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공룡능선 산행기]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빙판길에서 뒤돌아본 지나온 공룡능선  <12:03>





일시: 2004.12.25 (토요일) 

날씨: 불행중 다행(?)으로 매우 맑은 날씨였으나 주능선에는 칼바람이 불어 매우 추웠다.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서마산IC-구마고속국도-금호JC-중앙고속국도-만종JC-영동고속국도-강릉JC-동해고속국도-현남IC-설악동-청운정 식당



 산행코스

 청운정 식당(소공원에서 차로 올라옴.)-비선대-금강굴(우회)-안부(주능선)-세존봉(우회)-금강문-마등령 정상-오세암 갈림길-나한봉-1,275봉-샘터-신선봉-무너미고개-양폭대피소-귀면암-문수담-비선대-신흥사-소공원(매표소)

 산행시각

2004.12.24 (금요일)

21:22
통영출발 
23:33 서대구IC

2004.12.25 (토요일)

01:10
 단양휴게소
03:27 현남IC
04:46 '청운정식당' 도착 (찾느라 한참을 헤맴)--'돌솥비빕밥'으로 아침 식사

05:16 <산행시작>
05:24 첫 번째 이정표 (비선대 0.7k 소공원 2.3k) 
05:40 비선대
05:50 10분 정도 천불동쪽으로 올라감 (알바) 
06:16 금강굴 갈림길 (금강굴로 가지 않고 마등령으로 직행함.) 
06:38 안부 이정표 (마등령 2.8k 비선대 0.7k)
07:50 세존봉 지나 어느 전망대
08:08 금강문
08:37 마등령 정상 1,320M
08:45 오세암 갈림길 
09:08 나한봉 1,276M 
10:29 1,275봉
10:57 샘터
12:12 신선봉 정상 1,218M 
12:42 무너미 고개 1,020M
13:33 천당폭포
13:39 양폭포
13:42 양폭대피소
14:27 귀면암
14:55 문수담
15:08 비선대
15:30 아침을 먹었던 '청운정식당'
15:47 신흥사 좌불 앞 
15:56 설악산 매표소 <산행끝>
 
16:28-17:20 배모양의 건축물인 찜질 레포츠타운 (목욕)
17:35 양양의 '미락쌈밥' (저녁식사)
21:41 안동휴게소 

2004.12.26 (일요일)

00:48
통영도착 (장장 2박 3일 소요함.)

■ 산행 거리 약 20km
■ 산행 시간 약 10시간 40분
■ 나의 만보계 40,603步
■ 車의 거리 왕복 1,115km (신기록)

 산의내력


▲설악산 雪嶽山 →위치 : 江原 麟蹄郡, 束草市, 襄陽郡, 高城郡

설악산은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4개의 시, 군에 걸쳐 있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3번째로 높은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을 비롯하여 70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설악산은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구분한다. 근래에는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을 덧붙이기도 한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선으로 동해쪽은 외설악, 서쪽은 내설악이라한다.

외설악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 관모산, 천불동 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내설악은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백운동계곡, 가야동계곡, 와룡, 유달, 쌍폭, 대승 등 폭포, 백담사, 봉정암 등의 사찰들이 있으며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빼어나다.

설악산은 봄의 철쭉 등 온갖 꽃, 여름의 맑고 깨끗한 계곡물, 설악제 기간을 전후한 가을 단풍, 눈덮인 겨울 설경 등 사계절이 절경을 이룬다. 가을이면 대청봉 단풍을 시작으로 전국의 산은 옷을 갈아입고 화려하게 치장한다. 대청 중청 소청봉을 필두로 화채봉 한계령 대승령 공룡능선이 그 다음으로 타오르다 용아장성 전불동계곡으로 내려온뒤 장수대와 옥녀탕까지 빠른 속도로 붉게 물들인다.

이중 공룡능선은 산악인들이 설악단풍산행의 으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곳. 외설악의 암릉미가 동해와 화채릉의 짙푸른 사면과 어우러진데다 서쪽의 용아장성과 기암도 장관이다.설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은 화채능선과 한계령, 권금성 일대, 장수대 계곡, 수렴동 계곡을 친다.

설악산의 오색단풍 중 붉은 색은 단풍나무를 비롯 벚나무, 붉나무, 개박달, 박달나무 등이 만들어 내는 장관이다. 또 노란색은 물푸레나무, 피나무, 엄나무, 층층나무가, 주황색은 옻나무, 신갈나무,굴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엮어낸다. 여기에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최고의 절경을 만들어 낸다.

또한 설악산은 겨울에 아름다운 산이다. 그 중에서도 탕수동계곡에서 시작하여 대승령과 귀떼기청봉을 거쳐 대청봉에 이르는 서북릉은 설악의 진면목을 두루 감상할 수 있어 으뜸으로 꼽히는 능선길이다. 미시령에서 마등령과 공룡 능선을 거쳐 대청봉에 이르는 북릉 역시 서북릉 못지 않은 장쾌한 멋이 있다.

