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조대 지나 소리재로 가는 능선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14:13>














선운산 하면 동백꽃과 상사화, 풍천장어와 복분자주, 그리고 단풍이 생각납니다. 올해 들어 단풍다운 단풍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우리에게 단풍산행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남들은 설악산이다. 지리산이다. 강천산이다. 할때 우리는 테마산행과 거리가 먼 미답지 산행만을 주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만큼은 테마산행만 하려고 하였으나 선운산 역시 미답지인지라 또 욕심이 발동합니다..^^





삼인초등학교-구황봉-비학산-청룡산-천마봉-개이빨산-도솔산-선운사-삼인초등학교



 일시: 2004.11.07 (일요일)

 날씨: 맑음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통영시-사천IC-남해고속국도-광주IC-호남고속국도-백양사IC-고창-삼인초등학교앞 (정자나무집)

 산행코스

삼인초등학교-형제봉-노적봉(성균진사 묘지)-구황봉-20분 알바-안장바위-병풍바위-비학산(삼각점)-희여재-암봉-338봉-쥐바위-청룡산-배맨바위-낙조대-천마봉-낙조대-소리재-개이빨산(지도와는 다른)-개이빨산(지도상)-참당암-포갠바위-수리봉(도솔산)-마이재-석상암-선운사-매표소(일주문)-주차장-정자나무집(삼인초등학교 앞)

 산행시각


04:10  기상 
04:36  통영출발
08:05   정자나무집(삼인초등학교 앞) 

08:10  삼인초등학교 <산행시작>
09:40 구황봉
09:50-10:10  알바
10:50  안장바위
11:40  비학산(삼각점)
11:50  희여재
12:25  쥐바위
13:05  청룡산
13:13  배맨바위
13:38  병풍바위
13:52  천마봉
14:28  소리재
14:58  개이빨산(25분 알바?)
15:34  참당암
16:05  포갠바위 
16:15  수리봉(도솔산)
16:25  마이재
16:39  석상암 
16:56  선운사
17:06  선운사 일주문(매표소)

17:40 정자나무집 <산행끝>

17:40-18:29  정자나무집에서 저녁식사 (풍천장어와 '고인돌표'복분자주)
19:31 백양사IC <시간좀 소요됨>
22:55  통영도착

■ 산행 거리 약  21 km
■ 산행 시간 약 9시간 30분
■ 나의 만보계 41,627步
■ 車의 거리 왕복 544.9km


 산의내력

▲선운산 禪雲山 →위치 : 全北 高敞郡 雅山面, 心元面 (전북 고창군 아산면, 심원면)  

선운산은 일명 도솔산이라고도 한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선운산 일대에는 경수산(444.3M) 청룡산(314M) 구황산(297.8M) 등 야트막한 산이 ㄷ자를 이루면서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 탐방을 겸한 등산지로서 매우 좋은 산이다. 능선에는 우뚝우뚝 솟은 기암이 노송과 어우러져 돋보이고, 선운사 경내를 위시해서 많은 동백나무 거목이 집단적으로 군생하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산록에는 유명한 백제의 고찰인 선운사를 비롯하여 진흥굴. 도솔암. 내원궁. 만월대. 마애불. 용문굴. 낙조대. 천마봉. 투구바위. 창담암 등 수많은 문화재와 명소가 있다. 등산로 선택은 구황봉에서 청룡산→선운산→경수산까지 종주할 수도 있으나, 당일코스로는 선운사→낙조대→선운산→마이재→석상암 코스가 적당하다. 등산 시기는 동백꽃이 피는 4월중순에서 단풍이 좋은 11월초까지가 좋고, 등산로는 중 위험한 지점은 없다.

