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외연도

산행일 : 2012.5.10(목)~11(금) 1박2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1일차 ~ 외연도 선착장~명금~노랑배~봉화산 둘레길~소공원~외연초교~당산 상록수림

                           ~전횡장군 사당~고라금~누적금~돌삭금~작은명금~큰명금~노랑배에서 꿈나라로.

               2일차 ~ 노랑배~봉화산~봉화산 마루~명금 약수터~명금마을~외연도 선착장~대천항~그리운 내집으로....

 

               (외연도 항로)

 

 

    (외연도 개념도)

 

          ( 외연도 실제 산행 경로 )

 

 

외연도...

오래전부터 가고 싶던 섬였다.

시끌벅적 산우들과의 어우러짐이 좋겠지만 그런 바램이 나에겐 사치 련가 ?

혹시 모를.....

누가 붙어 주지 않을까란 한가닥의 희망에 공지도 올려 보지만 역시다.

 

아무렴 어떠리...

아내와의 조용한 봄 나들이 섬 산행도 나에겐 기쁨이다.

이것 저젓 챙겨 베낭을 싸는 동안 설레임으로 살폿 들뜬 마음을 시원한 맥주한잔으로

재워놓은 탓에 알람소리보다 먼저 이른 아침을 맞이한 우리 부부는 그래서 일찍 나서기로 했는데...  

너무 일찍 대천항에 도착했다.

 

그래서....

일단 왕복으로 외연도행 뱃표를 끊고.

남는 시간을 대천항 이곳저곳을 순례하다 여객선 터미널에 들어 섰는데

이런~!!!

외연항 정상운항이 대기 운항으로 바껴있다.

?

매표소에 물어보니 갑자기 외연도 인근에 안개가 자욱해 운항이 중지될지도 모른단다.

딘장~!

그럼 우린 어떻하라구~!!!!

2시간정도 기다리다 그래도 안개가 안 걷히면

운항중지란 말에 이왕온거 우야튼 하염없이 기다리기로 했는데

다행히 30여분만에 어여들 승선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오우~! 예....

 

 

 

 

이곳 대천항엔

약간 높은 구름뿐 하늘은 일기화창인데 뭔 안개 ?

 

그래도 다행이다.

운항중지면 어디로 갈까 순간 머릿속이 아주 복잡했었는데...

 

 

 

 

고속선 웨스트 프런티어호가 대천항을 밀어내자

금새 우린 바다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다.

숱한 섬들이 곁을 스처지나고...

 

 

 

 

그 섬들중에 우리배는

호도에 들려 누구는 내려주고 누구는 태워서

 

 

 

 

 

마지막으로 녹도를 더 들린후...

 

 

 

 

대천항을 떠난지

2시간 10분만에 외연도 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외연도...

선사의 말이 거짓이 아니다.

외연도는 다른섬과 달리 해무가 자욱하게 깔렸다.

 

 

 

 

그래 그런지...

고깃배도 잠시 휴식인가 ?

출항을 포기한 자그만한 어선들이 나란히 나란히 줄을 맞춰

잠을 자는 바다는 해무로 한치앞도 분간을 못할 정도로 시야가 좋지 않다. 

 

 

 

 

내려선 사람들은 죄다 섬 주민인 듯....

마중나온 사람들이 타고온 차량에 짐과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여객선 터미널은 어느순간 우리들만 남았다.

 

대천항을 떠나기전...

뜻밖의 만남이 있었다.

대전 주주클럽 회원인 나의 갑장친구 꺼벙이 윤 태환...

그런데 이 친구 닉네임은  부르기가 참 거시기 하다.

꺼벙아 하믄 남들이 처다볼것 같은 느낌은 물론 괜히 내가 남을 깔 보는것 같기도 하구.

하긴...

사랑해란 닉을 쓰는 님보다는 좀 덜 할것 같단 생각도 든다.

ㅋㅋㅋㅋㅋ

그런 꺼벙이가 외연도로 출장을 간덴다.

이 친구완 항구에서 만나 항구에서 헤여진다.

꺼벙이가 출장지로 떠나며 하는말...

