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북 경계에 있는 방장산(方丈山:743m)의 눈,눈,눈…

 

 

위치: 전북 정읍-고창과 전남 장성군 경계

산행일: 2005/12/18(일) 맑음,  정상에서 눈

인원 : M 안내산악회 버스 1대

* 등산로: 양고살재 (11:00) – 방장사 (11:24) – 갈미봉(572m:11:38)) - 벽오봉 (방문산:640m:12:05)- 페레행글라이딩장 (12:13) - 임도(자연 휴양림 갈림길) -  철탑(12:37)  - 큰솔2 – 방장산 정상 (743m:13:05) - 점심 (725m 봉아래:13:36-14:06)  - 쓰리봉 (734m:16:00) –1.8k – 장성갈재 (17:00)

* 총 산행거리: 10km ( 양고살재 – 장성갈재)


                                                                   벽오봉에서 본 방장산 능선

 

                                                   소복한  방장산의 능선이 북동쪽 쓰리봉에서부터


 


 

                                                  산행 들머리 양고살재

 

방장산은 내장산의 서쪽 줄기를 따라 뻗친 능선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우리로 전북 정읍-고창과 전남 장성을 경계로 북에서 서쪽으로 휘면서 연봉을 만들면서 남으로 달리고 있다.

 

평지까지 거의 떨어졌다 다시 올라가, 정삼각형처럼 안정감있는 능선으로 육산으로 되어 있으며 북쪽과 서쪽으로  고창 평야가 펼쳐져 있고 서쪽 멀리 우리가 오늘 가려다 눈이 많아 방향을 튼 부안의 변산 곰소항이 있다.

 

방장산 산행은 고창 석정온천에서 올라오는 15번 지방도로 고개에 있는 양고살재를 들머리로 하고 입암산과 방장산 사이의 고개인 장성갈재를 날꼬리로 했다.


 


1주일 넘게  전라남북도 서해안에 70년내 최고의 눈이 내려, 축사가 무너지고, 배나무 가지들이 부러지고, 비닐 하우스가 주저 앉는 등 적잖은 피해가 나고 있다고 연일 방송이다. 이는 눈이 내릴 기미가 없는  강원도 산간과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안내산악회들이 눈이 내릴 것을 계산하고 강원도 산들을 행선지를 잡아 놓은 상태다.

 

사실 지난 일요일 평창의 잠두산-백석산 산행에서 발목 넘게 쌓인 낙엽에 미끄럽기 좋게 눈이 살짝 끼어 있어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얼마나 엉금엉금 기었는지 모른다. 또한 가을도 겨울도 아닌 애매모호한 산의 모습으로 산행의 맛도 떨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피해 주민들에게는 송구스런 마음이지만  변산으로 잡았다. 내소사나 격포는 가 보았지만 변산에 있는 산에는 올라 본 적이 없어 이번 기회에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변산을 찾고 싶었다. 봄과 가을에 주로 가는데 이렇게 많은 눈이 쌓인 변산을 보는 맛도 꽤 다를 것 같았다.

 

그런데 변산에 기온이 내려가고 강풍이 불면서 토요일 오후에 다시 눈이 내려 입산이 금지되기 쉬울 거라는 이야기가 들려 밤 12시 총대장에 전화를 걸어 가기 힘들 것 같지 않느냐고 물었다. 아침에 해제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좀 내륙인 방장산 (전북 고창-정읍과 전남 장성의 경계)으로 잡아 놓았단다.

 

 아침 고속도로 정안휴게소에서 총대장이 변산국립공원 안내소로 전화해 보니 입산 금지란다. 호남고속도로를 따라가다 정읍 휴게소에 정차,  총대장님이 다시 확인해 보니 입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차를 서해안으로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 그대로 남쪽으로 내달려 장성과 고창의 경계 고개인  양고실재에 도착하니 11시. 등산객 몇 명이  고개 위쪽(남쪽)에서 우리가 있는 들머리로 온다.

 

도로는 눈이 녹을 정도로 바람도 없고 햇살도 좋다.  추울 거라는 뉴스 때문에 아래 내의를 입었더니 너무 무겁고 둔하다.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라는 대장님의 얘기다. 그리고 산 경험이 많은 분들이 앞장서 러셀 (눈내린 산에 길내기)을 해 놓으면 좋겠단다. 그러나 들머리는 산꾼들이 이미 길을 내 놓았다. 온 천지가 눈이다.

 

나뭇가지에도, 줄기에도 힘겹게 눈을 이고, 업고 있다. 소나무 같은 청청 침엽수들은 쌓인 눈의 무게에 무척 힘들어 한다. 먼 산에도 가까운 산에도 은빛세계다. 호남해안지방에 1주일 넘게 눈을 쏟아 부어  최소 무릎까지 차오른다. 은빛세계를 감상하며20여분 오르니 허름한 산사 방장사가 길가 비탈 벼랑에  서 있다.


 

                                                                  방장사 앞 느티나무

                                                    옆에서 본 방장사와 요사채(앞)


                                                           갈미봉에 서 있는 등산로 입간판

                           장성 석정온천에서 올라오는 15번 도로가 양고실재로 꼬불꼬불 산 허리를 타고  (갈미봉에서)

                                                            소나무 허리 부러질 판

   패러글라이딩장에서 바라본 서북쪽 고창 벌판: 신림 저수지 (앞)와 북으로 부안 푸른 곰소만


 

                                     방장산 자연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편백나무군락(왼쪽)


철탑에서 바라본 방장산

                                               방장산 정상 표지목이 있는 곳에서 증명사진

      정상 높이가 748m(?)/ 쓰리봉 표지 (오른쪽)

                                                         종이를 꾸겨 놓은 것 같은 남동쪽의 산등성


                                                                  심설을 헤치고

                                                                  계속되는 연봉들

                                                  지나온 정상을 바라보며 라면을 (13:36-14:06)

                              양주를 가져와 한잔씩 딸아주는 총무.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과메기에 소주도...

                                                      눈을 치우고  오붓하게 라면을

                                                       조금 쉬었다 갈까.... 쌍둥이 자매 (?)

                                                                        눈터널 속에서

                                               구름이 무섭게 피어 오르는 모습



                                   쓰리봉을 내려오면서는 썰매타듯 앉아오는게 더 편한 경사

 


                                   장성 갈재에 다 내려와 서쪽 하늘을 올려다 보니...(16:55)

 

에필로그...
 

11시부터 6시간 내내 허리까지 빠지는 눈속으로 산등성을 오르내리면서 즐겼다.  오르락 내리락을 몇번 했는지 모르겠다.
심설에 해가 나기도 하고 눈을 흩뿌리기도 하고, 구름을 일으키기도 하며 변화를 주었다. 쓰리봉 내려올 때는 태백산의
오궁 썰매가 생각이 났다.  일행 모두가 너무 좋아한다. 이렇게 부드러운 눈을 하루종일 밟고 다닐 수 있겠냐는 얘기다.
중도에 러셀하시는 분들이 힘들다고 불평하자 총대장님은 어디서 이런 러셀을 할 수 있겠냐며 너무 좋은 기회란다. 

후미가  5시 45분 경 도착, 정읍 한 음식점으로 이동  구수한 된장찌게와 나물로 출출해진 배를 채우고 양재에 오니 10시 좀 넘었다.

 

지리산에서 변산으로, 변산에서 방장산으로, 산에서 컵라면, 길거리표 식사에서 구수한 된장찌게가있는 식당으로....

대장님의 탁월한 변경 및 결정이었다.

 

이번 주에는 갈려다 만 변산이나 가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