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5봉에서 바라본 갑장산 甲長山 <15:22>










경북의 古都 상주를 대표하는 삼악(三岳)의 으뜸이자 안산(案山)인 갑장산..여름 산행 코스에 딱 맞는 4시간이면 종주OK.. 다소 아쉬운 점은 계곡에 물이 말랐다는 것과 초등자를 위한 안내판이 좀 부실했다. ( 피서는 차안에서 ..여름산행은 역시 즐거움 보다는 고통이 따랐다.)





◁주차장-용흥사-나옹바위-갑장산-갑장사-상산-안부-주차장▷


 



일시: 2004.08.08 (일요일)

날씨: 바람한점 없고 무지하게 더운 날씨 (햇볕 찡쨍)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서마산-서대구-상주IC-용흥사주차장


산행코스: 주차장-용흥사-삼거리-제1전망대-735봉-바람문-775봉-시루봉(우회)-나옹바위-백길바위-갑장산(정상)-헬기장-갑장사-740봉-문필봉-상산-안부-주차장

산행시각

09:50 통영출발
11:55 서대구IC
12:36 상주IC

13:10 용흥사 주차장 산행초입 <산행시작>
13:19 용흥사
13:25 용흥사 바로 아래, 올라가는 등로 <본격적 산행시작>
13:53-14:13 점심(빵과 캔커피로 때움)
15:08 제1전망대
15:17 바람문
15:22 775봉
15:31 나옹바위
15:40 백길바위
15:46 갑장산 정상 806m
15:52 헬기장
15:59 갑장사
16:09 순결바위 정상 (탑이 있는 휴식처)
17:19 진양강씨 묘
17:23 연악산식당<산행끝>

17:34 도깨비도로
17:50 상주IC
18:38 서대구IC
19:58-20:30 마산 함흥집 (저녁식사) 마산시 두월동 (제일여고 입구) 055-246-2050 / 055-243-6576
20:30-21:40 통영 도착

■ 산행 거리 약 8.5km
■ 산행 시간 약 4시간 10분
■ 나의 만보계 16,500步
■ 車의 거리 왕복 498km

산의내력

▲갑장산 甲長山 →위치 : 경상북도 상주시 지천동 낙동면 (慶北 尙州市 智川洞 洛東面) 갑장산은 상주시 지천동과 낙동면 비룡리의 경계선에 있으며 상주시 남쪽으로 8km지점에서 솟아 있는 숨은 명산이다. 일명 연악(淵岳)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산은 露岳(노음산 725.4m), 石岳(천봉산 435.8m) 등 상주삼악(三岳) 중에서 제일 높고 (805.7m) 수려한 산이다.

735봉에서 南石門의 거암 사이로 빠져 775봉에 오르면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의 동쪽면은 직립한 절벽이 수백 길을 이루면서 황홀하게 펼쳐진다. 옛적에 배가 지나가다가 바위에 매고 쉬었다는 말뚝바위(777m)를 지나고, 백길바위 위가 되는 정상에 서면 북서쪽으로는 露岳과 石岳 및 상주시내가 내려다보이고, 동쪽 비룡리를 내려다보는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문필봉 서편에는 고려 공민왕 때 창건하였다는 甲長寺가 있고, 절 옆엔 상사병에 걸린 처녀가 자살했다고 전해오는 상사바위(相思岩), 낙낙 끝에서 연악서원(淵岳書院)과 용흥사(龍興寺)를 내려다보는 경관 또한 좋다.

진달래와 송림이 숲을 이루고 아기자기하게 오르내리는 능선길이 좋은 산이며, 등산로 중 위험한 곳은 없다. 큰골 계곡길을 따라 정상으로 오를 수도 있으나, 큰골을 가운데 두고 능선을 돌아 내려가는 코스가 좋다. 등산시기는 4월 하순 진달래가 필 무렵에서 가을까지가 특히 좋은 산이다.