 

"저녁에 맛있는 자연산 회 잔뜩 차려 놓고 전화 할테니 퍼뜩 와서 같이 먹자"

 

꺼벙이와도 헤여지고.

어디로 갈꺼나 ?

일단 개념도 꺼내어 들고 위치파악이 우선이다.

그런 다음....

내가 구상한 밑그림을 완성하면 만사 OK.....

 

현위치 명금마을...

그런데.

명금마을 벼름빡이 참말루 이쁘다.

이쁘기만 하냐 ?

기뜩하게도 길 안내까정 한다.

그것도 아주 국제적으로 놀고 있고 있으니 외국넘들도 길찾기는 심봉사보다 훨 낮다.

우린 명금마을 담장의 벼름빡이 가르키는 웰컴 봉화 마운틴 로드를 향해 무소의 뿔처럼 힘차게 걸음을 옮겼다. 

 

 

 

 

와웅~!!!

저 집은 나무둥치에다 창문을 냈다.

저 창문을 열면 뭐가 뛰처 나올까 ?

아마도 어쩌면 딱따구리나 다람쥐가 나올지도 모를일이다.

 

 

 

 

우린 어느새...

명금마을을 뒤로 자그만한 언덕을 오르고 있다.

아름다운 벽화마을 명금마을 넘어 바다는 아직도 해무에 잠겨있다.

 

 

 

언덕 고갯마루....

염소 두마리가 먼저 우릴 반긴다.

반갑다고 대드는 염생이가 초록잎새는 무서운가 보다.

아주 멀찍감치 돌아서 잰 발걸음을 옮겨놓고 있다.

그란디...

저 마눌님은 길은 알고나 저리 가는건가 ?

 

 

 

 

마을주민들도 물을 뜨러 온다는

물좋기로 소문이 난 약수터엔 졸졸졸 감로수가 흘러 내린다.

애초의 계획안은 이 약수터 옆의 원목테크에 우리의 보금자리를 마련 후 섬 탐방에 나서려 했는데...

 

 

 

 

작은명금에 내려서고 보니

저멀리 우측의 해안절벽에 전망테크가 보인다.

저곳이 노랑배인가 보다.

거리도 샘에서 980미터로 가깝다.

그래서...

우린 계획안을 급 수정한다.

 

그래...

오늘밤 우리의 잠자리는 저기다.

 

 

 

 

작은명금을 되돌아 올라선 후...

샘에서 하룻밤 지세워야 할 생명수를 가득채워 베낭에 넣고 노랑배로 향한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앞길은 일기화창 청명한 날인데

그넘의 반갑지 않는 해무가 슬금 슬금 우리의 뒤를 따라 오고 있다.

 

안~~~~뎌~~~

따라 오지마~ C E

 

 

 

 

노랑배로 가는 해안길엔

걷기 좋은 원목테크로 쫘~~~악

 

 

 

 

싱그런 초록잎새로 치장을 시작한 숲이 어여쁘다.

그런 초록숲을 가르는 원목테크를 따라 흥에겨워 걷고 있는 초록잎새의 걸음새가 가쁜하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엔 비릿한 바닷내음이 실렸다.

 

어디선가 청아한 노고지리의 지저김에

내 마음이 심연속으로 자꾸만 내려 앉는 느낌이 든다.

고요....

그냥 이순간이 영원으로 멈추면 안될까 ?

 

 

 

 

 

원목테크가 끝나고....

봉화산 끝자락을 돌아가는 순수 옛길의 때묻지 않는 소롯길에서 조망이 열린다.

작은명금 해안자락 넘어 바다위에 솟아난 암릉이 눈에 띈다.

맨 우측이 독수리 바위,

그리고 ....

그 앞은 상투 모양을 닮았다 해서 상투 바위다.

그런데 독수리 바위는 위치에 따라 누가 봐도 틀림없는 독수리 모양 였는데

위치를 변경하고 보니 내가 보기엔 이젠 암탉의 모양새다.

 

 

 

 

아~!! 이런...

어느새 내 뒤를 슬금 슬금 도둑 고양이처럼 따라오던 해무가

어느틈에 상투바위와 독수리 바위를 삼켜 버린다.