설악산은 척산온천, 설악워터피아, 오색온천이 있어 산행 후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척산온천은 외설악의 초입인 설악동에서 불과 2㎞ 거리. 한화리조트의 워터피아는 파도풀장, 슬라이더풀장, 야외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오색온천은 점봉산 오색약수에서 한계령쪽으로 4㎞쯤 떨어진 온정골에 있다. 겨울의 설악산은 겨울산행과 겨울바다의 운치,상쾌한 온천욕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1석3조의 명소로 꼽힌다, 인근에 낙산사, 하조대, 주전골 등 명승지가 많다.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설악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산(부산 일보)-click here


산행 줄거리

산행 전 이야기.. 운전자를 구하라..

1. 꼭두새벽에 먹는 돌솥 비빔밥..   친절이 몸에 밴 ‘청운정식당’ 아주머니
2. 별이 빛나는 밤..   여보! 저기 별똥별이 지나가네요.
3. 사라진 일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놓친 일출의 안타까움
4. 마등령의 수리부엉이..  설악산 산신령의 전령인가? 
5.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공룡의 시작
6. 칼바람과의 전쟁..   1,275봉 가는 길 
7. 용아를 바라보며..  신선봉 가는 길
8. 공룡도 별 것 아니네..  공룡의 끝
9. 참으로 길고도 지루한 길..   천불동 계곡


아~~참으로 멀긴 멀구나..
   귀향





 산행 전 이야기..    운전자를 구하라..

  설악산은 그동안 나에게 늘 동경과 흠모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내가 살고 있는 통영에서 설악산까지는 거리가 무척 멀어 (약 550km의 거리) 선뜻 용기를 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한번 가야지하고 작심을 하고 있던 중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성탄절 연휴였다. 연휴 기간이라 복잡할 것도 같지만 요즘은 비교적 비수기이므로 우리가 원하는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고 또한 장거리 산행을 마친 후, 그 다음날 하루쯤 푹 쉴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1박 2일의 산행도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지리산 종주시 ‘세석산장에서의 잠 못 이루는 밤’을 경험한 이몸은 되도록이면 대피소에서의 1박을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좀 무리라고 생각될지는 몰라도 무박산행을 하려고 작심을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먼 거리를 잠도 자지 않고 산행을 한 후 자가운전으로 오르내릴 자신이 없구나.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 중 인데 뜻밖에도 아내의 친구인 ‘알’여사가 운전를 해 주겠다고 한다. (저번 거제도 ‘지맥종주’시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본인이 운전을 해 주겠다고 말함.)


 

아무리 그래도 거리가 한발 두발도 아니고 천리가 넘는 길인데 여성의 몸으로 운전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고 불안한 생각이 든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린 ‘알’여사 남편 정사장님은 “종석이 아빠, 우리 처는 못 믿어도 나라면 믿겠지요?” 라고 말씀하신다. "당연히 남자인 정사장님이 운전을 해 주시면 든든하지요."  하니 정작 본인은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잘 애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일이 지나자 마음이 바뀐다. “거제지맥도 이리 힘든데 우리가 그 힘든 설악공룡을 우찌 타건노, 아무래도 포기해야 안 되것나.” 하니 아내도 덩달아 그럽시다. 하며 맞장구를 친다. --그래서 '알'여사에게 전화를 해 설악산에 가지 않는다고 말함.


 

그런데 늘 그렇듯이 요놈의 마음이 목요일이 되자 또 흔들리 시작한다. 결국 도저히 황금연휴를 헛되이 보낼 수 없다는 미명아래 다시 설악산 산행을 강행하기로 한다. (다른 분들의 산행기를 읽어 본 순간 가고 싶은 충동이 생겼고  잘 해내리라는 자신감이 생김.) --출발 하루 전인 목요일에 다시 '알'여사께 전화를 한다.^^;;  (고맙게도 승락하셨고 오히려 '저를 믿어주세요' 하고 애교 섞인 말까지 하시니..^^)  출발 때 보니 정사장님도 같이 동행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갑자기 일이 생겨 ‘알’여사 만이 가게 된다. 아무리 아내랑 친한 사이지만 정말 고마운 '알'여사님이시다. (산에 미친 부부바람에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수고해 주신 ‘알’여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서대구IC (운전자는 '알'여사) <11:33>

▷ 심야의 단양 휴게소 (매우 추웠다.) <01:10>



 

▷ 마지막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인 현남IC <03:27>

▷ ‘설악동’에 들어와서도 찾느라 혼줄 났던 ‘청운정식당’ <04:46>



 1. 꼭두새벽에 먹는 돌솥 비빔밥..     친절이 몸에 밴 ‘청운정식당’ 아주머니


 여러 분의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기를 뒤적거리는 중, 이웃에 사시는 ‘창원51’ 님의 산행기 속에서 ‘청운정식당’ 에서 아침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창원51님들이 가신 때는 단풍철이라 심야에도 영업을 했다지만 요즘은 비수기라 과연 심야영업을 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인터넷에서 전화번호를 알아내니 033-636-7400번 이었다.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언제 오실 예정이냐며 물어온다. 내일 새벽 4시경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하니. 아침밥을 해 주겠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곤 몇 명이신데요? 하고 물어온다. 그래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두 사람 입니다. 하고 말하니 (당연히 거절하겠지 하고 생각..) 뜻밖에도 밥을 해 주겠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귀를 의심..


