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화대종주, 태극종주, 그리고 성삼재와 중산리를 잇는 이른바 성중종주입니다.

태극종주야 장거리 산행을 즐기는 J3나 감마로드 같은 비인간적인(?) 분들이 하시는 거고 저같은 사람이야 그냥 꾸준히 가는 화대나 성중 정도가 딱 몸에 맞을 겁니다.

비가 오락가락하여 주중에 시간 한 번 내려했는데 결국 다 취소되고 주말에는 비가 없다고 하여 부랴부랴 준비한다는 게 지리성중 종주입니다.

화대를 하려고 했는데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구례로 가는 버스가 이미 다 매진이군요.

기차는 짧은 시간이나마 눈 붙이는 걸 방해하니 산행에 지장이 있을 거고....

하는 수없이 지리나 설악을 갈 때면 늘 이용하는 유명산악회에 전화를 하니 자리를 내어 주십니다.

오산~안성 구간에 공사를 하느라 차가 무지 막힙니다.

좀 시간이 지체됩니다.

반선에서 새벽밥을 먹고 성삼재로 오릅니다.

오늘 우리 안내산악회 버스에는 약 30명 정도가 탔는데 6명만 종주를 하고 나머지 분들은 백무동으로 이동을 하여 백무동~장터목~천왕봉~중산리 코스를 하시는군요.

오후 5시에 중산리에서 버스가 출발하니 어느 코스를 진행하든 그 시간 안으로 오라고 하시는군요.

안 오면 무조건 출발....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4. 08. 23. 토요일

2. 동행한 이 : 유명산악회(실제는 홀로)

3. 산행 구간 : 지리산 종주 (성삼재~노고단~삼도봉~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중산리)

4. 산행거리 : 33.0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164.95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성 삼 재

04:03

노 고 단

2.6km

04:43

40

삼 도 봉

5.5

06:11

88

연 하 천

5.0

07:39

88

벽 소 령

3.6

08:43

64

세석대피소

6.3

11:00

137

15분 아침

장 터 목

3.4

12:26

86

15분 휴식

천 왕 봉

1.7

13:20

54

중 산 리

5.4

15:22

122

33.5km

11:19

10:49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지도 #1

04:00

성삼재에 도착하여 행장을 꾸립니다.

구례 버스가 기차 도착 시간에 맞춰 운행을 하느라 이 시간에도 성삼재까지 올라오는군요.

이미 전국의 각 지역에서 온 분들로 성삼재 주차장은 이미 만원입니다.

익히 알다시피 성삼재(姓三岾)는 삼국시대에 각성바지 즉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는 다른 이부(異父)형제인 3명의 장군이 지키던 수비 성터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준비를 마치고 저도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04:03

천왕봉까지가 28.1km 거기서 중산리까지가 5.4km 그러니까 오늘 거리가 국공파 거리로는 33.5km라는 얘기군요.

실거리는 조금 더 될 것이고...

어쨌든 국립공원 안의 이정표는 100% 신뢰해도 무방하므로 오늘은 따로 거리를 측정하지 않기로 합니다.

자,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지리산 종주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목은 자신과의 싸움이니, 체력과의 싸움이니 뭐니해도 저는 단 한 가지 이 바닥의 돌과의 전쟁이라고 봅니다.

토사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박아놓았을 법한 이 바닥의 돌로 인하여 허리에 오는 통증은 누구나 다 경험해 보신 그것일 겁니다.

결과적으로 오늘도 '역시나' 였습니다.

04:34

약 30분 걸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산행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인하여 여기도 바쁩니다.

대피소 우측의 이정표 방향으로 오릅니다.

04:43

야간 산행을 방지하려고 그러는지 여기도 초소가 생겼군요.

국공파 직원이 출입국 문 앞에 서 있어서 "통제하시는 건가요?"라고 묻자 "아닙니다. 안전 산행하십시오."하는군요.

이미 노고단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그 새벽에 사진을 찍고 추억을 만드느라 난리입니다.

이정표가 나오고....

오늘은 반야봉까지 올라갈 심산인데 오늘 시작이 너무 늦어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늘엔 별과 달이 선명하고....

낮에 얼마나 더울지....

05:12

피아골 삼거리입니다.

