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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따라 겨울 지리산 유평길로
산행일자:2013년 1월 12일 토요일 구름조금 대체로 맑은편
산행팀원:아빠와 본인(천지인)
산행코스:국립공원 지리산 백무동~천왕봉~대원사
백무동~하동바위~참샘~장터목대피소~제석봉~통천문~천왕봉~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무제치기폭포~유평~대원사
평일엔 방학 중 보충수업을 받으러 학교에 다니느라 장거리 산행할 겨를이 없다.
마침 토요일이고 해서 간만에 지리산에 들어 가 보기로 한다.
이번엔 옛 추억을 되살려 지리산 천왕봉~중봉~유평 쪽 나들이에 나서기로 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심야버스를 기다리며
자는 둥 마는 둥 어느새 백무동에 도착한다.
하동바위를 지나 참샘에 이르렀는데, 식수가 얼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집에서 충분한 물(보온병 2개 포함)을 준비해 왔다.
혹시 모를 겨울 산행에 대비해 아빠는 70리터가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오셨다.
무거운 배낭을 제가 매겠다고 하니,
"야, 아빠가 혹시 이거 매고 힘들어 하면 그 땐 네가 매고 다녀라. 평소 무거운 책가방 매고 다니느라 힘들테니 오늘은 아빠가 힘 좀 쓰마."
라고 하신다^^.
꾸준히 발걸음을 옮겨 장터목대피소에 좀 빨리 올라왔다.
원래는 장터목대피소에서 아침을 먼저 먹기로 했는데, 아직 일출 전이라 내친 김에 일출 보러 제석봉 쪽으로 가 본다.
그런데 장터목에서 괜찮았던 날씨가 제석봉에 오니 갑자기 이상해진다.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며 여명을 가리기 시작한다.
구름 때문에 별 기대 안 하고 있다가 다시 보게된 오늘의 일출이다.
다시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와 집에서 준비해 온 아침식사를 한다.
물을 끓여 컵라면을 준비하고, 찹쌀떡과 초코파이, 소시지 등을 먹는다.
일출이 완전히 끝나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니 장터목대피소가 분주해 진다.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내주고 다시 제석봉으로 향한다.
이 나무는 죽은 지 몇 년 째일까?
제석봉
아주 된 칼바람은 아니지만, 바람이 계속 불어대니 천왕봉이 여기서 보이지 않는다.
제석봉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구간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반겨주는 것 같다.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예전에 한겨울 새벽 이 곳을 통과하던 기억이 난다.
(타원 안의 사진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 때임)
통천문
드디어 천왕봉이다.
천왕봉 정상석은 인기가 매우 많다.
한참만에 기회가 왔다^^.
예전에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 때 혹시나 일출 볼 수 있을까해서 체감온도 영하 30도 정도를 뚫고 올라온 천왕봉이었는데,
아쉽게 그 땐 멋진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물론 그 땐 일출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 화~대 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지리산 주능선 종주) 중이었다.
구름이 좀 있지만,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본다.
중산리 쪽
저 뒤로 중봉이 보여야 하는데...
이제 중봉과 하봉이 보인다.
중봉을 조금 당겨 본다.
칠선계곡
천왕봉엔 엄동설한도 마다하지 않고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천왕봉을 내려 간다.
우리만 빼고 다른 산님들은 중산리나 장터목대피소 쪽으로 하산하는 것 같다.
우리만 대원사 쪽으로 향한다.
대원사까지 11.7km (중산리 5.4km, 장터목대피소 1.7km)
중봉이 조용히 손짓한다.
어서 발걸음을 내딛으라고.
하봉과 두류봉 쪽도 가 보고는 싶지만...(비지정탐방로)
칠선계곡 쪽으로 난 로우프를 따라 조금 내려서면 중봉가는 사면 길이 이어진다.
정말 많은 눈이 덮여 있다.
천왕봉과 중봉 사이 안부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중봉 오름길을 올라간다.
눈이 초목을 통째로 덮어 버렸다.
중봉 오름길에서 본 천왕봉
드디어 중봉에 오른다.
중봉에서 바라 본 천왕봉
오른쪽으로 회전하며 주위를 조망해 본다.
천왕봉에서 이어지는 지리 주능선_1
천왕봉에서 이어지는 지리 주능선_2
한참을 머물며 셔터를 눌러 본다.
조개골
중봉에서 써리봉, 치밭목으로 이어지는 능선
정중앙에 치밭목대피소가 아주 작게 보인다.
고사목 뒤로 써리봉
능선 가운데 안부에 치밭목대피소
치밭목대피소를 조금 당겨 본다.