-한국400산행기(김형수)에서 발췌-



 선운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1.근교산-국제신문

                    2.선운산 종주기.[동백도 주모의 육자배기도 없더이다]-진맹익



▲ 산행기 ▲

 

▷ 쥐바위에서 내려오는 로프 암릉 <12:40>

▷ 쥐바위 이정표 <12:41>

 쥐바위
에서 아내가 로프를 타고 내려오려고 한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나의 디카가 찰칵하는 금속음을 낸다. 항상 그랬듯이 LCD창으로 찍은 사진을 확인한다. 어!! 그런데... 아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LCD창에 No Image 라는 글이 뜬다.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이내 정상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장장 4시간 30분 동안 공들여 찍었던 나의 사진 40여 장이 바람과 함께 사라진 것이다. (위의 사진은 재촬영한 것임.)

헉!!!!!    이럴 수가!!!!!  

저번에 운해아우님과 허경숙님도 사진을 날리셨다고 해서 그럴 수가 있을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던 이몸이 실제로 당하고보니 한마디로 억장이 무너진다. 아까 백양사IC에서 고창으로 오는 고갯길에서 일부러 차를 세워놓고 멋진 일출장면(물안개와 일출 그리고 억새)도 찍었었는데.. ^^;;

4시간 30분 동안 산행하면서 찍은 40여장의 사진이 날라 갔으니 이 일을 어이할꼬. 디카에 의존해 시간을 적지 않았으니 잃어버린 시각과 세세한 내용을 어이 작성할꼬. 또 야생화가 귀해 어렵사리 두 컷 찍었는데 솔나루님 뵐 면목도 없고.. ㅠㅠ 야이 못된 디카야! 내 사진 돌리도..흑흑..

그래도 시간은 알바하면서 기록해둔 시각을 적어놓았고 진맹익아우님의 산행시각을 보면서 시간대를 계속 체크했으므로 시간대를 맞출 수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우려 찍은 사진들이 꽤 있었는데 무척 아쉽다. 억울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어 집에 올 때까지 투덜거렸다. @@##$$%!! 그래서 4시간 30분 동안은 사진이 없는 글만의 산행기를 쓰려고 한다.



▷ 쥐바위 이정표에서 뒤돌아본 풍경 (절벽의 암봉과 비학산이 보인다.) <12:43>


오늘의 산행지가 전북고창이다. 옛날 같으면 자가운전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먼 거리인데다가 했다하면 단산으로는 성에 차지 않고 종주만을 일삼으니 오늘도 별 수 없이 4시에 알람이 울렸다. 나름대로 신속하게 출발하려고 했지만 4시 36분에서야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를 빠져나온다. 늘 하던 대로 운전을 하여 백양사 휴게소에 도착을 하니 6시 44분이다(아내가 시계를 보았다 함.) 통영에서 백양사 휴게소까지 2시간 8분이라 세상 참! 좋구나!

저번 내장산 산행시도 여기서 아침을 먹었는데 아내 말로는 콩나물국밥이 괜찮았다고 해서 콩나물국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4,000원 짜리 콩나물국밥은(김, 김치2종류) 권유 할만하다. 이곳에서 백양사IC로 빠져나와 저번 내장산과는 반대 방향인 좌측 고창쪽 (15번국도)으로 달린다. 고창으로 가는 고갯길은 아름다운 적단풍이 활짝 피어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잠시 후 갤로퍼 차량 한 대가 반대편 차선에 주차되어 있었고 사진작가들 인지 대형카메라를 삼각대에 얹어 사진을 찍고 계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이는 지라 나도 덩달아 차를 세워 동쪽 방향의 호수에서 피어나는 물안개와 일출, 그리고 억새 풍경을 후진 나의 디카로 찍어 그 분들에게 보여주니 사진이 잘 나왔다며 칭찬을 한다. ^^

