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에서 시작한 지리산 대종주

 

ㅇ산행일자 : 08년 4월14일 - 16일 2박3일 (실제는 전날 무박 기차시간 포함 3박4일)

 

ㅇ산행인원 : 남강님,산수 이상 2명

 

ㅇ산행구간 및 거리(총 도상거리 : 47.6km)

 

 - 1 일차 (19km)

 

   화엄사-중재(4.0)-노고단(3.0)-노루목(4.5)-반야봉(1.0)-삼도봉(1.5)-토끼봉(2.0)-연하천산장(3.0)

 

 - 2 일차 (18.9km)

 

   연하천산장-벽소령(3.6)-세석산장(6.3)-장터목산장(3.4)-천왕봉(1.7)-중봉(0.9)-치밭목산장(3.0)

 

 - 3 일차 (9.7km)

 

   치밭목산장-유평리(6.2)-대원사 주차장(3.5)

 

ㅇ산행 구간별 시간

 

 - 1일차 (04시10분 - 15시 40분 : 약 11시간 30분 소요)

 

   화엄사 : 04시10분

 

   노고단 : 07시15분 - 07시40분 (휴식)

 

   임걸령 : 09시05분

 

   노루목 : 09시50분

 

   반야봉 : 10시40분 - 11시20분 (휴식)

 

   삼도봉 : 11시45분 - 12시15분 (점심식사)

 

   토끼봉 : 13시10분

 

   명선봉 : 15시20분

 

   연하천 : 15시40분

 

 - 2일차 (07시20분 - 18시10분 : 약 10시간 50분 소요)

 

   연하천 : 07시20분

 

   벽소령 : 08시50분 - 09시05분 (휴식)

 

   칠선봉 : 10시45분

 

   영신봉 : 11시45분

 

   세   석 : 11시55분 - 12시40분 (점심식사)

 

   장터목 : 14시20분 - 14시30분 (휴식)

 

   천왕봉 : 15시30분 - 15시45분 (기념사진)

 

   중   봉 : 16시20분

 

   치밭목 : 18시10분

 

 - 3일차 (06시30분 - 10시30분 : 약 4시간)

 

   치밭목 : 06시30분

 

   유평리 : 09시20분

 

   대원사매표소 : 10시30분

 

ㅇ산행 준비물 (무게 29.3kg)

 

  베낭 50리터,까스버너,까스2개,코펠,행동식(초콜렛,두유,자유시간등),라면,도시락,밑반찬,쌀,소주3병

  여벌의옷,방수방풍 상하,매트리스,해드후레쉬,예비밧데리,비상약,만능칼,수건,물통,세면도구등

 

ㅇ산행소요경비

 

 - 2인 최소경비(서울기점:144.900원)

 

   서울 - 구례구역 무궁화호 열차요금 : 42.800원 (22시50분 - 03시20분)

 

   구례구역 - 화엄사 시내버스 : 1.700원 (04시구례구역 앞에서출발,구례읍내에서 아침식사 시간20분)

 

   아침식사 : 10.000원 (제첩국)

 

   연하천 산장비 : 16.000원 (1인당 8.000원,보일러 가동)

 

   모포대여료 : 2.000원 (1인당 1.000원)

 

   치밭목 산장비 : 10.000원 (1인당 5.000원,보일러 미가동하여 춥다.)

 

   모포대여료 : 2.000원 (1인당 1.000원)

 

   대원사 -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 8.600원 (1인당 4.300원,공사중으로 작업장 승용차가 태워주고있음)

 

   점심식사 :10.000원

 

   진주 - 서울 남부터미널 : 39.800원 ( 1인당 19.900원)

 

- 실제 소요경비 (경기도 포천 운천기점 238.000원)

 

   운천 - 도봉산역 시외버스요금 : 10.600원 (1인당 5.300원)

 

   도봉산역 - 용산역 전철요금 : 2.600원 (1인당 1.300원)

 

   서울 - 구례구역 무궁화호 열차요금 : 42.800원 (22시50분 - 03시20분)

 

   구례구역 - 화엄사 택시요금 : 15.000원 (화엄사 입구까지 태워주고 산행시간 약40분 단축)

 

   아침식사 : 10.000원 (제첩국,택시도 아침식사 여유시간 주고있음)

 

   연하천 산장비 : 16.000원 (1인당 8.000원,보일러 가동)

 

   모포대여료 : 2.000원 (1인당 1.000원)

 

   치밭목 산장비 : 10.000원 (1인당 5.000원,보일러 미가동하여 춥다.)

