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일주 하기(칼바위능선-위문-원효봉-가사당암문-대남문-보국문)


1. 산행일자 : 2004.7.18(일) [흐림]


2. 운행구간 : 칼바위능선-대동문-용암문-위문-약수암-대동사-북문
-원효봉-시구문-대서문-중성문-국녕사-가사당암문
-부암동암문-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보국문-정릉


3. 산행기

<어제 도봉산에 이어 오늘은 원래 춘천에 있는 산을 갈려했다.
근데 희안하게도 내가 갖고 있는 50,000분의1 "춘천" 지도에
정작 갈려는 산들이 하나도 나와 있지를 않았다.

지도 준비도 안되고 해서 그냥 우리 동네 북한산에 오르기로 한다.
땜방 산행으로 이보다 좋은 대체품이 없다.

근데 특별한 일정이 없을 때 난 북한산보다 도봉산을 많이 찾는다.
개인적으로 보면 북한산 산성주능선보다

사패에서부터 우이동에 이르는 그 능선이
좀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허나 도봉산은 어제 다녀온 터.
휴일에도 사람이 하나도 안보인 도봉산이었다.

오늘은 북한산에서 하루종일 뒹군다
이른바 북한산 13문 탐방!>



집에서 산에 갈려고 나오는데 이상하게 졸리다.
경험으로 미루어 졸려운 느낌은 고행을 의미한다.

그렇게 못자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어제 도봉산 산행이 과했나..

8:45분에 칼바위매표소로 든다.

◎ 칼바위매표소 초입의 나무계단길 ▼





중간에 한번 쉰다. 역시 힘들다. 몸이 빨리 풀려야 될텐데..
쉬는데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
나중 온 두 분의 산객도 바위 위에 대자로 누우신다.

◎ 칼바위능선 전위봉 전 무덤 ▼



◎ 칼바위능선 전위봉 ▼



◎ 칼바위를 오르며 ▼



◎ 산성주능선에 당도 ▼





평소에 매표소에서부터 1시간이면 오를 산성 주능선을
오늘은 무려 1시간 42분을 들여 오른다. 전도가 훤하다.

오늘의 산성일주는 오른쪽 대동문부터 하기로 한다.
산성일주는 아무래도 효자리쪽 시구문매표소부터 하는 것이 수월한 의미가 있다.
쫌 성가신 나한봉~의상봉라인을 내려가는 코스로 잡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의 일주에는 다음의 조건을 붙힌다.
"의상봉~나한봉 라인은 오름코스로 포함 할것"

그런 저런 이유로 오늘의 첫번째 문 대동문(1).
북한산성 성문중 대동문 부지가 제일 넓다.

마치 너른 공원을 연상시킨다.
휴일엔 이 넓은 부지가 사람으로 꽉 차 북적북적댄다.

또한 대동문은 북한산을 오르는 여러 코스의 길목이기도 하다.
진달래 능선, 소귀천계곡, 아카데미하우스, 덕대앞 보광사 코스 등..

◎ 대동문(1) ▼





연이어 곧 나타나는 동장대.
동장대는 옛날의 산성 지휘부 역할을 했다한다.
지휘할만한 위치인 거 같다. 북한산성 어디에서나 동장대는 잘보인다.

◎ 동장대 ▼





좋은 산책길 지나 북한산장 거쳐 용암문(2).
도선사로 직바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 용암문(2) ▼





여기에서 위문까지가 바위등으로 좀 폭폭하다.
그 반면 풍광과 조망이 좋다.

구름에 쌓인 노적봉, 원효봉, 염초봉 등이 보기에 시원하다.
바람 한점 없는 날이지만 여기서는 시원하게 분다.

◎ 염초봉 ▼





마지막 고무메트 계단 올라 위문(3).
쉬는 산객들이 여기저기 있다.
백운대는 생략한다.

◎ 위문(3) ▼





산성매표소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올라왔던 계단을 다시 백하여 내려선다.
어느정도 내려서면 약수암.

◎ 약수암 ▼





요즘은 산의 축제다. 비가 와서 여기저기 물로 넘실댄다.
평소에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꼬.

물은 산을 만나야 제 멋이 난다.
산은 물이 있어야 윤택해진다. 물없는 산은 좀 퍽퍽하다.

대동사 지나 한동안 내려서면 북문 가는 길이 우측으로 갈린다.
이길은 또한 원효봉 가는 길이기도 하다.

◎ 북문으로 가는 이정표 ▼





개울을 건너니 계단이 쭈욱 나온다.
경사진 계단길이 나름대로 지리하다.

옆에 오르시는 한 노인장도 힘들어 하신다.
이윽고 북문(4). 북문은 쌍문이다. 문이 두겹이다.
원효봉과 염초봉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 계곡 건너기전 시원한 물 ▼



◎ 북문(4) ▼



◎ 북문위로 보이는 염초봉 ▼





여기서 좌측은 원효, 우측이 염초다.
좌로 몇분을 올라가니 넓은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무지하게 넓다.
원효봉이다. 조망이 대단하다. 바람도 시원하고.