고창에서 선운사가는 길을 너무도 쉬웠다. 요소요소마다 선운사가는 이정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고인돌 유적지라는 팻말이 많이 눈에 띄였다. 올 때는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 문제없지만 나중에 귀가시는 어두운데다가 이정표가 없어 고전할 것이라 예상이 된다. 구암리에 들어오니 여기저기 풍천장어 구이집이 보이는데 모두 원조라 하니 나중에 어디에서 저녁을 먹어야 하나? 잠시후 선운사도립공원 표지판이 보이고 좌회전하여 들어서니 역시 풍천장어 구이집이 여기 저기에 보인다. 삼인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가니 원불교 교우들의 체육행사가 있어 주차를 하지 못하게 하여 삼인초등학교 앞에 있는 정자나무집(풍천장어구이집)에 화이트를 쉬게한다.

삼인초등학교 뒷편에는 조각공원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들머리와 연결되었다. 진아우님 말씀대로 초반은 조망도 없다. 오늘 진 아우님의 산행기 내용 중 구간별 소요 시각과 주의사항을 적어 매 구간 시각을 비교하고 산행을 하니 재미도 있고 편리하다. 형제봉은 아무런 표식도 없고 봉우리도 밋밋한 육산이니 어디가 어딘지 솔직히 모르겠고 노적봉은 아마도 멋진 묘지가 있는 봉우리가 노적봉이 아닌가 한다. --하도 돌담의 규모가 크고 넓어서 처음에 산성의 흔적인 줄 알았다. 알고 봤더니 묘 주위를 둘러친 돌담이었다. 성균진사 아무개라는 비석이 새긴 화려한 묘지가 있었다.

구황봉탕건바위라는 암봉이 구황봉 아래에 있으니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비로소 조망이 열린다. 그런데 진아우님의 산행기속의 주의사항에서는 구황봉 직전 안부에서 오른쪽 길로 가야하고 구황봉 지나서 두 갈래 길에서도 오른쪽으로 가야한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이 길로 가면 바로 도솔제(저수지)로 내려가는 알바의 길이다. 덕분에 한 20분 알바를 하고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며 된비알을 도로 올라와 아까 삼거리에서 좌측 길로 가니 두 개의 뿔모양으로 생긴 안장바위로 갈 수 있는 정상등로와 연결된다. 기둥 같이 생긴 선바위가 가까이서 보이고 두 개의 뿔을 가진 안장바위를 정면으로 보면서 걸어가면 정상등로다.

정상등로를 걸어가니 4거리 안부가 나왔다. 좌측은 구암제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은 도솔제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때 시각을 마침 기록해 두었는데 10시 19분 이었다. 안장바위와 병풍바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매우 좋았다. 구암리쪽으로 멋진 산이 보인다. (암릉이 매우 훌륭함.) 안장바위는 말의 안장 같이 생겼다하여 안장바위인데 실제로 이곳에서 보면 거대한 암릉만 보일 뿐이다. 병풍바위 역시 이곳에서 보면 왜 병풍바위인지 알지 못한다. 마치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것 처럼..

병풍바위에서 비학산으로 가는 등로는 너무나 비단길이다. 너무 좋아 반은 달리기도 한다.낙엽이 많이 떨어진 등로에서 물 한모금 마시며 쉬고 있는데, 한 무리의 산님들이 나타난다. (전북 익산에서 오신 산악회회원님들) 어찌나 빨리 산행을 하시던지 산행이 아닌 산악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물론 각자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저렇게 산을 타시고 난 후 과연 다녀오신 산에 대해 잘 알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잠시 후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바로 비학산이다.

비학산에서 한 10분 내려오니 희여재이다. 이곳에 오니 역시 다른 무리의 산님들이 반대 방향에서 내려오시더니 희여계곡쪽으로 내려가시려고 한다. 우리가 내려왔던 곳을 가리키며 저렇게 높은 곳을 어찌오르노 하시면서..이곳에서 다시 치고 오르니 한 봉우리에 도착을 하고 다시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암릉으로 멋진 자태를 뽐내는 웬 전망봉우리에 도착을 한다. 깎아지른 절벽인데 건너편을 바라보니 역시 깎아지른 절벽의 암봉이 하나 더 보인다. 잠시 후, 사자봉으로 갈라지는 338봉에 도착을 하고 다시 청룡산이라 생각하고 오른 아까 보았던 암봉에 도착을 한다. 이곳이 바로 쥐바위인데 쥐 모양으로 생겨서 쥐바윈가??


