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3일 금요일 저녁 지리산으로 가기위해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냥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냥 여행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육체적으로 한계상황까지 자신을 몰아가고 싶었습니다.

 

서울 용산역에서 밤 10시 50분 기차를 기다리면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었습니

 

다.

 

어제 늦게 마신 술때문인지...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더군요

 

기차를 탔습니다.

 

자리를 잡고 창밖을 바라보는데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더군요

 

기차의 출발과 동시에 다리의 근육에 힘이 들어갑니다.

 

캔맥주를 마시면서 바라보는 야경이란  ...

 

별보다 반짝거리는 조명들 가로등불빛..아름답더군요

 

새벽 1시..새벽 3시반 도착이란 사실에 억지로 눈을 붙여봅니다.

 

눈을 뜨니 3시더군요

 

화장실에 가서 전투복장(마라톤용 타이즈)으로 갈아입고 나와서...

 

구례구역에 새벽 3시반 에 내리는데 기차에서 배낭을 하나씩 짊어지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

 

이 장관이더군요

 

택시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하니 새벽 4시 별들이 아름답더군요.

 

서울의 화려한 야경과 달리 은하수까지 보이더군요

노고단 대피소입니다.  아침으로 햇반과 라면 ...

점심으로 먹을 햇반도 데웠습니다. 어느분이 가스버너를 꽉안조이고 점화를 해서 가스통이 폭발직전까지 갔습니다.

사람들 밖으로 대피하구 직원 와서 소화기로 꺼주시더군요. 라면도 다못먹고 짐들이 하얗게 되었네요

 

노고단 대피소에서 보이는 일출의 여운이라고 해야 하나.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하늘에 그빛이 반사되어 생기는 거 같은데 아무튼 서쪽하늘에 보이는 일출의 여운입니다.


 

 


 

노고단정상입니다.

 

비가올것을 예상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뒤에 보이는 노고단의 운해 장관입니다.

 

이런 날씨 나들이에 좋을지 모르지만 등산에 너무 더운 날씨가 될것 같습니다.

 

노고단을 지나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화개재입니다. 뱀사골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목이기도 하지요

 

여기 도착하니 오전 8시 반...

 

간단히 초코바 한개를 먹고 다시 연하천으로 향하여 출발 

 

그런데 오전 9시 반쯤 되었을때입니다.

 

다리가 뭉치기 시작합니다.

 

생각보다 이건 너무 이른데 배낭을 벗고 서서 다리를 보았습니다.

 

다리근육이 실룩거립니다.

 

출발전 일주일을 술과 담배를 해서인가...

 

안피던 담배를 마니 펴서 그런가...

 

문득 '하산'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여기서 돌아간다? 이건 내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와 힘들다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다니...순간 못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니 11시 15분 .

 

배낭을 벗고 샘터에서 물을 마시고 세수를 하구 물병에 물을 채우고...

 

노고단에서 준비한 햇반과 스팸 김치를 놓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여기서 쉬고 갈까 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시 배낭을 매고 11시 45분 출발

 

20분쯤가니 숲속에 작은 공터가 나옵니다.

 

다리가 뭉치길래 배낭을 벗고 판초의를 펴서 깔았습니다.

 

잠을 못자 그런가보다 하구 누웠습니다.

 

눕자마자 잠이 들더군요 한 삼십분 정도 지났습니다.

 

다시 배낭을 꾸리고 떠났습니다.

 

날씨가 정말 뜨겁더군요

 

 


 

 

산행길 중간에 만난 야생화입니다.

 


 

 

산행길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이녀석은 깊은 산속에 있어도 외롭지가 않나봅니다.

 

하긴 녀석의 생활이니까 그런거겠죠.

 

녀석과의 아쉬움을 뒤로 하구 또 길을 떠납니다.

 


 

 

 

정말 무더위가 이런 날이구나 싶더군요. 물을 마심과 동시에 땀으로 나오는 듯 느껴집니다.

 

저멀리 보이는 뭉게구름 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라두 몰고왔으면 싶습니다.

 

그런 기대는 져버리구 날씨는 햇살이  눈부시게 작렬하구 있습니다.

 

이제 좀만 더가면 세석 산장이 나옵니다.

 

세석산장에 도착을 하니  오후 4시 반...

 

샘터에 가서 물을 마시고 물을 보충하구 신발에 비닐을 감고 물을 끼얹었습니다.

 

시원합니다. 옷이 다 젖었습니다. 등산복과 타이즈니까 금방 마르겠죠

 

다시 배낭을 메고  촛대봉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이 나옵니다. 등산하지 말고 하산하라는 방송인듯 합니다. 일몰 두시간전엔 산행이 금지 된다

 

구 합니다.

 

뒤도 안돌아보고 계속 갔습니다.

 

내자신에게 약속한 길을 가고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날씨가 좋습니다.

 

내일 아침 일출을 볼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시간만 더가면 장터목산장이고 장터목에서 1시간만 가면 천왕봉입니다.

