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나천수
무엇이 그리 바쁜지,
그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우왕좌왕하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24시 편의점이 우후죽순처럼 자라고,
도대체 사람들은 밤낮도 구분 못하는가.
온몸을 던져 먹고 마시고
즐기는 꼴 보니
꼭 하루만 사는 하루살이 같다.
새털같이 많은 날들이 있는 데도,
아니면 일년365일
환갑 진갑까지 산다하여도
한 백년도 못 채우는데
천년만년 살듯이
욕심보 주머니는 왜 적다고 하는지,
세상사 사는 것
날거나 헤엄치거나간에
가벼워야 두둥실 뜨거늘
몸집만 부풀리면 가라앉을 수밖에,
새들이 사는 섬으로
유일하게 새 섬으로 불리는 그곳
보배의 섬, 진도 끝머리 팽목 항에 가면
새 섬으로 가는 배가 있으니
두둥실 뜬 배에서
저 멀리 두둥실 떠있는 새 섬을 보면
마치 하늘 높은데서 나래질하듯,
푸른 바다가운데서 파닥거리는 것이
가까이 가보면 바위섬이지만,
멀리서 보면 새처럼 보이니
조도에 가서 바위만 보이고
새를 보지 못했다면
아직도 눈에 이물질이 가득한 것이다.
조도 6군도 중 으뜸이 되는 섬
관매도의 관이 마음의 눈으로 보라는
볼 관(觀)자 아닌가,
그 섬 뒤로 돌아가 보면
선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선녀가 새처럼 날개옷 입어서
새 섬(鳥島)으로 불리었는지
관매도 1경부터 8경까지
선녀가 바닷가에서 목욕했다느니
방아를 찌는 선녀를 사모하여
남근(男根)이 하늘로 치솟았다느니
옥황상제의 꽁돌 찾으려 하계로 내려온
선녀들이 파도가 타는 거문고 소리에 반하여
돌아가지 못했다느니
그 벌로 벼락을 맞아
날개 한쪽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파도가 만드는 흰 포말에 쌓여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남해바다 가운데 바위 모습으로 떠있는
새 섬들이 왜 가라앉지 않은지,
하늘을 나는 새처럼
바다 위에서도 쉼 없이 나래질 하는지,
조도에 가면 그 이유를 보아야한다.
가벼움의 상징 새털
그 속에 숨겨진 삶의 철학을 보아야 해,
2004년 7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