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4.6.26(토).구름많음.

*산행자:왕발 떡장수 강건너덕배 어우동 소금인형 쌀집 재넘이 (이상7명)

*산행지:충북 보은군 마로면 소재 구병산(877m)

*산행경로:적암리휴게소-벚나무갈림길-절터-주능선-853봉-구병산 정상-고개갈림길-숨은골-적암리
휴게소(원점회귀산행)

*각위치별소요시간
적암리휴게소----절터: 54분
절터------ 주능선: 41분
주능선---- 853봉: 38분
853봉----구병산정상: 40분
정상 ----숨은골협곡: 51분
숨은골---적암리휴게소: 51분

*총소요시간: 5시간56분(휴식1시간21분포함)

*등로상태: 매우양호. 이정표 잘됨.

*교통:승용차2대
대전IC-옥천IC-보은-25번국도 상주방향-관기면 지나 곧 왼편에 적암리휴게소

*후기

구병산(877m)~보은군의 3대산중에 하나로 속리산 천황봉을 아버지산,구병산은 어머니산,금적산을 아들산으로 여기어온다.아홉개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 있어 구병산이라 불리어온다.바위산으로 경사가 급하고 험하다.가을에 단풍이 들면 바위와 단풍의 어우러짐이 일품이다.

들머리~적암리휴게소 마당에 있는 구병산 안내도대로 대부분의 원점회귀산행이 이루어진다.적암리휴게소 에서 적암리 마을로 들어오면 군데군데 이정표를 잘해놓았다.
이정표대로 진행하면 큰무리없이 5~6시간 구병산산행을 할수있다.

이번주 토요일은 휴무토요일이라 전라북도 장수에 잇는 장안산을 가보려고 계획했었는데,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가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직장 산모임에서 구병산을 갈려니 함께 가자고 제의를 해온다.구병산은 몇해전에 장대비를 맞으며 혼자서 갔다온 찐한 추억이 있는지라 별로 내키지가 않는다.그래도 일기예보탓인지 약한 마음탓인지 아니면 구병산과의 질긴 인연때문인지 구병산으로 최종결론을 내리니 고민이 해결된 사람마냥 잡념이 없어진다.

전에는 산에 가기전날밤은 마치 무슨 큰행사를 앞둔 사람처럼 마음이 심란해져 잠을 설치곤했다.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산행전날은 꼭 술약속이 생기고마는것이다.술약속이 없다가도 갑자기 생기니 참 이상한 노릇이다.전날 과음하고도 다음날 산행하는 일은 정말 자랑거리가 아니며 산을 찾는이의 예의도 갖추지못한 사람이라고 본다.술먹으면서 산행걱정,산행하면서 몸고생....

산행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7:15).깁밥을 몇줄사고나서 월평동 소방서에서 덕배님을 태우고 약속장소인 가람아파트상가에 가니 벌써 다들 나와있다.오랫만에 함께 산행하게 되는 소금인형님도 보이고 옆에 떡장수님도 나오셨고...덕배님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대전 톨게이트로 향한다.

어제의 과음으로 피곤해보였는지 마음씨 좋은 덕배님이 운전을 해주시겠다고 하신다."그려,내맘 알아주는 사람은 형님밖에 없어유~ㅎㅎㅎ"덕배님의 운전으로 잠깐잠깐 눈을 붙이니 몸이 한결나아진다.

관기면을 지나 적암휴게소에 닿는다.(9:24).간단히 산행준비를 하고서는 마을쪽으로 걸어간다.마을 중간중간에 구병산 입구표시가 되어 있다.마을 계곡에서 동네 아저씨로보이는분이 돼지내장을 손질하고 계신다.먹을거리에 항상 관심이 많으신 떡장수님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으신다.
떡장수:"아저씨,오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봐요?"
동네분:"예.저 윗집 집들이해유."
떡장수:"그 내장 조금만 팔지는 않으실래요? 맛있어뵈는데..."
동네분:"아이구,안되유.몇사람이 먹을건디..."
떡장수:"조금만 팔어유?"
동네분:"아이구,안되유."
떡장수님 아주 많이 아쉬워하신다.하기야 토종 촌돼지고기를 보니 다들 군침이 돌수밖에..ㅎㅎ

마을계곡도 지나 산쪽으로 잠시가니 벚나무가 있는 갈림길이 보이고 등로는 본격적인 산길이된다.진행방향에서 왼편으로 꺾이면서 오르막길은 갈수록 심해진다.