 

   모포대여료 : 2.000원 (1인당 1.000원)

 

    뒷풀이 : 16.000원 (막걸리와 파전)

 

   대원사 -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 12.900원 (같이 종주산행한 여성산우님 차비 대납)

 

   점심식사 : 26.000원

 

   진주 - 서울 남부터미널 : 39.800원 ( 1인당 19.900원)

 

   서울 남부터미널 - 강변역 : 3.000원 (1인당 1.500원)

 

   서울 - 포천 운천 : 18.200원 (1인당 9.100원)

 

ㅇ산행내용

 

 - 1 일차(화엄사 - 연하천 산장 : 19km .11시간 30분)

 

 지리산은 민족정기의 본산이며 역사와 함께 해온 겨례의 성산이다.

 이곳은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 한 곳......백두 한라와 더불어 조국의 하늘을 받쳐주는 하늘 기둥이다.

 지리산은 넓고 깊다.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1.400여 km의 백두대간이 서남으로 힘차게 달리다 우뚝 멈춘 곳.

 백두산의 마지막 정기를 흠뻑 쏟아 부은 산이다.

 

 그래서 단순한 산이 아니라 산국으로 불려 마땅한 넓이와 깊이가 여기 있다.

백두대간 남단에 한민족 다운 정갈한 정서와 역사의식으로 다듬어진 대들보를 올려놓은 지리산이다.

산의 직경은 30여 km, 두께는 320km이며 해발 1.500m 이상의 봉우리만 15개소, 1.000m 내외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100여개에 이른다.

지리산을 대표하는 산은 동쪽의 주봉 천왕봉, 중앙의 반야봉, 남서쪽의 노고단 역시 지리산 3대 명산중의 하나이다.

 

어는 골짜기로 들어서건, 지리산을 제대로 체험해 본 사람이라면 장님이 아닌 이상 지리산의 수려함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삼남지방의 3개도, 5개 군에 걸쳐 가없는 산자락을 펼치고 있는 지리산은 수려함과 유현함 마저 잠식하고 마는 넓이와 깊이를 지니고 있는 까닭이다.

영남의 함양과 산청과 하동의 3개 군과 호남의 남원과 구례의 2개 군에 걸치 둘레 8백리의 지리산 앞에서는 그 거대한 산국을 마주하는 겸손부터 익혀야 한다.

겸손함으로 입을 다문 그대의 침묵 앞에서만 지리산은 그 참 모습을 드러낼 터이다.

 

일주간의 근속 휴가를 20여년 만에 맞이 한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휴가계획을 짠다고 몇달 전 계획을 세워 본 다고 부산을 떨었다.

처음으로 비행기 타고 바다너머 해외로 나가 볼까 아님 승용차로 전국일주를 다녀 볼까 등등...머릿속에 휴가계획이 온통 차 있었지만 막상 맞이하니 아버님 기일이 들어 있고 아이들 중간고사등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있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리산 종주로 마음을 굳혔다.

 

 종주를 나서기 전날 산우회 회장(남강)님이 잘 다녀오라는 환송회를 해주시어 뒷 골이 조금 땡기도록 마시고 다음날 뒷산에 같이 올라서면서 본인도 같이 동참 하여 주신다 하여 부랴부랴 산장 예약을 한다고 인터넷을 검색하니 벌써 평일인데도 가고자 하는 산장은 모두 예약 만료가 된다.

혼자 간다는 여유가 가서 부대끼면 나 혼자 잘곳이 없나 하고 산장예약을 하지 않았는데 둘이 되니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무작정 종주를 나선다.

 

경기도 포천 운천에서 버스를 타고 용산역에 도착하니 대합실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지리산을 찾기 위해 하나둘 모여든다.

미리 인터넷으로 열차표를 핸드폰에 다운받아 놓아서 다운 받은 핸드폰 화면을 직원에게 보여주기만 하는 첨단 시대의 현실에 세상 참 많이 좋아 졌다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열차안에서 시원한 맥주 한캔으로 출정식을 갖고 토막잠을 자다보니 어느덧 구례구역에 도착한다.

