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2010년 9월 25일(토요일)

* 날      씨: 맑음

* 산 행  지: 대원사 - 중봉 - 지리산 천왕봉 - 중산리

* 산행거리: 21.0km

* 산행시간: 10시간 9분(운행시간 7시간 13분 + 휴식시간 2시간 56분)

* 산행속도: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3 + 1명 

 

 

 

직장동료 셋이서 지리산 자락에서 토요일 낮을 보내고자, 06시 30분 발 산청 삼장면

대원사 행 첫차를 타고 진주 시외버스주차장을 출발합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대원사에서 중봉을 거쳐 최고봉인 지리산 천왕봉을 찍고 중산리로

내려가며, 산행특성상 원점회귀가 불가능해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게 된 것입니다.

드문드문 타작을 마친 들녘을 내달린 버스는, 진주를 출발한지 55분 만에 흔히들

대원사주차장이라 부르는 평촌리주차장에 우릴 내려놓습니다.

같이 온 산행객이 더러 보이긴 하나, 중산리와는 달리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대원사코스는 천왕봉까지 오르는 길이 멀어 등산객이 적은 편이며, 그것도 주로 내려갈 때 

이용하며 오르는 등산객은 더더욱 드문 편입니다.

탐방안내소를 지나며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숲으로 덮이긴 했어도 흙길이 아닌 포장길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며 꺼리는

길이지만, 그래도 가야 하기에 우린 별스레 불평도 없이 그 길을 따릅니다.

대원교를 건너고 대원사 일주문을 지나면서, 차츰 포장길이 지겹다는 생각이 들 즈음

이윽고 대원사에 다다릅니다.

 

비구니(比丘尼)들의 참선도장(參禪道場)이라는 대원사!

천왕봉 11.7km·평촌리주차장 2.0km의 거리이며, 경내로 들어가지는 않고 입구의 샘에서

물맛만 봅니다.

좀 걸으며 목이 말랐던지 잘도 넘어가며, 물맛 또한 좋기도 합니다.

또 다시 포장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유평마을의 옛 가랑잎초등학교를 지나는데,

오래 전 폐교되어 지금은 산청유평학생야영수련원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습니다.

유평마을을 막 벗어나려 할 무렵, 계곡이 나오고 담벼락 밑에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바로 가는 길은 새재마을을 거쳐 신밭골을 따르는 길이며, 우린 한판골로 가는 왼쪽

계곡 길을 선택합니다.

두 길은 무제치기폭포 좀 아래에서 만나는데, 새재마을로 가면 6.7km이고 한판골로 가면

4.4km로 2.3km 정도 차이가 납니다.

졸졸졸 물이 흐르긴 하나 계곡은 별 볼품이 없으며, 조망 또한 전혀 트이지 않아 지루한

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한참 후 지계곡을 건너는 곳에 이정표가 나옵니다.

유평마을 2.5km·대원사 3.5km·치밭목대피소 4.2km·천왕봉 8.2km로 되어 있는데,

유평마을 2.5km라는 게 아무래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유평에서 치밭목까지 다른 이정표엔 6.2km라고 되어 있는데, 유독 여기만 6.7km로 되어

있으니 2.0km가 맞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 제법 가풀막을 치오르면, 쉼터가 있는 한판골 안부에 다다릅니다.

여태껏 전혀 없던 조망이, 몇 발짝만 더 가면 살짝 열리는 곳입니다.

왼쪽의 희미한 길을 따르면 저 멀리 내원사로 간다고 하나, 키가 넘는 산죽과의 승부에서

이기는 사람만이 그 기쁨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잠시 숨을 고르며, 워싱턴 칼리지(washington college)에서 밀어내기 한판을

하느라 처진 일행을 기다립니다.

자그마하긴 해도 몸이 날렵해 만만찮은 산행 실력을 갖췄으며, 직장에선 나보다도 좀 더

높은 우두머리입니다.

하지만 산에선 내가 더 산신령에 가까울 거라는 생각입니다.

장당골을 왼쪽 아래다 두고 산행을 이어가는데,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을 뿐 비교적

완만한 길이 계속됩니다.

꽉 막혔던 조망도 어느 정도 열려 지루함을 덜어 줍니다.

내려오는 사람들을 이따금씩 만납니다.