-김형수님의 ‘한국400산행기’에서 발췌-


갑장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산 (부산일보)


 

▲ 산행기 ▲

모두들 시원한 남쪽나라인 바닷가 쪽으로 피서를 가지만 시원한 남쪽나라에 사는 우리는 반대로 무지 더운 경북 상주의 안산(案山) 갑장산에 오르고자 합니다. 무엇을 얻고자 이 무더운 날에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며 올랐을까? "알피니즘이란 고통 또는 자기 극복의 예술이다." (폴란드의 철인 클라이머 보이텍 쿠르티카Voytek Kurtyka)의 말처럼 즐거움보다는 불볕 더위 바람에 인고의 산행이었습니다. 비록 산행은 무더운 날씨 땜에 힘들었지만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보았고 귀가하는 도중 맛있는 음식점에 들러 입을 즐겁게 하였으니 이만하면 멋진 하루였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비교적 짧은 코스이므로 (4시간 코스) 집에서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출발을 하기로 합니다. 마침 부산에서 아들놈과 처남 아들 두 명이 내려와 얘들 때문이라도 빨리 출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 딴에는 서둔다고 이것 저것 챙기다 보니 등산도 하기 전에 땀이나 샤워 한번하고 9시 50분에 집을 나섭니다. 통영에서 상주 가는 길은 통영-서마산-(구마고속국도)-서대구-(경부고속국도)-김천분기점-(중부내륙고속국도)-상주IC-3번국도를 거쳐 상주 남부초등학교에서 좌회전 하여 용흥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3시 10분입니다. (중간에 길을 몰라 알바 하느라 약간 지체함.--길을 모르겠으면 상주대학교를 찾아서 이곳에서 조금오면 상주 남부 초등학교가 나옴.)

 

▷ 산행초입 표지석(좌-갑장사 우-용흥사) <13:10>

▷ 산행초입 (주차장)과 용흥사로 올라가는 길 <13:10>

애시당초 상주IC에서 상주로 진입하는 길목(다리)에서 좌회전하면 쉽게 찾아 올걸 직진하여 보은쪽으로 달리니 아무래도 이상해 도로에서 삶은 옥수수를 파는 상인에게 물어보니 U턴 해야 한답니다. 다시 상주시내 쪽으로 들어와 상주대를 지나니 상주 남부초등학교가 보입니다. 이곳이 갑장사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올라오는 도중 제주도에 있는 거꾸로 올라가는 도로처럼 거꾸로 올라가는 도깨비도로를 거쳐 올라오니 어느듯 용흥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 용흥사 가는 길에 핀 봉숭아 <13:18>


차에서 내리니 안 그래도 더운데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오후 1시~2시경이라 햇살이 무척 따갑습니다. 계획한 대로 일단 용흥사(오른쪽 길)로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등산객 한 분을 만나 길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오른쪽으로 리본이 많이 걸려있는 곳에서 이 분이 나옴. 일단 우리는 용흥사에 들러 견학을 하고 오르기로 합니다. 나중에 보니 용흥사 바로 아래에서도 오르는 등로가 있었음.)

"봉숭아꽃이 그대로 달려있네.." --아내 (도시 같았으면 손톱에 물들이느라 다 따갔을 것이다 는데..)



▷ 용흥사 입구(현판문이 없음.) <13:19>





▷ 용흥사 극락보전 <13:20>


용흥사는 상주시으로부터 10Km 쯤 떨어진 지천리에 소재하고 있다. 연악산 중턱에 위치하여 절 아래 개울에는 폭포가 있어 사찰경관을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절의 뒤쪽 골짜기에는 약수가 있어 더욱 유명하다. 사찰 유적지는 없으나 1976년 극락전을 중수할 때 발견된 용흥사 중수 상량문이 발견되었고 이 상량문을 토대로 하여 사찰 입구에 세워져 있는 "연악산 용흥사 중창 기념비"에 연혁의 대강이 기록되어 있어 소개한다.