산길 옆으로 산딸기들이 많이 열려 있다.다들 산딸기들을 따먹느라 정신이 팔려 있다.산행하러온건지 산딸기 따러 온건지 전혀 구분이 안간다.제일 욕심을 내시는 쌀집님은 좀 미안한 생각이 드셨는지 딴 산딸기를 한움큼 주신다.먹어 보니 제법 달다.잘먹었슈.

쉬엄쉬엄 빨간 과일을 먹으며 오르니 두꺼비인지 거북이인지 모양을 하고있는 약수터가 있는 옛절터에 도착한다.(10:18).이 약수터의 물을 마시면 양기가 너무 좋아져 스님들이 6개월을 못버티고 절을 떠났다고 한다.그래서 이곳의 절은 폐허가 되어 없어져 스님도 다 떠나고 여기 양기 좋아지는 약수물만 하염없이 솟아나고 있다는 것인데,그 진실을 밝히기위해 공공기관에서조차 성분분석을 했다고 한다.다들 너나 할것없이 약수물을 마셔대기시작한다.역시 떡장수님 최고의 저수량을 자랑하신다.제일 많이 드시고는 맘에 안차신지 가져온 물통에 물을 버리고는 약수물로 다시 채우신다.먹고 마시는 일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신다.약수물 효과는 보셨는지...

양기 좋아진다는 물로 배를 가득 채우고 다시 출발이다.갈수록 오르막 경사가 심해진다.배까지 출렁대니 다들 기진맥진이다.오랜만에 산행하시는 소금인형님이 무척 힘들어하신다.달리기는 잘 하시는데 산행은 달리기만큼 쉽게 못하시니 세상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절터에서 40여분동안 지루한 오르막을 오르니 능선에 닿게된다.(11:17).근사한 소나무아래에서 땀도 말리면서 휴식을 취한다.

자리에서 일어난다.이제부터 오르락 내리락 하는 암릉길이니 재미가 있을듯하다.암릉구간만 나오면 원칙적으로 우회하는 왕발님을 비롯한 5명은 우회길로 진행하고,덕배님과 나는 직벽구간을 제외하고는 암릉구간을 능선따라 진행한다.

크게 위험한 곳은 우회를 하고 웬만하면 암릉능선을 타다보면 참 멋있는 구경을 자주 하게 된다.좌우로 탁트인 조망들도 그렇고,발길이 좀 덜탄 산길도 운치가 있는것이다.

20여분을 진행하여 853봉에 도착한다.(11:54).구름이 몰려와 조망을 포기하고 곧장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간다.반가운 표지기를 만난다.청록선배님의 시그날이다.사슴 디자인이 압권이다.

853봉을 내려와 안부에 닿으니 우회한 우리팀들이 쉬고 있다.배가 고파 점심을 먹고 가자니 배부르면 못간다고 그냥 앞으로 내뺀다.할수없이 따라간다.

구병산 정상직전의 무명봉에 오른다.(12:24).배고파 도저히 못가겠다고 엄살을 피우니
슬슬 먹을것들을 내놓는다.소금인형님의 무우김치는 정말 맛있었다.덕배님의 시원한
얼린 맥주가 한잔씩 돌아가면서 점심은 풍성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무명봉을 내려오니 고개갈림길이나오고,약 5분을 잠시 오르니 구병산정상이다.(13:15).정상석이 세워져있고 정상석 뒷면에는 충북알프스를 설명하는 글이 적혀있다.

올라왔던 그길로 잠시내려서 고개갈림길에서 위성국방향으로 내려간다.경사가 아주 급하다.지그재그로 잘 정비는 되어 있지만 빗길 눈길이 되면 조심을 해야할것같다.

40여분을 내려오니 협곡이 나온다.큰 바위사이로 생긴 협곡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여름철 별천지로 그만일듯싶다.(14:17).

숨은골 계곡을 따라 40여분을 다시 내려오니 계곡을 버리고 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이름모를 흰색 야생화가 지천으로 깔려있다.넓게 잘 정비된 밭길을 따라 10여분을 걸어오면 적암리 마을에 닿게된다.(15:20).

처음 출발지인 적암리휴게소에 도착해서 시원한 생맥주를 한잔씩하니 산행갈증이 단번에 가시는듯하다.다시 파전과 돼지두루치기를 안주삼아 소주 6병이 금새 사라져버리고 함께 산행한 사람들과의 정은 깊어만간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