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백화산~오석산 (금북02)

1:25,000지형도=태안. 서산

2005년 4월 3일 일요일 흐림(4~12도)   일출몰06:18~18:58

코스: 유득재04:00<2.2km>▲퇴비산159.7m05:00<2.6km>모래기재07:00<1.3km>▲백화산284.1m07:30<2.9km>▲오석산168.7m08:30<1.2km>북창마을09:00<2.5km>팔봉중학교10:00<2.5km>수랑재11:00

[도상15.2km/ 7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충청남도 태안군의 소원면과 근흥면의 유득재에서 출발하여 면계선 따라 시작하다가 퇴비산(159.7m)을 넘어서면서부터 태안읍의 야산들을 오르내리며 서산시 인지면의 수랑재까지 가는 도상15.2km의 금북정맥길 두 번째 산행은,  

줄기차게 끝도없이 이어지는 소나무 오솔길을 걸어면서도, 군부대 정문과 보리밭, 학교 교정을 통과하는 막가파 산행에서 충격여행은 계속된다.

백화산    백화산
 

이번코스의 대표산이랄 수 있는 태안읍의 자그마한 백화산(284.1m)은,  기암기석과 어우러진 태을암이라는 사찰과 정상부의 산성을 품에 안고,  태안읍을 감싸고 있는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깔고 앉았다.

산기슭 태을암의 삼존불상은 3.06m, 2.23m, 2.96m의 높이로 한국 마애삼존불상의 원조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일반적인 삼존불 배치와 달리, 가운데의 키 작은 보살상 좌우로 키 큰불상을 배치해서 특이한데, 강건한 얼굴과 당당한 신체에서 6세기 후반 우리네 조상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볼 수 있다.

마애삼존불상(네이버에서 퍼온그림)    마애삼존불상(출처:네이버)
 

백화산성    백화산성
 

이 곳의 백화산성은 고려 충렬왕(1287년) 때 축성된 것으로 정상 부근에 100m정도만 남았지만 원래는 700m 길이의 철옹성으로 사방이 절벽으로 되어 있어 조선초 외적의 침입을 간단하게 막아내기도 했었다.

성내에는 2개의 우물이 있었고, 봉수대는 서산의 북주산과 부석면의 도비산으로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이번 코스 산행길의 모든 골짝물들은 강물없이 곧장 서해바다로 빠져든다.

어은리와 쌍도    어은리와 쌍도
 

가는길: 서산에서 32번도로 유득재에 도착하면 소문식당뒤로 돌아서 남쪽으로 난 산길로 접어든다.

해발 140m의 구수산 오름길은 너무 가팔라 앞선 이와 간격유지를 해야할 정도고, 갈길은 완전히 산태극을 그리며 한 바퀴 빙 돌아 다시 32번도로 내려선다.

들머리 소문식당    들머리 소문식당
 

32번도에선 도로 왼쪽의 높아보이는 지점을 향하면 왼쪽으로 날등은 이어지고, 작전용 전선줄이 계속 따라오며 걸치적거린다.

퇴비산 삼각점을 지난 다음봉우리에서 철탑을 향해 내려가면, 군인들의 사격 연습장을 지나 군부대 영내로 들어서게 되서 황당하긴 해도 소지품 검사후에는 정문을 통과시켜준다.   

밝아오는원북면     밝아오는원북면
 

군부대를 지난 태안여고가 있는 603번 지방도의 모래기재까진 계속해서 포장도로만 따라가게 된다.

도로에서 사라진 정맥길은 오리구이 전문식당옆으로 살아나가고 이어지는 오름길에선 마사토와 키작은 소나무들 틈새의 하얀 바위들이 반기는데 주능선엔 산책로가 잘 나 있다.

 백화산 정상에서 본 태안읍     백화산 정상에서 본 태안읍
 

태을암을 거쳐 이번코스의 최고봉 백화산 정상에 오르면 정상석과 삼각점 그리고 봉수대터와 백화산성이 있다.