-1부 격인 쥐바위까지의 산행기-



▷ 청룡산 오르기 직전에 바라본 배맨바위(좌)와 낙조대 그리고 천마봉 <13:02>


지도상에는 없는 338봉과 청룡산 사이에 위치한 쥐바위는 멋진 암봉이다. 이곳에서 점심대용으로 준비한 빵과 우유를 먹고 주위를 조망하니 좌측으로 육산인 청룡산이 보이고 배맨바위, 낙조대, 천마봉, 도솔산, 경수산, 선운사, 사자바위, 338봉, 비학산이 다 보이는 구나..잠시 후, 이 멋진 암봉에서 내려와 청룡산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그동안 찍었던 사진 40여장을 몽땅 날리고 만다. 억울하지만 할 수 없지 뭐, 산행을 끝마치고 몽땅 날린 사람도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겠지. ---이 애통하고 아린 마음을 누가 알리..ㅠㅠ



▷ 청룡산 오르기 직전에 뒤돌아본 쥐바위(좌)와 남동쪽 풍경 <13:04>


청룡산에 도착하니 정상석대신 반겨주는 표시기가 있었다. 오늘도 아내가 1500산 김정길님의 표시기를 발견한다. 저번 주 거제 선자산에 있는 표시기에는 1200산 김정길 이더니 이곳에 있는 표시기는 어느듯 1500산 김정길 이라 적혀있고 1,239번째 산이라 적혀있다. 우리도 했다하면 종주산행을 했으니 세워보지는 않았지만 오늘만 해도 산을 몇 개 오른 셈이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우리도 꽤 많이 탔을 것 같다.  --벌써 72번째 산행기를 쓰니까.. ^^

 

▷ 배맨바위 <13:13>

▷ 병풍바위 가는 능선에서 뒤돌아본 배맨바위의 모습 <13:34>

오늘 산행은 처음에는 단산 즐산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부산 새한솔산악회 회장이신 이두영 회장님께서 전화가 와 통화를 하는 도중 선운사에 갈 예정이며 단산 즐산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동생은 한번 간 곳은 안 가잖아, 먼 곳까지 가서 기왕이면 종주산행을 하지.” 하는 은근히 권유도 있었고 내심 진맹익아우님의 산행기대로 종주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기 때문에 종주산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마지막 경수산은 제외시켰다. 왜냐하면 그곳으로 가면 테마산행인 단풍산행은 하지 못하고 말 그대로 종주산행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거대한 배맨바위를 이두영형님께서는 직접 오르셨다는데 우리는 엄두가 나지 않아 우회한다. 저 바위를 오르시다니 정말 대단한 어른이시다. ^^

 

▷ 병풍바위에서 바라본 낙조대 <13:40>

▷ 병풍바위에서 바라본 천마봉 <13:40>

한 5분 후, 눈앞에 낙조대와 천마봉이 마치 누에처럼 길게 늘어진 모습이 보이는 병풍바위에 도착을 한다. (안장바위 옆에도 병풍바위가 있더니 이곳도 병풍바위라 하네?) 아까 삼인초등학교에서 비학산까지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니 이곳에 오니 많은 등산객과 유산객으로 가득하구나. 운해아우님 전화로는 오늘 고운 최종환님께서도 이곳에 오셨다고 하시던데 과연 만날 수 있을까? 너무 사람이 많아 눈여겨보지 않으면 만날 수 없을 것 같구나..