<...... 신라 문성왕 원년에 진감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나 확실한 증거는 없고 다만 국사가 당나라에서 돌아 와 상주의 노악산 장백사에 있었다고 하는데 장백사는 남장사의 전신인즉 이 사실로 보아 그런가 할 수밖에 없고 그 후 500년 동안의 일은 알 수 없고, 1805년 환월, 정화 두 스님이 지은 이 절 중수 상량문에 보면 나옹스님이 극락보전을 지었다 하였고 1647년(인조 25년)에 법심, 인화 두 스님이 중수하고 1680년(숙종 6년)에 사우, 홍홉 두 스님이 중수하고 1707년(숙종 33년)에 사준, 도인 두 스님이 중수하고 상량문 짓던 해에 유탄 원희 두 스님이 중수하였고......>라고 기록되어 있어 좋은 사적 자료가 되고 있다.

극락보전은 용흥사의 금당으로 정면, 측면, 각 삼간의 팔작집으로 1976년 전면 해체하여 복원한 건물로 새롭게 정비되었다. 중수 당시에 발견된 상량문에 의하면 극락전은 고려말 나옹화상이 처음 창건한 것으로 되어 있고 법당안의 주존불은 아미타여래좌상을 모시고 왼편에 관세음 보살상, 오른편에 대세지보살상을 배치한 이른바 아미타 삼존불을 배치하였는데 모두 목조이다. 이 불상은 상호가 원만하고 안면의 각부가 정체되어 위엄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삼존불을 봉안한 위의 천장부의 천개에는 용트림과 운문조각이 특수하여 휘황스럽게 단청되어 있어 주목되고 있으며 이 작품들은 모두 임진난 뒤 1647년(인조 25년)에 건물을 세울 때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나한전 산신각이 있고 각 전에는 여러 종류의 불정 및 후불정이 보관되어 있다.


 

▷ 용흥사 주변의 아름다운 정원(배롱나무) <13:23>

▷ 용흥사 주변에 피어있는 수국 <13:24>

한 낮의 뙤약볕 아래에서 견학을 하자니 사진 한방 찍는 것이 고작이고 현판문도 없는 용흥사를 내려오니 아름다운 정원에는 불화(佛花)가 만발합니다. (연못에는 비단잉어와 금붕어가 더위에 지친 모습으로 무척 더워보였음.)이곳에서 바로 산으로 올라가는 등로와 연결이 됨.

 

▷ 용흥사에서 올라가는 초입 <13:25>

▷ 제1 전망대, 거의 다 올라온 지점에서 본 물봉선 <15:04>

어느 분의 산행에 보니 손에 부채를 들고 산행하는 것을 보았는지라 우리도 한 손에는 스틱, 한 손에는 부채를 손에 들고 등로를 올라갑니다. (10분도 못가서 땀이 줄줄 흘러 한 손에 수건이 추가됨.) 한 30분 올라오니 13시 53분.. 바람 한 점 없는 등로를 연신 부채질 하며 올라오다가 땀도 나고 허기도 지고해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하절기에는 땀을 많이 흘려 입맛이 없으므로 오늘은 빵과 캔커피로 간단히 점심을 때웁니다.

지리산이나 덕유산은 그리도 야생화가 많더니 이곳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주로 많이 본 야생화가 꽃며느리밥풀과 원추리 그리고 이 야생화입니다. 항상 제 산행기속의 야생화의 이름을 가르쳐 주시는 고마운 솔나루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별로 야생화가 없어 좀 섭섭하군요.) 하지만 귀청을 때리는 매미소리는 원도 없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갑장사쪽 풍경 <15:08>





▷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용흥사쪽 풍경(가운데 희게 보이는 것이 얼안계곡?) <15:09>



 

