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 산행기(779m)

 

들머리 글

경기도 가평은 강원도 만큼이나 산이 많다. 가평일대의 산들을 많이 다녔으니 이번주엔 내고장 춘천의 오봉산 산행을 작정했다. 십여년전 아내에게 이끌려 산에 입문하기 시작할 무렵, 오봉산엘 왔다가 질려버렸었다. 건강을 위해서 산엘 다니는데 왜 이리 위험한 곳을 오느냐고 화를 냈었다. 아내는 그래도 배려해서 해탈문쪽으로 하산을 했는데도 난 도대체가 겁나는게 싫었다. 그 뒤로 많은 산을 다니면서도 유독 오봉산엔 안오게 되었고, 툭하면 아내한테 오봉산 애기만 나오면 한소리(?) 책이 잡히고 꼬리를 내린다. 해서 그 숙제를 오봉산 왕복종주로 풀어야지 했었다.

      오봉산은 교통이 불편하다고들 한다. 배후령에서 소양호 배를 타도 그렇고, 또 그 역코스도 그렇다. 차를 가지고 갔을때 마땅치가 않은 곳인데 발상을 전환해서 청평사까지 갔다가 그리멀지 않으니 다시 배후령으로 올라온다면 산행시간도 적당하고, 차량회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봉산 산행기에서 참고, 어느 산님은 태백산도 유일사-천제단-문수봉-당골-반재-유일사로 왕복한다던데...)

       천단길의 쇠줄잡고 내려설때의 아찔한 스릴, 되돌아 올라오는 길에 적멸보궁 윗쪽에서 길을 잘못 들어 옛길 흔적을 따라 한참을 올라오니 이십여미터 암벽이다. 두손 두발을 모두 이용햐여 누르고, 버티고, 당기고 하여 올라와보니 홈통바위 페쇄등산로 표시가 나온다. 제일 위험천만했던 구간을 빼고나면 아기자기한 산행이었다.  그래도 내  다녀본 산중에선 최고난이도(?)였고, 높지는 않지만 산행의 모든 묘미를 맛볼 수있는 좋은 산, 오봉산이다.

<오봉산 코스 - 분홍색 코스로 가서 점선코스로 알바해서 네발로 암벽타고, 돌아왔다., 파란 점선은 찾고 싶었던 길>
 

1. 일시 : 2007. 2. 4(일)

2. 장소 :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과 화천군 간동면

3. Who:  Me Only

4. 기상 : 겨울이라고 하지만 따뜻해서 여름 쿨맥스 짚티만 입고 나녔음.

5. 일정개요 : 춘천집 - 배후령 - 오봉산 - 홈통바위 - 천단 - 청평사 - 해탈문 -홈퉁바위 - 오봉산 -배후령 -춘천집

6. 준비물 : 배낭 35리터, 순토시계, 물통, 보온병, 카메라, 구급약, 우장(고어 오버트라우져와 자켓), 모자&버프, 만보계, 수저세트, 위스키, 장갑, 선글래스, 접사삼각대, 아이젠, 방한마스크, 방한양말, 스패츠, 스틱2,

7. 산행거리 및 통과시간

■ 구간별 시간

춘천집(09:45) ~(40분)~ 배후령(10:25) ~(15분)~ 제1봉(10:40) ~(15분)~ 제2봉(10:55) ~(35분)~ 제3봉(11:30) ~(10분)~ 제4봉(11:40) ~(15분)~ 오봉산(11:55) ~(30분)~ 홈통바위(12:25)~ (15분) ~천단/해탈문갈림길(12:40) ~(15분)~ 부용계고/청평사갈림길(12:55) ~(90')~ 청평사(14:25) ~(15')~ 해탈문(14:40) ~(15')~ 적멸보궁(14:50) ~(50')~ 홈통바위(15:40) ~(20')~ 오봉산정산(16:00) ~(70')~ 배후령(17:10) ~(40')~ 집(17:50)

■ 거리 및 시간 : 산행거리 약 14km, 산행시간 6시간 45분

■ 구간별 거리  : 배후령 ~(약7km)~ 청평사 ~(약7km)~ 배후령

8. 교통안내 - 소양강을 건너는 새로 생긴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하면 배후령 중간까지 일사천리다. 중앙고속도 기점인 학곡리에서 구봉산 휴게소 밑에서 왼편으로 난 전용도로에 올라서면 non-stop으로 배후령까지.... 그외엔 춘천에서 소양댐까지 가서 물어물어...