미리 화엄사를 가보신 남강님이 택시를 타고 화엄사로 가면 접근이 용이 하다 하여 택시로 이동을 하기로한다.

 

옛날에는 지리산 주릉 종주를 계획한 사람들은 화엄사를 들머리로 하는 것이 불문율 이었고 노고단 까지만 오르는 산행객들도 많아 늘 붐비던 코스다.

4년전 성삼재를 들머리로 하여 종주를 해보았지만 이번엔 지리산 종주의 참맛을 제대로 느껴 보고 싶어 화엄사로 들머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태극종주를 시도 해보려 했지만 언감생심 내 체력에 무리라는 판단으로 택한 코스이다.

구례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구례읍내에 들려 아침 식사를 하고 화엄사 입구에 내려주고 택시는 어둠속에서 사라진다.

 

보통 버스는 화엄사 매표소 입구에 내려주고 성삼재로 향하기 때문에 매표소에서 화엄사입구까지의 시간을 단축 시켜주기에 택시를 이용했다.

새벽에 비가 내려서 계곡물 소리가 우렁차고 나무잎에서 간간히 빗물을 머금은 물방울이 떨어진다.

화엄사 경내에는 어둠이 쌓여 있어 보이질 않고 혼자 왔으면 겁이 많은 내가 무서움에 긴장을 많이 했겠으나 곁에 남강님이 있으니 든든 하기만 하다.

화엄사 돌담을 뚫고 자란 울창한 나무터널을 지나 다리건너 10분 쯤 가니 키 높이로 자란 조릿대 숲이다.

 

잘 다듬어진 돌길은 가파르지 않다.

화엄사에서 약 30분쯤 올라 철다리를 건너 제 3야영장에 닿았다.

야영장에서 얼마가지 않아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났다.

왼편으로 가면 휴게소가 나오고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연기암이 나온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니 시야가 트이고 여기서 부터 길이 다소 급해 지기 시작한다.

울창한 원시림을 걷는 길이라 시원 하기는 하지만 주변을 바라볼 수 없어 다소 답답 하기만 하다.

도로에서 30분쯤 오르니 국수등 돌계단이 나오고 기울기가 만만치 않다.

 

이 돌계단을 올라 중재넘어 10분쯤 가니 작은 폭포가 연이어 나오는 집선대가 보인다.

참샘에서 떠온 물을 한모금 마시고 그 유명하다는 코재에 다다른다.

종주를 나서며 2박3일간 바리바리 싸온 베낭의 무게와 가파른 오름길을 만나서 급경사길을 오르다 보니 코가 땅에 닿을 듯 하여 붙여진 코재의 악명을 뒤로 한 체 눈썹바위가 나오고 10여분을 가파른 비탈을 오르니 다소 싱겁게 사위가 훤히 트이는 종주길 무냉기재가 나온다.

안개에 자욱히 가려진 노고단 산장에서 무거운 베낭을 내려놓으니 한결 여유가 생긴다.

 

쉬다 보니 한기가 올라 손이 무척이나 시려 길을 나선다.

조금 완만한 돼지령을 지나니 아직 안개가 쌓여 노고단이 보이질 않는다.

임걸령을 지나서니 노고단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노루목에 도착한다.

여유있는 종주산행은 반야봉으로 향하게 한다.

40여분 정상을 오르면서 중간중간 흰눈이 쌓여있고 진달래밭과 주목 군락지에는 눈의 무게로 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중간에 베낭을 놓고 올라갈까 싶었지만 반야봉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어 짊어 지고 왔는데 그 가파름이 쉬이 만만치 않아 진을 다 빼놓는다.

 

올라서니 두개의 정상석이 있고 지리산 한 가운데에 있어 노고단 만복대 천왕봉까지 사방 꺼릴낄 데 없는 최고 전망지이다.

또 반야 낙조는 지리10경에 든다고 하는데 볼수 없다는게 아쉽고 지리산 종주에 집착한 사람은 지나치기 쉽지만 꼭 올라보라고 권하고 싶은 봉우리이다.

삼도봉에서 쑥떡과 이슬이를 곁들여 아삭이 고추를 먹으니 허기가 한결 나아지지만 베낭의 무게가 자꾸 어깨를 짓누른다.

 

화개재에 도착하여 다시 숨을 고르고 토끼봉으로 올라선다.