 

하도 신기(?)해 "겨우 두 사람인데요?" 하고 내가 오히려 반문하니 “두 사람은 손님이 아닌가요?” 하신다.--(감동.또 감동.) 그러나 속으론 장사가 그리도 안되나? 하고 염려도 됨. 혹, 음식맛이 형편 없는 것 아냐?  하지만 기우였다.(맛이 좋았다) 그 아주머니께서는 친절이 몸에 밴 분이었으며 우리를 위해 일부러 이곳에서 잠을 주무셨다고 한다. (우리도 '알'여사까지 포함, 삼인분 돌솥비빔밥을 주문하니 다소 미안한 마음이 해소됨.)--주문만 하면 점심밥도 주먹밥으로 해 주신다고 하니 맨손으로 산행을 와도 될 판이다. (수세식 화장실에서 볼일도 보고. ^^)

또한 출발 하루전 날 설악산 산악구조대에 전화를 해 설악산의 상황을 알아보니 강릉에는 눈이 많이 왔지만 설악동엔 눈이 오지 않았다 한다. 눈이 없어 멋진 그림은 챙길 수 없을지 모르나 일단 안심이 된다. 이제 천기만 좋으면 되는데.. 영동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하늘을 보니 하늘엔 둥근달이 떠있고 별이 총총히 빛나고 있다.^^


 

마지막 IC인 현남IC를 통과 설악동으로 들어오면서 아주머니께 1차 전화를 한다. 다시 설악동에 진입하고서 수차례 위치 확인 전화를 하게 된다.(아주머니께서 가르쳐 주시는 '청운정식당' 위치 설명이 알송달송 했다. 나중엔 짜증까지 남.)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맨 꼭대기에 위치한 ‘청운정식당’을 찾아낸다. (정문은 차량통과가 불가능 하고 신흥사 주차장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올라와 왼쪽 비선대가는 길을 따라 쭉 올라오면 됨. 낮에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밤이 유죄였다.) 만나고 보니 아주머니가 생각보다 연세가 든 아주머니였다. 60대 초반?




 

▷ 처음 만나는 정겨운 산행초입의 이정표 <05:24>

▷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대는 안부의 이정표 <06:38>



 2. 별이 빛나는 밤..    여보! 저기 별똥별이 지나가네요.


 ‘청운정식당’에서 때 이른 조반을 먹고 고마운‘알’여사와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이마에 도깨비불을 켜고 ‘비선대’를 향하여 걸어가니 뱃속도 든든하고 날씨도 생각한 것 보다 춥지 않아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어둠 속이라 주변에 있는 뾰족하게 생긴 거대한 봉우리들이 마치 귀신의 형상처럼 더욱 무섭게 느껴지지만 이젠  내공이 쌓여서 그런지 전혀 두렵지 않구나. 청운정식당에서 한 25분 올라가니 비선대인가 보다. 잠시 후, 금강굴로 가는 안내판이 보이지만 귀신에 홀렸는지 천불동쪽으로 한10분 올라가다가 비로소 제정신이 돌아와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다. (약 17분 허비)--아내가 "이리 가는 길이 맞아요?" 하고 물었지만 무엇에 홀린듯 앞으로 달림.


비선대로 돌아오니 도깨비불 두 개가 보인다. (젊은 산님 두 분) 그리곤 우리에게 어디에서 오시는 길이냐며 물어온다. 잠시 알바한 이야기를 해주며 우리는 마등령쪽으로 올라간다고 말씀드린 후, 된비알을 오르기 시작한다. 한참을 올라가니 우리 아래서 도깨비불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조금 전 그 두 젊은 사람들이 우리 뒤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나 보다. 그런데 전방을 바라보니 역시 도깨비불이 보이며 두런두런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앞에 가는 분들도 계시는 구나..하늘을 쳐다보니 도시에서 보던 별과는 다르게 너무나 가깝게 보이고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잠시 하늘을 응시하던 아내가 “여보! 저기 별똥별이 지나가네요.” 하고 외치는 지라 놀라  “어디? 어디?” →  “???” → “이 사람아! 저건 별똥별이 아니라 비행기 지나가는 불빛이네” 하니 (잠시 하늘을 응시하더니)  “자세히 보니 그런 것 같네요.” (머쓱해 지는 아내)--잠시 흥분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 세존봉 지나 금강문으로 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풍경 <07:56>






▷ 세존봉 지나 금강문으로 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마등령쪽 풍경 <07:57>



3. 사라진 일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놓친 일출의 안타까움


 비선대에서 한 40여분 올라오니 안부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 오니 아까 산 아래 약간 포근했던 날씨와는 엄청나게 다르다. 어찌나 칼바람이 심하게 불어오는지 방한 마스크를 쓰고도 얼굴이 얼얼하다. (마등령 2.8k 비선대 0.7k 지점 6시 38분..) 조금 올라가니 날이 밝아져 자연히 헤드랜턴을 끈다. 동쪽으로부터 붉은 기운이 승(昇)하는데 태양이 보이지 않는구나.. 조금만 더 조금만 하면서 등로를 오른다. 한번씩 동쪽으로 고개를 힐긋힐긋 돌리면서..