여기서 점심을 한다. 산객들이 곳곳에서 식사들을 한다.
날이 흐리기 망정이지 뙤약볕이면 무척 따갑겠다.

◎ 원효에서 본 염초, 백운, 노적 ▼



◎ 원효에서 본 의상봉(국령사의 대불상이 인상적이다) ▼



* 큰 사진을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하세요!


◎ 원효봉의 평평한 바위지대 ▼





식사를 마치고 다시 서쪽 시구문 매표소 쪽으로 간다.
철난간이 달려있는 봉우리를 통과한다.

◎ 철난간 ▼





시종일관 급한 내림길이다.
올라오는 산객들에게서 쇳소리가 난다. 여기도 만만치 않겠다.

이윽고 시구문 매표소. 시구문(5)도 바로 앞에 있다.
예전에 시신을 옮기는 문이라 시구문이라 했다 그런다. 에구..
그래서 그런지 자그마하다. 매표소 아저씨 기분이 좀 그렇겠다.

◎ 시구문(5) ▼





자 다음은 대서문이다. 대서문은 어디로 가는걸까.
시구문을 통과하지 말고 산성에 붙어서 산성따라 쭈욱 내려간다.

그러면 계곡 하천이 나온다. 여기도 역시 물이 넘실댄다. 넘좋다.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논다. 더워 죽겠는데 나도 알탕한번 해봐?

계곡하천을 아슬아슬하게 건너 산성매표소 쪽으로 가다가
다시 큰 신작로를 따라 올라간다.

◎ 계곡하천의 물 ▼



◎ 여기를 건너온다 ▼





여긴 속세다. 하도 더워 유혹에 못이겨 팥빙수를 사먹는다.
1,000원짜리 구멍가게에서 파는 팥빙수다.

일정상 시간이 넘 흘렀는데도 개의치 않는다.
솔로산행의 강점이다. 내 하고픈대로 하는 것.

큰길따라 주욱 올라가니 대서문(6)이다.
다들 내려오는데 올라가니 좀 어색하다.

◎ 대서문(6) ▼





다음은 중성문.
원래는 대서문에서 바로 의상봉으로 올라가는 것이 마땅하나
이 중성문을 들러야 하기땜에 못간다.

지금 상태에서는 못 가는 것이 다소 안심이되는 솔직한 심정.
오늘 컨디션하며 더위에 넘 체력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식당가에 여기저기 고기굽는 연기등으로 왁자지껄하다.
산성매표소 길목의 분위기는 도봉산의 도봉매표소의 그것과 비슷하다.

먹고 마시는 질펀한 분위기.
북한, 도봉을 통틀어 이 두 곳만 이런 분위기다. 신기한 일이다.

갠적으로는 별루다. 손상 받을 건 자연뿐이 없기 때문이다.
시내만 조금 나가면 술집이 지천인데 왜 여기서 술판을 벌이냐 말이다.

각설하고 국녕사 입구 지나 중성문(7).

◎ 중성문(7) ▼





중성문에서 다시 내려와 가사당암문으로 가는 채비를 한다.
가사당암문 길목은 국녕사다.
의상봉쪽으로 보면 무쟈게 큰 불상이 있는 사찰이다.

내려오다 보면 국녕사 입구 표지가 있다.
산으로 한동안 가다보면 제법 규모가 큰 사찰이 보인다. 국녕사다.

웬 불상을 저리 크게 만들었는고.
불심이 불상 크기에 비례하는 건 아닐텐데 말이다. 쩝.
가사당암문 가는 길은 불상 우측으로 난 산길이다.

◎ 국녕사 입구 표지 ▼



◎ 국녕사 대형 불상 ▼





가사당암문이다. 의상봉과 용출봉의 중간에 위치한다.

◎ 가사당암문(8) ▼





앞으로 넘어야 할 봉우리는 다섯개.
용출,용혈,증취,나월,나한이다.

고도는 500m~600m대지만 바닥에서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힘든건 아니다.

그러나 기진한 나는 봉우리 하나 넘을때 마다 물 한모금이다.
몸서리치게 자지러지게 물이 맛있다.

2리터 페트병을 한 일주일 정도 얼리면 산행 마칠 때까지
얼음이 그대로 있다. 얼린 시간과도 녹는 속도가 관계있는가 부다.

다시 부왕동암문(9). 증취봉과 나월봉 사이에 있다.
5개 남았다. 부는 바람이 너무나도 시원하다.

◎ 부왕동암문(9) ▼





나한봉엔 이상하게도 정상표지가 없다.
이거 찾는라 왔다 갔다한다.

드디어 청수동암문. 이제 다온 느낌이다.
청수동암문은 비봉가는 길목.

