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새벽을 아빠, 엄마와 함께 검단, 용마산에서

1.등산일: 2004년 1월1일 새해 (목요일)
2.등산한 사람: 아빠, 엄마, 나
3.등산한 시각: 오전 6시 40분 ~ 오전 10시 40분 4시간 동안
4.지나간 길: 창우동 ~ 약수터(2-2) ~ 검단산(657m) ~ 소나무(보호수) ~ 철탑 ~
고추봉(566m) ~ 힘든 고갯길(여러 번) ~ 용마산 (595.7m) ~ 능선 ~ 거문다리2길
~ 버스 정류소
5.지나간 거리: 약 15km(아빠가 계산하여 알려 주신 거리)

6.나의 느낌

새해 첫날 아빠, 엄마와 함께 새벽5시에 일어나 검단산으로 등산을 하게 되었다.
아빠 엄마는 0시에 송구영신예배를 다녀 오셔서 2시간도 채 못 주무셨는데,
나와 함께 꼭 산에 가셔야 하겠다고 새벽잠을 떨쳐 내시고 인천에서 하남시까지
먼길을 가신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우리 아빠, 엄마는 참 부지런하신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도 함께 가시기로 했지만 친구분들과 함께 소래산으로 바꾸시는
바람에 우리만 검단산으로 향하였다.

검단산 정상을 오르고 나서 한남정맥 주능선(아빠가 가르쳐 주신 길)을 따라
용마산까지 종주하는 보람된 길이었다. 나의 느낌으로는 용마산이 검단산 보다
해발은 낮지만 훨씬 힘들었다. 왜냐하면 경사도 있고 고개가 많기 때문이다.

검단산을 올라갈 때 아빠께서 이 산은 백두대간에서 한남정맥으로 오는 4번째 길,
마지막 산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 길은 한강으로 내려가는 정맥길이라고 하셨다.

처음으로 야간에 산행을 하는 탓으로 두려움이 있었지만 아빠, 엄마가 손전등을
켜 주시는 길을 따라 올라 가니 덜 힘들고 무서움도 덜 하였다.
올라가는 데 살얼음이 진 곳도 있었고, 돌다리가 있는 곳도 있었다.
그 길에서 어른들 몇분이 넘어지시기도 하여 나도 매우 주의를 하며 땅에 손도
짚어가며 아주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올라 갔다.

원래 해돋이를 보러 간 것인데 짙은 안개 때문에 해돋이는 커녕 해도 못 보았다.
그런데 산에 가시다가 그냥 돌아내려가는 어른들을 많이 보았다.
왜 산을 포기하고 다시 돌아가시는지……
정말 알고 싶다.
보시고 싶은 것을 못 봐서 그런 것일까?
빨리 내려가시고 싶어서 그러는 것일까?
아무튼 난 그런 어른들을 잘 이해할 수가 없다.
정말 열심히 올라가시다가 중간에 실망하시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어른들……
왜 그러는 것인지 알고 싶다.
안개 때문에 멋있는 풍경을 감상하지 못한 것 때문이겠지……

드디어 정상에 다다랐다(검단산). 기분이 정말 좋았다.
정상에서 육게장 드시는 사람을 보았는데 맛있겠다는 생각에 군침이 돌았다.
정상에서 조금 있다가(사람들이 너무 많아 한동안 앞으로도 갈 수가 없었다)
아빠의 뜻에 따라 용마산으로 향했다.

아빠께서 야호!!! 라고 크게 외치는 사람들을 보고 나에게 산에 와서는 그렇게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산은 그 산에 살고 있는 생명들의 집이니까
그 생명들이 놀라는 것이고 사람으로 치면 남의 집 안방에서 고함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아빠 말씀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용마산 꼭대기에 거의 다다랐을때는 너무 힘들고 지쳐서 차라리 엄마, 아빠를
기다려 볼까보다 하고 그런 생각도 했다.
마음만 그런 생각일 뿐 그렇게 하지 않고 나를 버리고 도망가는 아빠, 엄마를
따라서 막 뛰어 쫓아갔다.

용마산 정상에서 과자와 초콜릿을 먹고 아빠와 체조를 하고 나서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하기 전에 풍선을 띄우면서 새해의 소원을 빌었다.
착하게 살게 해 달라고, 씩씩하고 건강하게 해 달라고, 편찮으신 할머니
빨리 건강하게 해 달라고(오후에 할머니께서 입원하신 병실에 가서 새해
인사를 드렸다.)

하산을 하고 나서 우리가 용마산까지 종주를 했으니까 아빠 승용차가 있는 곳까지
너무 멀다고 버스(13번)를 타고 갔다. 버스에서 내가 봉우리를 몇 개 넘었냐고
엄마께 여쭈어 보니까 5개 이상 넘었다고 말씀하셨다. 뭔지 모르게 정말 뿌듯했다.
오늘 산행한 것은 정말 뜻깊은 산행이었다.


▣ 포도사랑 - 이제 5학년이 되는 지원..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올해도 건강하게 지내길 바래요. 산에도 많이 다녀와서 예쁜 산행기도 많이 올려주고...기다리고 있을게요^^
▣ 김태훈 - 지원이는 대단하네요. 어른들도 검단산 - 용마산 종주는 힘들다고 하는데 그리고 산에서 야호소리 않하는 것을 배웠다는 것을 보니 점점 산사람이 되어가고 있네요 예비 산악인에게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신지원 - 어떤 아이는 10시간도 탄 다기에 사실 저는 아직 부족하거든요.
이제부터는 계양산에도 많이 오르고, 계양구청가서 매일 5km씩 뛰려구요.
그리고 포도사랑 아저씨!! 산행기 많이 올릴게요. 진짜 한번도 못 보았지만....
제가 할 말도 아저씨랑 똑같에요. 제가 산행기 올리는 것 기대하셔도 좋아요!!!
두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