 

그러나 무정하게도 일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일출이란 아무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한참을 걸어가니 앞서 가던 젊은이 두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에게 행선지를 물어 오기에 공룡능선을 탈 예정이라고 말하니 본인들과 같은 방향이라며 좋아한다. 그리곤 아내를 보더니 “대단하십니다.” 한다. 속으로 “이놈들아 우리가 누군데 대단하다니 우리가 할 말을 니가 지껄이는 구나.."--ㅎㅎ 착각은 자유






▷ 세존봉 지나 금강문으로 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대청봉쪽 풍경 (천화대와 범봉이 보인다.)<07:59>



 



▷ 금강문이 보인다. <08:00>



 

 

▷ 금강문을 통과하니 새로운 세상이 어서오라 손짓하고.. <08:08>

▷ 뒤를 돌아보니  아름다운 상고대가 햇살에 반짝인다.<08:09>


젊은 두 사람은 처음에는 우리랑 같이 보조를 맞추다가 이내 젊은이답게 횡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는 사진도 찍고 이곳의 아름다운 비경에 흠뻑 빠져 말 그대로 산행을 즐긴다. 한참을 올라가니 조금 전 그 젊은 두 사람이 김밥을 먹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를 보더니 하나 자시고 가라며 권한다. ^^  이곳에서 김밥을 먹으면 딱딱하게 얼어 도저히 목구멍에서 넘어가지 않을 것인데 비록 이른 새벽이지만 ‘청운정식당’에서 뜨끈뜨끈한 아침을 먹은 우리는 탁월한 선택을 했구나..

저렇게 딱딱하게 얼은 김밥을 먹으면 탈이 날지 모르는데.. 은근히 젊은이들이 걱정스럽다. 사람의 예감이란 무서운 것인가 보다. 이 차가운 김밥을 먹고 있는 두 젊은이를 보자 오늘의 공룡산행을 성공하지 못 할 것이라 느낌이 왔는데 내 생각대로 젊은 두 사람은 오세암 갈림길에서 공룡을 포기하고 오세암으로 하산하였다고 한다. (나중에 하산하면서 만난 순천산님께 듣게됨.)






▷ 금강문을 지나 남쪽 대청봉쪽을 바라보니 가장 뾰족한 1.275봉, 천화대, 범봉은 물론 공룡의 끝인 먼 신선봉까지 보인다. <08:10>



 



▷ 또한, 눈을 들어 가야할 마등령쪽을 바라보니 잔설로 덮여있구나..<08:11>






▷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뒤돌아본 풍경 (맨 왼쪽 뾰족한 암봉이 세존봉) <08:18>



4. 마등령의 수리부엉이..    설악산 산신령의 전령인가? 


 마치 문처럼 생긴 거대한 암릉의 금강문을 통과한 후 잔설이 덮인 사면을 올라가니 아름다운 상고대가 피어있고 주변엔 희한하게 생긴 기암들이 눈길을 끈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약 50M전방에 큰 날개를 펄럭이며 한 마리의 새가 날아 앉는다. 첫 눈에 봐도 수리부엉이가 틀림없구나! 마등령에 독수리가 살고 있다더니 (나무로 만든 독수리상) 귀한 수리부엉이를 보게 될 줄 몰랐다. 왠지 수리부엉이를 보면서 설악 산신령님께서 보내신 전령처럼 느낌이 전해진다.




 

▷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등로는 상고가 활짝피었다. <08:25>

▷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발견한 천연기념물 제324호 수리부엉이 (줌-촬영) <08:30>

수리부엉이 [eagle owl]

몸길이 약 70cm이다. 대형 조류이며 머리에 난 귀 모양 깃털이 특징적인데, 그 크기가 칡부엉이의 2배나 된다. 깃털은 진한 갈색에 검정색 세로 줄무늬가 있고 눈은 붉은색이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드문 텃새이나 전국에 걸쳐 분포한다. 숲보다는 바위가 많은 바위산에 산다. 어두워지면 활동을 시작하여 새벽 해뜰 무렵까지 활동한다. 쉴 때는 곧게 선 자세로 날개를 접고 나뭇가지나 바위에 앉아 있는다. 낮게 파도 모양으로 날며 밤에는 하늘 높이 떠서 바위산을 오가는 수도 있다.