▷ 병풍바위 계단 <13:42>


병풍바위에서 내려오는 철계단은 시설이 훌륭하다. 넓고 견고해 보였으며 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 새 계단이다. 하지만 고공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옆을 쳐다보면 무섬을 느낄 만큼 높고 경사가 급하다.



▷ 낙조대와 천마봉의 중간지점에서 뒤돌아본 병풍바위 <13:46>


철계단에서 내려와 조금만 걸어오면 낙조대에 도착한다. 먼저 천마봉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는 도중에 조금 전에 우리가 내려왔던 병풍바위를 바라보니 과연 병풍모양의 단애로구나!



▷ 천마봉에서 바라본 낙조대 落照臺 (MBC인기드라마 대장금에서 최상궁 자살장소) <13:51>


낙조대라 함은 석양을 바라보는 곳이렷다. 지금은 시각이 일러 아무런 소용이 없구나..저곳에서 바라보면 서해의 낙조를 볼 수 있는가 보다.



▷ 천마봉에서 내려다본 도솔암 (좌측 붉은 단풍옆에 있는 바위가 마애불상) <13:54>


천마봉에서 내려다보니 도솔암이 보인다. 이곳에는 마애불상이며 진흥굴, 장사송 등 명소가 있지만 종주를 하기위해서는 바로 소리재로 달려야 한다. 이럴 때 종주산행의 비애를 맛보는 것 같다. 하지만 도솔암으로 내려가 다시 종주코스로 올라가기엔 너무 힘들고 나중의 클라이막스인 선운사 단풍은 시간이 늦어 포기해야 하므로 여기서 눈요기만 할 수 밖에 없구나. 하지만 여기서 봐도 마애불상은 보이니 이것으로 만족하자.

 

▷ 소리재 (개이빨산 설명은 없음) <14:28>

▷ 개이빨산으로 올라가는 등로의 산죽통로 (터널통과하는 기분) <14:36>

천마봉에서 10여분 능선을 따라 올라오니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용문굴이다. 이곳에서 한 5분 직진하다가 파노라마사진도 찍고 배도 깎아 나누어 먹으니 그 맛이 꿀맛이다. 이곳에서 다시 한 10분 올라가면 새로운 이정표가 나온다. (소리재0.2km) 그리고 잠시 후 3분 후 소리재에 도착을 한다. 소리재는 4거리였다. 좌측은 해리면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은 참당암으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개이빨산으로 가는 표시는 없다. 단지 좌측과 직진의 중간 지점으로 난 오름의 길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방향에 누군가가 쓴 ‘견치산가는 길’ 이라는 매직으로 쓴 흰 코팅지가 보인다. ^^



▷ 코팅지가 가리키는 지도에서 벗어난 개이빨산 (지도상 개이빨산 올라가는 등로에서 바라보면 좌측) <14:45>


뉘신지는 모르나 개이빨산에 대해서 원한이 사무쳤던지 자세히도 안내를 하고 있다. 소리재에서 한 17분가량 올라오니 안부 삼거리인데 친절하게도 좌측으로 가라는 코팅지의 설명이다. 그런데 분명히 지도상으로는 개이빨산이 능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이곳에서 보니 능선에서 내려가 다른 능선으로 다시 올라야 하겠구나! 그래도 맞겠지 뭐..과연 여기서 쳐다보니 산의 우측 봉우리 사면이 개 이빨같이 생겼구나!



▷ 코팅지가 가르쳐준 개이빨산 정상에서 바라본 연천동마을과 도솔산(우측) 경수봉(펑퍼짐한 높은봉) <14:58>


안부 삼거리에서 10여분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간 개이빨산 정상은 황당하게도 아무것도 없다. 여기서 바라보니 더 이상 서쪽으로는 산이 없고 서해바다가 저 멀리 보이고 북쪽으로는 능선이 뻗어있는데 길도 없는 것 같고 무엇보다도 주 능선에서 좌측으로 크게 벗어난지라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땀을 뻘뻘 흘리며 안부 삼거리로 돌아온다. (분명히 지도상에는 개이빨산이 주능선상에 있는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왔다 갔다 25분 소요함.)