약간 섬뜩하기도 한 의미의 피아골의 유래는 직전(稷田)이라는 뜻의 우리말로 오곡 중의 하나인 피농사를 짓는 밭고랑이라는 뜻으로 옛 이름 피밭골이 피아골로 변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곳의 가을 단풍은 지리 10경 중의 하나라고도 합니다.

지명을 볼 때마다 예전의 추억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확실히 사람들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인 것 같습니다.

여름에 멋모르고 이 길로 내려갔다가 계곡에서 큰 낭패를 보고는 민박집에서 이틀을 머물면서 바람소리, 빗소리, 우리끼리 떠들던 소리 그리고 술잔 부딪히는 소리....

4.6km 왔군요.

1시간 조금 더 걸렸으니 빠른 속력인데....

초반전이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05:15

그러고는 돼지령입니다.

예전에는 돼지평전이라고도 그랬었죠.

예전에 이곳에 원추리가 많이 자생하고 있었는데 돼지인지 멧돼지인지 이 녀석들이 그 뿌리를 파먹던 곳이라는 데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피아골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을 지나,

05:29

임걸령 물은 마시고 가야죠.

이틀간 200ml가 넘는 비가 왔었다고 하니 빗물인지 정수된 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물맛만큼은 언제나 깔끔합니다.

예전에 이곳에서 야영을 할 때 양영객들로 인하여 쓰레기에 오물에....

국공파가 공원 내에서 취사와 야영을 금지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는 환경 보존을 위해서는 아주 잘 한 것 같습니다.

05:52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삼거리입니다.

이 노루목은 반야봉에서 내려오는 산줄기가, 노루가 머리를 치켜들고 피아골을 내려다보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예전 분들은 작명도 참 잘 하셨다는 느낌입니다.

이제부터는 공히 전라남도 구례군 땅을 벗어나 구례와 남원시의 경계 즉 전라북도와 남도의 도계를 따라 삼도봉까지 진행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그래도 작심을 한만큼 반야봉에서의 풍광도 보면서 옛날 생각도 할 겸 1km거리의 반야봉을 다녀오기 위하여 좌틀합니다.

05:58

200m 정도 진행하자 우측으로 삼도봉으로 가는 삼거리입니다.

반야봉을 다녀오려면 여기다 배낭을 놔두고 갔다와서 우틀하면 중복된 길을 걷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삼거리에 도착하자 은근히 오늘 진행 거리가 걱정이 됩니다.

시간 상으로도 그렇고 .......

핑곗김에 오늘 반야봉 산행도 중포하고 그냥 우츨하여 삼도봉 쪽으로 진행하여,

06:05

아까 노루목에서 직진하였을 경우 거쳐야 하는 길과 다시 합류합니다.

뒤로 노고단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반야봉이 보이는,

06:11

현재의 지명으로는 삼도봉입니다.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등 3개 도가 만난다는 뜻인데

원래 이 봉우리의 이름은 국립지리정보원의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날라리봉으로 어엿한 자기 본연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곳입니다.

국공파 사람들은 '날라리봉' 하니까 곧 양아치 뭐 좀 그런 이름을 연상하였나 본데 사실은 원래 그 봉우리가 ‘낫’의 ‘날’같이 뾰족한 모양이었다고 하여 낫날봉으로 불리다가 음운이 변하여 날라리봉으로 불리던 것을 어쨌든 어감이 좋지 않다고 하여 국공파들이 개명작업을 추진하여 현재의 삼도봉으로 바꿔 부르게 된 것입니다.

뒤로 진행을 하면 불무장등(1446m)과 통꼭봉이 나오고 그 마루금은 당재를 지나 황장산을 넘어 화개장터와도 연결이 된다고 하는데 저도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고 그 길은 지금은 입산금지구간입니다.

지날 때 국공파에 단속되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한편 우리나라에 산(山)이나 봉(峰)이라는 이름 대신 등(嶝)이라는 이름을 단 것이 있는데 제 기억에는 경기도 연천에 있는 주라이등 영알의 시살등, 함박등 등이 생각 나는군요,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삼도봉이라 이름 붙여진 곳이 두 군데가 더 있습니다.