자그마한 이정표[흥주사2.2km/태을암..]의 흥주사방면으로 향하면 맞은편 봉우리의 군부대를 바라보며 가다가 오른쪽 암릉코스로 내려서서 임도하나 건너 240m봉으로 치오른다.  

백화산의 군부대    백화산의 군부대
 

이 길에서도 자칫하면 방황하게 되는데 정수리의 [서산26]삼각점을 발견했다면 즉시 되돌아가야 한다.

맥 코스는 꼭지점 못미처 북쪽으로 잘 나 있고 이후로 오석산까지의 오름길은 아주 평탄해서 가속도가 절로 붙는데, 산불초소가 있는 정상 아래로 정맥길은 이어진다.

오석산을 향하여...   오석산을 향하여... 
 

오석산 하산길의 벌목지역에선 조심해야한다. 그냥 날등개념으로 따라 내려가면 어은리의 화서목장 뒤편으로 떨어지게 되므로 진행방향을 잘 살펴서 아니다싶으면 지체없이 돌아서야 한다.

정맥길 남쪽의 인평저수지로 흘러드는 계류들을 피할려면 붉은재로 내려서야 합당한데 선답자들이 많이 헤매던 곳도 이 지역이다.

독도 난해구간    독도 난해구간
 

붉은재를 지나 북창마을 사거리에 당도하면 큰 도로를 버리고 남동쪽의 작은 도로를 따라야 하는데, 아래  글은 이날 산행을 함께한 곽연기 선배님의 글을 퍼 온 것이다.

북창마을    북창마을
 

[도로 따라가면서 굴포운하 안내판을 만나고 50여m 지점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도로따라 민가를 지나고 과수원을지나 우측으로 이동통신 안테나쪽으로 진행한다.

이동통신 안테나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여 공동묘지를 지나고 팔봉중학교를 만나 교정안으로 통과하여 32번 국도 구도로에 도착하고 32번 신도로 지하도를 건너 민가뒤로 진입하여 묘지 있는곳으로 진입한다.]

이정표가 되어주는 하창마을의 이동통신탑   팔봉중학 가는길에 돌아본 이동통신탑
 

보리밭. 마늘밭의 평야에서 정코스를 고집하기란 난해하긴 해도 그냥 도로따라 쭈욱 내려가면, 저 멀리 이동통신 안테나가 이정표역할을 훌륭하게 해 내고 있다.

팔봉중학교 교정을 빠져나오면 간이매점이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고 이어지는 물래산의 그림들은 같은 장면이 반복되긴 해도,  한시간 후면 이번 코스를 마감할 수가 있다.

물래산에서 본 종착점 수랑재와 금강산    물래산에서 본 종착점 수랑재와 금강산
 

산행후기: 산행을 마치고 동래역에서 작별 인사들을 나누는데 선배님께서 한잔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한다. -좋지요^^**

취기가 오르자 나도 모르게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해서,  왜 하필이면 컴컴한 새벽 네시부터 산행을 시작하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날이 밝을 때까지의 그 시간에 나는 아무것도 본 것이 없고,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소리밖에 기억에 없다고...

진달래    진달래
 

옛날에 백두 대간 할 때도 그랬었기 때문에 사실상 완주는 했지만 내가 보고 즐긴 것은 절반에 불과해서, 다음에 역순으로 한번 더 해도 아직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산행기를 써야겠는데 소재가 너무 빈약하다.

사진 한 장 찍을 새도 없이 냅다 달리기만 하는 산행에서 불만이 쌓였다가 나도 모르게 한마디 튀어 나온 걸, 우리 대 선배님은 싱긋이 웃으며 한번 생각 해 보자고 하신다.

이번코스의 한결같은 산색    이번코스의 한결같은 산색
 

컴컴한 새벽에 군부대로 단체팀이 들어서자 초병들이 난리법석이다.