      돈드는 곳:소양댐아래 매표소에서 주차료 2000원징수. 승선료 1인당 왕복 3000원. 청평사입장료 1200원(대인)/ 배후령엔 돈내는 곳 없음 ^^*


 

09:45 집을 나서다

어제 눈이 온고로 암릉이 많은 오봉산을 미루고 대룡산엘 도보롤 갈꺼나? 고민하다 오늘 일기예보 기온을 듣고는 오봉산으로 결정했다. 김밥을 두줄 사서 챙기고 후평동-장학리 -콧구멍다리(세월교)를 지나 양구길로 접어드는데 도로가 눈길이다. 망설이다 출발하는데 중간에 가다 보니 또 다 녹았다. 아마도 염화칼슘의 장난(?), 배후령 터널 공사터까지 도로는 이미 완고이 되었다. 귀가길에 이리로 가면 막힘없이 학곡리까지 갈수 있다.

<소양댐 가는 길에서 배후령으로 들어서니 눈길이다. 뒤에보이는산은 마적산>
 

10:25 배후령

어제 눈이 와서인지 일요일인데 사람들이 없다. 건너편 휴게소 주차장도 텅 비어있다. 고개마루에서 들머리로 들어 능선까지 십여분간 땀을 내며 걸어오른다. 일봉을 지나고 나오는 너른 공터에서 일단 정비를 한다.  덥다. 윈드스톱 티를 벗고 속에 여름용 쿨맥스짚티만 입고, 아이젠은 참아두고 스틱을 펴서 대신하고는 출발을 하려는데, 앞서가던 산객이 핸펀을 잊었다고 찾으로 되돌아 온다. 아마 눈속에 파묻혀 안보이는 모양이다. 이봉을 지나서 멀리 3,4,5 봉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첫번째 쇠줄이 걸린 봉우리가 3봉, 2번째 쇠줄이 걸린 암봉이 4봉, 그 다음 정상이 오봉이다, 처음 오봉산엘 왔었을때 생각이 스친다. 이런 곳에 뭣하러 델구 왔냐고 아내에게 툴툴거리던 ....  2봉부터 펼쳐지는 전망과 청솔봉을 비롯한 암봉들의 멋들어진 모습이 감탄을 자아낸다.

<제1봉만 표시가 있다. 누가 2,3,4,5 봉도 표시해줄 사람은 없는지?>
<멀리 보이는 3,4,5봉>

11:55 오봉산 정상석

사진을 찍느라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 사람이 많으면 쇠줄지대에서도 지체가 있을게다. 오르는 길에 눈보다는 내리는 길에 눈이 없어야 할텐데 하면서 은근히 걱정된다. 안가본 험하다는 쇠줄길 천단길이...   잠시 휴식을 하고는 출발하니 갑자기 길이 없어진다. 옆으로 찾아보니 바로 홈퉁바위이다. 예전에 왔을때하고 기억이 다른듯 하다. 쇠줄을 잡고 조심스레 어렵지 않게 통과한다. 다시 암릉길을 내려서니 갈림길이다.

<청솔 바위>

<정상석>

12:40 해탈문 갈림길

첫 산행때 여기서 해탈문길로 내려서는데 쇠줄에 대롱거리며 힘들었던 기억이다. 아내가 많이 배려해준 코스인데도 겁나고 힘들었다. 그래서 다시오지 않았었던 징크스가 생긴 산을 오늘 푼다. 풀기위해서 천단길로 직진하고 다시 왕복해서 이길로 올라올 예정이다. - 그런데 그 예정은 엉뚱하게 암벽등반으로 바뀌게 되었으니....