즉 백두대간 상의 소사고개와 대덕산 사이에 있는 삼도봉(1250m)은 전라북도 무주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그리고 경상남도 거창군이 만나는 곳으로 초점산이라고도 불리는 곳(도솔지맥의 분기점)인데 그곳과, 또 다른 하나의 삼도봉은 민주지산 바로 옆에 위치한 그것(1176m)으로 이곳은 충청북도 영동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그리고 전라북도 무주군이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삼도(三道)를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라 이해한다면 실질적인 삼도봉은 민주지산 옆에 있는 곳일 것입니다.

어쨌든 이곳이 전라북도 남원시와 전라남도 구례군 그리고 경상남도 하동군 등 삼개도의 경계가 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구례를 버리고 남원시 산내면과 하동시 화개면의 경계 즉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

명신봉 쪽에서 태양이 떠오릅니다.

삼도봉에서 보는 화개면 방향의 아침 풍광입니다.

이 마루금이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구분하는 약 15.8km의 단맥이 되는데 불무장등, 통꼭지봉 등을 일구고 범왕천으로 잠기게 됩니다.

우측으로 불무장등이 보이는군요.

또 진행해야죠.

지도 #2

06:16

나무 데크를 지나,

06:24

화개재입니다.

좌틀하면 그 유명한 뱀사골 계곡인데 ....

예전에는 뱀사골대피소라는 방향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대피소가 없어졌으니 반선이라는 이름으로 대체가 되었군요.

뱀사골..

뱀의 한자어 蛇를 연상하여 뱀같이 긴 물줄기가 계곡을 한참이나 이뤄 달궁까지 가는...

뭐 그런게 연상이 되기도 하지만 실은 실상사의 말사나 아니면 암자에서 수행을 하시던 스님들이 동안거를 하기 위하여 이 뱀사골(예전에는 다른 이름이었겠지만) 위의 암자로만 가면 내려와야 할 해제 날짜가 되어도 오지를 않았고 이런 일이 수년 계속 반복이 되자 어느 고승 한분이 동안거를 떠나는 스님 옷에 그 스님 모르게 독약을 바르게 되었고 이런 사실을 모르는 뱀이라는 녀석이 한찬 수행 중이던 스님을 잡아 먹고는 그 독에 의해 죽었다는 전설에서 이 골짜기가 뱀사골 즉 뱀사(死)골이라 불리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예전에 이 길로 내려가다 보면 바로 뱀사골 산장을 만나 휴식(숙박도 가능했었음)을 취할 수 있었고 그러고도 한나절을 힘들게 내려가야 마을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사람 힘빠지게 하는 그런 계곡이었음을 기억합니다.

어쨌든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와도 관련이 있는 이곳을 지나면,

좀 멋진 숲을 지나고,

06:48

토끼봉을 지나고.....

그런데 이 토끼봉도 그렇습니다.

뭐 모양이 토끼같다거나 이 주위에 토끼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고 지리의 정중앙인 반야봉에서 볼 때 24방위 중 가장 정동쪽에 있어 묘방(卯方) 즉 토끼 방향에 있는 봉우리여서 토끼봉이라고 명명이 되었되고 합니다.

뒤를 볼아보고......

07:10

운봉무덤은 그냥 지나치고....

07:20

이제 연하천대피소도 다 왔습니다.

계단을 오르고,

희미한 길을 따라 명선봉으로 올라가 삼각점도 확인하고 싶었으나 여기는 지리산이라 길이 워낙 좋아 일부러 짧은 바지를 입고 걷다보니 그런 샛길은 아무래도 지장이 있을 것 같아 그냥 생략하기로 합니다.

연하천으로 가는 데크....

사실상 이 길은 대간 마루금에서 벗어난 곳이기는 합니다.

07:39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연하천 산장입니다.

대전에서 왔다는 '금강산악회' 청주, 천안 등 여러 곳에서 오신 분들이 자리에서 막 일어나시고 계시는군요.

그분들 사진도 찍어주고 물은 아직 한 번도 입에 대지 않아서 여기서 물도 받아 마십니다.

벽소령 대피소를 향하여 진행합니다.

노고단도 이제는 아주 멀어졌습니다.

08:02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지나,

화개면 쪽을 바라보고.........

지나온 줄기도 보면서,

멀리 영신봉 쪽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08:18

형제봉을 지납니다.

저 바위 아래서 비박하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볼 수도 있었는데...

