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지리산 종주

2. 산행일시 : 2004. 7. 25 (일) 00:30 ∼ 15:20

3. 산행자 : 초이스, 정범모

4. 산행코스

00:30. 성삼재 - 02:20. 임걸령 샘 - 03:10. 삼도봉 - 05:00. 연하천 대피소(조식) - 07:18. 벽소령 대피소 - 10:38. 중식 후 세석산장 출발 -10:45. 촛대봉 - 12:30. 천황봉 - 15:20. 탁족 후 중산리 하산

*** 산행 거리 : 성삼재 →2.7km← 노고단 → 20.4km ← 세석산장 → 3.4km ← 장터목 → 1.7km ← 천황봉 → 5.4km ← 중산리
(총 33.6km)

*** 산행 시간 : 약 14시간 50분 (조식, 중식 및 휴식시간 포함)


▶▶▶ 지리산(智異山. 1915m)은 신라 5악의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렀고, 또 ‘멀리 백두대간이 흘러왔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하며, 옛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하는 지리산은 서쪽 끝의 노고단(1,507m), 서쪽 중앙의 반야봉(1,751m) 등 3봉을 중심으로 하여 동서로 100여 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능선을 중심으로 해서 각각 남북으로 큰 강이 흘러내리는데, 하나는 낙동강 지류인 남강의 상류로서 함양·산청을 거쳐 흐르고, 또 하나는 멀리 마이산과 봉황산에서 흘러온 섬진강입니다.

이들 강으로 화개천, 연곡천, 동천, 경호강, 덕천강 등 10여 개의 하천이 흘러들며 맑은 물과 아름다운 경치로 ‘지리산 12동천’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형은 융기작용 및 침식·삭박에 의해 산간분지와 고원·평탄면이 형성되어 있고 계곡은 깊은 협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최고봉인 천황봉은 섬록암(閃綠岩)으로 되어 있고 주변은 화강암·화강편마암의 지질이 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국보·보물 등의 문화재가 많으며, 800여 종의 식물과 400여 종의 동물 등 동식물상 또한 풍부합니다.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자료 퍼옴-

▶▶▶며칠 전『한국의 산하』를 통해 알게 된 「정범모」님이 《지리산 당일 종주》를 제안해 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산 연가』식구하고 7월 28∼30까지 함께 가려던 지리종주 계획이 개인사정으로 인해 무산되어 섭섭해하던 터라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직장에서 용문산 간다는 것도 사양하고 지리산 종주계획에 마음이 설레 입니다.

원래 정범모님은 금요일 밤에 내려가서 토요일 종주를 제안해 왔으나 저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일요일로 늦추게 되었습니다.

혹시 함께 갈 수 있는 산행동료를 찾기 위해 「북한산 연가 카페」에 번개 공지를 하고 몇 분에게 전화를 걸어 봅니다. 마침 연가식구 중 거북이님 + 한 분이 함께 가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러나 거북이님+ 한 분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못 가신다는 연락이 오고, 정범모님도 경남 진주에 있는 직원부친상에 문상 갔다가 와야 한다고 하여 각자 내려가서 구례구역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토요일 18:50분. 정말 오랜만에 기차를 타 봅니다.

20 수년 전 해군에 입대하기 위해 군용열차를 타던 바로 이 용산역이 지금은 KTX의 출발역이 되면서 역사부터가 최신 시설로 너무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그 때 헤어지기 싫어 하루 종일 눈물만 흘리던 그 여인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기차에서 잠시 눈을 붙여 두어야 하는데 잠이 영 오지 않습니다.

23:32분. 전라선 구례구역에 도착합니다.

잠시 후 정범모님이 진주에서 서울행 상행선을 타고 옵니다. 같은 열차편으로 진주에서 오신 분이 있어 셋이서 택시를 타고 성삼재에 오릅니다.

00:24. 성삼재 도착.

모두 잠들은 늦은 시간에도 주차장 관리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커다란 디지털 시계가 우리를 반겨 줍니다.

00:30. 산행을 시작합니다.


지리산 지도


위 -지리산 지도-를 클릭하시면 큰 지도를 보실 수 있습니다.

<↑ 05:00. 연하천 산장 도착>00:30. 성삼재부터 여기까지 오는 동안은 깜깜한 밤이었습니다. 그래도 후래쉬를 터트려 가면서 이정표나 노고단 돌탑 등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하면서 왔습니다.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주위에 비박하는 모습과 산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아침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정범모님이 진주에서 사 오신 충무김밥과 제가 서울에서 가지고 간 보리빵과 꽁꽁 얼려서 간 시원한 캔맥주로 기분이 좋았는데...

식사를 끝내고 출발하려고 하니 주위가 훤히 밝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산장의 모습을 다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좀 전에 찍은 사진을 삭제하려다 그만 지금까지 찍어 온 사진을 모두 삭제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오호 통재라! 여기까지 오는 약 4시간 30분 동안의 기록이 단추 한 개 잘 못 눌러 사라져 버리다니... 다시 되돌아 갔다올 수도 없고.