암벽의 바위 선반처럼 생긴 곳이나 바위굴 밑의 편평한 곳, 또는 바위벽 사이의 틈을 이용하여 둥지 없이 한배에 2∼3개의 알을 낳는다. 알을 품는 기간은 34∼36일이고 새끼의 성장 기간은 35일이다. 새끼에게는 주로 꿩·산토끼·쥐를 잡아먹이고 어미새는 그 밖에 개구리·뱀·도마뱀·곤충 따위도 잡아먹는다. 한국에서는 1982년 11월 4일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되었다.





▷ 칼바람이 불어대는 마등령 정상 <08:37>



 귀한 수리부엉이를 촬영하느라 한눈이 팔려있는데 “마등령 정상이다!” 라는 아내의 외침이 들린다. 아내의 외침에 반가운 마음으로 비탈진 사면을 치고 올라가니 등로는 눈이 덮여 매우 미끄럽다. 로프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올라가니 잠시 후 마등령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에 올라오니 매서운 칼바람이 살을 에어내는 듯 거세게 몰아친다. 그래도 주워들은 풍월은 있어서 마등령의 ‘독수리상’ 을 찾아야지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찾아보지만 없는 독수리상이 있을 리 만무하다. 도저히 추워서 더이상 오래 머물 수가 없어 오세암 삼거리로 내려간다.






▷ 오세암 갈림길에서 발견한 마등령의 상징물인 나무 독수리상 <08:47>



 마등령 독수리상(독수리 형상의 고사목)은 마등령 정상이 아니라 오세암 삼거리에 있는 돌탑 위에 모셔져 있었다. 한울타리님의 산행기를 보고 그 크기를 짐작하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아담 사이즈네.. 여기서부터 공룡이 시작되는가 보다.






▷ 오세암 갈림길에서 나한봉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세존봉쪽 풍경 (저 멀리 울산바위도 보인다.) <08:49>


 
매서운 칼바람으로 추위를 몹시 타는 아내는 보온병에서 따뜻한 꿀차를 마시려한다. 나 같으면 귀찮아서라도 배낭을 풀기 싫은데.-- (이렇게 추운 장소에서는 우선 피하고 따뜻한 장소에 가서 느긋하게 꿀차를 마시자 해도 막무가내다. ) 주능선에 도착한 후 발이 무척 시리지만 신발 벗기 귀찮아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나라면 아내는 신발을 벗어서 양말 한 켤레를 더 신는 것이 아내의 성격이다. --(예사로 생각하고 경등산화를 신고 왔더니 발가락이 시려 혼남. 아내가 신발을 벗어 양말 한 켤레를 더 신으라고 했었다.)  그리고 보니 피장파장이네.. ^^;






▷ 오세암 갈림길에서 나한봉으로 올라가는 눈덮인 등로 <08:54>


 
5.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공룡의 시작


 오세암 갈림길에서 나한봉으로 향하여 올라가는 너덜 등로는 온통 눈으로 덮여있다. 눈과 상고대를 보니 아름답기는 한데 이제부터 바로 공룡능선의 시발점인데 이 눈 덮인 너덜 등로를 헤쳐 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고 덜컥 걱정이 앞선다.


 

순간적으로 나약한 마음이 생기는 나 자신을 느낀다. 오세암으로 빠질까? 아니지 여기까지 왔는데 가는데 까지는 가봐야지.. (내색은 하지 않았으나 아내나 나나 불안하기는 서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곳 외에 이렇게 많은 눈이 쌓여있는 곳은 다행(?)히도 없었다. 아이젠은 착용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한 20여분 올라가니 나한봉 정상에 도착한다.






▷ 오세암 갈림길에서 나한봉으로 올라가는 눈덮인 등로에서 바라본 말의 등처럼 생긴 마등령<08:55>


♣ 마등령


 

강원도 인제군 북면(北面)과 속초시 경계에 있는 고개. 해발 1,220m.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태백산맥의 한 고개로, 설악산 대청봉(大靑峯)까지 공룡능선이라 부르는 암릉의 기점이다.


 

북쪽의 미시령(彌矢嶺:826 m), 남쪽의 한계령(寒溪嶺:1,004 m)과 함께 태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주요 통로였다. 지금은 북한강의 지류인 북천 백담계곡과 동해로 흐르는 천불동계곡의 비선대를 잇는 대표적 등산로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중심부이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청봉의 조망이 일품이다.