지도 #3

안테나가 보이고 공사 하는 곳이 있어 분위기가 좀 어수선해집니다.

좌틀하면 음정쪽으로도 진행이 되는,

08:43

벽소령 대피소입니다.

밤에 이곳에서 잠을 자 본 적이 없어 과연 이곳에서 밤(宵)에 뜨는 달이 그렇게 파란(碧) 빛을 띄는지 모르겠는데 언젠가 그 달빛을 확인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아침을 먹어야겠습니다.

아침이라 해 봤자 뭐 있겠습니까.

어제 사가지고 온 김밥이죠.

08:59

따가운 볕을 피하여 그림자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먹었으니 또 일어나야죠.

덕평봉 쪽을 보면서 걷는데 아무래도 허리쪽에 무리가 오는 것 같습니다.

세석이나 장터목이서 에어파스 좀 사서 뿌려야겠습니다.

09:42

벽소령에서 2.4km되는 곳.

시간 상으로는 43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곳이,

선비샘입니다.

이곳 물도 사시사철 이렇게 풍부한 수량입니다.

물을 한 통 채워 진행합니다.

원래 마루금은 바로 좌측에 있는 덕평봉을 지나야 하는 것인데 이 선비샘 때문에 우리들은 영원히 덕평봉은 오르지 못하고 선비샘을 우회하며 산행을 하여야 합니다.

09:53

바위 지대에서 좌틀하고,

10:09

드디어 천왕봉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중봉이 보이는 칠선봉입니다.

낙남정맥이 시작하는 영신봉도 이제는 바로 앞이고....

촛대봉.....

.............

10:18

다시 바위 지대를 지나는

금강산악회 사람들 잘도 걷는군요.

이분들도 오늘 중산리까지 간다고 하는군요.

3시 조금 못 되는 시간부터 시작하셨다고 하니 저희보다 1시간 정도 빨리 시작은 하셨지만 꾸준하게 열심히 잘 걸으십니다.

대원들 모두 완주하셨겠지요.

완주하고 난 후의 기분.

산꾼들만이 알 것입니다.

10:34

이제 세석도 거의 다 왔군요.

바로 앞으로는 바윗덩어리들이 보이는데 저 봉을 우회해 올라야 합니다.

예전에는 이 봉우리를 오르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더욱이 눈이 녹는 봄에 진행할 때에는 줄잡고 바위 잡으며 오르느라 옷이며 손이 다 흙에 묻어....

요령일 것도 없지만 이 계단도 몇 번 오르고 나면 중간에 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오를 수 있습니다.

계단 수를 카운트해 볼까요....

하나, 둘.....

끝까지 숫자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몇 개입니까?

예.

175개입니다.

나중에 가시면 분명히 세어 보십시오.

세석대피소 그러니까 영신봉 오르기 바로 전에 있는 나무계단입니다.

그 계단을 다오르고 나면 바로 뚫린 나뭇가지 사이로 천왕봉이 보이고 그 앞으로는 장터목대피소도 보입니다.

...............

바람이 좀 불어주었으면 아주 깨끗하게 지리의 하늘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습니다.

하지만 지리에서 이런 날은 오늘 단 하루 뿐이라는 생각만 하면 그런 후회같은 생각은 이미 사치입니다.

반야봉이 구름에 살짝가려져 있고....

10:52

멀리 삼신봉이 보이는 영신봉 바로 아래입니다.

영신봉은 막아놓았고 낙남으로 가는 길도 이렇게 막아놓아 낙남정맥을 하는 분들은 우회하여 음양샘 부근에서 시작하든지 아니면 과감하게 울타리를 넘어야 합니다.

박성태선생님은 신산경표에서 백두대간을 연장한 바 있습니다.

즉 지리산의 천왕봉에서 마무리 짓는 백두대간이 물줄기와 만나는 곳에서 끝이 나야하므로 그 줄기는 여기서 우틀하여 남해쪽으로 진행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줄기는 삼신봉을 지나, 옥산분기점~금오산~연대봉을 지나 노량 앞바다에서 남해로 그 줄기를 가라앉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론에 의할 때 자연스럽게 낙남정맥은 여기서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옥산 못 미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천왕봉이 지리산이 아닌 것은 아니니 천왕봉이 백두대간에서 빠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고.....

이러한 논의는 산맥 개념에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입니다.

