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5.11(화)에 k2산악회의 지리산 바래봉 철쭉산행에 동참하였다.  

철쭉으로 이름난 산들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을 말하라면 역시  

바래봉 철쭉을 꼽을 것이다. 철쭉에는 분홍 철쭉과 빨간 철쭉이  

 

있는데 철쭉의 원조를 말하라면 아무래고 분홍쪽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우선 화려한 색에 취하여 빨간 철쭉을 선호 하지만 나는  

은근하고 은은한 분홍 철뿍에서 더욱 깊은 아름다움이 느낀진다.  

 

피는 시기는 분홍쪽이 한 일주일 늦게 핀다. 황매산 제암산 철쭉은  

빨간 철쭉 일색이며 바래봉은 빨강과 분홍이 섞여 있지만 빨강쪽이  

좀 많다. 세석과 소백의 철쭉은 분홍의 일색이다. 나는 날씨와  

 

여러가지 산행 정보를 통하여 이 때 쯤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 있을  

것으로 생각 되어 설레이는 가슴으로 산행에 들어 섰다. 오르는 길 

가의 철쭉을 보니 이미 다 져 버리고 꽃이라곤 보이질 않았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실망감을 안고 내려 오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더니 다 졌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산은 올라야 하는 것 

이니 체념적인 생각으로 걸어 올랐다. 차츰차츰 오르니 철쭉의  

 

불타는 덤불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들어 왔다. 빨간 철쭉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으나 분홍철쭉은 이제 막 피어 오르는 모습이 무덕 

무덕 여기저기에서 마구 나의 눈과 가슴에 들어 온다. 

 

자세히 살펴 보니 분홍철쭉은 절반쯤 봉오리가 피었고 빨간 철쭉 

은 거의 졌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고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도  

많이 있었다. 빨간 철쭉은 금년에 그렇게 아름답게 잘 핀 편이  

 

아닌 모양이었다. 맺은 봉오리 중에서 삼분의 삼쯤만 피고 나머지 

는 피지도 못하고 말라 버린 것 같았다. 그러나 전반적을로는 시기 

적으로 아주 알맞은 때에 왔고 철쭉도 매우 좋았다. 분홍 철쭉은  

 

더욱 그러하였다. 우리는 처음에는 달궁게곡으로 들어 가는 입구 

의 매표소 근방의 하부운에서 출발하여 부운치로 올라 바래봉을  

거쳐 축산연구소로 내려 올려고 하였으나 하부운치에서 오르는 길 

 

이 통제되어있어 인월로 나와 운봉면으로 가서 축산연구소의 철쭉 

제 축제장에서 바래봉으로 올라 팔랑치를 거쳐 부운치까지 갔다가 

다시 팔랑치로 돌아와 덕산리 축산 고등학교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