 

▷ 나한봉 도착 직전 능선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좌로부터 귀때기청봉, 큰감투봉, 안산) <09:04>

▷ 나한봉 도착 직전 능선에서 바라본 안산과 운해가 덮인 백담사쪽 풍경<09:04>





▷ 나한봉 정상 1,276M <09:08>



 



▷ 나한봉지나 내림과 오름을 한 차례 한 후 어느 봉우리에서 바라본 1,275봉과 그 옆에 있는 천화대와 범봉 <09:22>



6. 칼바람과의 전쟁..
    1,275봉 가는 길


 나한봉에서 내려오니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남자 산님 두 분이 휴식을 취하고 계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제 밤 텐트 속에서 주무신 모양이다. 설악산에서 텐트를 치고 주무실 정도의 실력이라면 산꾼 중의 산꾼이라 말하니 기분이 좋은지 싱긋이 웃으며 아내더러 대단하다고 말한다. 그러자 아내는 “앞으로 가면 무서운 코스가 많이 도사리고 있습니까?” 하고 놀란 토끼눈으로 그분들께 묻는다.


 

산행을 마친 후, 내가 생각해 보니 특별히 위험한 코스는 없었다. 공룡능선을 쳐다보면 여포 창칼처럼 날이 선 첨봉들이지만 꼭대기에 오른 봉은 하나도 없었고 모두 9부능선이 정상으로 대체되어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힘든 것은 칼바람과의 전쟁이었다. 이상하게도 한 봉우리를 향하여 올라가는 쪽이 무지무지하게 추웠고 칼바람이 불었다. 그리곤 내려가는 코스는 바람이 잔잔하고 따뜻했다. 말하자면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 바로 이 봉우리를 내려가는 로프가 매달린 등로 <09:23>

▷ 무명봉 능선에서 바라본 1,275봉 <09:54>





▷ 1,275봉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뒤돌아본 무명봉쪽 풍경 <10:06>







▷ 칼바람이 불어대는 1,275으로 올라가는 바위능선 (이정표-마등령 1.7k 희운각대피소 3.4k 지점)<10:07>







▷ 1,275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무명봉, 나한봉, 마등령이 보인다.) <10:29>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와서 파노라마사진을 찍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칼바람  때문이었다. 잠시도 오래 서서 사진을 찍기 힘들정도로 차갑고 매서운 칼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지금 이 사진을 찍고 있는 순간에도 셔터가 흔들리지 않도록 오만 용을 쓴다. --카메라가 흔들려 사진찍기에 무척 힘이들었다. 이렇게 거센 바람도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쪽은 거짓말 처럼 평온하고 따뜻하다. 체감온도 약 10도 정도 차이가 남. 1,275봉에서 내려오니 부부산님 두 분이서 과일을 깎아먹고 계심..--오늘 부부팀 몇 명을 보긴 보았는데 모두 우리랑 반대 방향으로 산행하는 팀 이었고 우리와 같은 방향인 사람은 아직까지 아무도 만나지 못함. (젊은이들이 따라왔으면 벌써 만날 때가 넘었는데 안 보여서 의아하게 생각한다. 혹? 다른 길로 빠졌나?)




 

▷ 1,275봉 정상의 이정표 <10:29>

▷ 샘터 팻말 <10:57>


 



▷ 1,275을 지나 어느 봉우리에서 바라본 범봉과 천화대 멀리 신선봉이 보인다. <10:40>



 



▷ 1,275을 지나 어느 봉우리에서 바라본 용아장성능 <10:51>


7. 용아를 바라보며..   신선봉 가는 길


 말로만 들었던 용아장성능을 지척에서 바라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저곳으로 산행을 하다가 적발이 되면 50만원의 고지서가 날아 오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오늘은 공룡으로 만족하지만 다음번에는 저 용아를 타고 싶구나! 정말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언젠가는 가게될 것도 같은데..






▷ 뒤돌아본 1,275봉의 위용 <11:03>



  뒤 돌아보니 오히려 저 첨봉에서 내려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가 정상이라고 느꼈던 곳이 두 개의 암봉 사이로 구나! 과연 공룡능선에서 가장 큰 위용을 자랑하는 1,275봉 답구나! 그런데 왜 이름이 없을까?  ....에라 모르겠다 오늘부터 너! 수영봉 해라! 秀榮峰! 과연 이름 그대로 수려하고 화려하면서 웅장하구나! ㅋㅋ --실제로 전남 고흥에가면 팔영산이 있는데 제1봉이 수영봉 입네다. ^^






▷ 1,275봉과 신선봉의 중간지점 정도 됨직한 곳에서 뒤를 돌아본 아름다운 암봉 풍경 <11:30>



   



▷ 가까워진 신선봉과 멀리 보이는 뾰족한 봉은 화채봉 <11:37>



 



▷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빙판길에서 뒤돌아본 지나온 공룡능선 -타이틀 사진을 550사이즈로 줄임 <12 :03>



  이 빙판길을 올라가는데 무척 조심스럽다.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중상아니면 사망이구나! 다행이 로프가 설치되어있고 중간 중간에 맨 땅이 있어 다행이다. 이곳에서 우리가 그동안 걸어온 전 공룡들을 바라보니 어찌 저길 걸어왔나? 싶구나! 그런데 다른 한편으론 이 신선봉으로 공룡과 작별을 한다고 생각하니 다소 서운한 감정 마저 생긴다.  그새 정이 들었나?