 

▷ 지도상 개이빨산에서 창당암으로 내려오는 급경사 등로 <15:28>
▷ 참당암 이정표 <15:34>

다시 삼거리 안부로 올라와 직진하여 올라가는데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별 의미 없음) 결국 지도상 개이빨산이라 추증되는 봉우리에 올라 능선을 살펴보니 능선이 도솔산으로 연결이 되어있지 않고 참당암으로 내려가는 길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대체 우리가 개이빨산에 오르기는 올랐나? 하고 말이다. 결국 참당암으로 내려가는 급경사의 길을 내려 갈 수밖에 없었다. 참당암에 내려가서 도솔산으로 오르려면 또다시 힘들게 올라야 할 형편이다. 선장을 잘못만난 죄로 하나뿐인 선원 고생이 말이 아니네.. 끙..



▷ 참당암의 단풍 <15:39>

이곳에 와서 느낀 것은 이정표를 누가 만들었지 몰라도 참으로 이상하게 만들었다. 현 지점은 기둥 중간지점에 세로로 적어 놓는 것이 일반적인 이정표인데 위 사진 참당암 이정표는 가로로 맨 위에 다가 적어 놓았고 방향도 입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평면적으로 제시하였기에 잘못하면 오류를 범하기 쉬울 것 같다. 실제로 우리도 포갠바위 쪽으로 간다고 끄떡끄덕 이 이정표에서 위쪽으로 걸어가다가 다시 Back하여 한 30m내려오니 포갠바위(수리봉으로 가는 등로)로 가는 등로가 나온다. @@#$%!

 

▷ 참당암에서 도솔산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15:41>

참당암에서 똑바로 내려가면 선운사로 내려가는 길이라 쉬운 길로 가고 싶은 욕망이 간절하다. 하지만 계획대로 다시 도솔산으로 올라야한다. 아내는 바로 하산했으면 하는 눈치였지만 산이 낮아 조금만 오르면 정상에 오를 것이니 참고 오르자고 제안하니 순순히 응한다. 힘들게 다시 산을 올라가는 우리에게 선운산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화답을 하는구나. ^^



▷ 배맨바위 같은 거대한 바위를 상상했다가 뜻밖에도 앙증한 이 바위가 포갠바위 <16:05>


낙조대와 천마봉에는 그리도 사람들이 많더니 도솔산으로 올라가는 등로는 아무도 없구나. 한참을 올라가니 한 사람이 물병 하나만 딸랑 들고 내려온다. 참당암에서 한 30분 올라오니 우측에 자그마한 바위가 보인다. 설명서만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그런 사소한 이 바위가 바로 ‘포갠바위’다. 그리고 보니 바위 두 개를 포갠 모습을 하고 있어 ‘포갠바위’라 부르는 모양이다. 지도상에는 포갠바위가 참당암에서 가까운 줄 알았는데 제법 머네..

포갠바위를 지나 조금 올라오니 어느 전망봉인데 등산객 세분이 휴식을 취하고 계신다. 여기서 우리가 왔던 개이빨산을 바라보니 역시 같은 능선이 아니고 우측으로 다른 능선상에 개이빨산이 있었다. 즉 이 도솔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개이빨산에서 바로 오르는 능선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그렇다면 지도가 틀린 것이거나 아까 우리가 올랐던 개 이빨 모양의 그 산이 개이빨산이 아니든가 둘 중하나다. (혹시 제가 착각 할 수도 있사오니 아시는 분은 조언 바랍니다.)



▷ 포갠바위 지나 등로에서 내려다 본 선운사 풍경  <16:07>


선운사와 형제봉 노적봉이 보인다. 아침에 우리가 올랐던 능선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롭다.



