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8. 8
목적산 : 응봉산 (998.5m)
위 치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경북 울진군 북면, 원덕면
코 스 : 덕구온천-제1헬기장-제2헬기장-정상-작은당귀골-제3용소-제2용소-제1용소-덕풍산장 (10시간 정도, 쉬며, 놀며, 수영도 하며)

인 솔 : 부산메아리산악회


응봉산 용소골 개념도(클릭하면 큰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개요
삼척시 가곡면과 울진군의 경계를 이룬 응봉산(998.5m)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절승의 계곡을 품고 있다. 응봉산의 지명은 매와 닮은 산세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매봉으로 불렀다고 전해지는데 정확히 언제부터 응봉산으로 명명되었는지 확실치 않다. 다만 1759년 제작된 지도인 여지도서(與地圖書)에서 가곡산(可谷山)이란 표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응봉산의 옛 이름이 가곡산이었을 거라고 짐작된다.
응봉산에서 가장 각광받는 코스는 이 산 서쪽을 깊게 파고 든 용소골 계곡산행이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수많은 폭포, 깊은 소(沼)들이 산재한 이 계곡은 아마추어 등산인들에게는 매우 모험적인 산행대상지로 알려져 있다. 우회가 불가능한 폭포의 벼랑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해야 하는 스릴이 있기 때문이다.
용소골을 포함한 응봉산의 계곡들은 주로 급경사인데다 벼랑과 폭포가 많아 산행시 주의를 요한다. 폭우가 내릴 때는 즉시 산행을 중지하고 높은 사면이나 능선으로 탈출로를 찾는 것이 상책이다. 또한 능선을 잘못 벗어나면 절벽위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아는 곳이 아니면 함부로 들어서지 않는 것이 좋다.(이상 “월간 山”에서 옮겨옴)


여름산행은 뭐니뭐니해도 산행후 계곡에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계곡산행이 제일이라 생각됩니다. 여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계곡물에라도 첨벙 뛰어들어 더위를 이겨볼까 생각하고 산행지를 응봉산으로 택했습니다. 골의 깊이가 워낙 깊어서 천혜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그 곳을 찾아 메아리산악회에 몸을 실었습니다.
8월 7일 22시, 부산 조방앞을 출발한 차는 쉼없이 달려 02시 10분 산행기점인 덕구리에 멈추어 섰습니다.

등산기점에 있는 응봉산 등산 안내도


차에서 내리자 배낭을 고쳐메고 각자 전등을 손에들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완만하게 시작하는 숲속의 새벽 오름길은 걸을만 합니다.

02시 20분. 산행을 시작하는 회원들


산행 시작한지 20여분, 삼거리에서 회장님은 잠시 숨을 고르기를 주문합니다. 가볍게 가족 나들이로 나오신 분들은 이 곳에서 좌측으로 돌아 출발지로 돌아가는 곳이라 합니다.

02시 43분. 잠시 선채로 숨을 고르고


40여분 오르니 첫 번째 헬기장이 나타납니다. 쏴한 바람이 땀을 훔쳐 줍니다. 하늘을 보니 하늘에는 반달이 떠 있고 무수한 별들이 쏟아 내릴 것 만 같습니다. 이렇게 맑은 하늘은 부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고도를 높입니다.
능선을 따라 오르니 저 멀리에 덕구온천의 불빛들이 환하게 비쳐집니다. 가파른 등로와 완만한 길이 교대로 이어지는 등산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고 걸을 만 합니다. 04시 10분, 두 번째 헬기장을 만납니다. 회장님은 일출시간을 맞추기 위해 휴식을 권합니다. 한참을 쉬고나니 젖은 옷위로 부는 바람이 서늘하게 한기를 느끼게 합니다.
다시 배낭을 메고 20여분 오르니 세 번째 헬기장이 나타나고 바로 정상석이 보입니다. 정상석은 엄청 큽니다. 이런 정상석을 보면 청도산악회가 생각납니다. 청도의 산 정상에는 어디든 큰 바위돌에다 산명과 높이를 표기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05시 정각. 응봉산 정상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립니다. 멀리 동해바다에는 띄엄띄엄 고깃배들의 불빛이 보이고 하늘과 맞닿은 곳에는 뿌옇게 안개가 끼어 시야를 가립니다.

05시 02분. 응봉산 일출 1


응봉산 일출 2


응봉산 일출 3


응봉산 일출 4


응봉산 일출 5


05시 41분. 응봉산 일출 6


응봉산 정상에서


일출시 햇빛에 비친 구름모습


정상에서 일출을 지켜본 후 작은 당귀골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내려오는 등로에는 참나무들이 많이 보이고 산 능선에는 몇 아름씩이나 될법한 소나무들도 제법 보입니다.

