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얘기>

1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2
산에는 물, 나무, 돌 . . .
아무런 誤解도
法律도 없어
네 발로 뛸 수도 있는
원상 그대로의 自由가 있다.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나는 고래 고래 고함을 치러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3
산에는
파아란 하늘과 사이에
아무런 障碍도 없고
멀리 東海가 바라 뵈는 곳
산과 하늘이 融合하는 틈에 끼어 서면
無限大처럼 가을 하늘처럼
마구 부풀어 질 수도 있는 것을 . . .
정말 160cm라는 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을 . . .

4
도토리를 까 먹으며
설악산 오솔길을 다리쉼 하느라면
내게 한껏 남는 건
머루 다래를 싫건 먹고픈
素朴한 慾望일 수도 있는 것을 . . .
自由를 꼭 깨물고
차라리 잠 들어 버리고 싶은가

5
깨어진 기왓장처럼
五世庵 傳說이 흩어진 곳에
금방 어둠이 내리면
종이 뭉치로 문구멍을 틀어 막은
조그만 움막에는
뜬 숯이 뻐얼건 탄환통을 둘러 앉아
갈가지가 멧돼지를 쫓아 간다는
포수의 이야기가 익어간다
이런 밤엔
칡 감자라도 구어 먹었으면 더욱 좋을 것을

6
百潭寺 내려가는 길에 骸骨이 있다고 했다
해골을 줏어다가 술잔을 만들자고 했다
해골에 술을 부어 마시던 빠이론이
한 개의 해골이 되어버린 것 처럼
哲學을 부어서 마시자고 했다
해 . 골 . 에 . 다 . 가 . . . .

7
나는 산이 좋더라
永遠한 休息처럼 말이 없는
나는 산이 좋더라
꿈을 꾸는 듯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작시자 : 진교준

        서울고등학교 12회(1960년) 졸업,

대표   "설악산 얘기" 고교2년때 작시 2003-11-17 교통사고로 사망

) 갈가지: 강원도 방언으로 범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