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맹산에서 남한산성까지


▶일시 : 05. 01. 08(토)

 

▶날씨개항 : 낮에는 햇볕이 밝게 내리쬠. 초저녁에 눈이 내리다. 바람은 잔가지를 약간 흔들 정도. 시계능선과 남한산성 그늘진 곳은 엷은 얼음 발견, 산성 하산 길은 수군데 빙판길.

 

▶준비물 : 배낭, 무릎보호대, 헤드라이트, 1회용우의, 장갑, 스틱, 선그라스, 마스크, 디카, MP3, 깍은사과2개넣은통, 1리터보온통, 녹차3, 탄산음료1, 사발면1개와 나무젓가락, 연강갱2, 초코렛과 사탕, 쓰레기비닐봉투2

 

▶산행시간

새마을연수원정문-남한산성 남문 : 5시간 45

새마을연수원정문-남한산성 수어장대 : 6시간 28

새마을연수원정문-남한산성 은행동 관리사무소 : 10시간 12

 

▶산행코스

09:48 새마을연수원정문출발>10:33 맹산>11:56 영생관리사업소 뒷능선>12:06 갈마터널>13:26 이배재고개>14:10 왕기봉>14:24 사기막골 능선>14:40 검단산 헬리포트>15:33 남문매표소>16:16 수어장대>17:07 북문>18:22 동문>19:00 남문매표소>19:10 남한산성유원지 하산>20:00 남한산성 관리사무소

 

▶산행기를 경어체로 쓰지 않고 평어체로 기록하였습니다.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2005 1 8일 토요일. 1 2주차 휴무일이다. 분당 율동에서 남한산성 수어장대까지가 오늘의 산행목표다. 작년 말부터 버려오던 산행이다. 날씨는 예상보다는 매우 좋다. 전날 밤 일기예보가 기온이 영하권으로 급강하하여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우리라 해서 산행을 포기했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기온도 그렇게 추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다시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서다. 산행 들머리는 새마을연수원 정문옆 등산로. 출발_09:48. 스톱워치작동과 만보기셋업. 장시간 산행시에는 워밍업으로 출발후 20분정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토끼골에서 5분간 휴식. 평소 산행속도는 평상인의 보통속도보다 더 느리다.


 

거북터를 통과 맹산 정산에 도착_10:33. 맹산 정상에는 영장산표지석이 있고 해발 413.5m이라 새겨져 있다. 율동에 16년째 살지만 영장산이라는 명칭은 귀에 설다. 산아래 율동마을 노인들 말로는 이 산의 이름은 맹산이다. 옛날에 매가 많아 매산이라 했는데 매산, 매산하다 맹산이 되었다고 한다. 영장산이라는 명칭이 언제부터 불리어 졌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방금 지나온 토끼골과 거북터는 분당시가지가 조성되기전 인적이라고는 전혀 없던 잡목만 무성하던 곳을 90년대초 새마을연수원에서 중고등학생 여름특별수련시 OL코스로 활용하기 위해 교직원들이 정글도를 갖고 잡목을 제거하여 길을 닦아 만들고 명명한 곳이다.

 

녹차 한잔 후 남한산성방향 내리막길로 내려서다. 여기서부터 남한산성 남문까지가 성남시와 광주시의 시계능선이 펼쳐지고 오늘 산행은 바로 이 시계능선을 따라 남문까지 이어진다. 지나치는 등산객이 한 명 없는 호젓한 시계능선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다. 좌측은 성남시 우측은 광주시. 춥지만 않다면 가을 산길을 걷는 것 같다. 그늘진 음지에는 옅게 얼음이 깔려 있다. 바람이 매섭다. 타이즈를 입고 오리털 돕바를 입길 잘했다. 돕바모자를 뒤집어 쓰다. 능선길은 부드럽고 흙길이라서 다리에 무리가 덜 한 것 같다. 배낭속에 준비한 무릎보호대를 오늘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영생관리사업소 뒤능선 통과_11:56. 몇 년전 회사동료 한 분이 순직하여 이곳에서 화장시키고 유골을 안치 시켰다. 삼가 명복을 빈다. 갈마치고개를 지나 상대원동이 바라보이는 능선길_12:49. 점심식사_사발면,사과2,연강갱1,녹차한잔. 이제 등산객이 가끔 지나쳐 간다.


<검단산 헬리포트>


▶이배재고개 능선 통과_13:26. 무명봉통과. 왕기봉 통과_14:10. 왕기봉 정상에 표지석이 있고 2002 4 26일 진흥산악회립이라고 새겨져 있다. 왕기봉오르막길은 다소 가파르다. 사기막골 능선 통과_14:16. 검단산 헬리포트 도착_14:40. 포장도로를 내려 걸어 남문을 향하다.