화개재에서 200m 뱀사골 계곡으로 내려오면 뱀사골 산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폐쇄되었다 한다.

지리산 주능선에는 임걸령,벽소령 등 영과 노루목,장터목등 목이 더러 있었으나 재라는 곳은 여기 뿐이고 이곳은 경남 하동군과 전북 남원시 경계지이고 옛날 하동쪽의 해산물이 화개장터를 통하여 내륙 남원으로 가고 또 남원 지방의 물산이 화개장터로 이동하는 길목이라 많은 사람들이 넘나 들었다 한다.

토끼봉으로 오르는 길도 역시 가파르고 봉우리에 오르니 토끼는 없고 살찐 비둘기가 사람이 와도 도망가지 않고 맞아 준다.

 

토끼봉은 토끼가 많다거나 산 모양이 토끼 같아서가 아니라 반야봉을 중심으로 24방위 중 정동 즉 묘방이라서 묘봉이라 불렀는데 묘년은 토끼띠라 묘봉은 우리말로 토끼봉이다.

토끼봉을 지나 남쪽 바위 바로 아래 총각샘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몇년전에 메워져 물맛을 볼수 없다고 한다.

30여년 전 심마니 노총각 2명이 발견 했다고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총각샘 근처를 지나면 경사가 심하고 힘드는 길이 나오니 점점 베낭의 무게로 어깨가 자꾸 아래로 향하게 된다.

 

미끄러운 바위와 고사목을 타고 넘으며 명선봉 부근의 숲을 지나 아래로 내려서니 아담한 연하천 산장이 나온다.

높은 산에 둘러 쌓여 있는데도 중간중간에는 마치 습지처럼 물이 흐르고 1500m 이상의 고산 지대 이면서도 지리산 샘물 중 가장 수량이 풍부하다.

지리산에는 피아골 산장,노고단 산장,장터목 산장등 산장이름이 지형에서 땄는데 이 산장은 지명과 관계없고 1982년 구례의 연하반 산악회가 그 산악회 이름을 따고 천수가 풍부하다 하여 연하천 산장이라 명명 했다고 한다.

 

내가 봐도 잘 지은 이름 같다.

예약을 하지 못해 취사장 한쪽에다 라면을 끓여서 먹다보니 옆에 계신분이 낮이 많이 있어 보니 아까 반야봉에서 우리와 마주친 여성 산님이 반갑게 맞이 해주신다.

이 여성 산님과 같이 지리산 종주를 하게 된다.

주변에 있는 분들도 역에서 만나고 오르다 만나고 거의 다들 만난 분들이라 금세 친해져 술잔을 기울게 된다.

예약자가 다 오고 19시경에 미 예약자에게 자리를 배정 해 주어 아쉬운 1일차의 종주가 마감 된다.

하늘의 별은 초롱초롱 밝은 빛을 내면서......

 

- 도봉산역

 

 

- 구례구역

 

 

- 화엄사 산죽길

 

 

 

 

 

 

 

 

- 집선대

 

 

- 코재 들머리

 

 

- 가파른 돌계단

 

 

- 무냉기재

 

 

-  안개에 가린 노고산 산장

 

 

- 노고산 산장 마당

 

 

- 무거운 베낭의 무게가 종주의 발목을 많이 잡았다.

 

 

- 임걸령에서 바라본 운무속의 노고단

 

 

- 임걸령

 

 

- 안개가 걷힌 노고단

 

 

- 무거운 베낭을 지고 올라서는 남강님

 

 

- 다시 운무에 가린 노고단

 

 

- 반야봉 올라서는 노루목

 

 

- 5월중순에 눈이 쌓여 있네요...

 

 

- 진달래 군락지

 

 

- 주목과 진달래가 온통 눈을 맞고 있네요

 

 

- 남강님

 

 

 

 

 

- 반야봉에서 바라본 노고단

 

 

- 두개의 정상석

 

 

- 까마듯하게 멀리 보이는 천왕봉

 

 

 

 

- 진달래와 노고단 주능선

 

 

- 칼날 처럼 날카로운 주목

 

 

- 반야봉의 참드룹(과연 이것을 땄을까요....안 땄을 까요...)