그런 연유로 이번 지리산 사진산행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운해 1>벽소령 가는 길에 경남 하동방향의 모습입니다.


<↑ 벽소령 가는 길 >아직도 주위가 어두운 편입니다.

<↑ 운해 2>

<↑ 지리산의 아침>막 잠에서 깨어난 지리산의 능선이 보입니다.

<↑ 가야할 곳>이름도 다 모를 봉우리들이 저 멀리 보입니다.

<↑ 바위 1>지금까지 오는 동안 주위에 슾이 우거져 조망이 별로 없었으나 드디어 이렇게 멋진 바위가 나나났습니다.

<↑ 바위 2>

<↑ 운해 3>

<↑ 바위 사이로 난 길>

<↑ 길> 지리산 종주길은 흙보다 돌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리산 종주길은 돌 위를 걷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벽소령 대피소>07:18. 수 많은 산님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 벽소령 대피소 앞 등산 안내도>성삼재 → 2.7km ← 노고단 ← 10.5km ←연하천대피소 → 3.6km ←벽소령. 이제까지 16.8km를 지나왔습니다. 종주의 절반을 완수했습니다..

<↑ 덕평봉(세석산장) 가는 길>

<↑ 가야 할 천황봉>드디어 천황봉(멀리 가장 높은 곳)의 모습이 보입니다. 제석봉 전에 장터목산장의 모습도 보입니다.

<↑ 칠선봉에서 정범모님> 모처럼 전망이 좋은 곳을 만나 사진을 찍었습니다.

<↑ 칠선봉 표지판. 1.558m>

<↑ 칠선봉 바위>

<↑ 지나 온 길 1> 반야봉(높은 봉우리)의 모습이 멀리 보입니다.

<↑ 백무동 계곡 방향>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합니다. 지리의 계곡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 지나 온 길 2> 저 왼쪽 끝 뾰족한 봉우리가 노고단(?)

<↑ 세석평전>세석평전 아래 세석산장의 모습이 한가롭게 보입니다.

<↑ 세석 대피소(세석산장)> 여기서 더운물을 부어 불려먹는 군용식량같은 비빔밥으로 허기를 면합니다.
시원한 캔맥주는 지리산 어느 산장에서도 팔지 않았습니다.

<↑ 촛대봉 가는 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지금까지는 대부분 나무에 우거져 전망이 좋지 않아 답답하고 불만스러웠는데, 세석 대피소부터는 사방이 툭 터쳐 전망은 좋으나 또 땡볕이 계속되어 불만스러워 집니다.

<↑ 가까워진 천황봉>보기에는 가까워 보이지만 아직도 약 2시간은 가야할 먼곳에 있습니다.

<↑ 촛대봉 정상 부근에 있는 바위>

<↑ 지나 온 길> 더욱 멀어진 반야봉(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봉우리)이 보입니다. 우리는 한 밤중이라서 반야봉은 오르지 않고 우회해서 지나왔습니다.

<↑ 연하봉 가는 길 풍경>

<↑ 연하봉 오름길(?) 1> 저 뒤로 천황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 연하봉 오름길 2>

<↑ 무슨 바위일까??? >

<↑ 제석봉에서 바라 본 천황봉>
<↑ 장터목 대피소 전경>

<↑ 제석봉 오름길에 고사목들>

<↑ 통천문>

<↑ 이정표>노고단에서 여기까지 500m마다 세워진 이정표가 천황봉 조금 아래에서 끝이 났습니다.
이 표지를 세고 또 세면서 여기까지 왔는데...(500m ×52 = 26km)
<↑ 천황봉에서 바라 본 지나 온 길>오늘은 오랜만에 맑은 날씨였습니다. 그러나 구름이 조금씩 나타나 시야를 가립니다.
천황봉 정상에는 유난히 고추잠자리가 많았습니다. 사진속에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보입니다.

<↑ 천황봉 정상에서> 정상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만원이었습니다.

<↑ 천황봉 정상에서 정범모님과>

<↑ 천황봉 정상에서 바라 본 백무동 계곡 방향>
<↑ 중산리 내려가는 이정목> 이제 내려가는 길 5.4km만 남았습니다.

<↑ 중산리 계곡> 저 아래 가야 할 중산리가 보입니다

<↑ 법계사 전경> 천황봉에서 약 2km 하산 후 뒤돌아 본 법계사의 모습입니다.

<↑ 중산리 계곡> 상류에서 우리는 탁족의 시원함을 누리고 내려왔습니다.
<↑ 진입로>

<↑ 중산리 매표소>
오늘 산행 끝.


▶▶▶산행 후기

걸어가면서도 졸고, 잠시 앉아 쉬는 중에도 깜빡 잠이 들고 꿈도 꾸었습니다.