<통과후 아래에서 올려다본 홈통바우>
<해탈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우측으로 하산>

12:40 쇠줄길

여기가 숙제하는 코스, 징크스가 있던 코스이다. 천단(?)길로 직진해서 688봉을 오르고 나서 망부석 바위에서 전망을 감상하고는 내려선다. 저아래 청평사 절집을 내려보면서 서너 차레 징한 쇠줄길을 내려선다. 지금에사 생각해보니첫 산행때 아내가 배려할 수 밖에 없을정도로 아득한게 아찔하다. 난 클라이밍보다는 워킹산행 체질인 것을.... 암릉에 나무가 없으니 전망은 막힘이 없다. 옅게 개스가 찬게 흠이라면 흠, 세번 정도의 쇠줄을 어렵사리 내려와서는 힘도 삐지고 허기도 져서 청평사 윗쪽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초행길에 혼자서 제일 위태했던곳은 갑작기 길이 없어지고 바위 건너 소나무로 연결되던 줄도 없던 곳이었다. 차라리 올라가는 길이었으면 내리는 것보담은 쉽지 않을까 싶었다.


<12:55 부용계곡과 청평사 갈림길, 부용산으로 넘거가는 길은 오봉산 정상에서 좌측(?) >
<망부석 바위-한적하니 내리는 사람으 나 뿐이니 옆에가서 전망을 즐기고 돌아온 내 발자욱>
<누군 스릴있어 재미있다고도 하더만, 영 징한것이...>
<갑자기 길이없어져 아찔하고 위태 했던 곳,  소나무로 건너 붙어서 엉거 주춤 내려서야 한다.>
<또 쐬 줄이...>
<그리고 또 쇠줄이, 이젠 팔에 힘도 빠지고 배도 고프고해서 요 밑에서 늦은 점심>
 

14:25 청평사

드디어 청평사 극라보전 옆길로 나온다. 남들은 잘들도 다니더만, 난 왜이리 힘들었었는지 그 맘속의 징크스가 오늘 깨어졌으면 좋겠다. 일요일인데도 절집은 한적하다. 70년대 대학시절에 몇번 왔던 절이고, 친구들과 구성폭포 바로위에서 텐트치고 며칠동안 피서겸 숙박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 비하면 절집은 너무 많이 변했다.청평사 경내를 돌아보고는 남들은 배터로 가는데 난 돌아 올라간다. 해탈문께를 가는데 아침에 핸펀을 잃어버린 팀을 만나 물어보니 못찾았다고 하면서 놀라면서 다시 오르냐고 한다.

<청평사, 뒤에 보이는 암봉을 타고 내려왔다>
<다시 되돌아 오르는 길에, 해탈문>
 

15:40 다시 홈퉁바위

어렴풋하지만 예전에 걸었던 길이다. 적멸보궁뒤로 오르는 것 까지도 문제없었다.  어디서 길머리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산길은 계속되는데 눈길에 발자욱이 없다. 해탈문길엔 오늘 사람들이 많았는데 발자욱이없다니 말이 안된다. 여기서 백했어야 했는데 선명한 길에 새로운길이 나타날듯 하여 계속 올라본다. 오래된 페트병이 수십개 떨어져 있다. 이샇하다 싶었는데 이내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진퇴양난 돌아갈 시간은 부족하고 할 수 없이 올라본다. 두손 두발을 모두써서 누르고, 당기고, 버팅기고 매달리고 하면서 생전 처음으로 위험한 암벽클라이밍을 하고 오르니 홈통바위앞 페쇄된 등산로이다. 여길 오르다 떨어진 물병들이 지천이었던 것이었다. 로프라도 있었으면 괜챦았을 터인데 암튼 위험한 일을 했다. 산행에서의 최고의 목적은 무사히 집으로 귀환하는 것이어는 사고라도 났었다면...


