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문복산(청도 운문)
2. 높 이 : 1,013.5m
3. 산행일 : 2004. 3. 5
4. 코 스 : 삼계리칠성가든앞(10:50) – 백씨묘(11:25) – 904봉,헬기장1(12:16) – 헬기장2(12:30) – 헬기장3(12:39) – 갈림길1(12:46) – 갈림길2(13:10) – 갈림길3,헬기장(13:27) – 정상(13:41) – 갈림길3,헬기장(13:55) – 계곡갈림길(14:16) – 삼계리(15:11) ----- 총소요시간 4시간 21분(휴식시간 포함)
5. 동 행 : 2명
6. 후 기 :

영남알프스 산군에서 잠깐 벗어나 있는 관계로 산높이에 비해
그다지 산꾼들의 발자국이 많지 않은 곳 중 하나가 문복산이다.
그런 만큼 인간에 의한 오염에서 다소나마 비켜나 있는지도 모르겠다.

10시 50분. 삼계리 칠성가든앞.
문복산 자락을 흐르는 계살피계곡은 이 곳 주민들의 식수원인 탓으로
산행통제를 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기우였을까…
가든 건너 산판로를 따라 산행로는 시작되고 있다.
오늘은 산판로를 따르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능선을 타는 코스로 잡는다.
초입부터 급한 오르막이 산행자를 주눅들게 한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지 않았음을 등로에서 느낄 수 있다.

11시 25분. 백씨묘.
그저께 내린 눈은 이미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어 흔적을 찾기 힘들다.
다만 반대편 쌍두봉과 상운산 북쪽사면에 희끗 희끗 잔설이 있을 뿐.
덕분에 먼지 풀풀 날리는 길은 면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인 듯.
지루한 오르막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관목으로 사방의 조망도 편하지 않다.

12시 10분. 헬기장.
경칩이라지만 아직은 개구리가 땅을 비집고 나오기는 이른 날씨.
세찬 바람이 뺨을 얼얼하게 한다.
완만한 능선과 오르막이 교차하는 길.
거꾸로 U자 모양으로 반대쪽 둥그런 모양의 정상이 문복산인 듯 아직 갈 길은 많이 멀어 보인다.

12시 46분. 갈림길.
연이은 헬기장이 두엇 지나고 능선길에서 우측으로 빠지는 갈림길이 보인다.
운문령에서 이어지는 산행로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의 수가 많다.
운문령에서 시작되는 산행로를 산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13시 10분. 다시 갈림길.
긴 시간을 오르는 동안 산행의 맛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아
곱빼기로 힘이 들었으나 운문령 갈림길을 지나자
사위가 열리면서 조금은 편안한 느낌으로 바뀐다.
바위능선을 지나자 완만한 길이 이어지고 고헌산의 험준한 산세가 한 눈에 뚜렷이 들어 온다.
좌측으로 계곡길에서 오르는 길과 합쳐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13시 27분. 다시 또 갈림길.
거대한 암벽이 가는 길에서 오른쪽 산사면에 우뚝 솟아 보인다.
드린바위다.
좌측으로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열린다.
힘든 여정이 있으면 편한 휴식시간도 있어야 하는 법.
지금까지 뭐에 쫓긴 듯 바삐도 올랐다.
낙엽을 깔고 앉아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이다.
하늘 높이에서 부는 바람은 소리가 사뭇 거세다.
하지만 주저앉은 마른 풀섶에는 햇볕 잘 드는 바람 끼 하나 없다.(7분 휴식)

13시 41분. 정상.
헬기장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느긋하다.
초라한 표지석이 덩그라니 산행꾼을 맞이한다.
조망은 시원하다.
바람이 많아 잠시 앉아 쉬기에도 편하지 않을 듯 하여 바로 하산채비를 한다.
오르는 길에 만났던 동향의 부부산꾼과 잠시 행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예상보다 밋밋한 등로로 인해 다소 실망한 탓도 있고
동행한 친구도 동의하여 하산길은 계획과 달리 계곡길을 택한다.

14시 16분. 계곡갈림길.
정상에서 오던 길을 돌아 나와 계곡쪽 길로 접어 들자 급한 내리막이 먼저 나타난다.
갑자기 날씨가 바뀌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이게 웬일이람.
산에서 눈을 만나는 것도 첨있는 일.
펄펄 내려주었음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뛰어 내리듯 도착한 곳은 계곡갈림길.
얼음이 녹아 내리는 계곡수는 모래 한알까지도 비추어 내고 있다.
조금은 아쉬운 오늘의 산행에서 그나마 맑고 깨끗한 계곡이 마음을 달래어 주는 듯하다.
제법 눈발이 굵어졌다 다시 가늘어 지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고도를 조금 더 낮추자 어느새 눈이 비로 바뀌고 만다.
어이없는 일이…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길은 온통 자갈길 투성이다.
그것도 끝간 데 없는 길이다.
빗방울이 굵어져 방수복을 꺼내 입는다.

15시 11분. 들머리 도착.
지루한 자갈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들머리가 보인다.
빗줄기는 여전하고 빗속에서 오늘의 산행은 끝난다.
운문령을 넘는 곳 포장매점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한다.
그새 비가 다시 눈으로 바뀌어 있다.
고도가 다시 높아 졌기 때문이다.
펑펑 내리는 눈이지만 물기 머금은 운문령에서는 금방 녹아 없어져 아쉬운 마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