새벽 1시에 대원사를 출발해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오는 이도 있는데,

한밤중에 깊은 산중을 홀로 산행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산에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시킨들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어지간히 산에 미친 나도, 아직 그런 경험은 없습니다.

유평마을과 새재마을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습니다.

새재 3.0km·유평 4.4km이며, 치밭목대피소 1.8km·천왕봉 5.8km의 거리로,

새재로 가는 길이 더 좋긴 하나 차를 이용하지 않는 한 유평으로 가는 게 2.3km

더 가깝습니다.

 

잠시 후 장당골을 가로지르는 무제치기교를 지납니다.

무제치기폭포가 보이진 않으나 바로 위에 있으며, 장당골도 최상류 지점인 셈입니다.

무제치기교에서 얼마 안 가, 무제치기폭포 갈림길에 다다릅니다.

치밭목대피소 1.1km·천왕봉 5.1km·대원사 6.8km라는 이정표가 있어 천왕봉에서

대원사까지의 거리가 11.9km로 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11.7km와는 0.2km

차이가 납니다.

폭포는 오른쪽 계곡으로 0.1km 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안 가 볼 순 없어 그리로 갑니다.

제법 급하게 비탈진 길이지만, 그런대로 내려갈 만합니다.

무제치기폭포의 웅장한 자태가 드러납니다.

약 40m 높이에서 3단으로 부딪치며 떨어지는 물줄기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제 스스로 무지개를 친다고 하여 무제치기폭포라 한다고 합니다.

비 온지가 제법 되어 보잘 것 없는 물줄기가 아쉽지만, 어마어마한 바위와 그걸 타고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것만으로도 볼 만합니다.

무제치기폭포 위의 골짝이 깊지 않아, 많은 비가 오는 날이 아니면 제대로 된 폭포의

위용을 보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높이에 이런 폭포를 이루는 물줄기가

있다는 건 참 신비로운 일입니다.

물이 흔한 지리산이 아니면, 아무래도 어려울 것입니다.

갈림길로 되돌아와 위로 치고 오릅니다.

비탈진 길엔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아 오르기가 훨씬 수월해졌으며,

계단을 오르면 오른쪽으로 무제치기폭포 위로 가는 길이 있으나, 굳이 갈 필요성도

없기에 그냥 못 본 척 합니다.

추락주의라는 경고판이 있는 곳입니다.

 

다시금 약간의 오르내림만 있는 길을 따르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넙니다.

설치한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으며, 여기에 다리가 놓임으로써 많은 비가와도

대원사코스로의 산행에 아무 문제가 없게 됐습니다.

자정이 넘도록 술을 마셨다는 동료가 힘들어 하자, 둘을 떼버리고 혼자 치오릅니다.

산적이란 별명으로 통하는 장평식 씨로 체격과 체력이 좋아 그런 별명을

얻었다지만, 술에 장사(壯士)가 없다는 말이 새삼 생각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장거리 산행이 예정돼 있는데도 밤늦게까지 마셨으니, 고생을 하는 거야 당연한 일이

아닐는지?

일행이 점점 멀어지더니, 이내 눈 밖으로 사라집니다.

또 다시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치밭목대피소로 올라섭니다.

해발 1425m 지점에 자리 잡은 치밭목대피소!

1986년부터 진주의 산악인 민병태 씨가 산장지기를 하며, 새로운 등산로를 개척하고

조난객을 많이 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치밭목대피소에서 하봉샘과 하봉 헬기장을 거쳐 중봉으로 이어지는 길도 그의 작품이라고

하나, 이마저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금지구역으로 막아 놓고 가지 못하게 해놨습니다.

치밭목대피소는 설악산의 소청대피소와 함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아닌 개인이 관리하는

대피소입니다.

 

중봉 3.1km·천왕봉 4.0km·대원사 7.8km·새재 4.8km로 표기된 이정표가 있으며,

대원사코스를 이용하는 산행객들의 오아시스 노릇을 하는 곳입니다.

대원사까지의 거리가 7.8km로 되어 있으나, 실제론 7.7km가 맞을 것 같습니다.

대원사에서 치밭목대피소까지 오르면서 거리 차이가 많이 나진 않지만, 잘못된 이정표가

몇 군데나 있다는 건 아무래도 문제가 좀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국립공원인데 말입니다.