저 얄미운 해무가 우리까지 삼킬것 같은 위기감에 순간 걸음이 빨라진다.

 

 

 

 

그래서 도착한 노랑배 전망대....

내가 작은 명금에서 바라보며 점 찍은  우리의 보금자리 명당이 이곳이다.

역시 탁월한 선택....

우린 바다위에다 집을 지은거나 마찬가지다.

 

 

 

집 짖기가 끝났으니...

다소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소박한 찬에 식은밥이라도 풍경 하난 쥑여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바다를 내려보며 살얼음 동동 뜨는 씨~언한 맥주맛 또한 죽음일보 직전...

 

이쯤에선

항상 나오는 넉두리 한마디 안 나올수 없다.

 

인생 모~ 이쓰~?

요것이 참살이 웰빙의 신나는 인생이쥐~

도네 환장한 거니 니가 이맛을 아냐~?

그러니.... 

행님이나 누님도 돈맛에 눈이 먼 니눈엔  뵈는게 없는건 당연지사며

산재로 인정받지 못해 분진으로 얻은 병으로 비참하게 쓰러저 죽어가는 반도체 공장 노동자가

남의 일이고 그네들 노동의 댓가로 얻어진 부는 절대 인정 할 수 없꼬

오직 현명한 오너 자신이 이룩한 거라 착각하시는 분...

아~!

딱한 인간 또 하나 있다. 

자기가 믿는 한울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다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바기씨가 이맛을 알거쓰~ ?

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권력이란거 디럽게 무섭드라...

보수의 탈을 쓴 인간들이 벌인 폭력 뒤에 웅크리고 도사린 권력에 대한 집착....

그넘들을 할 수 만 있다면 지리산이나 설악산 종주를 한번 시키면 세상 바라보는 시각이 좀 틀려지고 달라지려나 ?

 

 

 

 

우리가 즐겁게 식사를 하는 동안

우리의 발아래엔 해녀들의 노랫가랏이 흥겹다.

고되고 고된 물질을 노랫가락으로 달래는가 ?

저들의 삶이 소박하여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를 끝내고....

가벼운 베낭 하나에 간식과 물병만 챙겨 외연도 탐방에 나섰다.

일단은....

봉화산을 올라볼까 ?

 

봉화산 들머리...

정상을 향한길 이정표 옆에 붙은 봉화산 둘레길에 눈길이 간다.

거기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 있었다.

위험 (둘레길)

위험하다면 그만큼 아름답다는 말도 된다.

이런길을 초록잎새가 더 좋아한다.

당신이 선택해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두말 없이 성큼 위험한 둘레길로 선등을 한다.

 

 

 

 

그런데....

위험한 둘레길의 의미가 우리가 생각한 거와 틀리다.

둘레길 등로 정비를 아직 완성못한 길이란 뜻이 더 강하다고 보면 된다.

길을 크게 내려고 억지로 베어내고 깍아낸 등로가 그래서 거칠긴 하다.

이런길은 개발하지 말았슴 하는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그냥

예전의 소롯길 그대로가 더 좋은데....

 

 

 

 

둘레길이 해안길로 내려서며 풍광이 사뭇 달라진다.

와우~!!!

대박이다....

해안을 끼고 돌아가는 암릉길의 풍광이 빼어난 아름다움을 뽐낸다.

 

 

 

 

해변 길가엔 또 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맘만 먹음 한가마니라도 캘 수 있는 대단위 군락이다.

몇 포기를 뽑아보니 왠만한 마늘 크기로 뽑혀 올라 온다.

오늘 저녁 찬거리로 몇포기 다듬어 베낭에 넣어두고 다시 해변 암릉길을 이어 걷는다.

 

 

 

 

 

개념도상 이곳이 마당배일 쯤 싶다.

커다란 바위를 작은 돌멩이가 받히고 있는 특이한 형상의 암릉이 있는 해변을 끝으로...

 

 

 

 

등로는 또다시 숲을 파고 든다.

이쯤에선 둘레길을 이어갈 원목 계단이 설치중이다.

아마도...

이런식으로 공사를 끝낸 후 이길의 이정표는 바뀔듯 하다.

