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8일 월요일 구름(북한산 원효봉)

효자리-덕암사-암릉-원효암-원효봉-북문-효자비

함께한님=꽃사슴 산내음 산소녀 행복 봄소녀 단비 산새 화음 여니 인희 산내들 물안개(12명)

 

오늘 산행은 딸 혼사 지내고 축하해준 우리님들과 함께 산행 가볍게하고, 점심을 하기로한다.(감사한마음)

 결혼해서 이웃에 신접살림을 차렸는데도 허전하긴 마찬가지다.

요즘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친정어머님이 와 계신다.

 마치 아기마냥 변해버린 엄마 목욕을 시키며 내 유년시절에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학교갔다 집에오면 엄마를 찾으러 다녔었지......

 

지금의 엄마가 내 유년시절과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당당하고 여성스럽던 엄마는 어디가고, 늙고 병든 아기같은 엄마가 곁에있다.

밤에도 안방으로 건너와 무섭다고 함께 자고싶어하고, 먹고싶은것 소화를 못시키면서도 달라고 보채고.....

 누가 그랬던가? 늙으면 애가 된다고....

 

엄마도 날 시집보낼때 꼭 지금의 나와같은 심정이리라....

요즘 남편은 매일같이 딸한테 안부전화를 하는모양이다.

 

 10여일 만에 북한산을 찾으니 마치 고향에 온듯 마음이 평온하다.

 낙엽 바람 알싸한공기, 거기다 정겨운 우리님들이 있으니 정말 좋다.

초록빛 무성한잎들 산그늘에 갈색옷입고 가을바람에 입마춤하며 먼길 떠나려한다.

단풍이 곱게 물들었던 산하는 어느새 앙상한 몸으로 겨울을 준비한다.

 

 산성계곡을 내려다보며 호젓한 암릉코스로 산행을 진행한다.

 수락산사고 이후 오랫만에 만나는 가파른 암릉코스, 아직은 조심하며,

그런데 70도정도의 암릉을 오르던 우리님 갑자기 공포가 느껴진다고 중간에 주저앉는다.

내려가서 다시 보조하며 올라간다.

 

 가파른 바위를 다 올라설즈음 기쁜 소식이 들려온다.

 산새님의 큰딸이 행정고시3차에 합겹했다는 소식, 우리모두는 마치 내일마냥 박수로 축하를 보낸다.

 눈시울을 붉히는 산새님, 이보다 더 좋은일이 어디 있겠는가?

부모는 자식이 잘되는것이 그 무엇보다 행복이리라...

 

낙엽이 수북히 쌓인 인적이 드믄 등로를 오르니,

 시구문에서 올라오는 원효산성길과 만나는 효자암이다.

멋진 암봉을 지나 원효봉에 오르니 잔뜩 흐린날씨로 조망은 안좋으나 산아래 펼처진 은은한

황금색단풍이 아름답게 펼처지고.....

 

간식과 커피한잔을 하고 아쉽지만 점심을 하기위해 바로 하산한다.

낙엽비를 맞으며 하산하는 등로가 늦가을 정취를 물씬풍긴다.

 숨은벽 산행기점인 효자비로 하산 산행을 마감하고,

버스를 타고 연신내로 이동 해물탕으로 조촐한 점심모임을 가진다.

 

 결혼식에 함께한 우리님들 너무 고마웠구요.

산새님 따님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옛날같으면 장원급제했다고 풍악을 울리고 그랬을텐데....

 

다음주를 기약하며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원효봉에서 내려다본 산성계곡 단체

  하산길에... 신부대기실에서 딸과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