로의 풍경을 뽐내고 있다. 옥동천을 지나고 녹전리로 다가가면 운교산과 망경대산이 자리를 틀고 있고, 그 우측으로는 예미산과 질운산, 두위봉과 백운산이 또 다른 하늘금을 그리며 솟구쳐 있다.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건너편에는 바위를 이고 있는 장산이 유혹의 미소를 보낸다. 장관이다. 옥동천의 九折羊腸을 바라보는 맛도 별미지만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백두대간과 함백기맥은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한동안 멍한 상태에서 조망을 즐기다 싸늘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매봉산 정상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다가간 정상에서의 조망은 서봉만 못하다. 삼각점(태백 25, 1995 복구)과 표지판(매봉산 정상, 해발 1268m), 그리고 팻말(상동휴게소, 금뎅이골 4.1km, 멧뎅이골 3.7km)만이 정상임을 알려 줄 뿐이다.

  

정상에서는 기록만 하고 서둘러 멧뎅이골로 향했다. 바위와 어우러진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이 발목을 붙잡더니 굴곡능선이 이어졌다. 그리고는 멧뎅이골 갈림길, 상동읍에서 세워둔 팻말(매봉산 정상 0.8km, 내려가는 길 2.9km)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 기점을 알려준다.

  

여기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자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을 지나 간벌 흔적이 있는 계곡 길이 다가왔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이 길을 따라 내려가자 바위 사이에 작은 샘터가 보인다.

 

  

샘터를 지나자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좌측사면으로 이어지는 임도(잡초가 많음)를 따라가자 외딴집(폐가)을 지나 다시 폐가가 나타났다. 바람에 날리는 양철지붕이 요란스럽게 인사를 한다. 찬바람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멧뎅이골의 풍경은 그렇게 지나갔다.

  

마지막 폐가를 지나자 옥동천 잔물결이 바람에 일고 있다. 햇살을 받고 있는 외나무다리가 길손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옥동천을 건너 아시내 마을로 들어서자 낯선 아낙이 다가와 눈인사를 보낸다.

  

차편을 물었더니 차가 오려면 아직 멀었으니 자기 집에 들러 차라도 한잔하고 가란다. 강원도는 역시 강원도다. 그런 아낙의 배려가 있어 산행의 마지막은 늘 따스하다. 새해의 첫날도 힘차게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