▷ 처음으로 나타난 돌문(큰 바위 두 개) <15:13>

▷ 지나친 후, 내려다 본 바위 <15:15>

점심을 먹고 제1전망대에 오르기 전까지가 고통의 구간입니다. 바람 한점 없는 등로를 연신 부채질 하며 손에 젖은 땀을 짜가면서 오르니
이런 질문이 다 생깁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누구를 위하긴 누구를 위하겠습니까? 다 우리 좋아서 오르지만 이런 복날에 미친놈도 아니고 산에 오르니 한심하기까지 합니다만..
내가 알기로 한국의 산하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우리처럼 미친(?)사람들이 억수로 많이 계시지요.^^
다음 주는 한주 슬리핑하자고 아내가 말하지만, 다음주가 오면 틀림없이 마음이 또 바뀔 겁니다.
왜 뇨자들이 애 낳는 순간에는 다시는 애 안 낳는다 해놓곤 언제 그런말 했냐는 듯이 다시 낳지 않습니까?



▷ 바람문 <15:17>





▷ 바람문 지나 올라가는 등로에서 본 원추리 <15:20>


 

▷ 그리 위험하지 않는 날등 <15:26>

▷ 날등을 지나는 아내 <15:26>

전망대를 지나 커다란 돌 두 개 사이를 지나고 조금 올라오니 다시 거대한 바위 두개가 마치 석문처럼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바람문 이구나!” 과연 바람문을 통과한 후부터는 산들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참 신기하다. 역시 우리 조상님들의 작명은 다 이유가 있다니깐...”
잠시 후 로프가 설치된 날등이 나타납니다. (별로 위험하지 않음.)
사진을 안 찍겠다는 아내와 기어코 찍으려고 하는 남편, 결국 남편의 뜻대로 찍히고 맙니다.



▷ 나옹바위 <15:31>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잡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않네. 번뇌도 벗어놓고 욕심도 벗어놓고 강같이 구름같이 말없이 가라하네"


-나옹선사(1320-1376)의 시-

600여년전 나옹선사께서 하신 말씀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들 많이 가지려고 아웅다웅들 인지? 산에 오르면 다 비우고 가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사도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살면 좋으련만 ..



▷ 나옹바위 옆 암릉 <15:32>


날등을 지나 시루봉을 우회한 후, 거대한 암릉이 나타납니다. 어인 연유인지는 몰라도 이 바위가 나옹바위라 합니다. 직접 오를 수는 없지만 우측 사면으로 오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또 시루봉은 그 생김새가 떡을 찌는 시루 같아서 시루봉이라 불리 우는데 밑바닥에서 불을 때면 연기가 시루봉 전체를 감싸면서 봉우리 위로 치솟는다고 합니다. 옛날 어느 겨울철에 도사가 이 바위 위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신선이 와서 불을 지펴 주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멀리서 보면 마치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 백길바위에서 바라본 지나온 풍경 <15:40>


갑장산 정상의 동쪽 사면은 절벽(백길바위)으로 되어 있는데 다리가 떨려 똑바로 그 아래를 쳐다 볼 수가 없고 동쪽으론 비룡리가 펼쳐지는데 우리가 달렸던 중부내륙고속국도가 직선으로 금이 그어져 있고 그 너머 낙동강이 넘실거립니다. 또한 상주 방향으론 월악산 주흘산등이 펼쳐져 있으며, 서북쪽으론 노음산 천봉산이 우뚝 서 있습니다. 오늘 더위 때문인지 제가 좀 정신이 나갔습니다. 이 세 가지 방향을 조망을 하면서도 사진을 찍지 않았으니..

 

▷ 돌탑(정상 바로 전) <15:42>

▷ 갑장산 정상 <15:46>

커다란 돌탑 한 기를 지나 조금 걸어오니 드디어 정상입니다. 정상석에는 ‘상주의 영봉 갑장산’ 이라 적혀 있구나. 너무 더워 황급히 갑장산 설명석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니 정상주도 한잔 안하냐고 아내가 말합니다. 정상주고 뭐고 도저히 이곳은 더워서 오래 앉아 있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을씨년스럽게 설치되어있는데 아무도 없었고 보기에도 좋지 않아 철거했으면 좋겠습니다. (안테나 같은 것도 있었음. 좌우간 산 정상에는 정상석 외에 있는 것은 모두 보기 싫은 흉물로 보입니다. 아마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 감정일 것입니다.)



