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7년 9월2일 06시15분 야탑역

*산행코스 : 계수동입구-계수동계곡-매재-맹현봉-운리동계곡-운암계곡-살둔마을

*소요시간 : 파아란 산악회 38명 5시간

 

아침에 집을 나서니 귀뜨라미가 요란스럽게 울어대고 안개비가 가볍게 살결을 스치며 하늘은 잔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야탑역에서 차에 올라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려 홍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오늘 산행들머리인 계수동을 향해 달린다.

차창밖으로는 벼이삭이 황금물결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들녘을 노랗게 물들이기 시작하고 비가 온후라서인지 운무가 산능선에서 산을 넘지못하고 멋진 춤사위를 벌리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원도에 들어서니 지금은 추억의 먹거리로 등장한 옥수수가 길거리에서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가끔씩 눈이 띈다. 차가 미산계곡에 들어서니 계곡에서는 시원스런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고 경관이 좋은곳에 음식점이 들어서있다.

 

미산계곡에서 칠전동과 남전동, 계수동 삼거리에서 차를 세운후 계수동간이상수도쪽의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니 멀리 보이는 산능선에서 운무가 멋진 그림을 그리면서 오지를 찾아온 산님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09:00)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소재해있는 맹현봉은 우리나라 최후의 오지라는 강원도 심산유곡으로 내린천을 사이에 두고 개인산(1,341m)과 마주하고 문암동계곡을 사이에 두고 문암산(1,146m)과 마주한 오지의 산이다.

계수동계곡으로 가는 임도는 촉촉이 젖어 물기를 머금고 있어 상쾌하기 그지없다. 찾아오는 산님이 없는 오지의 임도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수동계곡이 나타나면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우렁차게 들리면서 산님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지만 몇방울씩 떨어지든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하면서 산님들은 배낭에서 우의를 챙겨입는다.

 

우의를 입은채 아무도 다니지않은 호젓한 임도길을 40여분 걷다보면 파아란 잔디가 깔려있는 아름답고 멋스런 산장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산님들의 시선을 붙잡고 산장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임도길을 이어가니 길은 차츰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밭두렁에는 빨알갛게 익은 고추가 탐스럽게 열려 가을을 정취를 물씬풍긴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오르막길을 오르자니 이마에는 땀방울이 어느새 맺혀지지만 가끔씩 시원스럽게 불어주는 바람덕분에 땀방울은 금새 말라버리고 만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만에 임도는 없어지고 길은 희미한 산길로 접어들면서 촉촉이 젖은 풀잎이 상큼한 내음을 풍기니 가슴속깊이 스며드는것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면서 상쾌하기 그지없다.

계수동계곡의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콸콸소리를 내면서 흘러내리지만 산길과는 거리가 있어 물소리를 듣고 멀리서 구경하는것만으로 만족을 하고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1시간20여분만에 개울을 건너면서 계곡은 개울로 변한다.

울울창창 우거진 희미한 산길을 걷자니 원시림을 걷는듯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치 오지를 탐험하는 탐험대의 일원인양 길에 놓

여있는 온통 이끼 투성이의 바위와 나무길을 헤치면서 산길을 이어가니 바로 이것이 소위 말하는 진짜 웰빙산행이라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산길은 뚜렷하지않은 외길인데다 주위에 나무가 쓸어져있어 나뭇가지사이를 끼어가면서 산길을 이어가자니 힘이들고 쉴만한 마땅한 공터가 없어 산길에서 일열로 서서 잠시 휴식을 취하곤 산길을 다시 이어간다.

하지만 원시림같은 산길은 어찌나 공기가 신선한지 가슴속까지 확 트이는것같은 느낌이 드는지 한 산우님께서 “공기 죽인다”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모처럼만에 도심에서는 전혀 느끼지못한 신선한 공기속을 걷자니 힘이 절로 솟아나는 느낌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15분여의 된비알이 이어지다 매재에 도착을 한다. 매재에 도착을 하니 안개가 자욱히 번지면서 구름속을 걷는 전설의 고향을 방불케하는 멋진 장면이 연출된다. 야생화가 지천에 깔려있고 몇그루가 자작나무가 있는 능선길을 15분여 오르다보면 맹현봉의 고스락인 꽃밭으로 장식된 헬기장에 도착을 한다.((11:25)

고스락은 조망이 전혀없고 정상석이 없으므로 꽃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후 바로 밑 안락한 공터에 자리를 마련하고 즐거운 식사시간을 갖는다.(11:30~12:00) 식사를 마치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희원님들은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여 준비하여온 잠바와 우의를 꺼내입어 추위를 막으니 이제는 가을이 성큼 닥아왔음을 실감케한다.