상부에 보고를 하고, 배낭 속의 내용물을 점검하고..., 와중에 개들은 짖어대고...!

정문을 통과하자 지형도에도 없는 도로를 따라 모래기재까지 묵묵히 행군해 나아가면서 오른쪽으로 따라오는 야산은 아무도 접근을 않는다.

백화산 오름길에 접어들자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태안사람들의 나들이 길에서 주고받는 인사는 무척 다정하다.

어유, 혼자 처지셨네요. 조심해 가세요. -예, 안녕히 가세요.

 보춘화     보춘화
 

백화산에서 조식 들고, 건너편의 240m봉에서 한번 헤매다가 오석산을 향하는 길에는 보춘화 한송이 꽃망울을 쏘옥 밀어 올렸다.

또, 있나? 주위를 둘러보아도 더는 없고, 최근에 서디카님의 산행기를 통해서 알게 된 산거울이 노르스름하게 꽃을 피어올려서, 촬영을 해 보지만 어째 그림이 영 시원찮다.

그 분은 접사촬영을 위해 돋보기를 갖고 다니던데...!

산거울     산거울
 

오석산 정상 바로 아래 무덤가에서 일행들이 기다려주고 있다가 우리가 도착하자 선두팀들은 자리를 내어주면서 먼저 떠나고 우린 쉴 틈도 없이 그들 뒤를 따른다.

곁에 있던 선배님이 산불초소를 가리키며 저기가 정상이라고 하지만 뒤처진 내가 다들 보는 앞에서 거길 고집하기는 싫다.

가 봐야 삼각점도 없다던데...

할미꽃    할미꽃
 

무덤 옆에는 반드시(?) 할미꽃이 있어 할머니의 무덤과 할아버지의 무덤이 쉽게 판별 되는데, 선배님은 비석 이름 확인하러가고 나는 할미꽃을 카메라 속으로 집어 넣는다.

오석산 아래 벌목지대에선 서산 앞바다(가로림만)가 훤하고 키작은 쌍둥이섬과 대하 양식장이 들어오는데 풍경이 너무 좋아 한동안 발길을 놓다가 일행들을 놓쳤다.  

이 건물이 보이면 독도에 주의를...       이 건물이 보이면 독도에 주의를...
 

아까 저 밑에 있었는데...? 금방 사라졌다.

어째 좀 이상하긴 해도 아마 저 목장주인집 앞으로 난 도로를 따라 내려갔나보다 하면서 나름대로 정맥을 따른답시고 날등을 고집해보지만 청미래덩굴에겐 두 손 들었다.

마을에 내려가 도로를 따르면서 본 버스 주차장엔 어은(가늠골)로 되어 있어 그제서야 지도 펼쳐들고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왔고 붉은재는 저 위다.

생강나무   생강나무
 

급히 붉은재로 달려가 선배님께 폰 날려서 이실직고했더니 그냥 도로따라 계속 내려오란다.

맨 뒤에 처진 내가 한참을 돌았으니 줄곧 내달릴 수밖에 없다.

북창마을 정류소에 도착해서 한번 더 폰 날리니 이동통신탑을 목표로하면 된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보리밭 한 곳 가로 질렀더니, 밭일 돌보던 할아버지 고함을 냅다 지르신다.

화이고오~, 걸음아 날 살려라. 할아버지 미안합니다아~

가시엉겅퀴   가시엉겅퀴
 

중도에 나처럼 낙오됐던 두 분과 함께 어울려서 통신탑 아래 대기중인 후미대장과 만나 함께 진행하다가 팔봉중학교 교정으로 들어서니 풍악패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오늘산행은 좀 특이하다. 군부대 정문을 통과하질 않나, 학교 교정을 통과하질 않나, 덧붙여 보리밭도 통과했으니...!

그나 저나 저 아름다운 팔봉산은 바라보기만 하다가 그냥 통과할려니 아까운 생각이 든다. 언제쯤 가 보려나...!

팔봉중학교 교정   팔봉중학교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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