이번 지리산 종주에는 세 가지의 아픔과 두 가지의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앞이 캄캄한 아픔>

가지고 간 랜턴에 문제가 생겨서 건전지를 새것으로 바꾸었는데도 금방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정범모님의 예비랜턴과 카메라용 건전지까지 사용해서 산행을 계속하였으나 그마저도 수명이 다하여 마지막 연하천 대피소 가기 전에는 한참 동안 흐릿한 불빛과 정범모님의 랜턴에 의지하며 둘이서 산행을 해야 했습니다.


뼈저린 아픔>

그리고 어두운 길에서 발목을 삐었는데 연하천에서 잠시 쉬었다 길을 나서려는데 발목이 아파서 걷기가 어려웠습니다. 전에도 가끔 오른쪽 발목을 접지르기는 했으나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발목이 시큰거리고 통증이 아주 심했습니다.

특히 오른쪽으로 발바닥이 기울어지게 되면 깜짝 놀랄만큼 무척 아팠습니다. 지리산 종주길은 유난히 돌이 많아서 발목운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 가지고간 물파스를 바르고 손으로 주물러 보아도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오른쪽 발을 딛을 때마다 발목이 오른쪽으로 꺾이지 않도록 조심을 하면서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이대로 계속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09:30. 산행을 시작한지 9시간이 지나고 발목을 삔 지 4시간 30분이 되었습니다.

오르막길에 만들어 놓은 나무계단을 한 참 오르고 났는데 갑자기 발목의 통증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마 접지른 발목뼈가 제자리로 잘 찾아간 모양입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끝까지 종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오른쪽을 조심하느라 왼쪽 발에 힘을 많이 주게 되다보니 중산리 하산 길에서는 반대로 왼쪽 다리가 무거웠습니다.


속 쓰린 아픔>
그 동안 산행할 때마다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를 걱정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128M 한 개와 32M 한 개의 용량으로는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128M 메모리는 고화질상태로 큰 화면을 찍으면 약 73매 정도 찍을 수 있습니다.

갈 길은 멀고 좀더 많은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잔머리를 굴려 조금 전에 너무 어둡게 찍힌 연하천산장 사진 한 장을 삭제하려다가 실수로 산행 시작부터 연하천대피소까지 찍어 온 사진을 모두를 삭제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어두워서 경치 사진은 못 찍고 왔으나 그래도 속이 무척 쓰렸습니다.


바라보는 즐거움>

노고단 오름 길에 바라 본 밤하늘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까마득한 옛날 고향집 마당에 멍석 깔아 놓고 삶은 고구마, 옥수수 먹다가 누워서 바라보았던 그 은하수를 정말 오랜만에 또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정해 두었던 내 별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삶에 쫏기우고, 공해에 찌들어 그동안 잊어버리고 살아 온 그 하늘과 별을 이곳 지리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음은 커다란 즐거움이었습니다.


생각하는 즐거움>

야간 산행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사색이 주는 즐거움일 것입니다.
주위가 모두 고요히 잠들어 있는 시각에 랜턴 불빛 하나만 따라가면서 이 생각 저 생각에 젖어서 걷는 즐거움은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행복이지요.

오늘 밤, 지리산의 밤은 적막함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두 사람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만이 귀에 들리는 소리의 모두였습니다.
이렇게 조용할 수도 있다니...

아무리 귀 기울여 보아도 새소리 벌레소리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문득 밤이 오면 온갖 새들이나 풀벌레들마저도 잠을 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밤중에 산행을 하는 우리가 어쩌면 그들의 숙면을 방해하는 침입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발소리도 죽여 가며 걸음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또 생각을 키워줍니다.
이렇게 무엇인가를, 또 누구인가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오늘 함께 산행을 한 정범모님은 끝까지 지치지 않는 놀랄 만큼 강력한 파워의 소유자였습니다.
제가 발목을 다쳐 지체하지만 않았다면 아마 훨씬 더 빠른 시간에 종주를 마칠 수 있었을 텐데 이번 산행에 짐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이번 산행을 준비하고 함께 해주신 정범모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한 달간의 긴 휴가를 얻었습니다.
마음은 또다시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습니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은데 다음에는 어디로 갈꺼나?"


길 떠나는 그대여

길떠나는 그대여
홀로 가는 먼 길에
이름 없는 들꽃이
아무리 무성해도
소래 내어 울지 말고
마음으로 웃고 가게
이세상 모든 것이
어둠처럼 외로우니

길떠나는 그대여
홀로 가는 먼 길에
고단하여 지친 마음
쉴 곳이 없다 해도
누군들 미워말고
사랑으로 안아주게
어차피 사는 일
빈 몸 되어 가는 거니...

-황청원-















참고사항

서울 용산역 → 구례구 역 : 기차비 (무궁화) 18,800원, 소요시간 4시간 42분
구례구역 → 성삼재 : 택시비 30,000원(협정요금)
산장 판매 비빔밥 : 4,000원
중산리 매표소 → 버스 정류장 : (도보 약 20분), 택시비 5,000원
중산리 → 진주 : 버스비 4,300원, 소요시간 1시간 10분
진주 → 동서울 : 우등고속 24,100원, 소요시간 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