대피소 뒤편으로 100m쯤 가면, 식수로 사용할 물을 구할 수 있습니다.

좀 있으니 일행 둘이 올라오는데, 힘든 기색이 역력합니다.

아직은 좀 이르긴 하나, 점심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별스런 반찬도 없는 조촐한 오찬이지만, 땀 흘린 뒤끝이라 그래도 맛만 좋습니다.

2002년산 매실주를 반주로 곁들입니다.

애제자 강동섭 씨 집에서 나온 거라는데, 애제자는 같이 안 왔어도 매실주는 빙 빙 빙

돌아서 날 찾아온 것입니다.

굳이 그 경로는 밝히지 않으렵니다.

나로선 어쨌거나 맛만 보면 되니까요.

더워서 차양막 아래서 먹는데, 땀이 식으면서 슬슬 추워집니다.

어쩌다 부는 바람도 제법 쌀쌀한 게 계절이 가을이란 걸 느끼게 하며,

그것도 지리산 자락이란 걸 깨닫게 합니다.

 

길지 않은 오찬을 즐기고선, 치밭목대피소를 뒤로 합니다.

아직 반도 못 갔습니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라 가며, 황금능선 갈림길을 지납니다.

치밭목대피소 1.0km·천왕봉 3.0km라는 이정표가 있으며, 가지 말라고

밧줄을 쳐놓은 곳입니다.

누가 황금능선이라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키를 넘는 산죽이

터널을 이루는 곳이 많아, 고생깨나 할 각오가 아니고선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그렇다고 가지 않는다면, 진정한 산꾼은 아니겠지요?

서서히 바위가 나오며 군데군데 조망이 열리고, 오르락내리락하며 바위를 타며 나아갑니다.

써리봉 능선에 들어선 것으로, 봉우리의 형태가 예전 논을 고를 때 쓰던 써래의 날처럼

뾰족하게 들쭉날쭉 하여, 써리봉 또는 써래봉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중산리에서 오를 때 로타리대피소 헬기장과 개선문을 통과하면서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써래봉 이정표가 서 있는 암봉(1602m)으로 올라섭니다.

치밭목대피소 1.8km·대원사 9.5km·천왕봉 2.2km라 되어 있으며, 널따란 바위에 서니

사방팔방 조망이 막힘없이 열립니다.

날씨가 좋은데다 시계(視界)까지 좋으니, 더욱더 그렇습니다.

천왕봉과 중봉은 말할 것도 없고 웅석봉, 자굴산, 황매산, 가야산 등 멀고 가까운 높고

낮은 산들이 돌아가며 들어오며 눈을 즐겁게 합니다.

지리산 동부능선의 산청 독바위와 새봉도 가까이 다가와 있고, 지나온 치밭목대피소와

그 위의 비둘기봉도 날 보라 떼를 씁니다.

눈 아래론 경남자연학습원이 햇볕을 받아 반짝거리며, 법계사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중산리코스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조망을 즐기며 좀 머물다, 중봉을 향하여 출발합니다.

오르내림이 제법 있는 몇 개의 암봉을 거칩니다.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더러 만나곤 하는데, 오늘은 전부 내려오는 사람들 뿐이고 오르는 건

우리 밖에 없습니다.

대원사코스를 치오른다는 게 그만큼 멀고 어렵다는 걸, 전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왼쪽의 중봉골(마야계곡)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희미한 길을 몇 번 지나서,

매우 심한 비탈길을 한동안 치올라 중봉(1875m)에 다다릅니다.

천왕봉에 이어 지리산 제2의 봉우리지만, 천왕봉과 0.9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인지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일부러 들르는 사람은 드물고, 우리처럼 대원사코스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스쳐간다고나

할까, 높이에 비해서 별스레 대접은 받지 못하며 2인자의 설움을 톡톡히 받고 있어

가슴이 아립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엔 1875m로 나와 있으나, 이정표엔 1874m로 해 놔 약간은

어리둥절합니다.

겨우 1m 차이라지만, 그래도 정확한 표기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써리봉에서의 조망과 별 차이는 없으나 천왕봉이 좀 더 가까이 다가와 있고,

멀리 반야봉과 만복대를 비롯한 지리산 서북능선도 눈에 들어옵니다.