봉화산 해안 둘레길이란 명칭으로.....

 

 

 

 

이길은....

도중 봉화산 정상으로 향한 갈림길을 외면 후

그대로 직직하게 되면 외연도 선착장 바로 전 소공원까지 이어지게 된다.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이길이 참으로 맘에 든다.

개발이란 명목으로 원목테크를 깔려고 옛길을 뭉개버린 야만성(?)을 감춰놓은

편리함만을 추구한 그런길이 아닌 섬 주민들이 고기를 잡으러 넘나들던 옛길 그대로를 간직한 소롯길이 정답다.

그 길엔 또 지천으로 널려있는 야생화가 눈에 띄는데

그중에 나리꽃이 대규모의 군락을 이루고 있어 나리꽃이 피는 시기를 택해 들어오면 아주 장관일거란 생각이 든다.

 

 

 

 

 

 

봉화산 둘레길 막바지...

저만치에 소공원이 내려 보인다.

그럼...

봉화산 둘레길 탐방은 끄~읏 .....

 

 

 

 

봉화산 둘레길을 뒤돌아 보니

슬금 슬금 우리뒤를 따라오는 얄미운 해무가 그새 바다를 삼켰다.

 

이궁~!!!

얄미운 해무....

미운 해무를 피해 또 우린 달아 난다.

 

 

 

 

아름다운 벽화로 치장한 명금마을 골목을 빠저 나와..

 

 

 

 

외연초등학교 앞을 지나자 마자...

 

 

 

 

오늘의 두번째 방문지

외연도 상록수림를 소개하는 입간판이 먼저 반긴다.

 

 

 

 

천연기념물 136호를  소개하는

입간판이 세워있는 곳의 아름드리 거목 아래를 통과하자 마자

상록수림으로 향하는 계단길이 우릴 인도 하는데...

 

 

 

 

처음 들머리에선

뭐 별거 있겠어란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헉~!!!

우리의 기대 이상이다.

 

 

 

 

초록잎새도 놀란 모양이다.

동백나무 둥치가 저래 굵직한건 첨 보는것 같다.

지심도의 동백나무도 저렇게 굵직하진 않았던것 같다.

 

 

 

 

반쯤 떨군 동백꽃....

우린 아름다움에 말을 잊었고 갈길도 잃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이곳을 그냥 갈 수 없기에

섬 도착이후 첨으로 우리 둘의 모습도 디카에 담아주고...

 

 

 

 

이곳 상록수림에 숨어있다는

연리지를 찾아 숨박꼭질을 햇는디....

결과는 ?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지난해 태풍에 부러저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로선 확인불가...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사당의 뜰을 지난다.

전횡장군...

망해가는 제나라의 장수가 정착하려 했던 외연도의 꿈은 사라지고

그는 죽음으로써 이곳 섬주민의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사연은 전해지고 있었다.

 

 

 

 

전횡장군 사당의 뜰엔

떨어진 동백꽃들이 유난히 아름답다.

아직 떨어지기엔 아깝단 생각이 드는 동백꽃....

다른 꽃들이 시들때는 한없이 추접스럽지만 동백은 그 품위를 잃지 않아 한결 더 고결 스럽다.

빛깔을 또 어찌 그리 핏빛을 닮은 선홍빛 그대로 인지....

처연한 아름다움에 가슴 한켠이 뭉클 뭉클해짐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이국의 장수 전횡장군의 꿈이 영글지 못하고 떨어진 안따까운 사연을 담은

사당앞의 동백꽃이라 그런 생각이 더 든건 아닌지 ?

 

 

 

 

 

우리뒤를 따라오던

운무가 이젠 섬 전체를 삼켰다.

전횡장군 사당을 지나 고라금을 향한 가꾸지 않은

옛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내린 후 이정표를 따라 고라금을 들렸다 나온 뒤...

 

 

 

 

누적금과 돌삭금엘 들렸다.

이름마다 사연이 있을법 하지만 그 사연은 알길이 없고

해안의 풍광은 모두 비스무리하다.

 

 

 

가는곳 마다

전망좋은 곳엔 원목테크가 설치돼 있다.