 

비스킷과 육포로 간단히 허기를 달래며 걸었습니다.

 

이제껏 걸어온거리 23km 앞으로 3km만 더 걸으면 됩니다.

 


 

 

 

촛대봉을 지나 장터목으로 가기 마지막 봉우리 연하봉을 앞두고 정말 멋진 경치를 만났습니

 

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서둘러 삼각대를 폈습니다.

 

경치가 너무 이쁩니다. 아니 아름답습니다.

 

사진을 찍고 다시 배낭을 메고 장터목산장을 향하여 출발.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손전등을 꺼냈습니다.

 

혼자가는 어두운 산길이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멀리서 사람들 소리가 들립니다. 장터목 산장에 다 왔나봅니다.

 

숲을 벗어남과 동시에 넓은 마당과 장터목 산장이  나왔습니다.

 

산장을 예약안해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폈습니다.

 

일단 샘터에 가서 세수를 하구 물수건으로 땀을 딱구 물을 떠왔습니다.

 

저녁은 누룽지와 육포를 넣고 끓인 누룽지입니다.

 

김치를 꺼내 누룽지와 함께 먹었습니다. 맛이 제법납니다.

 

그나저나 부상을 당했습니다.

 

낮에 물을 끼얹구 젖은 옷을 그냥 입고 산을 탔더니 사타구니가 쓸렸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보니 피가 나오기 직전입니다 . 꽤  심각했습니다.

 

대피소에 가서 후시딘 연고를 구해서 상처부위에 바르고  잠자리를 준비했습니다.

 

편평한 마당을 찾아서 매트를 깔고 침낭을 피구 판초의를 네퀴퉁이를 침남과 매트에 묶었습니다. 바람이 마니 불어 날아가는것을 방지하기위해서죠

 

바람이 정말 많이 불더군요 침낭에 들어가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별이 떴습니다.

 

해발 1700m고지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이라...

 

오늘 하루일을 생각해봅니다.

 

사람의 육체란 정말신기한 거 같다.

 

어떤 한계상황을 넘어선 기분입니다. 오전에 속을 태우던 다리도 오후되어선 제 컨디션을 찾

 

더군요 .

 

오전엔 너무 서둘러 산을 탔구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살아가면서 길게 보고 살자는 평소 생각과 달리 마니 서두르는건 아닌가 하는 반성과 육체적

 

인 한계상황은 사람들이 자각하는 것 이상이란것을 .

 

육체적 한계상황을 느껴보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왜 여기 왔는지 이제 느끼겠습니다. 이런 마음을 느끼기 위해서 였나봅니다.

 


 

 

새벽 3시15분 기상을 하였습니다.

 

침낭안에서 몸을 움직여 봅니다.

 

쓸린것은 마니 좋아졌네요.

 

배낭을 꾸리고 간단히 커피한잔을 마시고 물을 마시고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

 

새벽 5시 20분 예정 일출시간입니다.

 

5시 동녁이 붉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도 일출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5시 20분 어 해가 안뜹니다.

 

구름에 가렸나...

 

5시 25분 해가 뜹니다.  장관입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번 산행에 중간에 쉬지 않고 걸어와 이런 장관을 보게 되는구나 싶더군요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와 누룽지와 육포를 넣고 끓인것을 먹고 하산...

 

30분지났습니다. 무릅이 시큰거립니다.

 

작년에 두시간 반걸린 거리를 4시간 걸려 내려왔습니다.

 

정말 식은 땀이 나더군요 ,

 

백무동 계곡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으로 냉면과 도토리묵에 맥주를 마셨습니다. 시원합니다.

 

몸은 로보캅이 되었습니다. 뻐청다리를 해서 계곡으로 내려갔습니다.

 

몸을 담그니 세상 부러울게 없습니다.

 

옷도 빨구 바위에 앉아 발도 담그고 절 지켜보던 할아버지가 비누를 빌려주시더군요

 

샤워도 하구 계곡물에 몸을 푹 담그고 ....

 

1시반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할때까지 줄곧 잠만 잤습니다.

 

맥주두병과 냉면을 다먹었는데 갈증만 납니다.

 

서울에 저녁 6시 도착 다시 버스를 타구 홍천으로 오면서 오렌지 쥬스와 바나나우유 연양갱

 

을 샀습니다.

 

홍천에 도착하니 저녁 8시 케토톱과 포카리 바나나우유 두개 바나나 10개를 사서  자취방으

 

로 갔습니다.

 

배낭을 벗고 샤워를 하고 바나나와 포카리를 마시고 케토톱을 붙이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지리산 하산길에 당분간 지리산에 오지 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산길이 너무 힘들었던것도 있지만 그보다 올때마다 천왕봉일출을 보니 당분간은 오지 말자

 

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봄여름가을겨울 일년에 딱 네번만 갈생각입니다.

 

이유는 지리산이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