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2007,05,02 맑음

범어사(대성암~금강암)~북문~고당봉~북문~원효,의상봉~제3망루~구서동

P.M 12:40~16:40

  

  

대도시 근교의 대표적인 명산중 빼놓을 수 없는곳이 바로 금정산이다.

매달 한 두번은 꼭 부산을 다녀가면서 늘 다음에...

기약만 했었던곳이다.

  

북한산 처럼 국립공원도,팔공산 처럼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것도 아니지만

어느 산과 견주어도 비교할 수 없는 금정산 만이 가진

독특한 아름다움과 매력으로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혹은 그곳에 가까이

살아가는 많은이 들에게 큰 축복과

휴식을 주는것이 아닐까...

  

  

  

12시가 넘은 조금은 늦은시간 범어사로 들어선다.

  

범어사 역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줄은 알았지만 곁에서 시간날 때마다

닿을 수 있는곳이 아니란 생각을 하니 역에서 이곳까지 걸어온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5년 부산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었을 당시엔 범내골에서 범어사

구간만 운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신평에서 노포동까지 이어졌지만...

  

어렸을적 그런 교통수단을 접할 수 없는 지방 중소도시에 살던 나는 

지하철 한번 타보는 것이 지금의 롤러코스트나 바이킹을 타는것 만큼이나

짜릿하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부산으로 시집온 누나손을 잡고 서면에서 범어사까지 지하철 나들이를 갔다.  

범어사역에 도착해도 뚜렷한 목적도 없으면서 그저 촌놈

지하철 한 번 타보는 것이었다.

  

범어사역에 도착해서 누나가 범어사 구경가볼래 했는데

절이라는 곳이 어린나에겐 관심의 대상이 될리 만무했으니

싫다고 했었다.

  

  

  

봄햇살 흩어지는 오월의 정오에 범어사 까지 걸어가면서

어린시절을 회상했었다.

  

청련암을 거쳐 내원암까지 경내를 둘러본다.

해인사,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이라는데 시간상

여유있게 둘러볼순 없었다.

  

내원암까지 갔던이유는 내원암을 끼고 돌아올라 장군봉쪽에서 올라오는

능선으로 고당봉으로 오르려 했었다.

  

내원암 주차장한쪽 쪽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곳곳에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내눈을 성가시게 만들었다.

그쪽으로 넘어가도 뚜렷한 등산로라는걸 모르고 있진 않았다.

난 그 서슬퍼런 '금지'문구가 너무 싫다.

  

마음을 고쳐먹고 금강암쪽으로 오르기로 한다.

그쪽으로 가면 북문을 거쳐 고당봉을 오르고 다시 산성능선을 이어가려면

북문으로 다시내려와야 한다.

  

언제부턴가 산에서  지나갔던 길을 다시돌아 밟게 된다는게 시간낭비요

어리석은 '짓'이란 인식이 머릿속에 꿈틀거리게 되었다.

뭣땜에 그리되었을까?

  

출근을 해도, 휴가를 가도 어차피 집에서 갔던길을 되돌아오는 것인데

왜 유독 산에서만 그런생각이 들었었나...

 

'빽도'는 안돼! '알바'도 안돼!

더 멀리 더 길게...

휴식을 하러, 평온을 찾으러,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으러 찾아간 산에서 나도 어설픈 욕심을 키웠던건 아니었는지.

  

  

몇해전 비슬산 에서 눈을 사로잡았던 암괴류와 비슷한것이

금정산에도 있었다. 비슬산만큼은 아니지만 이곳도 일부러

쏟아부어놓은 듯한 바위덩어리들이 골짜기를 매우고 있었다.

  

북한산 우이대피소를 지나 깔딱고개에 이르는 길처럼

숨차고 가파른 길을 지나니 이내 걸음이 수월해 지는

통나무데크를 지나고 곧 북문에 이른다.

  

산이아닌 평지에 가까운 주변풍경에 조금 의아하기도 했지만 북문에서

올려다본 고당봉이 그리 가까운것 같지 않아보여 어물쩡거릴

틈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세심정에서 물 한모금 적실 여유도 허락하지 않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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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성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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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련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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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에서 고당봉으로 향하는길 꽤나  넓직하다 싶었는데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왔다.