 

 

- 하얀 눈위의 진달래 꽃잎

 

 

 

- 반야봉

 

 

- 삼도봉 삼각점

 

 

- 남강님 너머 천왕봉 주능선

 

 

- 목통골(연동골)

 

 

- 희미하게 보이는 명선봉

 

 

 

 

 

 

 

 

- 소나무 사이에 끼여서 살아가는 기이한 나무

 

 

 

 

 

- 토끼봉의 살찐 돼지 비둘기 (날라가지 도 못해요....)

 

 

- 허물을 벗겨버린 나무

 

 

- 연하천의 사람들

 

 

 

- 2일차 (연하천 산장 - 치밭목 산장 : 19.9km 약 10시간 50분 소요)

 

코고는 소리,부시럭 되는 소리 한 침상에 비교적 넓게 잤어도 힘든 종주길이라 쉬이 쉬질 못 하고 네시에 잠을 깨어 간단히 몸을 풀고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최초의 계획은 장터목 산장에서 1박 하고 천와봉 일출에 포커스를 맞추었지만 연하천 산장과 거리가 짧고 산장예약이 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치밭목 산장으로 최종 결론이 되어 식사를 하고 베낭을 꾸리고 산행을 나선다.

어제의 어깨 결림이 풀리지 않고 한결 가벼워진 베낭 무게도 그렇게 가볍지만 않다.

 

산장을 떠나 삼각봉을 지나 능선길에 오르니 시야가 확트이어 한결 시원하고 10여m는 좋게 될 큰 바위 두개가 마주 서있는 형제바위가 나온다.

옛날 두 형제가 도를 닦는데 지리산의 요정 지리산녀들이 유혹을 했는데 두 형제는 끈질긴 유혹에 도신을 지키기 위해 서로 등을 등지고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깃든 바위이다.

연하굴을 지나 바위틈새를 가르며 때로는 까다로운 고갯길을 오르내리니 어느새 묵직하던 다리가 풀려 걷기가 제법 걷기가 수월하다.

 

벽소령 산장에 도착하니 어제 남녀고등학교 단체 80여명의 발자취는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오늘 새벽 부터 어느 산악회가 하루에 지리산 종주를 한다고 냅다 뛰는것을 연하천 산장에서 보았는데 몇몇은 힘이 든지 여기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벽소령을 지나니 벽소명월 지리산 10경중의 하나가 생각난다.

이 영마루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의 달은 그 유현한 야경과 어울려 차겁고 신비로워 벽소한월이라 불렀는데 시리도록 차디찬 달이 벽소령을 떠 있음을 말함인데 직접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종주길에는 넓은 도로같이 평탄한 흙길이 약 1km가 계속되고 다시 본래의 등산로와 마주친다.

이길을 따라 한참 오르니 덕평봉이 나오고 약간 널찍한 공터에 선비샘이 물줄기를 뿜어내며 반겨준다.

선비샘의 유래는 옛날 선비샘 아래 덕평 마을에는 평생을 천대받고 살아온 가난한 노인이 있었는데 노인은 죽어서도 사람대접 한번 받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는데 아들들은 이 샘터위에 묘지를 만들어 샘물을 긷기 위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는데 결과적으로 노인에게 절하는 모습이 되어 노인의 한을 풀었주었다고 하는데 그게 선비샘 이름하고 무슨 상관일까?

 

벽소령에서 경사진 비탈길을 한참 오르면 덕평봉이 나오고 거대한 기암괴석들이 꼭 칠 선녀와 같다는 칠선봉을 지나 마지막 힘을 올려 깔딱고개 같은 산을 오르면 영신봉이 나왔다.

영신봉을 지나니 넓은 분지 같은 고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세석 산장에서 점심식사를 하다 그만 길에서 등산복 상의를 베낭에 넣었는데 그게 오다가 떨어져서 잃어 버린줄 알았는데 어느 산님이 주워 오셔서 다시 한번 이 자리에 빌어 감사드린다.

지리산 10경중의 하나인 세석평전은 철쭉 군락지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파른 산등성이를 제법 먼거리를 큰 나무 하나 없는 민등성이 산을 올라서 촛대봉 정상에 오르니 천왕봉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있고 노고단과 반야봉은 어느새 저만치 뒤로 물러 나있다.

촛대봉에서 완만하고 그렇다할 특색이 없는 삼신봉을 지나 그림같은 선경이 나오면서 산의 생김과 모습이 유려하여 마치 군계일학과 같은 연화봉이 들어온다.

