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 할 천황봉>드디어 천황봉(멀리 가장 높은 곳)의 모습이 보입니다. 제석봉 전에 장터목산장의 모습도 보입니다.
<↑ 칠선봉에서 정범모님> 모처럼 전망이 좋은 곳을 만나 사진을 찍었습니다.
<↑ 칠선봉 표지판. 1.558m>
<↑ 칠선봉 바위>
<↑ 지나 온 길 1> 반야봉(높은 봉우리)의 모습이 멀리 보입니다.
<↑ 백무동 계곡 방향>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합니다. 지리의 계곡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 지나 온 길 2> 저 왼쪽 끝 뾰족한 봉우리가 노고단(?)
<↑ 세석평전>세석평전 아래 세석산장의 모습이 한가롭게 보입니다.
<↑ 세석 대피소(세석산장)> 여기서 더운물을 부어 불려먹는 군용식량같은 비빔밥으로 허기를 면합니다. 시원한 캔맥주는 지리산 어느 산장에서도 팔지 않았습니다.
<↑ 촛대봉 가는 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지금까지는 대부분 나무에 우거져 전망이 좋지 않아 답답하고 불만스러웠는데, 세석 대피소부터는 사방이 툭 터쳐 전망은 좋으나 또 땡볕이 계속되어 불만스러워 집니다.
<↑ 가까워진 천황봉>보기에는 가까워 보이지만 아직도 약 2시간은 가야할 먼곳에 있습니다.
<↑ 촛대봉 정상 부근에 있는 바위>
<↑ 지나 온 길> 더욱 멀어진 반야봉(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봉우리)이 보입니다. 우리는 한 밤중이라서 반야봉은 오르지 않고 우회해서 지나왔습니다.
<↑ 연하봉 가는 길 풍경>
<↑ 연하봉 오름길(?) 1> 저 뒤로 천황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 연하봉 오름길 2>
<↑ 무슨 바위일까??? >
<↑ 제석봉에서 바라 본 천황봉>
<↑ 장터목 대피소 전경>
<↑ 제석봉 오름길에 고사목들>
<↑ 통천문>
<↑ 이정표>노고단에서 여기까지 500m마다 세워진 이정표가 천황봉 조금 아래에서 끝이 났습니다. 이 표지를 세고 또 세면서 여기까지 왔는데...(500m ×52 = 26km)
<↑ 천황봉에서 바라 본 지나 온 길>오늘은 오랜만에 맑은 날씨였습니다. 그러나 구름이 조금씩 나타나 시야를 가립니다. 천황봉 정상에는 유난히 고추잠자리가 많았습니다. 사진속에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보입니다.
<↑ 천황봉 정상에서> 정상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만원이었습니다.
<↑ 천황봉 정상에서 정범모님과>
<↑ 천황봉 정상에서 바라 본 백무동 계곡 방향>
<↑ 중산리 내려가는 이정목> 이제 내려가는 길 5.4km만 남았습니다.
<↑ 중산리 계곡> 저 아래 가야 할 중산리가 보입니다
<↑ 법계사 전경> 천황봉에서 약 2km 하산 후 뒤돌아 본 법계사의 모습입니다.
<↑ 중산리 계곡> 상류에서 우리는 탁족의 시원함을 누리고 내려왔습니다.
<↑ 진입로>
<↑ 중산리 매표소>
오늘 산행 끝.
▶▶▶산행 후기
걸어가면서도 졸고, 잠시 앉아 쉬는 중에도 깜빡 잠이 들고 꿈도 꾸었습니다.
이번 지리산 종주에는 세 가지의 아픔과 두 가지의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앞이 캄캄한 아픔>
가지고 간 랜턴에 문제가 생겨서 건전지를 새것으로 바꾸었는데도 금방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정범모님의 예비랜턴과 카메라용 건전지까지 사용해서 산행을 계속하였으나 그마저도 수명이 다하여 마지막 연하천 대피소 가기 전에는 한참 동안 흐릿한 불빛과 정범모님의 랜턴에 의지하며 둘이서 산행을 해야 했습니다.