날만 좋으면 여기 저기 섬들이 다 보인다는 해설판도 있고....

 

 

 

 

그러나...

오늘은 한치앞도 볼 수 없을만큼

해무가 몰려 드니 별 볼일이 없겠죠 ?

 

 

 

 

그렇게 산책하다 만난 사람들이 있었다.

거대한 대포동 미사일처럼 커다란 망원렌즈는 물론

여러가지 채집도구 까지...

 

조류를 연구하는 학자라고.

요즘엔 뭍에서 사는 새들이 섬으로 이주를 많이 한단다.

사람만 살기 힘든게 아니라 새들도 뭍에선 살기가 힘들어 피난을 온거란다.

망태기에 포획된 새들의 날개며 몸통이며 일일이 칫수를 재고 인식표를 붙인후 날려 보내는 작업 중인데

그 모습을 디카에 담으려니 정중히 사양을 한다.

사진만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 그런다며....

 

 

 

 

해안을 끼고 돌아나가는 산책로를 걷는다.

이길을 곧장 걸으면 작은명금을 거처 우리의 보금자리 노랑배까지 이어진다.

 

 

 

 

 

이곳 외연도엔

트래커는 없어도 평일임에도 낚시꾼들은 많다.

벵이리를 데리고 왔으면 괴기나 잡으라 하면 딱~ 인데 아쉽다.

 

 

 

 

 

 

어느새 명금 해변까지 왔다.

아래의 암릉은 고래를 닮았다고 하던데

글쎄 ?

 

 

 

 

 

아무리 걸어도

지루할것 같지 않는 해안 산책로는 아름다웠고

걷기엔 또 부담없는 오솔길이라 먼길을 아주 쉽게 걸어 노랑배에 도착했다.

 

 

 

 

해가 지려면 아직은 이르다.

운무만 안 꼈다면 봉화산 정상에서 저녁노을을 보려 했는데

오늘은 보나마나 석양은 꽝~ 일게 분명함으로 그냥 이곳 저곳을 더 산책하다가...

 

 

 

 

 

저녁 만찬을 준비한다.

마눌이 준비한 오늘의 주 메뉴는 한우 아채 볶음...

맛~ ?

끝내줘유~!

향~?

아주 쥑여 줘용~!

무슨 향이 쥑여 주냐고여~?

그건  텐트만 벗어나면 등로 이곳저곳 지천으로 널려 있는 달래가 한 몫을 했다.

 

 

 

 

해가 떨어지고 밤이 깊어지자

기온 급강하....

그래서 뜨끈한 국물이 그립다는 초록잎새를 위해 라면을 끓였다.

당연....

달래 왕창 소고기 육수 라면이 되시겠다.

요누무시키가 맛은 또 을매나 환상였던지 지금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돈다.

 

그렇게 우리 둘만의 만찬을 벌이고 있을때

띠리리링~!!!!

폰이 울린다.

받아보니 꺼벙이가 우리 부부를 부른다.

자연산 횟감을 예약해 놨으니 어서 와 같이 먹잖다.

그러나 ...

이미 우리의 뱃고래는 만땅꼬에 거기까지 가려면 밤길에다 멀고 먼 길.

해서 마음만 고맙게 받아주기로.... 

 

 

 

 

다음날 이른 아침....

지저귀는 새들이 새벽공기를 흔든다.

청아한 새들의 노랫소리로 아침을 열긴 했는데.....

 

탠트를 벗어나자

흐미~!

정말로 자욱한 안개다.

거기에 이슬비까지 내렸나 보다.

텐트와 원목테크가 수분을 흠뻑 머금었다.

 

 

 

 

어제 이미 섬 탐방은 다 끝냈기에

오늘은 시간이 여유롭다.

아침을 지어 먹고 아침 산책으로 명금의 약수터까지 다녀 오기로 했다.

 

 

 

 

 

약수터에서 양치하고 때빼고 광내고...

ㅋㅋㅋㅋ

비박산행에 이만함 대단한 호강이다.

휘적 휘적 걸어 돌아와 뱃시각에 맞춰 베낭을 꾸리고 젖은 텐트를 말린 후...