05시 53분. 참나무 군락지 사이를 하산하고 있는 회원들


소방서에서 걸어둔 안내문도 덕구온천과 덕풍 가는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05시 55분. 울진군에서 걸어놓은 안내판


하산길을 내려오다 급경사길을 피해 메아리만 아는 호젓한 산길로 접어듭니다. 길 곳곳에는 고목들의 불탄 흔적들이 눈에 보입니다. 이것은 낙뢰를 맞아 산불이 나서 타버린 흔적들이라고 합니다. 정말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성냥이나 담뱃불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06시 16분. 오래전에 산불이 나서 큰 나무들이 시커멓게 불에 탄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니 처음으로 계곡의 상류를 만납니다. 물가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합니다. 바로 위가 제3용소라고 하는데 지난해 매미로 인해 소(沼)가 거의 묻혀버렸다고 합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계곡이라 물속의 고기들이 너무나 자유롭습니다.

06시 45분. 처음 맞이한 계곡 상류


식사를 하고 천천히 계곡을 따라 내려갑니다. 하나 둘 비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용소골의 비경들 1


07시 42분. 물고기들의 생태를 관찰하는 메아리산악회 회장님


07시 50분. 용소골의 비경들 2


용소골의 비경들 3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쉬엄쉬엄 내려가는데 처음으로 계곡으로 오르는 산행팀을 만납니다. 그런데 그 팀들과 교행할 무렵 집사람은 아는 분이 보인다며 소리를 지릅니다. 나도 그쪽으로 눈을 돌리니 이것 참 이런 일도 있습니까? 바로 1500산 김정길 선배님이 머리에 한국산악인협회 머리띠를 두르고 일행속에 섞여 올라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만남에 너무나 반가워 인사를 나누고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오늘 무지개산악회에서 60명정도 이곳으로 등산을 왔다는데 선배님은 선두로 올라오신 것입니다. 우린 쉬엄쉬엄 내려가는 길이지만 계곡을 치고 오르는 선배님을 붙잡고 있을 수 없어 아쉬운 작별을 고합니다. 한국의산하에 사진을 올리겠다고 말씀드리며.

08시 3분. 1500산 김정길 선배님과 함께


내려오는 길에는 선배님의 일행들이 줄줄이 올라옵니다. 선배님을 만나고 보니 올라오는 분들이 남들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잘 다녀가시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대부분 물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물속으로 걸어 올라갑니다. 물을 피하려다 보면 오히려 사고가 날 위험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용소골의 비경들 4


08시 13분. 폭포도 만나고


08시 31분. 고기들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는 회원들


용소골의 비경들 5


천혜의 비경이 눈을 매료시키는데 메아리 회장님은 이 곳이 용소골 최고의 비경이라고 사진찍을 것을 권합니다. 우리는 물길을 피할 생각도 없이 그대로 물속으로 하산을 합니다.

08시 42분. 협곡을 따라 하산하는 회원들


용소골의 비경들 6


용소골의 비경들 7


용소골의 비경들 8


날씨가 맑아 계곡으로 쏟아지는 햇살은 무척이나 따갑습니다. 모두가 너 나 할 것 없이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계곡물에 몸을 담그니 그 누구도 부러울 게 없습니다.

용소골의 비경들 9


용소골의 비경들 10


용소골의 비경들 11


한참을 내려오니 제2용소를 만납니다. 폭포를 이루며 흐르는 물은 소를 만들며 굉음을 내지릅니다. 모두들 물속에서 환호를 지릅니다. 제 2용소를 내려오는 길은 좌측 바위절벽에 설치된 로프에 의지하여 하산해야 합니다.

11시 14분. 제 2용소 1


제 2용소 2


내려오는 길에는 녹이 슬어 휜 레일이 수없이 보이는데 이것은 일제시대 때 산 위쪽에서 벌목을 하여 레일을 이용하여 산 아래로 운반하였다고 합니다. 수십년이 흘렀건만 그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실폭포


제 2용소를 뒤돌아 보며


용소골의 비경들 12


한참을 내려오니 제1용소를 만납니다. 이 곳에 도착하니 간간히 피서객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협곡에 만들어진 제1용소는 돌아갈 길조차 없이 폭포 좌측 로프를 잡고 오르내리는 길이 유일합니다. 모두가 물속에 몸을 담급니다.

11시 59분. 제 1용소 1


제 1용소 2


제1용소를 지나 협곡이 끝나는 지점에 가꾸어진 도라지밭은 꽃이 한창입니다. 도라지 밭 너머로 절을 짓는 듯 신축 건물도 보입니다.

도라지 밭


덕풍산장에 도착하여 피라미 튀김과 닭 백숙으로 요기를 하고 하산주도 곁들입니다.

덕풍산장 정원에 핀 꽃


12시 37분. 덕풍산장


덕풍산장까지 비포장도로는 소형차량들의 진입은 가능하지만 버스는 들어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도 차가 있는 곳 까지는 장장 6km나 된다고 하니 우리가 걸어 내려온 계곡의 길이를 합하면 용소골 계곡의 깊이를 가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긴 계곡을 산장의 트럭을 이용하여 덕풍까지 내려와 산행을 종료합니다. 여름철만이 느낄 수 있는 계곡산행의 묘미를 실컷 맛보고 서둘러 부산으로 출발하며 오늘의 일정을 접습니다.

 

 !!! 이우원의 작은 게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