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백두대간 한자락......삼봉산에서 대덕산까지

산행일 : 2011.1.21. 금요일

누구랑 : 나홀로 안내산악회를 따라서.

어떻게 : 빼재~삼봉산~소사고개~ 삼도봉~ 대덕산~덕산재

 

한가로운 평일...

예약없이 백두대간 한자락을 밟는 안내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반갑게 맞아주는 원추리..

오늘 산행지는 능선 조망산행이 뛰어난 곳 임에도 버스는 터~엉 비었다.

안내산행이 생업인 산악회 운영자들에겐 시련의 계절이다.

더구나....

그넘의 구제역이 창궐하야~

곳곳의 통제로 갈 만한 곳도 그닥 많지 않다.

오늘도 안내 산악회 버스는

대전시내를 휘돌아 돌아다닌 끝에 골수 산꾼만 겨우 스무명을 싣고 무주로 향한다.

 

언제 넘었더라 ?

신풍령을 넘던 기억이 아스라이 멀다.

예전 거창의 산들을 찾을땐 이곳만 넘기면 다 온것 같단 생각이 들던 고갯길...

그 고갯길 정점에 스무명을 쏟아낸 버스가 떠나고...

 

 

 

역시 성질급한 산꾼들 죄다 사라진 후.

꾸물대다 뒤를 따른다.

눈 쌓인 등로를 먼저 가봤자 힘만 들 뿐..

요런날은 젤 뒤가 편안하다.

더구나...

몇일전 마라톤 훈련중에 얻은 종아리 부상으로 몸도 션찮다.

 

 

 

 

빼재에서 시작된 등로라

그만큼 고도를 높인 관계로 수고로울것 까지 없는 발걸음에 비해

그 보답은 미안스럼이 느껴질 정도로 환상의 조망이 반겨준다.

 

 

 

백두대간의 길목이라 그런지

등로엔 이미 선등자들에 의해 어느정도 다저진 상태...

그러나

등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기본이 무릅을 덥는 눈더미가 기다린다.

처음과 끝을 내내 함께 했던 복수동님.

좀 더 멋진 그림을 담고 싶은 욕심에 등로를 벗어났다가 빠저 나오느랴 낑낑댄다..

 

 

 

 

 

가다가 멈춘 산우님들...

초심님이 나를 부른다.

눈앞에 펼처진 산 그리메의 황홀함이 승질급한 산꾼의 발목을 잡았나 보다.

나를 보자마자 산 명칭에 대한 설명을 요청...

 

일단.

어디서 보든 이정표가 되는 거창의 산 중 오도산을 먼저 찍어준다.

두무산 그리고 오도산 옆 숙성산

그앞으로 볼록한 금귀봉에서 이어진 보혜산을 시작으로 흰대미산에서

양각산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과 바리봉 장군봉 우두산 의상봉까지 이어지는 산군들.

그리고 비계산은 물론 어림짐작의 미녀봉에 이어

수도산에 가려 삐끔 그 모습만 내놓은 가야산을 끝으로 거창의 산군들에 대한 설명을 끝낸다.

처음부터 머뭇거림없이 자신있게 설명해 내려가자

모두들 끄덕 끄덕....

이의를  다는 산꾼들이 하나도 없다.

사실은 방향만 보고 찍어준 산들도 있건만 다들 철석같이 믿는다.

ㅋㅋㅋㅋㅋㅋ

 

 

 

 

 

걷는 내내

환상의 조망이 이어진다.

날씨도 지난주 보다는 많이 누구러진것  같다.

바람만 없슴 포근하다.

그래도 영하의 기온은 확실한것 같다.

머리에 땀이 배어 나와 모자를 벗어들고 걷다가

싸늘한 느낌에 머리를 만저보니 땅방울이 그대로 고드름이 되어 얼어 붙었다.

 

바람에 밀려 쌓여진 눈더미가

언덕을 이룬 능선자락을 걸을때면 차거움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에

손이 곱아와 멋진 풍광을 보고도 디카를 꺼내기가 무섭다.

 

 

 

덕유산...

그 장쾌한 풍모를 완전히 들어낸 풍광이 잡힌다.

백두대간상 대봉(1263m)에서 가지친 능선자락의 정점 투구봉(1274.7m) 뒤로

우뚝 솟은 북덕유의 정상 향적봉과 그 아래 스키장의 슬로프가 유난히 하이얀 선을 그리고 있다.

 

 

 

 

시선을 남쪽으로 돌리자

거창의 산군들 뒤로 황매산으로 짐작되는 둔중한 산 그리메...

그리고.

저멀리 희미하나 분명한 지리산의 연능이 시선을 잡는다.

이럴땐

왕대포만한 카메라로 사정없이 땡겨와야 하는데

쬐꼬만한 나의 무기론 어림없는 일....

 

내옆의 복수동님이 갖고 있는

대포같은 디카가 이럴땐 부럽다.

 

"저기 지리산 땡기면 잽혀~? "

"캬~! 당근이쥬~ 찾사님~"

 

그런데...

저양반 저래 부지런히 사진은 찍는데

홈피에 올리는걸 못 봣다.

 

"지리산 땡긴거나 한번 올려줘~"

"사진 좀 퍼가게.."

 

아라써유~ 말은 시원스레 했다만

글쎄 ?

 

 

 

 

 

드뎌....

삼봉산에 올랐다.

삼봉산 빗돌엔 그냥 삼봉산이 아니라 덕유 산봉산이다.

이유야 어떻든....

덕유란 이름을 붙여도 누구하나 시비 걸 이유가 없을만큼

삼봉산 정상의 풍모는 위풍당당 하다.