중산리 쪽
천왕봉
중봉에서 당겨 본 천왕봉
천왕봉 오른쪽 뒤로 촛대봉
촛대봉을 조금 당겨 봄
제석봉
세석~노고단...
중봉의 추억^^
이제 중봉을 내려 간다.
허벅지까지 눈밭에 빠지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구간에선 엉덩이썰매를 잠시...
천년의 수명 중 현재 나이는 얼마일까?
방금 내려온 중봉
중봉에서 오른쪽으로 하봉이 이어진다.
중봉, 하봉, 써리봉에서 흘러내린 조개골
조개골 오른쪽 능선 위에 치밭목대피소가 있다.
지나 온 천왕봉과 중봉을 돌아본다.
천왕봉
천왕봉을 조금 당겨 봄
중봉
건너편 봉우리가 써리봉
써리봉
써리봉에서 본 천왕봉과 중봉
천왕봉
중봉
하봉~두류봉...
천왕봉에서 써리봉까지 오는 동안 처음 만난 산님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 다시 길을 이어간다.
써리봉의 그 때 그 시절^^
써리봉에서 당겨 본 천왕봉 정상의 산님들
써리봉에서 치밭목 가는 길에서 보이는 암벽
드디어 나타난 치밭목대피소
엄청난 적설량이다.
예전에 왔을 때는 이 정도였는데...
그 당시 여기서 무슨 대단한 결심을 한 듯^^
ex. 나는 할 수 있다!
치밭목대피소의 손님맞이는 진솔이가...
반가워^^
점심을 해결한다.
경기도 부천에서 오신 어느 아저씨 산님과 잠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치밭목대피소에서 바라 본 건너편 능선
무제치기교
이 계곡 조금 위에 무제치기폭포가 있다.
예전에 본 꽁꽁 언 무제치기폭포
새재 갈림길
미리 차편(택시, 자가용)이 마련된 경우 새재로 간다면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하지만 대원사버스정류장까지 계속 걸어서 뚜벅이로 갈 거라면 유평리, 대원사 쪽으로 간다.
이 골짜기가 제법 길다.
계곡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아무리 한겨울이어도 흐르는 물줄기는 있나 보다.
이번 산행 중 볼라벤을 포함한 여러 태풍의 흔적들을 보게 된다.
드디어 유평마을이다.
그렇다고 걷는 게 끝난 게 아니다.
대원사정류장까지는 꽤 남았다.
그 당시 여기를 나서면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아빠의 설명을 듣고는...
예전엔 여기서 커다란 개가 계속 짖어대고 따라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엔 그 개가 보이지 않는다.
일단 아이젠을 벗는다.
주변에 곶감을 손질하는 분들이 보인다.
산청 곶감이 유명한가 보다^^.
갈림길이긴 한데 어느 쪽으로 가도 아까 우리가 지나온 유평리 산행로로 이어진다.
왼쪽길이 좀 질러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새재마을로 갈 경우에는 오른쪽 길로 간다.
어린이 놀이방에서 본 것 같은 기암괴석
계속 걷다 보니 방장산 대원사(=지리산 대원사)에 다다른다.
예전엔 대원사버스정류장이라고 해서 여기 사찰 주변 어디에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은 대원사일주문을 나와서도 한참만에 나타난 것이었다.
배낭 옆에 매단 하얀 비닐 봉지엔 화엄사~대원사 종주를 하는 동안 우리가 먹고 마시며 배출한 쓰레기와 다른 사람이 버린 것이지만 차마 눈 뜨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쓰레기가 담겨져 있었다.
길고 긴 화대종주의 마무리 순간이었다.
버스를 타고 일단 진주로 나간다.
서울 쪽으로 좀더 빨리 가려면 원지버스정류장을 이용하면 편리할 수 있다.
그 당시에도 진주로 일단 나가서 대전가는 버스를 탄 다음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집으로 돌아 왔다고...
어땠나요?
이름하여 '추억의 지리산 성장 산행기'...
내년 이맘 때는 지금보다 더 바쁠 것 같아 이번에 시간을 내어 겨울 지리산 추억의 길을 다녀왔습니다.
시간만 된다면 자주 지리산 산신령님을 뵙고 싶네요^^.
추억의 길을 걸으며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그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여러분도 추억의 길을 걸어 보세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년 1월 지리산에서,
청소년산꾼 천지인
먼길을 잘 다녀왔네요.
누구에게 모든것을 한꺼번에 내어 주지 않는 지리산에서 일출까지 보는
행운을 얻었군요.
겨울에 보는 변화무쌍한 지리산의 풍경도 좋고요.
정성껏 담아오신 풍경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