 

<남문>

▶남한산성 남문 도착_15:33. 새마을연수원정문 출발후 5시간 45분 소요. 벨트만보기를 열어보니 무슨 이유인지 카운터가 안되어 있다. 매표소에 1,000원 입장료를 지불하고 산성안내도를 한 부 얻은 후 성곽위로 올라서다. 안내도를 들여다보니 성둘레가 11.76km란다. 동문쪽으로 가다가 안내도를 보니 수어장대는 반대편이다. 다시 발길을 돌려 서문쪽을 향하다. 제법 경사진 계단길이 나타나고 내리막길이 이어지다. 내리막길에서 왼쪽 무릎부위가 약간 땡기기 시작하다. 무릎땡기는 느낌은 오르막길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계단내리막길은 두발을 모았다 내딛어야 고통이 덜하다. 한쪽에서 일군의 산악회원들이 옹기종기 둘러서서 간식들을 먹고 있다. 정체가 될 정도의 인파는 아니지만 꽤 되는 등산객들이 오고 가고 있다. 이 곳 성곽이 지금은 평온하게 등산객들이 오가고 있지만 그 옛날에는 우리 조상들이 생사를 걸고 적과 대치했던 장소가 아닌가. 후손들에게 들려주기도 싫은 삼전도 치욕의 역사가 생각나는 곳. 그 같은 역사는 결코 되풀이 돼서는 안되겠다.

 

▶수어장대 도착_16:16. 앞마당 매바위에 중상모략으로 참수를 당한 이회장군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옛날에도 지금처럼 남 잘되는 꼴은 못보고 남 험담하기를 좋아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의 산행기를 보니 남한산성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 이곳 수어장대란다. 오늘 산행은 이 곳 수어장대까지인데 시계를 보니 426분이다. 해가 지려면 아직 시간이 있다. 온 김에 산성성곽을 일주키로 하다. 성곽일주는 초행이다.

 

▶서문 통과하면서 왼쪽 무릎통증을 참을 수 없어 무릎보호대를 하다. 남은 사과와 연강갱, 뜨거운 물한잔 먹은 후 잠시 걸어 북문에 도착_17:07. 눈이 날리다. 동장대터-장경사앞길-송암정 통과_18:15. 주위가 어두워 헤드라이트를 꺼내보니 불이 안 들어 온다. 밧데리가 방전된 모양이다. 낭패다. 스위치단추를 차례로 누르면 꺼지고 켜지게 되어있는데 배낭속에서 다른 물건에 부딪혀 전원 스위치가 켜져 밧데리가 닳은 모양이다. 동장대를 지나치는 전후는 그야말로 폭설을 방불케하는 눈발이 날렸다. 동장대 암문밖은 벌봉방향이다. 동장대 부근까지는 성벽을 새로 단장한 모양인데 동문을 지나 남문 방향은 성곽들이 허물어져 있어 다리를 헛디디면 성벽 3-4m아래로 추락하기 쉽상일 것 같다. 다행히 쌓인 눈빛으로 지척을 분간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핸드폰 조명으로 안내도에서 현위치를 확인하고 엉금엉금 기어서 남문을 향하다. 2옹성암문 공사현장을 지나 남문매표소에 도착_19:00. 인적도 없고 도로에는 자동차 한대도 보이지 않는다. 남문매표소 가로등만 빛나고 있다.

 

▶산성유원지하산길을 찾아야 할 텐데 이 길은 초행길이고 불빛이 전혀 없어 걱정이다. 산성 아래 은행동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시가지의 전기불빛이 휘황찬란하다. 저기로 내려서야 하는데. 쌓인 눈빛에 비친 길을 따라 아까 올라오던 길을 엉금엉금 더듬어 가다. 아까 지나쳤던 정자가 보인다. 오를 때는 눈이 오지 안 했는데 지금은 제법 눈이 쌓여 있다. 가로등불이 켜진 초소가 보인다. 조금 가니 표지판이 있어 핸드폰 불빛으로 유원지방향을 확인하고 하산 시작. 하산 길은 계곡길이다. 하산 중 비탈 빙판에 두번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다. 서너 차례 눈길에 미끄러져 비틀거리다. 자칫했으면 골절상을 당할 뻔했다. 겨울산행길에는 아이젠 필수 지참. 드디어 관리사무소 도착_20:00. 하산하는 데만 50분정도 소요. 식당들이 많이 보이건만 밥 먹을 생각도 없이 버스를 집어 타고 집에 도착_21:30. 힘든 산행이었다.

 

▶보잘것없는 산행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