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01 (가죽재~주줄산~곰치재)

1:25,000지형도=신정

2004년 9월 12일 일요일 비(20.2~25.2도)   일출몰06:11~18:42

코스:26번국도(가죽재)12:00<1.6km>622m봉12:40<1.8km>641m봉13:30<1.1km>주줄산14:00<3.0km>571m봉16:00<2.5km>곰치재17:00

[도상10km/ 5시간 소요]

개념도 
 개념도
 

개요: 주줄산에서 백마강까지의 금남정맥, 그리고 장안산에서 주줄산까지의 금남호남정맥에 이어, 자연스레 주줄산에서 광양만까지의 호남정맥으로 이어가는 이번코스 주줄산은 정맥꾼들에겐 상당히 의미가 깊다.

상기 세갈레의 합치점과 분기점이 되는 주줄산(565m)은 지형도상엔 나타나질 않지만 산경표와 대동여지도에 주줄산으로 기록되 있다고 한다.

주줄산에서 본 호남정맥길 
 주줄산에서 본 호남정맥길
 

도상거리 433.5km에 달하는 호남정맥은 섬진강 서쪽으로 전라남북도를 오르내리며 넘어야 할 산만도 60여개에 이르는데 그 중에서도, 내장산. 추월산. 무등산. 제암산. 사자산. 조계산. 백운산...등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리고, 금강. 만경강. 영산강. 탐진강. 보성강. 섬진강...등이 산자락을 싸고 돌지만, 크게 보아서 섬진강으로 거의 모든 강물이 흘러들어 그 밑바탕을 이룬다.

571m봉에서 본 완주군의 은내봉쪽 
 571m봉에서 본 완주군의 은내봉쪽
 

이번코스는 전라북도 진안군 부귀면의 26번 국도상에 있는 가죽재에서 주줄산으로 올라 서쪽 완주군과의 군계선 따라 남남서진하다가 임진왜란 당시의 전적지인 곰치재에서 산행을 마친다.

옛곰치재로 내려서면서 본 607m봉 
  옛곰치재로 내려서면서 본 607m봉
 

이번코스 주줄산 오름길 동쪽의 물들은 정자천따라 용담호에 담겼다가 금강따라 서해로 빠지고, 오름길 서쪽에서 곰치재까지의 물들은 세동천 따라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그리고 후반부 주줄산에서 곰치재까지의 서쪽물들은 소양천따라 만경강으로 빠져서 군산앞바다로 흘러든다

구봉산에서 본 용담호 
 구봉산에서 본 용담호 
 

가는길: 26번 국도상의 고갯마루 가죽재에서 송전탑 옆으로 난 정맥길로 오르면 무성한 낙엽송 오솔길따라 등산로는 뚜렷하다.

이어지는 날등길은 굴참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봉우리 7개 넘나들다가 641m봉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641m봉은 올라가 볼 필요없이 그 직전에서 왼쪽으로 갑자기 휘어진다.

초입 
초입 
 

이따금씩 산죽이 번갈아 나타나고 철쭉나무 관목지대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서서히 오름짓을 계속하면, 지형도상의 조약치623m봉은 안부에서 왼쪽으로 우회로가 잘 나 있어 진행이 수월하다.

자갈 깔린 임도를 건너가는 주줄산 오름길 초입에는 [세봉임도기념식수비]가 있지만, 누가 무슨 나무를 심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잡목이 무성하다.

식수비 
식수비 
 

주줄산 정상은 널찍한 헬기장으로 조성되어 정맥길의 초입과 종점이 되는 이곳에서 산신제를 올리기엔 안성맞춤이다.

그 직전에 여타산악회서 설치한 이정표에는 주화산이라 표기를 하고 [금남정맥/금남호남정맥/호남정맥]쪽으로 각각 진행표시를 해 놓았는데 경쟁적으로 두군데나 각기 다른 표식이 있다.

주줄산 이정표 
 주줄산 이정표
 

이어지는 숲터널을 빠져 나오면 모래재 터널 위로 동물이동통로 푯말을 박아 놓았지만 동물보다는 산객의 이동통로이고, 일반 등산로와 별 다른점이 없다.

동쪽으로 활처럼 휘어지는 맞은편의 산자락은 임도로 파헤쳐져 볼성 사나운데 그 능선은 정맥길이 아니고, 가파른 여섯 개의 봉우리를 넘어가면 파손된 체 방치한 삼각점의 514.5m봉에 서게 된다.

파손된 삼각점 
파손된 삼각점 
 

주변의 수림을 잘라낸 이곳에선 정맥길의 울퉁불퉁한 능선들이 조망되고 날씨만 맑다면 진행방향의 만덕산(763.3m)이 뚜렷한 지점이다.

가풀막 없는 내림길을 한동안 이어가면 능선상의 무덤을 지나 옛곰치재에 내려서게 되는데, 이곳엔 완주군에서 부귀면으로 넘나들던 옛길이 뚜렷하고 허물어진 서낭당 돌무더기도 있다.

곰티재 안내문 
  옛곰티재 안내문
 

[진주성을 지키기 위해 전진배치된 관군이 일본군을 맞아 처절한 전투를 벌였다]는 요지의 이십분짜리 장문이 장황하게 설명된 진안문화원의 안내문이 있는 옛곰치재를 지나가면, 등산로는 계속 유순하게 이어진다.