 

운무가 깔린 하산길을 10여분내려가니 급경사의 길로 이어지면서 산길은 물기를 머금고있어 잘못하다간 넘어지기 십상팔구여서 나뭇가지를 의지해 하산하다보면 약간의 조망이 트이기는 하나 맹현봉은 거의 조망이 없어 계곡과 원시림같은 맑은 공기의 숲길을 걷는 웰빙산행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하산을 시작한지 17여분만에 산죽길이 이어

지나 숲이 우거지고 응달이여서인지 산죽은 제대로 자라지못하고 땅바닥에 몸을 바싹 붙이고있다. 하산길은 가끔씩 금강솔이 나타나지만 소나무는 거의 없고 갈참숲길이 대부분이다.

급경사의 하산길을 이어간지 1시간40분만에 시원스런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기시작하고 얼마안가 운리동계곡이 눈앞에 펼쳐지기시작한다.(13:40) 개울을 건너니 임도가 나타난다.맹현봉서쪽에서 정상밑으로 난 운리동계곡은 커다란 암반과 소(沼), 폭포가 어우러져 수려한 골짜기를 이루어 사방으로 뛰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다.

 
개울을 건너 임도길을 얼마안가 양봉장이 나타나고 운리동계곡의 비경이 펼쳐지는 계곡길을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를 벗삼아 걷노라면 자주 운리동계곡을 건너게 되어있으나 불어난 계곡물 때문에 잘못하다간 물에 빠지기쉽다. 일부 회원님들은 아예 등산화를 신은채 물속이 첨벙 들어가버리고 만다.

 

포타를 몰고온 주민의 말에 의하면 운리동계곡과 문암계곡이 만나는 곳이 우리울이라는 곳으로 옛날에는 50여가구가 살면서 농사를 지어던곳이라고 한다. 운리동계곡과 문암계곡이 만나는 곳에서 일행은 물속에 몸을 맡긴채 시원스런 한때를 보낸후 포타를 이용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니 가끔씩 멋있는 산장이 나타나고 얼마안가 살둔천을 가로질러 살둔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살둔마을까지는 도보로 약30여분이 소요되지만 포타를 이용시는 약10분이 소요된다.

생둔마을(살둔마을)에 도착을 하니 운해가 산허리를 휘감고 춤사위를 펼치면서 웰빙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산님들에게 축하공연을 펼친다.

                                       계방천과 자운천이 어우러져 만든 비경 살둔계곡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하늘 아래 첫동네이며 “사람이 기대서 살만한 둔덕”이란 뜻의 순우리말인 살둔마을, 홍천군 내면의 개방천과 자운천이 어우러져 만든 살둔계곡은 원시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곳으로 입구부터 하늘을 가린 원시림이 둘러싸여있는 별천지다.

일제시대 행정구역 통폐합 조치에 의해 한자화를 하면서 지명이 바뀌어 지도상에는 생둔(生屯)으로 표기되 있지만 “삶둔”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며 주민들은 지금도 살둔이라 부른다. 살둔천을 가로 지르는 다리가 없을 때는 육지속의 섬마을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방태산(1,435m),구룡덕룡(1,338m),개인산(1,341m), 침석봉(1,320.8m) 등 1천m가 넘는 고봉들로 층층히 둘러싸여 있어 세상속으로 나오기는 아직 이른곳이다.

                                                  오지속의 오지 삼둔 사가리

살둔지역은 조선시대에 세조의 집권에 반대하고 단종복위에 가담한 사람중 일부가 훗날을 기약하며 내린천을 거술러 올라와 머물던곳이라고 한다. 또 동학혁명당시 관군에 쫓긴 사람들이 숨어든 곳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에도 일곱군데의 피난처인 “삼둔사거리”중 한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난리를 피하고 화를 면할수있는 삼둔사거리가 모두 살둔을 중심으로 인근에 있다. 홍천군 내면의 월둔 달둔 살둔이 삼둔이고,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연가리 곁가리 명지가리가 사가리다. 특히 살둔계곡의 물은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와열목어가 서식하는 1급수를 자랑하고 있다.광원리에서 6km거리인 살둔마을은 내린천급류가 바위벽에 부딪치며 흘러가다 만든 자궁속같이 아늑한 터다.

안내산악회에서 1주년기념으로 준비한 살둔마을에서 직접잡은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에 소주로 목을 축인후 이곳의 명물인 살둔산장으로 향한다. 오지여행가들의 쉼터구실을 하는 이 산장은 1985년 지어진 귀틀집이다.

살둔산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은후 차로 돌아오는길에 밭에 심어논 땅호박에는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고추밭에는 빨간고추가 주렁주렁 열려있어 가을을 실감케한다. 차에 오르기 전에 산허리에서 멋진 춤사위를 펼치는 운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후 차에 오르므로 행복했던 오지의 5시간의 웰빙산행을 마무리한다.

 


노만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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