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만복대-화엄사
전북 남원, 전남 구례】


만복대는1,433.4m의 산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고, 우리나라 십승지지(十勝之地) 즉, 천재지변이나 전쟁이 발생하여도 아루런 걱정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10곳중의 한 곳이다.


10승지지는 대체로 아무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깊은 산골 오지중의 오지인 곳이면서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좋은 자리를 꼽았다. 만복대도 옛날엔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심산이었으나 지금은 교통이 편리하여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편하고 부드러운 산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버렸다.












☞ 일  시 : 2004년 7월 11일 (일요일)


☞ 날  씨 : 흐림


☞ 참  여 : 34명







▶ 산행 코스


 ☞ 1코스 : 정령치 → 만복대 → 고리봉 → 성삼재 → 코재 → 화엄사


 ☞ 2코스 : 성삼재 → 노고단 → 코재 → 화엄사





▶ 산행 거리 및 소요시간 : 총 16km / 6시간 05분

 ☞ 정령치 -2.0km- 만복대 -6.5km- 성삼재 -1.5km- 코재 -6.0km- 화엄사






 


 


Ⅰ. 만복대의 고백


 


 


임이 오신다는 소식에


 


설레어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지난 겨울


 


흐트러진 하얀 속적삼 사이로 드러난


 


황톳빛 속살을 보고 실망한 채 돌아선 임.


 


나의 가슴앓이가 통했을까......


 


이 뜨거운 날, 뜻밖에 오신다니


 


기쁘고도 당황스럽습니다.


 


 


 


기다림은


 


찾아가는 마음보다 초조합니다.


 


밤을 뒤척이다 말고 휘~이 돌아


 


10승지지(十勝之地) 만복의 누리에 비를 흩뿌려


 


임오실 길 푹신하게 적셔두고


 


풀섶을 덮고 곤히 잠든 구름을 깨워


 


동이 트기도 전에 서둘러 올려보내


 


임이 오시거든 햇빛을 가리라 이르고........


 


 


 


겨우 숨죽이고 앉았는데


 


그리운 임은 언제나 오시려는지......


 


섬돌은 정령치를 놓아 두었습니다.


 


 


 


 


Ⅱ. 만복대와의 만남 그리고 이별


 


 


부디


 


행복한 만남이 되게 하소서


 


억새우는 가을이 아니어도


 


흰눈이 솜이불처럼 덮여 있는 겨울날처럼


 


장마철에도 의미있게 하여 주소서......


 


간절한 소망으로


 


아득한 구룡계곡 구비도니


 


달맞이 꽃이 환한 미소로 반깁니다.


 


 


 


오! 촉촉히 젖은


 


임의 모습이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진시(辰時)가 지나


 


옷고름처럼 늘어진 길을 따라


 


섬돌을 딛고 문턱같은 계단을 오르니


 


두견이, 휘파람새 달려와 반기고


 


온갖 야생화가 수 놓인 아름다운 치마폭엔


 


여치, 귀뚜라미까지 마중 나왔습니다.


 


 


 


지난 겨울의 어설픈 모습을 벗고


 


한층 성숙한 모습인 정숙한 만복대.


 


걸음을 청하는 임의 손길처럼


 


임의 품에 안긴 내 마음도 떨리는데


 


이 행복함을 어찌 눈치 챘을까!


 


먼산의 바람까지 달려와 놀려도 좋아라


 


내달리 듯 가벼운 발걸음소리


 


심장의 고동소리처럼 가없이 울렸으면......


 


 


 


벌써, 이별해야 하는가!


 


화엄사 계곡 하얀 물소리가 등을 보이고


 


검은비 조용히 속삭이며 배웅합니다.


 


 


★ 작년 겨울 소복히 쌓였을 눈을 기대하고 만복대를 찾았는데, 날씨가 따뜻하여 내린 눈이 벌써 녹고 있었습니다. 그래 질펀한 길을 힘겹게 거닐다 왔죠. 그리고 여름날이 되서 그늘이 없음이 걱정이지만 장마철인지라 흐리거나 비가오면 딱! 일거라는 생각에 어렵게 어렵게 고민하다가 결정했는데 정말 흐리날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을 걷는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날씨가 흐린다면 꼬옥 한번 찾아보세요. 아주 즐거운 산행이 될 것입니다.




▣ 김정길 - 정령치~성삼재~화엄사, 정말로 훌륭하고 멋진 코스로군요, 역시 산 도사 송훈 아우님의 단체산행코스 잡는 거 기통 차군요. 좋은 아우 아끼는 마음으로 한가지부탁 = 앞으로 성삼~천왕~중산 8시간 종주기록 갱신에 도전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합니다.
▣ 조송훈 - 선배님 어느새 다녀가셨군요. 천태산행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윤도균님 산행기 읽고 부러웠구요. 그리고 성삼에서 중산까지 8시간 종주기록에 도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당일 종주도 다시 하지 않으려합니다. 당일종주도 겸손한 태도는 아닌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