▷ 포갠바위 지나 등로에서 내려다 본 도솔제와 안장바위, 병풍바위 풍경  <16:08>


구황봉 선바위, 안장바위, 병풍바위, 도솔제가 보인다. 여기서 내려다보니 아까 오전에 알바한 것이 생각나 다시 한번 능선을 주목한다. 구황봉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도솔제로 내려가는 길이니 주의 요함! 나중에 만난 익산의 산님께서 말씀하시길 한번 오셨던 분도 오른쪽으로 내려가신다고 했다. (오른쪽 길에 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 도솔산(수리봉)정상 <16:15>

▷ 마이재 못 미처 삼거리 길에 걸려있는 아까 그 코팅지 <16:25>

수리봉 정상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아무런 조망도 없다. 상징적인 정상인 이 수리봉(도솔산)에는 정상석 대신에 스텐으로 만든 안내판이 있을 뿐이다. 수리봉에서 마이재까지 내려오는 데는 10분이면 충분하다. 이곳에 아까 그 코팅지가 또 보인다. 그리고 보니 이 코팅지를 쓴 사람은 이곳에 사는 산님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성의가 갸륵하고 고마운 생각이 든다.



▷ 석상암 石床庵 (소녀는 스님을 찍고 나는 소녀를 찍고.^^) <16:39>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영악하다. 핸드폰 카메라로 스님을 찍으려고 하는 이 소녀를 뒤에 몰래 찍었다. 살살이 몰랐을 거다.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는 것을..ㅋㅋ



▷ 선운사로 내려가는 은행나무길 (좌측은 녹차밭) <16:49>

은행잎과 녹차의 만남, 은행잎이 떨어진 고즈넉한 시골길을 바라보니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아름답다. 저 건너 산이 노적봉인가? 



▷ MBC 인기 드라마 '大長今'에서 장금이, 민정호 애정 고백장소인 녹차밭 <16:50>


석상암에서 선운사로 내려오는 길가엔 온통 녹차밭이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흰 꽃이 피어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곳에서 MBC인기드라마 ‘대장금’ 촬영을 했나보다. 내가 봐도 눈이 번쩍 띌 정도로 아름다운 것 같다. 이제 힘든 종주 산행을 마치고 선운사 단풍을 보러 내려가는 우리의 마음은 즐겁고 한편으로는 어서 보고 싶은 마음에 조급증까지 생기는 것 같다.



▷ 선운사 대웅보전 <16:56>


♣ 선운사 禪雲寺

전라북도 고창군(高敞郡) 아산면(雅山面) 삼인리(三仁里) 선운사의 본전.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되어 1472년(성종 3) 중창하였으나, 임진왜란으로 불타 1613년(광해군 5) 재건하였다. 건물의 평면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긴 사각형 평면을 이루고 있고, 내부는 통간(通間)으로 되어 있으나 불벽(佛壁)을 1줄 세워 그 앞에 불단을 만들었다. 막돌허튼층쌓기한 얕은 기단 위에 막돌초석을 놓고, 약한 배흘림이 있는 두리기둥을 세워 창방(昌榜)으로 기둥 윗몸을 결구하고 그 위에 평방(平榜)을 놓았으며, 다포양식(多包樣式)을 이루고 있다. 처마는 부연(附椽)이 있는 겹처마이고, 다포식에서는 드문 맞배기와지붕이다. 보물 제290호.

문화재로는 금동보살좌상(金銅菩薩坐像, 보물 279)·지장보살좌상(地藏菩薩坐像, 보물 280)·영산전목조삼존불상(靈山殿木造三尊佛像, 전라북도유형문화재 28) 등과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29호인 석탑, 제31호인 범종, 제32호인 중종과 부도(浮屠)·탑비(塔碑) 등이 남아 있다. 동불암(東佛庵)의 마애불상(磨崖佛像)은 높이 13m, 나비 3m나 되는 것으로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30호로 지정되어 있다.

