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팔공산(갓바위-동화사)
일 시 : 2004.01.01(목)맑음
동행자 : 혼자서..
교 통 : 자가운전
06:05 갓바위지구 주차장
07:20 갓바위
08:50 갓바위 출발
09:40 은해사갈림길(은해사5.5km, 갓바위 1.8km)
10:15 동화사갈림길(팔공약수70m)
11:15 동화사
어제 낮에 뭘 잘못 먹었는지 식중독이라며
꼭지(아내)가 밤새 속이 아프다고 끙끙대는데
혼자 가기가 뭐 하지만 그러나
어차피 꼭지는 팔공산 갓바위 가자면 뒤로 기절할 것 같다며 무조건 사양이다.
혼자 슬그머니 일어나
배낭에 냉수하나 온수 한 병, 귤 몇 개와 사탕, 아이젠만 넣고
대충 옷 갈아입고 아프다는 꼭지를 뒤로 한 체
갓바위로 줄행랑을 치니 이젠 뒤꼭지가 잡아 댕기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날마다 떠 오른는 해,
맨날봐도 또 보고싶은 일출
거기다가 기대반의 소원 가득 가슴에 담고
남들 다 가니 남들 따라 노망태기 지고 나도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고..
이유없이..
그냥, 이른 새벽부터 오늘 하루 마음 툴툴 털고
또 한해의 새아침을 맞고자..
힘겨운 돌계단 밟아가며 가슴 찌릿하도록 가쁜 숨 몰아쉬며
종아리 댕기도록 오름길 채찍질하고 싶어서..
주차장 3-4km전에 이미 자동차는 주차공간이 없어 꼼짝을 않으니
도로변에 차를 주차시키고..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이건 일출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전쟁통을 피해 피난 가는 행렬 같다.
각양각색의 사람과, 정장에서 츄리링 복장에 이르기까지 희한한 옷차림으로
그틈에 섞여서 나도 희한한 사람이 되어
급경사 시멘트길을 벗어나 돌계단으로..
많은 인파가 뒤에서 밀어올리니
자동 에스컬레이터를 탄 듯 밀려서 그냥 올라간다.
가득이나 좁은 등로는 심한 정체가 되고..
예정보다 30여분 늦게 갓바위에 도착했지만 그 좁은 공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자리에서 도대체 움직일 수가 없다.
그냥 기다릴 뿐이다.
새해의 일출의 여명은 서서히 시작되고
1,400여년 긴 세월동안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 갓바위부처님(석조여래좌상)을 향하여
햇님은 붉은 햇살을 비벼댄다.
고요의 침묵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함성이 울리고..
햇살은
사람들의 머리위로
그들의 보이지 않은 소원을 품에 안으며
그렇게 새해 첫 햇님이 얼굴을 내민다.
오늘 새해의 일출은
여기 이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소원이 있기에..
더욱 밝은 미래의 빛이 되리라..
메마르지 않는 사랑을 나눠 주리라..
여운의 일출을 뒤로하고
꼼짝달삭을 못해 1시간여 기다리다가
겨우 몸을 빼내
노적봉에서 인봉에 이르는 험한 바위 능선길을 지나
능선재를 내려와 팔공약수(70m)갈림길에서
동화사로 향한다.
오랜만에 동화사 경내를 둘러보며 여유롭게 사진 몇 컷 찍고 있는데..
삐리릭!!
꼭지왈..
"아파 죽는다는 마누라 팽개쳐두고 꼭 산에 가야되나~~~~~~~~~!!
"헉~!! 아이고 올 둑었네 부처님.. 하느님.. 저 좀 살려주이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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