 

 

 

 

길 떠날 채비를 갖춘 뒤....

 

 

 

 

봉화산을 향한 오름질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름길이 마구 파 헤처 있다.

오솔길이 아닌 대로 수준의 길로 넓히려나 보다.

제발....

이런식의 개발은 말아 줬슴 하는 바램이다.

생긴 그대로가  좋은데 왜 그걸 모를까 ?

우리 같은 트래커들은  좁디 좁은길에서 오히려 마음은 넓어 진다.

이렇게 대로 수준의 인위적인 길에선 가슴만 답답할 뿐인데...

 

 

 

 

 

봉화대 터가 남아있는 정상에 선다.

사방팔방 조망권이 정상은 그러나 운무가 섬 반쪽은 완전 삼키고 내 줄줄 모른다.

순간 몰려드는 불안감...

혹시 배가 못 뜨면 어쩌나 ?

지난밤은 그래서 잠에서 깰때마다 밖을 내다 보곤 했었다.

선사에 알아보니 운항예정이라니 큰 이변을 없겠지란 희망으로 봉화산 정상을 내려 선다.

 

 

 

 

 

 

운무가 얄밉기는 하지만

멋진 풍광을 연출할때는 용서가 된다.

ㅋㅋㅋ

몽환적인 섬 풍광에 우린 가던 걸음을 몇번이나 멈춰야 했다.

 

 

 

 

 

 

 

중요 갈림길엔

이런 넓다란 원목테크가.... 

이곳에서 직진하면 봉화마루로 향하게 되고 

진행방향 좌측으로 내리면 어제 우리가 걸었던 봉화산 해안 둘레길로 향하게 된다.

우린 봉화산 마루에 들렸다 우측의 명금해안으로 내려서기로 한다.

 

 

 

 

 

봉화산 마루에 도착...

그간의 숲터널이 벗어지며 시원한 조망이 열린다.

 

 

 

 

망재산 아래 서방파제가 보이고...

 

 

 

 

올망 졸망 모여 사는

명금마을이 발아래 펼처진다.

이게 외연도의 마지막 조망이라 생각하니 약간의 서운함에 발걸음이 무겁다.

 

 

 

 

 

 

여객선 터미널....

많은 사람들이 여객선을 기다리고 있다.

좀 늦었지만 대천항에서 정상적으로 출항을 했단다.

 

히유~!!!!

다행이다.

 

 

 

 

정각 12시15분에서 더 늦는다니

때도 됐으니 여객선 터미널에서 몇 발자욱 떨어진

소공원에서 아침에 먹고 남은 밥에 라면을 끓여 먹기로 했다.

 

그냥 라면만 끓이면 맛이 없찡~!!!

부리나케 소공원을 벗어나자

와우~!!!

역시 등로 주변엔 달래가 지천으로 널렸다.

서너뿌리 뽑아 그냥 바로 라면에 입수를 시켰더니 역시 맛이 쥑여준다.

 

 

 

 

 

점심식사가 끝날 쯤

아주 때를 맞춰서 여객선이 도착했다.

이로써....

외연도를 찾은 산찾사 부부의 1박2일 여정은 끝이 난다.

 

 

 

 

 

돌아온 대천항...

마눌님이 그냥 갈 순 없잖아를 외친다.

 

워쩌라구~?

 

예까지 왔으니 회 맛을 봐야 한다고....

 

 

 

 

그래서 들린 회시장...

둘러만 보던 초록잎새가 또 변덕을 부린다.

그냥 가잖다.

회를 떠 가 봤자 애들도 없어 먹을 사람이 없다나 뭐라나 ?

이런 딘장 간장 우라질 레이션을 봤나..

애들만 뵈이고 난 보이질 않나 보다.

막내는 군대 가고 함께 지내던 큰넘은 얼마전 서울로 지 살길 찾아 떠났다.

애들이라도 있어야 먹을거라도 얻어 먹는 수 있는게 

나이먹은 남편들의 처지가 지금의 내 꼬라지라니 우째 좀 한심하다.

이거 워째야 할까잉~!!!

ㅋㅋㅋㅋ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