절 입구에 있는 부도와 탑비 중에는 김정희(金正喜)가 쓴 백파대사사적비(白坡大師事蹟碑)와 채제공(蔡濟恭)이 쓴 설파대사사적비(雪坡大師事蹟碑)가 있다. 이 밖에도 절 주변에 진흥굴·용문굴(龍門窟)·만월대(滿月臺)와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동백나무숲 등의 명소가 있다. 19세기 전반까지는 이 절에 속한 산속의 암자가 50여 곳 있었다.




▷ 선운사 단풍길 <17:00>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 가는 단풍.. 역시 핏빛으로 물든 네가 아름답구나!! ㅋㅋ



▷ 선운사 단풍길 <17:02>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다시 한번 쳐다보자. 이리보아도 내 단풍 저리보아도 내 단풍일세..



▷ 떨어진 단풍잎으로 덮힌 수로 <17:03>


물속에 떨어진 단풍 너 또한 아름답구나! 어서 가자 어서 가 풍천장어와 복분자 술이 기다린다.



▷ 선운사 일주문 ('도솔산 선운사' 兜率山 禪雲寺 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17:06>

매표소 바라보니 공짜로 입장한 죄 들통 날까 뒤통수가 근질근질..^^



▷ 유산객으로 만원인 단풍길 하산로 <17:16>


아직도 미련이 남아 앵글을 거두지 못하는구나.. 저 많은 사람들은 대체 어디에서 오셨을까?

 

▷ 하산길에서 본 송악 松萼 <17:20>

▷ 아침 8시 5분에 왔었던 산행초입인 삼인초등학교 <17:37>


♣ 송악 松萼

천연 기념물 제 367호
소재 : 전라북도 고창군(高敞郡) 아산면(雅山面) 삼인리(三仁里)

이 나무는 줄기의 둘레가 80cm에 이르고 높이가 15m나 되는 거목이다. 내륙에 자생하는 송악 중에서 가장 큰 나무로 알려져 있다. 황록색의 꽃은 10~11월에 피며, 짧은 가지 끝에 여러 개가 둥글게 모여서 달린다. 약용으로 쓰이는 송악은 본래 따뜻한 지역에서만 자라는 늘푸른 덩굴식물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남부의 섬이나  해안지역의 숲속에서 주로 자라며, 동해는 울릉도까지, 서해는 인천 앞 바다의 섬들까지 퍼져 있다.

그러나 내륙에서는 이곳이 송악이 자랄 수 있는 가장 북쪽이다. 남부지방에서는 송악을 소가 잘 먹는 식물이라고 해서 소밥이라고 부른다. 이 나무 밑에 있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 아침부터 차를 주차한 정자나무집 <17:40>


선운사 일주문에서 한 30분 걸어 내려오니 정자나무집이다. 들머리인 삼인초등학교를 다시 찾아가 사라진 들머리를 사진을 다시 찍는다. 이제 그 유명한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를 한잔해야 되겠는데 어디로 가야하나? 사람이 그래도 염체가 있어야지 아침부터 지금까지 주차해 놓은 정자나무집으로 가야지.. ^^

정자나무집은 손님들이 많아 일단 우리를 안심시켰다. 우리도 통영에서 장어구이를 자주 먹는 사람들이라 입이 여사로 까다롭지 않은데.. 과연 소문대로 살살 녹는 풍천장어 구이와 '고인돌표 복분자주'는 참으로 궁합이 맞네..

하지만 복분자주 한 잔하고 귀향하는 미로의 길은

길 찾기에 다소 힘들었다.

에잉..조금만 마실걸..
.
.
.
.
.
.
2004.11.07 전북 고창의 진산 선운산에 다녀와서..







▷ 불타는 단풍 (창당암에서 포갠바위 올라가는 등로에서) <15:42>



이수영의 산행이야기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양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