천왕봉 바로 아래 있는 천왕굴의 시커먼 공간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좀체 보이지 않는 진주 시내와 남해 앞바다도 보여, 그야말로 시계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게 해줍니다.

중봉은 지리산 태극종주를 하면 지나는 동부능선과, 황금능선으로 이어지는 써리봉 능선이

갈라지는 곳이며, 그 둘을 한데 모아 천왕봉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도 묵묵히 하고

있습니다.

 

중봉을 내려서서 안부에 다다르면, 왼쪽으로 중봉샘을 거쳐 중봉골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데, 조금만 내려가면 사시사철 잘 마르지 않는 중봉샘이 있어, 목마른 산꾼들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중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거리가 짧긴 해도, 오르내림이 꽤 심한 편이어서

체력소모가 제법 많은 구간입니다.

두어 군데의 천왕굴 갈림길을 지나고 동봉을 거쳐서,

이윽고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1915.4m)에 올라섭니다.

언제나처럼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줄 서 있는 사람들이 장사진(長蛇陣)을 이루는데,

억지로라도 한 장 남기려다 그만 뜻을 접습니다.

천왕봉 한두 번 온 것도 아닌데, 뭘!

대신 그 옆의 바위에 서서, 그래도 한 장을 남깁니다.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치며 아는 체를 합니다.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주인수 씨로, 어제 숙직근무를 하고 홀로 왔다고 합니다.

천왕봉에서 직장동료를 다 만나다니!

사전에 아무 약속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중산리에서 법계사를 거쳐 올라왔다고 하며, 장터목대피소를 거쳐 중산리로 내려갈 거라

합니다.

우연찮은 만남에 반가워하면서, 넷이서 모여 앉아 정상주를 주고받습니다.

내가 갖고 간 막걸리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정상주 그것도 지리산 하고도 천왕봉에서의 정상주 맛이란, 어딘가 달라도 다르단

느낌으로 와 닿습니다.

 

아낌없이 남김없이 모두 비우고, 천왕봉을 뒤로하고 하산에 들어갑니다.

애초 장터목으로 가리라던 주인수 씨도, 기꺼이 우리랑 행동을 같이 합니다.

천왕봉에서의 예고 없는 만남이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일 수밖에 없다며 하산주를 멋지게

한 턱 쏜답니다.

올라온 길 평촌리주차장에서 천왕봉까지 13.9km를 이미 걸었고,

(무제치기폭포 왕복 0.2km 포함) 천왕봉에서 법계교까지 5.4km에다 법계교에서

중산리 대형주차장까지의 1.7km를 보태면 7.1km가 내려갈 길이 되니,

오늘의 총 산행거리는 꼭 21.0km가 되는 셈입니다.

중산리로 가자면 천왕봉과 천왕샘에 맞닿아 그 둘을 이어주는 깔딱고개라 일컫는 곳이

들머리가 되는데, 여태까지 대부분의 천왕봉 산행에선 여기를 올라왔지 내려가는 건

제법 몇 년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 오르막 타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면서도 힘깨나 써야하는 곳인데,

내려가니 좀은 싱겁긴 해도 쌕쌕거리며 오르면서 용을 쓰는 얼굴 보는 재미도,

그에 못지않게 퍽 재미있단 생각이 듭니다.

들머리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천왕봉 동릉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으며,

300m 아래엔 천왕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이 조금씩 나오긴 하나 받아 마시려니 애가 터져서, 고인 물을 한 바가지 떠서

들이킵니다.

천왕샘의 물은 덕천강으로 흘러들어 진주 진양호로 가며, 남덕유산 참샘의 물은

경호강으로 흘러들어 이 또한 진주 진양호로 갑니다.

진양호에서 만난 두 강의 물은, 남강을 만들며 낙동강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선바위를 지납니다.

선바위는 공식명칭은 아니고, 길가에 우뚝 선 큰 바위라 난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이정표 바로 위엔 숨은골로 숨어드는 길이 있으며, 선바위 뒤론 천왕샘으로 이어지는

옛길도 있습니다.

계속되는 돌길을 타고 내려가자니 때론 짜증도 나지만, 그렇다고 어쩔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참는 게 상책이요, 별스런 방법은 없습니다.

개선문을 지납니다.