 

 

 

 

 

 

 

 

 

 

 

삼봉산을 내린다.

까칠한 암릉의 등로를 조심스레 통과후

마지막 수직으로 떨어지는 내림길을 앞둔 조망처에서

아쉬운 눈길을 산그리메에 던저놓고 찬바람을 온몸으로 견딘다.

조금 더

저 아름다운 모습들을 가슴에 담아 보려고...

 

 

 

 

향적봉에서 뚝 떨어저

37번 국도를 건너 멋지게 올라붙은 능선의 정점은 

아직 내가 밟아 보지 못한 거칠봉(1177.6m) 능선자락이 분명하고. ..

 

 

 

 

나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담기 보다는

좋은 무기를 갖춘 복수님은 미련이 남아 맨 꽁지에서

내려설 줄 모르고 아직도 삿타질이다.

 

 

 

 

소사고개로 향한 내림길...

그냥 쑤셔 백히는 급경사가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푸짐한 눈 덕분에 엉덩이 슬로프로 내려서니 금방이다.

을매나 스릴있고 잼 나던지 ?

내려서고 난 후

옷을 정리하며 보니 온통 눈투성이다.

 

뒤따라 내려온 복수동.

ㅋㅋㅋㅋ

그때까지 자기말론 똥폼 잡느랴

스패츠를 안한 덕이라며 등산화를 벗고 젖은 양말을 잡고 하소연이다.

 

흐이구~!

저걸 워쪄~!!!

이제와서 스패츠를 하다구 젖은 양말 마를건 아니구...

 

소사고개를 앞둔 양지쪽...

먼저 도착한 산우들이 점심 식사중이다.

추운 겨울날 뜨끈한 국물이 있슴 좋을거라며 마눌 초록잎새가

인스턴트 누룽지 한사발에 보온물통에 뜨건물을 하나 그득 담아줬다.

누룽지에 물을 붓고 불기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다 먹고  하나 둘 떠난다.

배는 고프고...

젠장.

그냥 물에 둥둥 뜬 누룽지를 후루루룩 먹고 일어선다.

뱃속에서 불어 터지면 배가 부르것지 했는데 아니다.

특이 체질인가 ?

햐간에 조선놈은 밥심이 최곤데....

덕분에 그날 난 하루종일 배가 고팟다.

 

대략 해발

600미터는 될것 같은 고랭지 밭을 내려선 후...

 

 

 

 

소사고개를 가로 지르는

1089번 도로를 건너 우뚝한 산을 향해

백두대간 길 갈림길엔 항상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시그널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계속되는 오름길...

밥 먹은후라 힘들고.

심적으론

산 하나 다 내려와 다시 오르려니 더 힘들어 되돌아 보니

햐~!!!

사람 걸음이 무섭다.

어느새 삼봉산은 저멀리 달아나 있다.

  

 

 

 

 

 

 드뎌....

능선에 붙는다.

그러며 만난 첫 이정표...

국사봉까지 7.2km....

저길을 따라 내처 걸으면 우두령을 넘겨 수도산까지  이어지겠지 ?

 

 

 

 

 

 

 짜잔~!

드디어 올랐다.

삼도에 걸친 봉오리라 그래 힘들었나 ?

지리산의 삼도봉과 민주지산의 삼도봉 보다 오늘 여기 초점산 삼도봉이 더 힘들다.

그러나 힘든만큼 풍광은 다른곳 보다 더 빼어나다.

 

특히

고도를 올린 보람이 있어 그런지

합천 산군의 맹주 가야산이 우뚝 솟아 올라 그 모습이 또렷하게 조망된다.

 

 

 

 

 

삼도봉 정상에서

처음으로 인증샷 하나 남기고...

 

 

 

 

 

 약속된 시각이 촉박하다.

삼도봉에서 대덕산으로 바삐 걸음을 옮긴다.

커다란 봉분처럼 둥그스럼한 대덕산을 향한 능선자락도 걷기엔

대체적으로 유순한 등로라 부담이 없어 금방 대덕산 정상을 올랐다.

 

 

 

 

 

 

 

 

대덕산 정상....

넓다란 헬기장이라 사방팔방 조망권이다.

지금껏 걸어오며 내내 보아온 산 그리메들...

이젠 질릴만도 한데

봐도 봐도 좋기만 하다.

이곳에선 화주봉에서 민주지산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한눈에 잡힌다.

 

내 언제고..

주말 휴일이 잡힌날이 돌아오면

산우들을 이끌고 올라 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저녁노을도 보고

쏟아지는 별빛과 달빛을 벗삼아 밤을 보낸 후 아침 일출을 보겠다는 소망을 안고

덕산재를 향한 내림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상을 내리는 등로옆...

약수터는 눈속에 뭍혀있다..

다음에 오를때 시원한 물맛을 기원하며 스처지난 후..

 

 

 

누구나 그러하듯..

지칠때쯤 내려서는 하산길은 지루하고 참으로 멀다.

 

덕산재로 내려서는 나를 보며...

오늘의 선두 산행 대장님이 서운함을 표한다.

 

"힘좋은 산찾사랑 복수동이" 

"오늘은 선두에서 러셀  좀 해주길 선두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와야지" 

 

 

 

멋진 조망에 빠저 허우적 대는 동안

오늘 선두대장님은 길을 내며 선등을 하느랴 죽을 맛 였나 보다.

 

대장니~임.

죄송함다.

그러나 이런 멋진 조망산행엔 저는 절대로 빨랑 빨랑 못 가유~

ㅋㅋㅋ

. 

 

 

 

함께 하신 산우님들

고생 많으셨구여~

안전산행 이끌어준 대장님 고생 하셨슴다......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