뼈저린 아픔>
그리고 어두운 길에서 발목을 삐었는데 연하천에서 잠시 쉬었다 길을 나서려는데 발목이 아파서 걷기가 어려웠습니다. 전에도 가끔 오른쪽 발목을 접지르기는 했으나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발목이 시큰거리고 통증이 아주 심했습니다.
특히 오른쪽으로 발바닥이 기울어지게 되면 깜짝 놀랄만큼 무척 아팠습니다. 지리산 종주길은 유난히 돌이 많아서 발목운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 가지고간 물파스를 바르고 손으로 주물러 보아도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오른쪽 발을 딛을 때마다 발목이 오른쪽으로 꺾이지 않도록 조심을 하면서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이대로 계속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09:30. 산행을 시작한지 9시간이 지나고 발목을 삔 지 4시간 30분이 되었습니다.
오르막길에 만들어 놓은 나무계단을 한 참 오르고 났는데 갑자기 발목의 통증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마 접지른 발목뼈가 제자리로 잘 찾아간 모양입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끝까지 종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오른쪽을 조심하느라 왼쪽 발에 힘을 많이 주게 되다보니 중산리 하산 길에서는 반대로 왼쪽 다리가 무거웠습니다.
속 쓰린 아픔>
그 동안 산행할 때마다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를 걱정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128M 한 개와 32M 한 개의 용량으로는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128M 메모리는 고화질상태로 큰 화면을 찍으면 약 73매 정도 찍을 수 있습니다.
갈 길은 멀고 좀더 많은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잔머리를 굴려 조금 전에 너무 어둡게 찍힌 연하천산장 사진 한 장을 삭제하려다가 실수로 산행 시작부터 연하천대피소까지 찍어 온 사진을 모두를 삭제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어두워서 경치 사진은 못 찍고 왔으나 그래도 속이 무척 쓰렸습니다.
바라보는 즐거움>
노고단 오름 길에 바라 본 밤하늘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까마득한 옛날 고향집 마당에 멍석 깔아 놓고 삶은 고구마, 옥수수 먹다가 누워서 바라보았던 그 은하수를 정말 오랜만에 또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정해 두었던 내 별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삶에 쫏기우고, 공해에 찌들어 그동안 잊어버리고 살아 온 그 하늘과 별을 이곳 지리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음은 커다란 즐거움이었습니다.
생각하는 즐거움>
야간 산행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사색이 주는 즐거움일 것입니다.
주위가 모두 고요히 잠들어 있는 시각에 랜턴 불빛 하나만 따라가면서 이 생각 저 생각에 젖어서 걷는 즐거움은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행복이지요.
오늘 밤, 지리산의 밤은 적막함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두 사람의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만이 귀에 들리는 소리의 모두였습니다.
이렇게 조용할 수도 있다니...
아무리 귀 기울여 보아도 새소리 벌레소리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문득 밤이 오면 온갖 새들이나 풀벌레들마저도 잠을 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밤중에 산행을 하는 우리가 어쩌면 그들의 숙면을 방해하는 침입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발소리도 죽여 가며 걸음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또 생각을 키워줍니다.
이렇게 무엇인가를, 또 누구인가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오늘 함께 산행을 한 정범모님은 끝까지 지치지 않는 놀랄 만큼 강력한 파워의 소유자였습니다.
제가 발목을 다쳐 지체하지만 않았다면 아마 훨씬 더 빠른 시간에 종주를 마칠 수 있었을 텐데 이번 산행에 짐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이번 산행을 준비하고 함께 해주신 정범모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한 달간의 긴 휴가를 얻었습니다.
마음은 또다시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습니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은데 다음에는 어디로 갈꺼나?"
길 떠나는 그대여
길떠나는 그대여
홀로 가는 먼 길에
이름 없는 들꽃이
아무리 무성해도
소래 내어 울지 말고
마음으로 웃고 가게
이세상 모든 것이
어둠처럼 외로우니
길떠나는 그대여
홀로 가는 먼 길에
고단하여 지친 마음
쉴 곳이 없다 해도
누군들 미워말고
사랑으로 안아주게
어차피 사는 일
빈 몸 되어 가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