▷ 갑장산 설명석(너머로 중부내륙고속국도가 보인다.) <15:47>



 

▷ 갑장산 설명석 뒤는 절벽 <15:48>

▷ 헬기장 <15:52>

갑장산의 산세(山勢)는 서쪽은 완만하고 동쪽은 깎아지른 절벽입니다. 정상에서 등산객 한 분을 만나고 곧이어 올라오는 아이.. 아마도 모녀지간 인 듯.. 오늘은 날씨가 무척 더워 등산객이 그리 보이지 않았고 아까 올라오면서 단체 등산객 십여 명을 만난 것이 전부였습니다.
정상에서 내려오니 곧이어 헬기장이 나타나고 잠시 후 두 갈래의 길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가야할 구룡연쪽 방향은 오른쪽 길이지만 갑장사를 보기위해 왼쪽 길로 내려갑니다.



▷ 갑장사 앞뜰에 피어있는 분꽃 <16:00>





▷ 갑장사 앞뜰에 피어있는 겹삼잎국화 <16:00>





▷ 갑장사와 갑장사 삼층석탑<16:01>


갑장사(甲長寺)는 상주시 지천동 산5번지 연악산(淵岳山)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이다. 연악산은 갑장산(甲長山)이라고도 하는데, 삼국시대에 소도(蘇塗)가 있어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이른바 상주 사장사(四長寺)의 하나로 알려진 갑장사는 명승지로 알려진 연악산 정상에 자리하여 항상 뛰어난 경승을 자랑하고 있다.

1988년에 기록한 「갑장사복원문」에 따르면 갑장사는 1373년(고려 공민왕 22) 나옹(懶翁) 스님이 창건하였는데, 절 이름은 사장사 가운데 으뜸이라는 의미에서 갑장사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진묵 일옥(震黙一玉, 1562~1633) 대사가 중건하면서 많은 선지식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797년(정조 21) 연파(蓮坡) 스님이 중건했다.

근대에 와서 금봉(錦峰) 스님이 중건하였으나 안타깝게도 1985년 6월 화재로 전소되었다. 이 때 소실된 대웅전은 1797년 연파 스님이 중건한 건물로, 당시까지 남아 있는 기록에 의하면 대웅전과 요사를 겸한 건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불단에는 청동 관음보살좌상이 봉안되어 있었으며, 1809년(순조 9)에 조성한 후불탱과 1897년(광무 1)에 조성한 신중탱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청동 관음보살좌상에서는 1689년(숙종 15)에 기록한 「연악산갑장암과거주상중수발원문(淵岳山甲長庵過去鑄像重修發願文)」이라는 복장 발원문이 발견되었다. 이렇듯 중요한 문화재가 뜻하지 않은 화재로 소실되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화재 직후 세웅(世雄) 주지가 상주 지방 불자들과 합심하여 복원 불사를 이루어 1988년 5월 관음상을 봉안하고 1990년 법당을 지어 오늘에 이른다.


 

▷ 갑장사 식수물 <16:05>

▷ 물도 마시고 손도 씻고.. <16:05>

아름다운 불화(佛花)가 피어있는 갑장사의 경내는 너무도 정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치 누군가 방금 마당을 쓴 것처럼) 대웅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인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사진만 찍고 가려고 했는데 대웅전 뒤에 있는 세면장을 보자 마음이 달라졌다. 이곳에서 세수도 하고 물도 두 바가지씩이나 마시니 더위와 갈증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것 같다.