 

물론 등산로또한 넓고 뚜렸했다.

 

전날 내린비는 적당히 건조되어 발끝에 끌려 먼지도 날리지 않고

걷기에 좋았고  평일이라 인파에 묻히지않아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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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당봉에서 본 북문과 산성주능선.

전날 비가 와서 날씨가 정말 좋을것이란 기대를 했었다.

높고 공활한 청명한 하늘은 허락하지 않았어도 이게 어디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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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에서 만난 각시붓꽃? 야생화에 무지라 맞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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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당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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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북문을 지났다. 이번엔 화장실도 가고 시원하게 목도 적셔준다.

 

연둣빛 새순이 언제 돋아났던가... 

  

이미 겨울을 잊은지 오래된 초목은  여름을 향해 가고있는듯 하다.

거친 비바람을 맞고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계절내내 변하지 않을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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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띄게 군락을 이루진 않았어도 분홍빛 화사하게 물오른 철쭉은

지나는 발걸음을 잡아두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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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봉에서 의상봉으로 이르는 이풍경...

정말 너무 보고 싶었다.

사진으로만 봐오던 멋진풍경을 직접보는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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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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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역시 아름답다.

  

우리 인생도 그래야 하는데...    돌아보기 싫은 삶이 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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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주변으로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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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이  바로 서지 않아도, 

씨를 부린 자리가 그 어디일지라도,

  

꽃은 흉이 되지않는다.   그  자체로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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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만 같고 멀리 제 3망루 가 아스라히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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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봉과 제 4망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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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펼쳐지는 풍경이 먼저 보이다가도

금새 눈앞에 있는 꽃이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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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가파르지도 않고 등로도 넓직넓직하다. 어디에서나 가슴이 확 트인다.

바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렇게 좋은곳을 이제서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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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봉과 의상봉이 많이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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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바위와 제3망루를 지나 이곳에서 그만 하산하기로 한다.

  

금샘을 빼고 금정산을 논하지 말라?

  

오늘 난 금샘을 보지 않았다.

더 길게 펼쳐진 능선도 오늘 이곳에서 발길을 접는다.

  

  

부산이 연고가 아니지만

금샘도 보고 더 길게 더 많이 금정산을 품어보고나서

그때 나도 금정산을 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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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공원과 약수터를 지나 한참을 내려오고나니 우성아파트가 보인다.

여기서 두실역이 더 가까운것 같은데 난 구서동역으로 갔다.

  

그래도 확인차 여쭤본건데

"요리 해가 쭉 내려가마 역 나옵니더 내리막이라 금방 갑니더"

하는 말씀에...

  

한참을 갔다.

  

산행을 한뒤라 더 멀게 느껴 졌을지도 모를일이다.

절대 말씀해 주신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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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에서 시간을 좀 보낸터라 공항까지 가는데 시간이 늦을것 같았다.

롯데백화점 건너편에서 201번을 기다렸는데 도무지 가 오지 않는다.

30분 가까이 기다렸는데, 우르르 우르르 버스 한 대가 도착할 때 마다

저마다 목적지를 향해 버스에 오르는데,

나는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다

  

시간에 쫓겨 허둥대고 스트레스 받지 말자.

오늘은 쉬는날인데... 싶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평일 늦은시간이라 역도 한산했고 서울로 오는 열차안도 한산했다.

역방향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가끔 옆자리 방해받는것이 싫은 사람들이 편하게 쉴 요랑으로

자리를 옮기곤 했다.

  

오늘 남겨둔 아쉬움은 또 다음에...

  

한 잎 두 잎 속절없이 흩날리는 꽃잎처럼

무심한 계절이 스치듯 지나듯이

 

그때가 또 언제가 될까...

 

 

 

2007  05  04

  

금정산을 다녀와서

  

주왕 올림

  

  

  

 

 

               음악 '하울의 움직이는 성'ost

        人生のメリ-ゴ-ランド(인생의 회전목마)