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8. 6. 5. 목요일. 날씨 : 오전 비, 오후 흐림.
산행지 : 강원도 홍천 인제 맹현봉(1213.5m)
산행코스 : 생둔리→ 살둔산장→ 안현동→ 맹현봉→ 계수동계곡→ 미산리
산행시간 : 5 ~ 6시간.

비가 온다는 예보대로 우산을 받혀 들고 집을 나선다. 비 속에 홍천을 지나고 인제 생둔리 산행 들머리에 9시쯤 도착했다. 모두 비옷으로 중무장하고 출발이다. 3시까지 하산해서 산나물과 삼겹살 잔치가 있다는 산행 예고 때문인지 일찍 마감을 했는데도 인원이 넘쳐 SUV 한 대가 뒤따랐다. 매번 4~5명이 펑크를 내는 데다 비까지 와 추가로 신청을 받았는데 오늘따라 모두 참석하여 부득이 한대가 추가된 것이다.

등산로 입구까지는 시멘트로 포장된 동네길을 따라 30여 분을 올라가야 했다.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이다. 풀밭을 지나자 곧 숲 속인데 등산로가 없는가 보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없는 길을 뚫으며 오른다. 비가 오는데다 육산이라 미끄럽다. 그러나 낙엽이 깔려 미끄럼이 덜하다. 1시간 30여 분을 힘들게 오르자 능선이 나타난다. 등산로도 희미게 보인다.

산꾼들이 자주 찾지 않은 탓으로 길도 희미하고 무성히 자란 풀과 잡목으로 자칫하면 길을 벗으나기 십상이다. 특히 넘어진 고목과 잡목이 앞을 가로막는 곳이 많아 허리를 펴고 갈 수가 없다. 비는 부슬부슬 계속 내리고 능선에서는 오른쪽(북쪽)에서 바람도 세게 분다. 옷이 흠뻑 젖었는 데다 바람까지 불어 비옷을 입었는 데도 한기를 느낀다. 손도 시리다.

점심 시간인데 마땅한 장소가 없다. 능선 좌우의 경사가 심해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앞선 일행들이 나무 몇 그루를 바람막이 삼아 식사를 하고 있다. 자리가 좁아 우리는 지나친다. 삼각점만 겨우 보이는 봉우리 하나를 더 넘고서야 경사가 좀 덜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다행이 비는 오지 않는다. 그러나 바람이 세차 손이 시리다. 밥을 먹는둥 마는둥 서둘러 끝내고 산행 시작이다. 그동안의 경험으로는 왠만큼 비를 맞아도 비옷을 입으면 덥게 마련인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마지막 봉우리 같은 데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산 허리를 돌아 간다. 하산 길이다. 곧이어 급한 경사가 계속된다. 해발이 높은 만큼 계수동 계곡으로 떨어지는 경사도 심하다. 더구나 길까지 미끄러워 낙옆에 덮힌 나무가지를 밟았다간 여지없이 엉덩방아다. 등산로도 없다. 선두가 길을 만들며 간 것이다. 선두가 헤맨 곳을 흔적을 따르다 보니 우리도 헤맨다.

계곡에 떨어져서는 더욱 진행이 어렵다. 잡목숲은 허리를 못펴게 하고, 선두의 흔적도 희미해 자칫 길을 놓힌다. 앞서 가던 일행이 "길봤다"를 외치는 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린다. 무슨 소린지...? . 계곡이라지만 원시림같이 계곡에도 잡목이 빽빽하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잡목들이다. 계류를 건너가다 길이 막혀 되돌아 길 찾기가 일쑤다. 한 참을 힘들에 내려오다 갑자기 앞이 환하다. 계곡 왼쪽 위가 넓은 임도다. '길봤다'는 외침이 실감이 난다. 정상적인 길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핼기장의 넓은 맹현봉 정상을 코앞에 두고 선두가 방향을 트는 바람에 일찌기 보지 못한 원시림 숲속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인도어 클라이밍을 선두에서 좀 더 했더라면 맹현봉을 오르고 길 좋은 등산로로 내려 왔을 것인데 누구를 탓하랴. 덕분에 힘들었지만 원시림 탐험의 덤도 얻었으니까... .

임도로 올라서자 넓은 터에 팬션인지 개인 산장인지 제법 큰 예쁜집이 한 채 세워져 있다. 산행 내내 특징 없는 숲속 길이라 사진 한 장 찍을 일이 없었는데 이제 카메라를 들이댄다. 곧 도착될 것으로 짐작됐던 산판길은 근 30여 분을 더 내려와서야 큰 길에 도착한다.

차가 바로 보인다. 지난 번 방태산 산행을 시작했던 바로 그 약수교 앞이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뒤풀이 준비가 한창이다. 4시간 코스에 나물 뜯는 시간을 포함해 넉넉히 3시까지 하산 완료가 주어졌는데 3시가 조금 넘어 하산 완료다. 후미는 나물은 커녕 6시간도 빡빡한 산행이었다. 비 속의 힘든 산행이었는데도 일부 여성 회원들이 용케도 나물을 준비했다. 넉넉한 삼겹살 파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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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시작 전 도로에서 본 내린천 건너 방태산 쪽 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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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 포장 길을 근 30여 분을 올라 산행 시작점에서 단체사진을 위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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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속으로 들어가서는 길이 없어 능선까지 없는 길을 만들며 1시간 30여 분을 힘들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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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으로 들기 전 뒤돌아 본 산의 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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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미한 등산로에 비까지 내리고 특징없는 숲속 길이라 카메라에 담을 풍경이 없다.
원시림의 계곡을 선두 흔적을 좇으며 험한 계곡을 내려오다
갑자기 만난 넓은 임도에서 담은 방태산 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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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에서 담은 계수동 계곡. 비가 많이 오지 않은 듯 계곡물은 불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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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F :Panasonic | DMC-FX30 | 1/320s | F 3.5 | ISO-100

 

▽ 위 아래 방태산 쪽 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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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F :Panasonic | DMC-FX30 | 1/100s | F 3.5 | ISO-100

 

EXIF :Panasonic | DMC-FX30 | 1/125s | F 2.8 | ISO-100

 

▽ 방태산 푯대봉을 오르는 들머리 약수교. 방태산은 다리를 건너 오르쪽으로 오른다.

EXIF :Panasonic | DMC-FX30 | 1/125s | F 3.2 | ISO-100

 

▽ 곰취 등 산나물과 함께 삼겹살 파티.

EXIF :Panasonic | DMC-FX30 | 1/30s | F 2.8 | ISO-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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