 

▷ 돌탑이 있는 휴식처 (아래는 절벽으로 상사바위) <16:09>

▷ 연악산식당(산행 날머리) <17:23>

이제 다시 산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전방에 보이는 돌탑이 예사롭지 않는지라, 가까이 다가가 보니, 돌탑 주위에는 원형으로 빙 둘러 나무를 잘라 자연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휴식처 같기도 하고, 갑장사 신도를 위한 법회 장소 같기도 하고..) 그런데 바위 끝에 다가서니 천길 낭떠러지가 아닌가! 아!~~이곳이 바로 전설의 상사바위로구나..

갑장사를 떠나 다시 아까 왔던 삼거리로 도로 올라가는데 삼거리 못미처 왼쪽으로 가는 등로가 열려있다. 이때부터 하산 길은 그저 길을 따라 오르내렸고 어디가 구룡연인지? 어디가 문필봉인지? 어디가 상산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아무런 표식이 없으므로) 다만 짐작으로만 알뿐. 계속 북쪽 방향으로 등로가 이어지더니만 어느 순간 좌로(남쪽) 방향을 튼다. 별 조망도 없고 아까 올라올 때처럼 바람 한점 없는 것이 내려가면서도 비지땀을 흘리며 내려간다. 도중에 올라가시는 부부 산객을 만났는데 우리야 고생 끝이지만 이 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잘 조성된 진주강씨묘를 지나니 묘 한기가 더 나타나고 전방에는 왁자지껄한 사람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시야가 확 틔면서 어렵소? 자세히 보니 용흥사 주차장이네? 나는 연악산식당이 용흥사주차장과 거리가 상당히 멀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바로 옆에 있었구나! 갑장사에서 이곳까지 내려오는 데는 등로가 좋아 약 한 시간 남짓 걸린 것 같다. 보통 때라면 만보계부터 보았을 것인데, 너무나 더워 깜박하고.. 아내는 앞에 있는 가게에 들러 아이스바 두 개를 사온다. (차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한참동안 땀을 식힘.)

 

▷ 도깨비도로 설명서 <17:34>

▷ 도깨비도로 <17:34>

아까 올라갈 때는 시간이 없어 그냥 올라갔던 도깨비도로, 일단 차를 세워 도깨비도로의 내력을 보니 제주도에 있는 그런 거꾸로 올라가는 도로다. 22년 전.. 아내랑 제주도 신혼여행 갔을 때, 기사님이 차를 세워 시범을 보여 주었던 거꾸로 올라가는 도로가 이곳에도 있다니!.. 착시 때문에 생기는 헤프닝 도로이지만 하나의 명물이므로 ..



▷ 상주IC <17:50>


처음 달려본 중부내륙고속국도 차량 통행도 그리 많지 않고 너무나 좋았다.
(특히 나 같이 성질 급한 사람에게는.. 오늘은 고속도로 요금만 해도 3,700+3,800 x 2=15,000원 나옴.)
하지만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세 시간 남짓이니 이제 어지간한 곳은 당일 산행이 가능하다. 고맙소! 한국도로공사님들이여..



▷ ‘함흥집’ <19:58>





▷ 마산 ‘함흥집’에서의 저녁식사 <20:04>


지난주는 저렴한 흑 도야지 숯불 불고기였지만,
오늘은 좀 근사한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지난 6월 27일 본회 연수교육 때 갔었던 곳, 고기 맛이 좋아 물어보니
한우고기만을 쓴다는 집
무러 무러 찾아~왔소. (유행가 가사처럼)
집 이름을 몰라 미미님한테 한번.
집 위치를 몰라 한 세 번쯤 물어본 끝에..
드디어 함흥집을 찾게 되고..

한잔의 맥주와 함께 오늘의 일정을 마치니

아내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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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8 경북 상주의 안산(案山) 갑장산에 다녀와서..


 

Bei Mir Bist Du Schon - Ella Fitzgerald (엘라 피츠제랄드)




이수영의 산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