<적멸보궁이라면 보통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는 곳 아닌가? 바위틈새에 집을 앉힌 사람은 누구일까?>
<주능선이 코앞에 보이는데 오른쪽으로 길이 있을듯 싶더니만 암벽 오른쪽으로 기어올랐다>
<진퇴양난 수직절벽, 그래도 발 받힘과 나무 몇그루가  있어서 간신히 올랐다>
<오르고 보니 홈통바위 바로밑 이곳이다.>

16:00 오봉산

아침에 왔던길을 다시 돌아 오르는 길, 햇빛의 방향만 바뀌었을 분 풍광은 여전하니, 사진찍느라 시간 보낼일도 별로 없다. 오봉산 정상에서 배치고개 내려가는 길이 있다던데 확인하지 못했다. 언제 다시 올라 배치고개로 해서 부용산으로해서 봉화산으로 가보아야 하는데.... 희망사항이다.

 

17:10 배후령

두번의 쇠줄을 잡고 4봉과 3봉을 내려서서는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혹시나 해서 잃어버렸다는 산객의 핸펀을 찾아보는데 신호는 가는데 없다. 2봉을 지나고 1봉을 지나서 배후령 갈림길에 도착한다. 경운산이라! 오른쪽으로 마적산을 가다가 나오는 산의 이름인가 보다. 무명봉인지 알았는데.... 경운산쪽으로 해서 청평사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분명있을 것인데 하는 미련이 남는다.


<아침의 눈길이 그대로인 배후령 능선 오름길의 로프지대>
<고개마루의 고도가 무려 600미터이니 왕복종주를 해야 보통산높이를 간다. 반대쪽으로 38선기념비와 휴게소가 있다.>
<해가 짧은 겨울 산행 탓에 돌아 오는길엔 석양이 잦다>
 
 

날머리 글

산엘 다니면서 밀렸던 숙제를한 기분이다. 생각에는 천단길로 청평사에 내려서서 해탈문길로 올라서면 거의 매후령쯤인줄로 착각했었다, 그 길-배후령 갈림길 300정도의 지점에서 청평사로 내리는 길을 찾아 보지 못했고, 오봉산 정산에서 다음에 갈 배치고개 내리는 길을 찾아보지 못했고, 적멸보궁에서 천단삼거리로 오르는 길을 잘 못찾아 위태로운 암벽등산을 했던 것들이 미련으로 남는다. 가까이 있다고 잘 아는 산인양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게다. 지도도 안가져 갔고.... 쉬운 산은 없다. 자그마한 산이건 큰산이고 모두 힘이 드는 것을,

      이런 암릉에 절벽과 호수와 우거지 수풀, 바위틈에 뿌리막은 낙락장송들이 어우러진 산은 아직 다녀보질 못했다. 한번은 꼭 다녀가길 추천하는 좋은 산이다.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된 코스로 오봉산을 제대로 느낄수 있어 좋은 날이다.

      다음번엔 배후령을 지나 간척리에서 배치고개를 넘어 청평사로 들어가서는 천단코스로 올라  배후령까지의 오봉의 모든 재미있는 능선을 다 섭렵한 뒤 배후령을 약 300미터 전에 있다는 선동 계곡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을 택해 청평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가보고 싶다.배후령 부근의 선동계곡 내리막 길은 청평사까지 내려오는데 40분이면 족할 정도로 길이 순탄하다고 하니 따뜻한 봄날에 아내와 함께 다시 한번 가봐야지 싶다.

      산행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꽁초가 많다. 지쳐 힘들때 꽁초를 보면 담배 생각이 아직 난다. 이제 금연 35일 차이니 아직 멀었다. 티타늄 술병에 양주가 찰랑찰랑 하지만 금연 턱으로 당분간 단주상태이다. 아깝다 ~~~ 아니 안아깝다 ^^*

 

참고사항 : 고도계는 ASC 955m  / DSC -960 / LAP 4 / DUR 6:47을 기록하는데 만보계는 없다. 또 잃어버렸다.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