산맥 개념 하에서라면 이 지리산이 소백산맥에 속하는지 아니면 덕유산맥에 속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새로운 산맥인 지리산맥에 속하는 것인지 뭔지 소속도 불명한 것!

그것이 지질구조선이 이야기하는 산맥개념입니다.

원래 고토분지로가 우리나라에서 산맥을 만들 때에는 40여개의 산맥이었으며 그것은 거미줄 같이 정신없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단지 가설 내지는 학설이었던 것을 일제가 1905년 우리 교과서에 13개로 정리하고 거기에 함경산맥을 추가하여 만든 14개의 지질구조선.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왔던 산맥이잖습니까.

일본인이 우리에게 억지로 가르쳐 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땅속의 지질구조선을 이야가하는 산맥.

일본도 이미 포기한 그 산맥 개념.

그 산맥은 이 산줄기가 생성된 원리와 역사를 나타내는 것이니 그것은 지구과학으로 돌려보내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산줄기 개념을 도입하여 지리교과서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면 안 되는 겁니까?

외국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잖습니까.

산맥이란 일정한 규모와 연속성을 가진 산봉우리들이며 이 산맥은 형성요인과는 상관없는 지형(without reference to genesis)이라고 정의하고 있잖습니까.

물 속을 휘집고 다니는 유령 같은 산맥 즉 금강을 뚫고 한강을 지나는 차령산맥이나 광주산맥이 어떻게 산맥이라고 할 수가 있으며 무등산이 노령산맥에 속한 것인지 소백산맥에 속한 것인지 누가 봐도 알 수 없는 그런 애매모호한 지질 구조선이 어떻게 버젓이 교과서에서 우리들을 교육시켰고 지금도 아이들 지리교과서에 나와 있는지 분명히 해명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산경표는 구시대의 비과학적인 유물이 아니라 유네스코 국제문화유산에 등재하여야할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산자분수령의 원리를 담은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 아니겠습니까.

'산경표따르기' 카페 개설에 따른 부탁의 말씀

<카페명 : 산경표따르기, 부제명 : 우리산줄기 바로 세우기>

다음(daum)에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산행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닙니다.

백두대간보전법이 생긴지도 어언 11년째입니다.

법만 만들어놓고 실제로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태백산맥 등이

지금도 각종 지리교과서나 방송 기업 정부와 단체 등 사회 전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누천년간 사용해오던 우리고유의 산줄기 이름과 흐름을

1769년 여암 신경준 선생께서 영조의 명을 받아

족보형식으로 편찬한 우리나라의 지리정보 집합서인

산경표에 기초한 백두대간 낙동정맥 등 1대간 1정간 13정맥 산줄기를

바로 알고 바로 잡아보자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 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입하시고 간단한 힘 실어주는 가입인사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구체적인 사업도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 모든 회원님들과 숙의 과정을 거쳐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시작이라 가입인원이 적습니다.

내용도 아직은 빈약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뜻을 같이 하는 님들의 열정에 힘입어

알찬 내용으로 채워지고 빛을 낼 것입니다.

일반인, 산악인 관계 없이 주변에 가입 홍보도 부탁드리며,

힘 있는 카페가 되도록 가지고 계신 자료들도 공유하였으면 합니다.

앞으로 우리산줄기 이름이 널리 실생활과 인문지리 등 학문에도 쓰일수 있도록

다같이 힘을 합쳐 주십시요.

카페명: 산경표따르기

http://cafe.daum.net/woori.sanjulgi ← 클릭

고맙습니다! 꾸뻑~

신경수, 다올, 현오 배상

영신봉을 지나 세석대피소가 가까워지면서 바로 앞으로 촛대봉도 다가왔습니다.

세석대피소에 가서 에어파스를 하나 사려던 생각은 조금이라도 등로에서 벗어나기 싫다는 생각과 바위봉 구간을 지나면서 흙을 밟아 잠시 돌을 밟지 않았더니 허리가 조금은 괜찮아졌다는 히말라야의 한고조(寒苦鳥)같은 생각으로 그냥 통과합니다.

세석대피소와 촛대봉을 봅니다.

예전에 늦봄 철쭉제를 할 때면 이 부근을 텐트와 철쭉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였었는데....

천왕봉에 구름이 걷혔군요.