▷ 신선봉 정상 1,218M  <12 :12>


8. 공룡도 별것이 아니네..    공룡의 끝

나한봉에서 이곳 신선봉까지 3시간 남짓 걸렸다. 다른 분들의 산행기를 읽고 4~5시간을 예상했는데 이렇게 빨리 오다니 우리가 빠른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구나. 아마도 다른 분들은 식사도 하시고 단풍철이라 많은 인파로 정체가 되어서 그런가 보다. 실제로 우리는 밥도 먹지 않았고 거의 휴식을 취하지 않고 우보(牛步)로 꾸준히 걸었다. 단지 사진 촬영하는 시간이 휴식시간이었을 뿐이었다. (추워서 쉬기도 힘든 상태..)


 

새벽에 밥을 먹고 출발하면서 ‘알’여사에게 예상 도착 시각을 오후 5시라 말했고 7시까지 연락이 없으면 119를 불러달라고 엄살을 떨고 왔는데 이 상태로 하산을 하게 되면 예정보다 훨씬 일찍 도착 할 수 있겠구나.. 이상하게도 약간 허탈감마저 생긴다.




 

▷ 신선봉지나 어느 암봉 (옆에 로프가 설치된 정상등로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 위험한 암봉으로 내려옴.) <12:32>

▷ 무너미고개에 있는 공룡능선 주의 팻말 <12:42>


신선봉에서 내려오니 이젠 완연한 육산이다. 너무 방심했던 탓일까?  잠시 후, 어느 암릉에 도착을 한다. 내려가는 길을 살펴보니 빨강리본 한 개가 딸랑 보이는데 아무리 봐도 위험해 보인다. (로프가 없었고 릿지를 해야 될 판국) 지금도 신기하게 생각하는데 이 당시에는 이 길 외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가 시범을 보이며 내려오는데 남자인 내가 내려오려고 해도 무척 조심스럽다.
별 수없어 스틱을 땅바닥에 내던지고 내려오는데 뒤따라 내려오는 아내도 예사 실력이 아니네! 나중에 어찌 그리 겁 없이 내려왔냐고 하니 “이 길이 아니면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어 내려왔다." 고 한다.


신선봉에서 약 30분 걸어오니 ‘무너미고개’ 에 도착한다. 직진하면 희운각대피소(0.2k) 지만 희운각으로 올라갈 이유가 없어 좌측 천불동으로 내려가는 계단 길을 택하니 “희운각으로 갑시다.” 하고 아내가 농 섞인 말을 한다. 나도 그렇지만 아내도 약간은 아쉬운 모양이다.  "여기에 도착하고 보니 설악공룡도 별거 아니네” 하고 말하니 “당신은 어떤 숙제를 내야 어렵다고 할까요?” 한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좀 경솔한 것 같다. ^^;  어떤 곳을 다녀와야 내 입에서 곡소리가 날까?  용아장성능?? ...




▷ 천불동 풍경 <13:25>

 

9. 참으로 길고도 지루한 길..   천불동 계곡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계단 길에서  점심으로 준비한 빵을 먹는다. 날씨기 추워서 그런지 빵이 딱딱하게 굳어 우유가 없었다면 넘기기 힘들겠구나..오늘 아침 추운데서 딱딱한 김밥을 아무런 국물도 없이 먹던 젊은이들이 갑자기 생각난다. 겨울에는 따뜻한 국물이 없는 김밥은 먹기 힘드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빵 4개를 가지고 왔지만 1개 반씩 밖에 먹지 못하겠다. 마침 일행을 찾으려 내려온 어느 산악회 총무(?)님께 빵 하나를 억지로 건넨다. 일일이 낙오병 회원을 찾으려 다니시니 산악회 총무 노릇도 힘들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 무명폭포 <13:29>

▷ 천당폭포 <13:33>
♣  천당폭포 (天堂瀑佈)


 

천당폭포는 천불동계곡의 마지막 폭포로 예전에는 아주 험준하여 일반 관광객은 도저히 접근할 수 없었으나 지금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안전시설을 설치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속세에서 온갖 고난을 겪다가 이곳에 이르면 마치 천당에 온 것 같다고 하여 천당폭포라 한다.






▷ 천불동 풍경 <13:31>


♣ 천불동계곡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계곡. 설악골계곡이라고도 한다. 설악산에 있는 대표적 계곡의 하나이다. 비선대(飛仙臺)에서 대청봉(大靑峰)으로 오르는 7km 코스의 중간 계곡으로 설악의 산악미를 한곳에 집약하듯, 와선대(臥仙臺)를 비롯하여 비선대 ·문주담(文珠潭) ·이호담(二湖潭) ·귀면암(鬼面岩) ·오련폭포(五連瀑布) ·양폭(陽瀑) ·천당폭포(天堂瀑布) 등 유수한 경관들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천불동이라는 호칭은 천불폭포에서 딴 것이며, 계곡 일대에 펼쳐지는 천봉만암(千峰萬岩)과 청수옥담(淸水玉潭)의 세계가 마치 ‘천불’의 기관(奇觀)을 구현한 것 같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 양폭포 <13:39>

▷ 오련폭포 <13:57>

 ♣ 양폭포 (陽瀑佈) 


 

천불동계곡의 대표적인 폭포로 음(陰)폭포와 이웃하여 있는데, 양폭포는 곁에 있으므로 양(陽)폭포이고 왼쪽 골짜기인 음폭골에는 음폭포가 있다. 현재는 양폭포보다는 양폭이라는 말이 더 널리 쓰인다.