◎ 청수동암문(10) ▼





이제 부턴 거저 먹기다. 대남문은 청수동암문 바로 옆이다.
그리고 대남문에서 보국문까지는 내림경사니 부담이 없다.

대남문에 서니 서울전경이 보이는 가운데
부는 바람이 너무나도 시원하다.
그간 힘든게 바람과 같이 날아가는 기분이다.

같이 옆에 서있는 젊은 커플이 극락이 따로 없다고 이야기한다.
산에서 극락이 따로 없음을 느끼니 대단한 경지다.

◎ 대남문(11) ▼



◎ 대남문에서 부는 바람 ▼





진행하여 계속 대성문, 보국문이다.

◎ 대성문(12) ▼



◎ 보국문(13) ▼




보국문을 끝으로 13개 성문 일주도 끝이 났다.
오늘 컨디션이 별루라 그런지 도상 15Km정도 되는 거리를
체감 거리 20Km도 넘는 느낌이 들었다.

하산은 보국문 밑 정릉으로 내려간다.
여기도 물의 축제. 아주 물들이 난리가 났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물은 산하고 천생연분 같다.



산행기 끝! 감사합니다..


▣ 산모퉁이 - 이런 훌륭한 코스도 있군요. 북한산에 다른 문은 더 이상 없나 보죠? 무더운 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올해는 지독한 무더위가 온다고 하니 건강유의하시고 즐산하세요..
▶ 녜. 원래 수문을 포함하여 14문인데 수문은 유실되었다 그러던데요. 그래서 현존하는 문은 13문 이랍니다. 진짜 여름엔 긴거리 하기 벅차네요. 반면에 꿀맛 같은 물을 맛볼수 있는 거 같더라구요. 즐산하셔요~


▣ 산초스 - 북한산성 일주를 잘 하셨네요. 춘천의 어느산을 가시려했는지 궁금하고여, 북한산연가분들과 만날뻔도 했는데요, 수고하셨습니다.^^**
▶ 아 녜..춘천에 마적-오봉-부용-봉화를 갈려했지요. 근데 지도도 없구 비도 올 거 같고 그래서... 안가길 잘한 거 같아요. 요즘으 산초스님 아예 절산중이신가 부죠?


▣ 김용진 - 일요일 북한산 성문 일주... 좋은 산행인것 같습니다.... 북한산 14성문중 유실된 수문 빼고는 현존하는 성문을 모두 다 돌았으니 거의 10시간을 투자한 긴산행...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보국문 지나 정릉으로 내려오는 발 걸음이 한층 가벼웠겠습니다...축하합니다
▶ 녜. 북한산 13문 일주 충분히 의의가 있는 거 같더라구요. 나중에 김선생님도 한번 해보시죠. 북한산의 면모를 가장 빨리 파악하는 코스 같습니다. 특히 요즘 북한산 비땜에 넘 신선합니다. 철철 넘쳐흐르는 물물물.. 하하.. 언제 같이 하시죠..


▣ jkys - 칼바위 가는 길에 산소가 많이 파헤쳐 망가졌구먼.사진 보니 거 코스 좋네.나도 이른 시간에 한번 다녀올거나.
▶ 한번 아침일찍 훌쩍 다녀오세요. 넘 좋아요..


▣ 김정길 - 맨 끝에 감사합니다 는 꽁짜로 읽고보는 우리가 해야할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SOLO님 무탈하시길, 정선에서
▶ 김정길 선생님 안녕하세요..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멀리 정선에 산행 들어가셨군요. 언제 그렇게 전 지방산에 펄펄 날라볼지요. 부럽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 불암산 - 모처럼 북한산성의 모두를 간결하게 표현한 산행기를 보니 기분이 상큼해집니다. 물론 SOLO님께서 고생하여주신 덕입니다만, 가까이 있으면서 가보지 못하는 북한산을 보게 해주시는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알바하지마시고 항상 안전산행에 즐산그리고 행복하십시요. - 불암산 드림 -
▶ 불암산님 반갑습니다. 저번에 천태산에서 사진이 아주 멋지게 나오셨던데요. 근처에 계시면 북한산 자주가지 않으셔요? 지방산을 마니 다니시나요? 우리 집 뒷산이 북한산이란게 넘 좋습니다.. 하하 즐산하셔요..


▣ 산너울 - 안녕하세요. 지난 일요일 무척이나 무더운 날씨였는데.. 북한산 13성문 종주 하셨습니다. 저는 개인 사정상 산행을 못했는데 산행기 보니 왜이리 샘이 나는지요*^^* 이렇게 SOLO님 산걸음 뒤따르며 대리만족 합니다. 감사합니다.
▶ 하하 샘나실 정도면 산너울님도 산폐인(?) 수준이시네요. 언제나 산에서 행복과 즐거움 찾으셔요.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