이 봉우리 이름도 연하천 산장을 명명한 구례의 연하반 산악회가 지었다고 한다.

연하봉을 지나 숲속길이 나오고 그 숲길이 끝나는 곳에 장터목 대피소가 나왔다.

 

산청군 시천면 주민과 함양군 마천면 주민들이 물물교환을 하던 장터이기도 하다.

여기서 물을 보충하고 조금 휴식을 취한뒤 다시 출발한다.

장터목 뒤로 한동안 올라서니 제석봉에 이르고 제석이란 용어는 불교용어로 제석천 즉 불법을 지내는 신이다.

평평하게 경사진 구릉에는 나무라곤 없고 죽은 주목들이 천년을 버티고 있고 암반들이 듬성듬성 한 산에는 키작은 관목들이 반은 죽어서 자라고 있다.

본래 이곳은 원시림이 가득 했다고 했으나 자유당시절(50여년전) 대규모 토벌로 말썽이 되자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제석봉에서 조금 더가면 해발 1.890m 깎아지른 벼랑속으로 작은 통로가 있는데 하늘로 통하는 문 통천문이 나오는데 이 문을 지나야 천왕이 사는 천계로 올라 가는 것이다.

어깨의 무거움이 천왕봉까지 극에 다다른건지 아님 통증이 없어진건지 한발 한발 가파른 정상 오름이 쉬이 다리를 놓아 주질 않는다.

하늘나라 천왕을 뵙기가 어찌 그리 쉽겠는가?

마직막 힘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오르니 시원한 바람과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 라는 비석이 보인다.

 

천왕봉에서 바라본 주능선길이 한눈에 훤히 들여 보인다.

정상에 오를 때에는 오랫동안 숱한 고생을 하였는데 한 순간 머물다가 표연히 떠나고 보니 정상이란 이런 곳인가? 이것이 인생인가? 라는 한갓 된 생각이 든다.

천왕봉에서 중봉은 다시 밑으로 한참 내려가서 한 동안 오름을 치솟게 해준다.

슬슬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하고 피로가 겹쳐와 지치기 시작한다.

초라한 중봉 정상표지판을 보며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 치밭목 산장이 반갑다.

원시림을 고이 간직한 써리봉은 매우 가파르고 돌길이라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이제는 가야겠다는 의지 하나로 풀려가는 다리를 억지로 이끌며 들쭉 날쭉한 기암괴석에 쌓인 써리봉 정상에 선다.

산의 모습이 마치 논을 고르는 써리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이고 태극능선 주능선길이 보인다.

해발 1.400m의 산능선에 내려서니 평평한 공지가 있고 맞은편 숲 언저리에 산장이 서 있다.

취나물 채취하던 주민들의 쉼터라 붙였다고 하고 혹은 취나물이 밭처럼 많은 곳이라 취밭목 - 치밭목으로 변했다고 한다.

젊은 여성 산님 혼자서 저녁식사를 하고 산장지기님이 반갑게 맞아주고 특히 흰색 멍멍이가 반갑다고 꼬리를 쳐주며 마중 나오는데 털을 쓰다듬어 주니 좋아라 한다.

 

샘물까지 약 100m를 내려가서 씻고 저녁식사를 하니 고요함과 적막감에 세상이 없어 진듯 하다.

산장지기님이 타준 원두커피를 마시며 오늘 하루 2일차 종주 산행을 마감한다.

 

- 연하천 산장의 일출

 

 

- 연하천 산장의 핑경

 

 

- 명선봉

 

 

- 가파른 하산길

 

 

- 형제봉

 

 

- 벽소령 산장

 

 

- 덕평봉 초입

 

 

- 구 벽소령 터

 

 

- 선비샘 공터

 

 

- 선비샘의 물맛은 시원하고 맛있지요....

 

 

- 유독 혼자 운무에 갇혀 사는 천왕봉

 

 

- 남강님 너머 보이는 천왕봉 주능선

 

 

- 하늘로 올라갈것 같은 주목

 

 

- 코끼리의 코를 많이 닮은 바위

 

 

- 칠선봉 바위

 

 

 

 

 

- 금학산의 매바위가 여기에 왜 와있지 ... 날아왔남

 

 

- 삼신봉 능선

 

 

- 하늘로 올라가고픈 오름길

 

 

- 세석평전과 촛대봉

 

 

- 세석산장

 

 

 

 

 

- 영신봉

 

 

- 세석평전

 

 

- 촛대봉 정상

 

 

- 이제 천왕봉 한결 가까이 보인다.