 

오련폭포 (五蓮瀑佈)


 

귀면암과 양폭사이에 5개의 폭포가 연이어 떨어지며 장관을 이룬다. 이전에는 폭포일대의 암벽이 천불동계곡의 수문장 같다고 하여 ‘앞문다지’라고도 하였다.


   

 

▷ 천불동 계곡 <14:18>

▷ 귀면암 <14:27>

귀면암 (鬼面岩)


 

천불동계곡은 비선대에서 중청봉에 이르는 계곡을 이르는데, 천태만상의 바위봉우리가 천개의 불상이 늘어서있는 듯하다. 비선대에서 1.5km 지점에 있는 귀면암은 가파르게 솟아오른 기암이 마치 귀신의 얼굴형상과 같다하여 이름지어졌다한다.




 

▷ 비선대 (금강굴을 줌으로 촬영함.) <14:58>

▷ 유산객이 더 많은 비선대 (앞에가는 산님은 순천산님) <15:08>


  빵을 먹고 아름다운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니 마치 오늘의 산행이 여기서 끝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상상외로 천불계곡은 길었다. 그동안 땀이 다 식었었는데 내려오면서 다시 땀이 나는 것으로 보아 예사로 먼 거리가 아니다. (무너미고개에서 비선대까지는 5.3km) 쉬지 않고 내려왔는데도 2시간 넘게 소요됨. 만약 가을 단풍철이라면 정체 등으로 3시간은 소요될 듯싶다.


 하산하면서 만난 ‘순천산님’에게  두 젊은 산님들의 낙오 소식을 듣는다. 이 ‘순천산님’은 새벽에 올라가는 우리를 ‘산장카페’에서 보셨다한다. (본인은 ‘청운정식당’ 위에 있는 ‘산장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계셨다 함.) 순천이 고향이라 하여 혹시 ‘브르스황’이나 ‘히어리’를 아십니까? 하고 물어보니 모른다 한다. 통영 사는 나도 아는데 같은 고향사람이 한.산의 대스타 ‘히어리’아우님을 모르다니.. 괘심한 지고..




 

▷ 신흥사 좌불 앞에서.. <15:47>

▷ 신흥사 일주문 <15:50>


   비선대에 도착하니 산님보다는 유산객이 더 많은 것 같다. 간간이 이 시간에 배낭을 메고 산으로 올라가는 산님들이 보이는데 아마도 산장에서 1박을 하실 모양이다. 한 산님이 나에게 물어온다. “지금 올라가면 산장에서 잠을 잘 수 있는지요?” 나도 자신은 없지만 아마 잠을 주무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산장이란 말 그대로 대피소이기 때문에 문전박대를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잠시 후 아침에 돌솥비빔밥을 먹었던 ‘청운정식당’ 이 나타난다. 새벽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안에 손님들로 북적이고 바깥에서도 전을 부치고 야단이다. 기념품등 여러 가지 물품도 전시되어 있었고.. 얼핏 보니 아주머니도 보이지 않아 그대로 내려간다. 비록 인사를 하지 않고 그냥 내려가지만 마음속에는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아지매요! 고맙십니다. 덕분에 공룡을 무사히 건넜다 아입니까. 제가 이렇게 한.산에 선전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영업이 더욱 번창할 깁니다. 복 마이 받으이소오..^^






▷ 설악동 매표소 <15:56>

  


아~~참으로 멀긴 멀구나..
   귀향

 설악동 소공원에 도착하니 많은 유산객으로 가득하다. 신흥사에 들릴까? 하다가 ‘알’여사가 기다리고 있는지라 거대한 좌불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아내에게 한 컷을 권하니 사양을 한다. 그리곤 “당신 팬들이 당신을 더 보고 싶어 할 테니 당신이나 한 컷 찍으소.” 한다. ^^


 

우리를 기다리다가 지쳐 매표를 한 후, 차를 몰고 신흥사 쪽으로 올라갔던

'알’여사와 잠시 후 반가운 해후를 하고..


 

오다가 찜질방에서 목욕만 하고 양양에 들러 저녁도 먹고..


 

다시 멀고먼 귀향길로 달린다.

달리는 차 안에서 비스듬히 누워

몇 번을 탄식을 한다.


 

아~~ 참으로 멀긴 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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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5 설악산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에 다녀와서..



 

김영동-삼포가는길 (TV 문학관)



이수영의 산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