그러다가 한차례 607m봉 된비알을 넘어서면 높이 12m정도의 높다란 [웅치전적비]에 당도하게 된다.

삼각형태의 웅치전적비 
 삼각형태의 웅치전적비
 

제법 널찍한 마당의 여기선 완주군 신촌리 일대가 확연하고, 만덕산에서 갈레쳐 나간 북쪽 지능선상의 산록들이 산그리메를 드리우고 있다.

그 아래, 보다 상세한 안내문에는 [임진왜란당시 왜군은 해로를 통해 곡창지대인 전라도를 장악하려 했으나 이순신의 활약으로 해로가 막히자, 무주. 진안. 금산을 통하여 웅치로 쳐들어와 중과부적의 아군이 치열한 전투 끝에 패하였지만 왜군은 우리 군의 충성심과 용맹함에 감탄하여 弔朝鮮國忠肝義膽(조조선국충간의담)이라고 쓴 푯말을 세웠다는 곳]으로 기록되 있다.

전적지 마당에서 본 완주군의 산록 
  전적지 마당에서 본 완주군의 산록
 

산행후기: 성묘차량들로 교통혼잡이 있었지만 가랑비 오락가락하는 국도를 달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출발 준비를 한다.

우산은 필요 없을 것 같아 차에 두고 내렸는데 마루금으로 올라서자 둔탁한 괴성의 두꺼비 울음소리 심상챦다 싶더니만, 기어이 빗방울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초반 숲속의 이질풀 
  초반 숲속의 이질풀
 

622m봉을 넘어서자 장대비가 주룩주룩 쏟아져 곁엣분의 우산을 빌려 쓰자 그분은 판쵸로 온 몸을 감싼다.

카메라 보호를 위해 빌렸어도 오르막에 흘리는 땀방울에 우산은 쓰나마나지만, 그래도 능선에 몰아치는 비바람을 막아줘서 새삼 고마움을 느끼겠다.

초입의 나도송이풀 
 초입의 나도송이풀 
 

꽉 막힌 시야로 등산로에서 살짝 비껴난 641m봉은 그냥 지나친다. 선답자의 기록을 보면 산불감시탑이 있는 그 곳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던데....!

산죽과 철쭉나무가 번갈아 나타나는 길을 한참 내려가자 안부에서 모두들 우산받쳐들고 식사중인데, 햄버거 꺼내 무는 내가 오늘은 부러운 모양이다.

능선길의 잔대 
 능선길의 잔대
 

주줄산에서 끝내느냐, 폭풍우 속을 계속 진행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론은 가서 보자다.

주줄산 정상에 도착하자 폭우는 그치고 안개만이 헬기장을 꽉 채웠는데, 먼저 도착한 단축코스팀이 산신제 준비를 완벽하게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다.

 끝과 시작이 있는 곳, 주줄산 산신제 
  끝과 시작이 있는 곳, 주줄산 산신제 
 

무사 완주를 염원하는 기원제가 끝나고 음복들로 부산하지만 잠시 멈춘 빗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나는 촬영이 급선무다.

희안하게도 호남정맥길로 들어서자 또 다시 빗발이 휘날리기 시작한다. 그리곤 선두와 후미팀간의 격차는 벌어지기 시작한다. 당연히 나는 후미팀에 소속되었다.

독우산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능선길은 거의가 굴참나무이고 그 아래론 온갖 종류의 버섯들이 질펀하게 깔렸다.

굴참나무 수피엔 빗물을 피해 기어 올라온 민달팽이가 너무 많아 누군가 보양식으로 채집을 하고 있고, 어떤 이는 촘촘히 들어찬 송곳니구름버섯 그루터기 하나 줏어들고 집에 가 야광칠을 해서 두고두고 보겠단다.

간버섯 
  간버섯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과 더불어 양 대첩으로 불리는 옛곰치재는 피아간의 사상자가 너무 많아 이 근처의 능선 곳곳에 산재한 돌무덤은 그 당시 합장터라고 알려져서, 안내문을 읽어보노라면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금남정맥길엔 한국전쟁 당시 민족상잔의 현장이 많던데....! 이 길은 500여년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흰오뚜기 광대버섯 
흰오뚜기 광대버섯 
 

같은 내용의 안내문은 웅치전적비에도 새겨졌고 비포장도로의 현 곰치재 안내문에도 소개 되 있어, 새삼 민족 자존심의 긍지를 드높이고 있다.

외침을 막아 낸 호국선열들이 있어, 지금 우리는 아름다운 조국산하 금수강산을 이렇게 탐방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맥을 타는 또 다른 의미를 되새기며 어느듯 오늘의 종착점에 다달았다.

분취      분취
 

호남정맥에 필요한 1:25,000지형도= 신 정. 전주. 원천. 관촌. 상두. 능교. 칠보. 복흥. 사가. 운남. 석현. 창평. 정동. 동가. 보성. 용강. 장흥. 율포. 조성. 벌교. 남내. 주암. 괴목. 봉당. 진상. 금이. 대도(27매)

호남정맥에 필요한 1:50,000지형도= 진안. 임실. 전주. 갈담. 정읍. 담양. 순창. 독산. 복내. 청풍. 장흥. 회천. 순천. 구례. 하동. 광양. 남해(17매)

곰치재의 자주꿩의다리 
  곰치재의 자주꿩의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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