 

 

- 중산리와 하동

 

 

- 연하봉

 

 

 

 

 

 

 

 

 

 

 

 

 

 

- 장터목 대피소

 

 

- 연하봉

 

 

- 제석봉의 고사목

 

 

 

 

 

- 제석봉 관람대(남강님과 연하천 산장에서 같이 종주한 여성 산우님)

 

 

- 제석봉 올라서는 길

 

 

- 중산리

 

 

 

 

- 천왕봉을 오르는 많은 산님들

 

 

- 통천문

 

 

- 칠선계곡을 올라온 관리공단 직원들...(장터목에서 자고 내일 다시 칠선계곡으로 하산함 정원 40명 산장예약이 필수임)

 

 

 

- 두꺼비 바위

 

 

- 천왕봉 정상

 

 

- 천왕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 능선

 

 

- 중봉

 

 

- 천왕봉(주봉에서...)

 

 

- 중봉의 하늘

 

 

- 대원사 하산 능선과 치밭목 산장

 

 

- 중봉의 초라한 이정표

 

 

- 얼레지 군락지

 

 

- 써리봉에서 바라본 중봉

 

 

- 마지막 힘을 내고 오르는 써리봉

 

 

 

 

 

- 사자의 얼굴

 

 

- 치밭목 산장 입구 나무 계단길

 

 

- 치밭목 백구 (사람을 잘 따르고 가자면 샘터까지 같이 가주는 영리한 멍멍이)

 

 

 

 

 

 

- 3 일차 (치밭목 산장 - 대원사 매표소 : 9.7km 4시간)

 

딱다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에 아침을 맞는다.

젊은 여성산님은 하산했다가 다시 왕시리봉으로 간다하고 우리는 여기서 헤어진다.

다신 산을 찾는다면 만날수 있겠지.

치밭목에서 약 20여분 내려서니 무재치기 폭포가 나오는데 수량이 적어볼게 없다 하여 그냥 내려선다.

몇번의 너덜길을 지나 원시림이 시원하고 맑은 산소를 들이키며 계곡물에 차가운 족탁을 곁들이니 쌓인 피로가 풀리고 이제 이게 마지막 종주 산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지리산을 쉽게 찾을수 없고 평일에 한적하게 할수 없는 산행이라 아쉬움이 많이 든다.

 

유평리 마을에 도착하니 마침 내려가는 포터트럭을 얻어 타고 편하게 대원사를 거쳐 매표소에 도착한다.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시원한 막걸리와 파전으로 뒷풀이를 한다.

지리산을 찾으면서 지리산의 진면목을 볼수있게 날씨도 무척 좋았고 힘이 들었지만 같이 해주신 남강님과 여성산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걸으면서 힘이 들어 온갖 잡 생각도 많이 들었고 어떤때는 그런 잡생각도 없이 가야 겠다는 일념으로 산을 걸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나의 대한 성찰을 할수 있는 뜻 깊은 종주 산행이었다.

이렇게 지리산은 뒤로 하지만 나의 마음에는 지리산은 언제나 영원하다.

 

 

 

 

                                                          

 

 

- 치밭목 산장의 일출

 

 

- 치밭목에서 대원사 내려가는 들머리

 

 

- 치밭목 산장너머 보이는 써리봉

 

 

 

 

 

- 계속이어진 산죽 나무계단길

 

 

 

 

 

- 금난화 군락지

 

 

 

 

 

- 대원사 계곡과 태극종주 능선

 

 

- 하산하면서 바라본 중봉

 

 

 

 

 

 

 

 

 

 

 

 

- 시원한 대원사 계곡

 

 

- 유평리 입구

 

 

- 이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가면 대원사가 나온다.

 

 

- 맑고 맑은 계곡물

 

 

- 뒷풀이 동동주

 

 

 

 

 

- 대원사에서 한코스 더가서 공사장 부근의 평촌 마을 (도로에 낙석이 흘러내려 대형크레인이 가로막혀 승용차만 겨우 다닐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