바위조각이 떨어져 나가 위용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천왕봉을 오가는 길목을 지키는 관문

역할을 하면서, 의연히 서 있는 모습은 예나 별 다름없어 보입니다.

천왕봉 0.8km , 법계사 1.2km , 법계교 4.6km의 거리이며, 건너편의 써래봉 능선이

잘 조망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바위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곳을 지납니다.

이름도 없어 그냥 난 바위굴이라 부르지만, 한때는 암법주굴(巖法主屈)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태조 이성계(太祖 李成桂)의 기도터였다는 암법주굴은, 천왕봉 아래 광덕사골 깊숙한 곳

어딘가에 있다고 합니다.

 

신라의 학자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 선생의 체취가 묻은 문창대 (文昌臺)가

잘 바라다 보이는, 전망바위를 지나자마자 로타리대피소 (1335m)에 다다릅니다.

바로 위에 법계사가 있지만, 오늘은 그냥 안 본 척 합니다.

천왕봉 2.0km , 법계교 3.4km , 순두류 2.8km의 거리이며, 샘과 쉼터가 있어 천왕봉을

오르내리는 대부분의 산행객이 머무르며 쉬어가는 곳으로, 순두류코스와 중산리코스가

만나기도 하도 나뉘기도 하는 곳입니다.

화장실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가 옥의 티라고나 할까요!

가까운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조망을 즐깁니다.

천왕봉이 금세라도 찍어 누를 듯이 위세를 부리고, 그 아랜 법계사가 빠끔히 고개를

내밀며 날 좀 보소! 합니다.

아기자기한 써래봉 능선을 보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구름도 한몫을 합니다.

비교적 순한 길을 따라 망바위(1068m)에 닿습니다.

망바위에서 장터목대피소 갈림길이 있는 출렁다리 삼거리까지는 매우 급한 비탈길이기에,

그곳을 오른 사람들이 대부분 쉬면서 숨을 고르고 기력을 보충하는 소중한 곳입니다.

내려가는 것 또한 쉽지만은 않은 구간이기도 합니다.

출렁다리가 놓인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며 족탕을 합니다.

법계사 2.1km , 천왕봉 4.1km , 장터목대피소 4.0km , 법계교 1.3km의 거리로,

천왕봉에서 법계사로 가는 길과 장터목대피소로 가는 길이 만나는 곳이며,

어찌나 차가운지 담갔다 꺼냈다 몇 번을 되풀이합니다.

본래 지리산의 물이 차갑기도 하지만, 여름이 지배했던 자리를 어느덧 가을이 차지하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합니다.

알게 모르게 세월은 또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언제 봐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신비로운 칼바위를 지납니다.

크고 작은 두 개의 칼바위!

오가는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의연히 서 있는 모습은, 참 행복하고도 평화로워

보입니다.

중산리(법계교)가 머지않았다는 걸 알게 해줘 더더욱 좋습니다.

오르내림이 별로 없는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라, 지리산 산신령 우천 허만수

(宇天 許萬壽) 추모비가 있는 법계교에 다다르며 일단 하산을 마무리합니다.

대형주차장까지 아직도 1.7km가 남았지만, 그건 그저 사족(蛇足)일 뿐입니다.

마음은 이미 산행을 끝냈다는 기분입니다.

중산리 탐방안내소를 지나 좀 더 걸으며 대형주차장에 닿으면서, 마침내 기나긴 산행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좋은 날씨 속에 복 받은 산행이란 생각으로 차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온갖 축제가 10월 초순부터 한꺼번에 열리는 곳 진주로!

 

 

 

* 산행일정

07:30             평촌리주차장(대원사 2.0km, 천왕봉 13.7km)

07:48             대원교

07:54 - 08:00  대원사(평촌리주차장 2.0km·천왕봉 11.7km)

08:18             유평마을 한판골 들머리(대원사 1.5km , 천왕봉 10.2km)

08:58             한판골 지계곡 이정표(대원사 3.5km·천왕봉 8.2km)

09:13 - 09:26  한판골 안부 이정표(대원사 4.1km·천왕봉 7.6km)

10:02             유평 - 새재 갈림길(유평 4.4km·새재 3.0km , 천왕봉 5.8km)