지도 #4

11:00

대피소로 들르지 않고 그냥 촛대봉으로 오릅니다.

아까 대장님께서 세석에서의 컷오프를 11:00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7시간 안에 성삼재에서 세석대피소까지 끊는다면?

글쎄요.

사실 저는 벽소령에서 한 번 김밥 먹으면서 쉰 것 이외에는 계속 걸었는데....

세석대피소 뒤로 영신봉이 보이고........

촛대봉 위에 몇 분이 기념촬영을 하고 계시는군요.

11:15

그 촛대봉에서 좌틀하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숲에서 빠져나와 이렇게 노출된 곳을 걸으니 몹시 덥군요.

연하봉 가는 도중의 바위봉 부근입니다.

맨 바위봉들이고....

연하봉도 마찬가지입니다.

11:46

이제 장터목도 바로 앞이군요.

덥기도 하고 배도 고파 그늘 속으로 들어가 신발 안의 흙도 털어낼 겸 의자를 깔고 앉습니다.

빵을 꺼내 먹는데 금강산악회 한 분과 청주의 산악회에서 오신 분도 앉으시는군요.

15분 정도 먹고 마신 후에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12:06

1693.6봉에서 진행방향을 봅니다.

영화 세트장 같습니다.

이 분 폼이 그럴싸합니다.

연하봉 좌측을 통과합니다.

저랑 같이 버스를 타고 온 젊은 친구인데 참 잘 걷습니다.

제가 빵을 먹고 사진을 찍는 동안 저를 앞서 가는군요.

저런 젊은이들은 사회생활도 참 잘 할 것 같습니다.

꿋꿋하게 이런 뙤약볕 아래를 걸으면서 많은 생각도 하면서 내일부터는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겠지요.

산줄기는 우리에게 건강 뿐만 아니라 생각의 영역도 넓혀줍니다.

좌측의 제석봉 우측에서 좌측으로 구름이 넘어가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12:19

사람 소리가 납니다.

연하봉 우측의 바위봉을 보면서 연하봉을 좌측으로 돌아가니,

12:26

장터목 대피소입니다.

우측에 취사장이 새로 생겼군요.

그런데 또 무슨 공사를 한다고 난리로군요.

가만히 놔두자고 하면서 더 시끄럽게 뭘 또 만들고 있으니....

예전에 87년도인가?

쪽빵 하나 달랑 있던 장터목 산장이 기억나는군요.

그때 30˚짜리 보해소주를 마시고 골로 갔던 생각을 하면 아직도.....

그때 산사람들의 정은 무던하기도 하였습니다.

밤새 산장(그때는 대피소란 말을 쓰지 않았었지요)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모여서 소주를 나눠마시면서 산 이야기를 하며 지새우다가 피곤한 사람부터 구석으로 가서 쓰러져 자곤 하였었는데....

매점으로 가니 개토레이도 파는 군요.

우선 두 통을 한 방에 마셔 이온을 보충하고 에어파스는 떨어졌다고 하니 안티푸라민을 사서 허리와 종아리에 고루 바릅니다.

아쉬움에 게토레이 한 통을 더 마십니다.

12:39

또 올라가야지요.

아까 그 젊은 친구는 보리음료를 하나 사가더니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군요.

원기를 회복하고 바로 쫓아오겠지요.

저 혼자 올라가면서 내려오는 분들과 산인사를 나눕니다.

지리산은 많이 바뀌었군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산인사들을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으니....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날씨가 바뀐다는 천왕봉.

삼대가 죄를 짓지 말아야 처음 오르는 사람들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천왕봉에 구름이 올라가고 있군요.

제석봉의 고사목도 보고.....

..................

고사목도 이제는 관광자원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통천문으로 올라가는 길에 산객들이 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통천문 바로 위에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로군요.

그 통천문으로 오릅니다.

13:10

하늘로 오르는 문인 통천문.

통천문 바로 위도 계단을 만드는 공사 때문에 어수선합니다.

13:20

우리나라에서 계곡을 얘기하면 응봉산의 덕풍계곡 그리고 바로 이곳이죠.

칠선계곡.

하루 종일 내려가야 의평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던 길이었는데....

구름이 밀려 올라오고 있습니다.

