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도봉산

▣ 산행일자 : 2004년 7월 24일 (토요일) 구름 많음

▣ 산행인원 : 산너울 혼자

▣ 산행코스 및 시간

송추계곡입구(12:50) - 오봉매표소(13:05) - 여성봉(13:50) - 오봉(14:30) - 도봉주능선(15:10) - 우이암(15:40) - 무수골매표소(16:40) - 도봉초등학교(17:00)

▣ 오늘은 원래 덕유산 종주를 계획하였으나, 회사에 긴급한 업무로 인하여 계획을 뒤로 미루고 출근을 하였습니다. 혹시 몰라 배낭 챙겨들고 사무실에 나왔는데 다행스럽게 일이 빨리 마무리되어 가까운 산에라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마침 한분이 구파발로 가신다 하기에 일단 그곳까지 신세지고 동승하였습니다.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 보니 송추가는 버스가 보입니다. 그래 도봉산 여성봉으로 가자. 가본지도 오래 되었고.. 교통편도 당장 편리하니...

▣ 송추계곡입구 ~ 여성봉

한낮의 무더위가 가실줄 모릅니다. 아스팔트의 열기도 만만치 않아 산에 오르기도 전에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시간을 보니 가장 더울때 입니다. 이것저것 따지면 언제 산에 가나 생각하고 호객행위로 시끌시끌한 송추유원지 계곡의 식당가를 지나 우측의 다리를 건너 오봉매표소를 통과합니다.

이곳부터 여성봉까지는 비교적 넓고 완만한 등산로 입니다. 능선 왼편으로 보이는 사패산 정상을 바라보며 간간히 만나는 바위쉼터에서 시원한 바람도 맞이하니 어느덧 여성봉입니다.

이곳 여성봉을 오르며 바라보는 봉우리와 정상에서의 봉우리 모습은 판이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어쩌면 그리도 은밀하게 감추어 놓았길래.. 여성봉에서 바라보는 오봉이야말로 가장 오봉답고, 여성봉에서 바라보는 사패산이야 말로 그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송추계곡유원지 입구


▼ 오봉매표소


▼ 사패산 정상


▼ 여성봉 가는길 (이 모습과 정상의 모습은 전혀 다른 이미지입니다)


▼ 편안한 등산로


▼ 지나온 능선길


▼ 여성봉 정상


▼ 여성봉



▼ 여성봉에서 바라본 사패산


▼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


▣ 여성봉 ~ 오봉

여성봉의 넓은 바위자락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오봉으로 향합니다. 오봉까지도 편안한 산길이 계속되는데, 능선을 걷다보면 오른편으로 오봉의 서있는 각도가 변하면서 그들의 모습도 더욱 선명하게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암벽과도 같은 릿지를 즐기시는 산님들도 많이 계시구요.

이곳을 걸으며 조물주는 어쩌면 이토록 아름다운 보물을 이곳에 만드셨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여성봉과 오봉은 도봉산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보물창고입니다.

오봉에 올라서면 이제부터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와 주능선 그리고 우이남능선으로 내달리는 시원한 산줄기가 조망됩니다. 잠시 자리에 걸터앉아 물한모금 마시며 그들의 모습을 감상합니다.

▼ 나무도 아름답습니다


▼ 능선에서 바라본 오봉


▼ 릿지등반


▼ 지나온 여성봉과 능선


▼ 나란히 서있는 형제들


▼ 북한산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 도봉주능선에서 우이남능선으로 내달리는 산줄기


▣ 오봉 ~ 도봉주능선 ~ 우이암

오봉능선을 넘어 주능선을 향하다 보면 날카로운 칼바위능선의 남단으로 접근하는데 어떤 산님이 혼자서 그곳 암능을 내려서십니다. 저도 혼자서는 못할것 같은데... 항상 안전에 유의하여야 할것 같습니다.

도봉주능선부터 우이암까지는 일사천리입니다. 좌우를 돌아보며 여유로운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가야할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뒤를 돌아보면 도봉의 주요 봉우리와 암능 등이 한대 모여 그 위용을 자랑합니다.

이곳 주능선에서 바라보는 오봉은 여성봉에서의 그것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여성봉에서는 자연미가 물씬 느껴지고 주능선에서는 잘 정리정돈 되어진 모습입니다. 같은 사물이라도 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습과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우이암은 오늘도 변함없이 의연한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아마도 우이암에 산님들이 마음대로 오르내릴 수 있었다면 도봉산의 명물이 되지 못했을것 같습니다. 노래 가사처럼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은 우이암입니다.

▼ 칼바위 암능의 측면 모습


▼ 주능선에서 칼바위 암능 남단을 바라보고 (한분이 조심스럽게..)


▼ 도봉의 주요 봉우리와 암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주능선에서 바라본 오봉


▼ 우이암


▣ 우이암 ~ 무수골계곡 ~ 도봉초등학교

오늘은 우이남능선이 아닌 무수골 계곡으로 하산로를 잡았습니다. 처음부터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다보면 보문산장을 지나게 되는데 검게 그을린 한 노인분이 산장을 수리하시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계십니다. 그분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평생을 산장지기로 살아오셨을듯 한데...

보문산장을 지나치면 잠시후 원통사를 지나고 경사가 점차 완만해 지면서 계곡물소리도 들리기 시작합니다. 시원한 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완만한 하산로를 따르면 어느새 자현암... 어릴적 국민학교(옛날명칭) 시절 소풍오던 곳입니다. 지금은 사찰도 현대화되어 예전의 단아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자현암 아래 계곡가를 지나며 옛날 방과후에 이곳까지 올라와 해지는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놀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오늘은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그늘에 자리를 잡고 어른들은 달콤한 낯잠을 즐기시고 아이들은 물놀이에 정신이 없습니다.

무수골매표소를 지나도 성신여대 난향원 담길을 따라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도봉동 시가지로 향하다가 골목길로 들어서서 도봉초등학교에 잠시 들러봅니다. 어릴적 뛰어놀던 운동장이며, 학교 인근의 골목길 그리고 학교건물 너머로 보이는 도봉산의 봉우리들이 그때는 무척이나 넓고 크게만 보였는데 지금은 왜이리 좁고 작은지.. 하지만 도봉산의 거벽은 지금도 크게만 보입니다*^^*

오랜만에 어릴적 추억을 떠올린 산행입니다. 고향과도 같이 포근하고 아름다운 도봉을 오늘 새롭게 느껴봅니다. 오늘도 안전한 산행 감사드리며, 다시한번 고개돌려 도봉산을 바라보니 그모습 그대로 그자리에 서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보문산장


▼ 원통사


▼ 한가로운 하산길


▼ 계곡물


▼ 자현암


▼ 계곡물의 피서객들


▼ 옥수수밭 너머로 바라본 도봉산


▼ 도봉초등학교, 제 모교입니다. 아마도 25~30년전 이곳에서 공부하고 뛰어 놀았지요*^^*


▼ 학교건물 뒤로 보이는 도봉산의 거봉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