10:13             무제치기교

10:19             무제치기폭포 갈림길(대원사 6.6km·천왕봉 5.1km)

10:21 - 10:31  무제치기폭포

10:33             무제치기폭포 갈림길

10:38             나무다리

11:01 - 11:44  치밭목대피소(대원사 7.7km·천왕봉 4.0km)

12:05             황금능선 갈림길(대원사 8.7km·천왕봉 3.0km)

12:30 - 12:45  써리봉(대원사 9.5km·천왕봉 2.2km)

13:20 - 13:40  중봉(대원사 10.8km·천왕봉 0.9km)

13:46             중봉샘 갈림길

14:04 - 14:38  천왕봉(대원사 11.7km·중산리 5.4km)

14:46             천왕샘(중산리 5.1km·천왕봉 0.3km)

14:55             선바위(중산리 4.8km·천왕봉 0.6km)

14:59             개선문(중산리 4.6km·천왕봉 0.8km)

15:13             바위굴

15:30 - 15:45  로타리대피소(중산리 3.4km·천왕봉 2.0km)

16:05             망바위(중산리 2.4km·천왕봉 3.0km)

16:32 - 16:47  칼바위 위 출렁다리 갈림길(중산리 1.3km·천왕봉 4.1km)

16:50             칼바위

17:14 - 17:19  법계교(중산리 대형주차장 1.7km·천왕봉 5.4km)

17:22             중산리 탐방안내소

17:39             중산리 대형주차장

 

 

  

 대원사 탐방지원센터

 

 

대원교(1) 

 

 대원교(2)

 

 

대원사 일주문 

 

대원사샘 

 

대원사(1) 

 

대원사(2) 

 

대원사 이정표 

 

 대원사 주탐방로 안내판

 

대원사계곡(1) 

 

대원사계곡(2)   

 

유평마을 한판골 입구 이정표 

     

 한판골 지계곡 이정표

   

한판골 안부 이정표 

 

  

 새재 - 유평 갈림길 이정표

 

무제치기교(1) 

 

무제치기교(2) 

  

 무제치기폭포 갈림길 이정표

 

 무제치기폭포(1)

 

 

 무제치기폭포(2)

 

물이 많을 때의 무제치기폭포

 

 세월의 흔적(1)

 

 세월의 흔적(2)

 

치밭목대피소 오름길

 

 치밭목대피소 이정표

 

 박광식

 

 

 치밭목대피소  

 

황금능선 갈림길 이정표 

  

써리봉에서 황금능선 

 

 써리봉에서 천왕봉과 중봉

 

써리봉에서 천왕봉 

 

써리봉에서 중봉  

 

 써리봉 이정표 

  

 장평식

 

 

나 

 

 

박광식 

 

박광식 

 

 써리봉에서 웅석봉

 

 

써리봉에서 도토리봉과 치밭목대피소

 

써리봉에서 산청 독바위와 새봉 

  

 중봉 이정표

 

중봉에서 천왕봉 

 

중봉에서 황금능선 

 

 

중봉에서 반야봉 

 

박광식 

 

장평식 

 

 

나 

 

 

나 

 

중봉에서 진주 

 

 중봉에서 남해

 

 천왕봉에서 칠선계곡(1)

 

 천왕봉에서 하봉과 중봉

 

 

천왕봉에서 촛대봉 

 

천왕봉에서 칠선계곡(2) 

 

 

천왕봉에서 중산리 

 

천왕봉에서 진주 

 

박광식 

 

 

 천왕봉 정상석

 

장평식 

 

나 

 

 천왕봉 이정표 

  

 천왕샘 이정표

 

천왕샘 

 

 천왕샘 안내판

 

선바위 

  

 선바위 이정표

   

 개선문(1)

  

 개선문 이정표    

 

개선문(2) 

 

 바위굴

 

 

 문창대

 

 로타리대피소 이정표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 천왕봉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 법계사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 써리봉 능선 

  

구름(1) 

 

 

구름(2) 

 

구름(3) 

 

 망바위

 

 망바위 이정표

 

 칼바위 위 출렁다리 이정표

  

 칼바위 위 출렁다리 

 

 칼바위

 

우천 허만수 추모비  

 

법계교 이정표

 

법계교 

 

 중산리 탐방안내소(1)

 

중산리 탐방안내소(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