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5. 1. 9
목적산 : 무척산(702.5m)
위 치 : 경남 김해시 생림면, 상동면,
코 스 : 생철마을-모은암-장군바위-폭포-천지못-무척산 정상-기도원-모은암-생철마을( 3시간)
누구랑 : 집사람과
날 씨 : 맑음


지도




개요

무척산(無隻山)의 이름을 한자로 풀어보면 ‘한 쌍이 될 짝이 없는 산’ 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다시 말해 무척 아름다워서 옛 가락국의 영역에서는 이만큼 아름다운 산이 없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같다. 그런데 가락시대에 무척대사가 이 산에 머무른 뒤 무척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니 무척대사가 지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경남 김해시 생림면과 상동면의 경계에 솟아있는 무척산은 부산과 김해의 근교산행지로 각광 받는 곳이다.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운 육산이면서도 북서사면에 예사롭지 않은 바위봉들이 즐비해 김해지역 클라이머들의 암벽 실습장이기도 하다. 또한 막힘없는 정상은 가지산과 신불산, 운문산, 영축산, 천태산, 토곡산, 신어산, 금정산 등을 조망할 수 있어 가슴이 후련해진다.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면 김수로왕과 그의 아들인 2대 거등왕이 허왕후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가락국의 고찰, 2천년 역사의 향기가 은은히 베어있는 모은암이 있고 (부은암은 진영 자암산에 지었다고 함) 정상의 동쪽 자락에는 김수로왕의 처남인 장유화상의 부도가 있다.

이 산 정상 부근에는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 하는 호수가 있다. 김수로왕의 능을 만들기 위해 현 위치에 땅을 팠더니 물이 솟아나서 능을 만들 수 없게 되었는데 인도에서 허 왕후를 수행해 와 가락국의 신하가 된 신보의 말에 따라 무척산 정상에 호수를 만드니 깜쪽같이 물길이 잦아들어 능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산행기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일이 있어 원정산행을 하지 못하고 보니 좀이 쑤셔서 오후에 김수로왕의 설화가 깃들어 있는 무척산을 오릅니다. 부산에서 가까이 있는 곳인데도 다녀온지가 10년이 넘어서인지 가보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일어나 목적지를 정한 것입니다.
옛날에는 김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생철리에서 하산, 모은암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무척대사가 창건했다는 백운암과 장유화상의 부도를 지나 용당나룻터에서 배를 타고 원동으로 나가 열차로 돌아오는 산행을 한 곳입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나룻배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 옛날 애기가 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산행기점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우리는 이제 산을 오릅니다. 산행기점에서 모은암으로 오르는 세멘트길은 예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습니다.


도로변에 있는 등산로 입구의 간판






바위능선






등산로에서 우측으로 70m정도 벗어나 있는 모은암으로 들립니다. 계단을 올라 절 마당에 들어서니 모은암은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웅전이 마주보이고 좌측으로는 모음각이 보입니다. 허 왕후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절 치고는 초라한 것 같습니다. 수도꼭지가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아 뒷편 우물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절을 둘러본 뒤 정상을 향합니다.


모은암의 대웅전



절집풍경






기암



아래 사진 중 바위 가운데는 굴을 파다가 그만 둔 것이라고 합니다. 모은암 입구의 수직암벽으로 지상에서 상당히 높은 곳인데 토굴처럼 굴을 파서 수행을 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다가 그만 둔 것 같습니다.





무척산의 북서사면은 생각보다 험준하고 기암들이 많이 솟아 있습니다. 모은암을 나와 조금 오르니 등산로 주변에 암장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늘벽, 숨은벽, 가야벽, 장군바위, 적벽, 탕건바위 등 바위들의 이름이 있다고 하나 암장에는 문외한이라 알 수가 없습니다. 오래전에 이 곳에 왔을때는 클라이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는데 오늘은 한분도 보이지 않습니다.


클라이머들의 훈련장



뒤따라 오르는 산객들



군데군데 솟은 암봉들



한참을 오르니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삼랑진 철교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부산 대구간 고속도로 공사현장이 벌겋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존 고속도로로는 2시간 걸리는 거리인데 완공되면 1시간대로 단축이 되나 봅니다.


낙동강 건너 삼랑진 방향 조망



꽁꽁 얼어버린 폭포



나목



천지못에 도착하니 등산객들과 아이들이 신기한 듯 얼음위를 걸어 다닙니다. 자세히 가서 보니 워낙 두꺼워서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계곡의 북서쪽을 막아 만든 이 천지못도 김수로왕의 설화를 간직한 채 20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오래된 못입니다. 천지못을 지나니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것같이 춥습니다. 내린 눈조차 녹지 않고 그대로 얼어 있습니다.


천지못






안내도의 약도처럼 우측으로 올랐다가 좌측으로 내려올 예정입니다.


안내도



이정표



정상 가는길



천지못을 지나 우측으로 열려있는 등산로는 평탄합니다. 음지에 내린 눈은 녹지 않고 얼어있으나 내린지가 제법 돼서인지 미끄럽지는 않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맑은 날씨에다가 사방은 한점 막힘없이 시원합니다. 영남 알프스를 비롯하여 사방의 준봉들이 하늘금을 그리며 시야에 들어옵니다. 날씨가 차가운 탓에 사진촬영을 한 후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백운암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정상석



파노라마 (정상에서)





정상에 있는 이정표



줌으로 조금 당겨본 금정산



토곡산(좌)과 멀리 천성산 제1봉(구 원효산)



영남 알프스의 준봉들(운문산, 가지산, 신불산, 영축산, 좌측부터)



백운암 갈림길에서 다시 천지못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내려옵니다. 백운암과 장유화상의 부도를 보고 싶으나 날이 저물 것 같고 차량회수도 힘들 것 같아 천지못에서 왔던길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백운암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하늘을 나는 까마귀



천지 못 주변에 있는 기도원 건물이 보이고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굴뚝도 보입니다. 옛날 이 기도원 자리에 돌아가신 김수로왕을 기려 하늘과 통한다는 통천사를 세웠으나 가락국이 신라에 합병됨으로써 폐사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주춧돌 등 그 당시 통천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무척산기도원 내 안내문



기도원 내에 있는 무척산 교회



삼랑진 방향에서 김해로 들어올 때 보이는 안내간판




3시간의 산행이었지만 하산하고 보니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없습니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개운하기 그지없습니다. 휴일날 일이 있을 때는 이렇게라도 둘러볼 수 있는 산이 가까이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의 산행일정을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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