드디어 천왕봉 정상석이 보이고 정상 아래 광장에는 많은 분들이 오찬을 즐기고 있습니다.

완전히 식당이군요.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긴 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워낙 위험한 길이라 줘도 안 마십니다.

중봉 쪽.....

웅석지맥이죠..

중봉~하봉~밤머리재~백운산 지나 덕천강으로 잠기는 약54.5km의 긴줄기입니다.

13:20

정상석으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모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지리산 천왕봉 정상석.

열 사람 넘게 줄을 서 있습니다.

저는 인물 사진을 찍을 게 아니므로 모델들이 교체하는 순간에 잽싸게 한 컷트 성공합니다.

하나 찍을까 하다가 기다리기도 뭐하고 .....

저 찍어주다 그 사람 뒤로 굴러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앉아서 물 한 모금 먹고 주위를 둘러보다 하산을 결정합니다.

13:30

중산리 구매표소까지 5.4km입니다.

내려갑니다.

이 루트는 지루하다기 보다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려가야 합니다.

1915m에서 630m 정도로 떨어지는 등로는 돌계단과 나무계단 등 계단도 많지만 바위를 우회하기도 하고 바위 위를 걷기도 하여야 하는데 워낙 고도 차이가 커서 조심하기도 하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돌 위를 걷느라 무릎이 거의 상할 정도라는 느낌이 드는 구간입니다.

천왕봉 바로 아래에 있는 남강의 발원지인 천왕샘입니다.

석간수라 물맛 또한 일픔입니다.

언젠가는 가물어서 물구경도 못하고 지나친 기억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구간을 지나,

13:52

소위 개선문이라는 바위 사이를 지납니다.

4.6km라는 거리는 가도가도 끝이 없다는 것 아니 내려가도 아무리 내려가도 계곡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과 동의어로 느껴지는 거리입니다.

13:52

그나마 이런 것이 미소를 짓게 만드니 다행입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14:14

이제 겨우 법계사인데 재미 있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국공파 제복을 입은 젊은 친구들 두 명이 이 계단에 앉아 배낭을 매고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후 2시 이후에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는 겁니다.

통사정을 하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도 한 마디로 끝나는군요.

"안 됩니다."

14:17

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로타리 산장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이 이정표를 보면 중산리가 두 개입니다.

관광버스 타고 오신 산악회분들은 무조건 칼총장 그러니까 칼바위 중산리를 따라가야 합니다.

개중에 어떤 분들은 무심코 순두류쪽으로 갔다가 민폐를 끼쳤다는 얘기는 공공연하게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14:36

망바위를 지납니다.

어떤 분들은 파스를 열심히 뿌리고 계시고.....

어떤 분들은 양말까지 벗고 마사지 하고 계십니다.

14:59

드디어 삼거립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오지 않고 중포한 분들도 여기서는 만날 수 있습니다.

현수교를 지나야 하죠.

징그러운 돌바닥은 아직도 안 끝나고....

끝까지 계속됩니다.

15:22

이 이정표를 끝으로,

법계교를 건너면서 산행은 끝이 납니다.

볼일도 보고 물에 스틱에 묻은 흙도 닦아내고...

부처님 법과 경계가 되는 이 다리를 건너면 이제 선계(仙界)에서 다시 속계(俗界)로 돌아오게 됩니다.

오늘 하루 종일 자연의 품속에서 행복해서 좋았습니다.

항상 풍요로움만 주고 여유로움만 주는 자연 그중에서도 산에게 무엇을 제가 해드려야 할까요.

산 보호라는 말은 너무 사치스럽게 들립니다.

그저 산에 고마움을 느끼고 그렇게 감사하는 마음만 갖겠습니다.

주차장이 있는 거북이식당(예전에는 용궁식당이 아니었나?)에서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뭔가 허전합니다.

김치찌개에 소주를 몇 잔 곁들이니 그제야 몸이 풀리는 거 같은데 다시 눈은 배낭을 매고 로타리산장으로 올라가는 분들에게 머뭅니다.

부럽습니다.

저 분들은 내일 또 얼마나 지리의 품에서 행복해할까......

산줄기는 그런 거 같습니다.

내려오면 아쉽고 올라가면 내려오기 싫은 곳.

일단 내려오면 또 우러러 봐야 하는 곳.

며칠 후에 저는 또 그 산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