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용마산에서 일출은 못 보고 수많은 인파만 보다


저는 2004년의 희망을 담기위해 전날 밤을 꼬박 새고 새벽 5시에 집으로 달려 옷을 갈아입고 출발, 피곤하지만 해마다 7시 30분 이후에 뜨는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서 5호선 전철을 타고 아차산역에서 내려 올라갔습니다. 평소에 자주 다니던 길인 영화사 절 옆길로 들어서서 우둑 컴컴한 산길을 조심조심 올라 고구려성이 있는 아차산 정상을 지나 부지런히 올랐습니다.


수시로 시간을 재가며 천천히 일출이 잘 보이는 곳을 찾아 다시 용마산(중곡동 뒷산) 에 붙었습니다. 날씨는 춥지 않은데,,,문제가 생기는 걸 직감---오늘은 해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넓은 헬기장으로 향했습니다. 거기에는 벌써 올라온 시민들이 좋은 자리는 다 차지하고 내가 설 자리도 안 보였습니다. 하지만,옆에서 컵라면도 팔고 커피와 녹차도 파는 간이 행상가운데 끼어서 7시 37분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주위가 온통 안개로 덮이고( 바로 지나온 아차산도 안 보임)멀리 천호동의 불빛만 반짝이는 것입니다. 오늘 분명히 경기도는 일기예보에 맑을 것이라고 했는데.... 드디어 일출시간이 10초,9초.....2초, 1초 하고 지나갔지만, 해는 보이지 않고 어스름한 어둠이 걷히는 것입니다. ---오늘은 해가 안 보인다-- 일찌기 포기하고, 용마산 정상 으로 가서 산을 넘어 우측으로 직코스 하산했습니다. 용마산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운집했는지 가도 가도 끝없이 수많은 인파 속을 헤치고 지나야 했습니다.


정원 초하루는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로 남대문시장통입니다. 제가 작년에는 운길산 그 전에는 운악산, 그전에는 태백산,북한산, 도봉산,오대산,소백산 다 가 보아도 모두 인산인해였습니다. 해마다 산에서 일출을 맞으려 하지만, 해는 보이는 사람에게만 보여준다는 걸 다시 확인 시켜준 것입니다.


소식을 들으니, 금년은 동해안에서는 아주 멋진 일출이 떴다고 합니다. 서해안 왜목마을로 간 사람은 일출을 못 보고 돌아섰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는 매일같이 뜨는 것이니, 내일 보면 돼지---하며 위안으로 삼고 집에 도착하니,아침 8시반이었습니다.


세모의 밤을 꼬박 새고 수염이 한자는 자란 모습이었습니다.... 내년에는 어디서 일출산행을 할까? 생각하며 2004년의 작은 소망을 빌었습니다.


 2003년이여, 안녕!


1/1 일죽 산사람




▣ 김현호 - 저도 일출맞이는 실패했죠.. 내년 김양래님께서 어디로 일출보시걸 갈지 궁금합니다 거긴 피해서 가게요 ^^ 항상 건강하시길..
▣ 김양래 - 현호씨... 감사합니다요...전 언제나 실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